'한길사'에 해당되는 글 4

  1. 2020.02.10 [역사]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2. 2018.11.12 [소설] 우는 법을 잊었다
  3. 2018.07.13 [소설] 모든 저녁이 저물 때 1
  4. 2018.03.22 [소설] 다크챕터

[역사]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2020. 2. 10. 11:3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 | 유발 하라리 지음 | 김승욱 옮김, 박용진 감수 | 한길사


‘인류 3부작’을 통해 하라리가 던진 질문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였다. 보잘것없는 존재였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한 뒤 이제 스스로 신의 자리를 넘보게 되었다는 대서사는 불가해한 세상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탁월하고 대담한 이야기로 각계각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요컨대 세상의 의미를 구하기 위해 ‘우리’의 역사를 쓴 셈이다. 그렇다면 그 속의 ‘나’는 누구일까? ‘나’의 역사는 어떻게 존재할까? 이 책은 ‘우리’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전, 하라리가 역사 속 ‘나’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파고들기 위해 하라리가 주목한 것이 바로 르네상스 시대 군인들이 남긴 회고록이다. 그들의 회고록은 17세기 중앙집권적 근대국가가 등장하기 전 역사history와 개인사 lifestory 사이의 긴장 관계를 첨예하게 드러낸다. 왕과 민족을 핵심으로 한 ‘역사 만들기’를 추진하기 시작한 국가에 저항한 독립적 개인의 정치적 급진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은 군인회고록은 1450년에서 1600년 사이 34명이 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문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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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우는 법을 잊었다

2018. 11. 12. 13:1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는 법을 잊었다 > | 오치아이 게이코 지음 | 김난주 옮김 | 한길사


이렇게 살다 나는 내가 나라는 것조차

잊어가지 않을까. 완전히 그렇게 되기 전에

나는 내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 본문 중 -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미 저 세상으로 다 떠났다.

오래도록 참아왔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나는 이제 죽어도 괜찮다...

언제든 죽을 수 있다.

그것을 무엇보다 큰 안식이었다.

미련도 없다. 그것은 큰 해방이고 자유였다.

이제 한동안은 울기로 하자.

나는 그렇게 다짐하고 눈물의 감촉을 즐겼다.

"이제 울어도 돼"

그런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떠나보낸 사람 중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 본문 중-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주인공은 항상 엄마보다 먼저 죽으면 안된다는 공포를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 남동생의 죽음에서 비롯된 주변 사람들의 슬픔을 보면서, 자신의 어머니에게 그런 슬픔을 겪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죽음의 공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될 때 쯤, 주인공 어머니가 치매와 파키슨병을 동시에 앓게 되면서 내면에 잠재해 있던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지극정성의 간병은 7년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종지부를 찍는다. 주인공은 비로소 엄마보다 먼저 죽으면 안된다는 공포로 부터 벗어나고, 그 세월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내면서 안식과 자유을 얻는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 앞에는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고 자신의 병과 마주하며 자신에게 찾아올 죽음을 대비한다.


이 책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며 주인공의 일터인 '광장' 서점을 오가는 일상적인 소박한 생활과 꽃이 어우러지는 소설이다. 

[소설] 모든 저녁이 저물 때

2018. 7. 13. 10:4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모든 저녁이 저물 때 > |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 배수아 옮김 | 한길사


지난 여름만 해도 우리는 여기서 기차를 타고 마리엔바트로 갔다.

그런데 이제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 W.G. 제발트, <아우스터리츠> 중에서


도서서평단에 선정되고 처음 든 생각은, 소설이기 때문에 조금 편하게 읽고 쉽게 글을 적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뭐랄까 일단 처음에는 소설의 구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전반적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있었고 그 다음은 전반적으로 서술되는 문장 자체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책을 덮을 때 죽음이라는 부분과 시대적 상황 등등 다양한 면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 포스트잇을 붙이다 보니 과연 내가 소설을 읽고 있나 하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 포스트잇의 숫자만큼 이해의 폭도 넓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신이 주셨고 신이 거두어갔다.                                                          - p. 11 -


이 소설은 한 여자에 대해 어린 시절의 죽음과 '만약에 ~~ 했더라면' 이라는 가정을 통해 죽음을 번복하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해서 총 5번의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죽음에 대한 시대적인 상황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나치정권, 소비에트정권, 독일통일 이후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격변의 시기를 살아간 한 여자의 삶과 선택에 대해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니가 괴테 전집을 읽는 걸 단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지금 전집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책장에, 작은 괘종시계곁에 고스란히 꽂혀 있다. 그래서 어머니의 피난 가방이 그처럼 무거웠던 것이다.                                                      - p.141 -


이 소설에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언급되는 하나의 요소가 괴테 전집이다. 여자의 어머니의 어머니때 부터 여자의 아들까지 시대를 거쳐 변동의 소용돌이에 살아남아 전해지고 있다. 


그녀는, 책등이 살짝 망가진 제9권에서, 아직도 상당 부분을 암송할 수 있는 그 희곡을 찾아낸다. 그녀는 불을 피우지 않고, ..., 담요를 두르고, 오래전 어린 소녀일 때 그랬던 것처럼 < 이피게니아 >를 읽는다.                                                   - p.143 -


괴테는 < 이피게니아 > 작품을 통해 여성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인물상을 구현하고 있다. 연약한 여성이지만 당면한 운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개척해 나가는 모습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여자가 당면한 시대적인 상황을 헤처나가는 모습을 연상시켜 볼 수 있을 것 같다.


죽음이 닥쳤을 때, 당신이 무엇을 위해서 죽는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 그러면 갑자기 충격적일 만큼 선명하게, 절대 암흑의 공허가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인간은 후회없는 죽음을 원하지만, 목숨을 바칠 만큼 중요한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 p.195 -


오래전, 한  사람이 하나의 말을 하고, 다른 사람은 다른 말을 하여, 말들이 공기를 움직였고 말들이 잉크를 사용해 종이에 적혀 서류철에 묶였다. 공기는 공기로 상쇄되고 잉크는 잉크로 상쇄되었다. 공기의 말과 잉크의 말이 실제 사물로 변화하는 그 경계를 인간이 볼 수 없다는 건 참으로 아쉽다.                                            - p.210 -


수많은 아침을, 그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오직 그 혼자에게만 속한 시간. 그는 부엌으로 가서, 그곳에서 일생동안 한번도 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울 것이다. ..., 인간이 슬픔을 발산하는 길은 정녕 이런 괴상한 소리와 부들거리는 경련밖에는 없는지, 그는 스스로에게 물을 것이다.                                       - p.304 -



'한 사람이 죽은 하루가 저문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저녁이 저무는 것은 결코 아니다' 라는 말을 통해 죽음과 세상과 그 사이를 살아가는 인간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주는 것 같다.

[소설] 다크챕터

2018. 3. 22. 14:3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다크챕터 > | 위니 리 지음 | 송섬별 옮김 | 한길사


" 혼자 마음에 담아주지 마세요. 그런 커다란 짐을 스스로에게 지우는 건 감정적으로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세요. 그 상대가 성폭행 신고전화를 받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좋습니다. 당신이 겪은 일을 신고해야 그 사람이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경찰이 막을 수 있습니다"                               - p.531 -


이 소설은 저자가 직접 겪은 성폭행을 바탕으로 지은 소설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주인공 비비안은 벨파스트 힐즈를 하이킹 하던 중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항상 당당하고 열정적이었던 비비안은 이후 심리적인 고통에 부닥치게 되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며 일상으로 서서히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성폭행 당시의 심리적인 표현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시시각각 변하는 심리 상태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이 소설에서는 가해자의 심리 상태 변화도 피해자의 심리 상태 변화와 교차해서 보여줌으로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일한 사건을 두고 어떻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대비시켜 주는 것 같다.


소설 중간에도 표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이 그 사실을 감추고 애써 피함으로 덮어두려 하지만 피해자 본인이 겪는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는 무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별 죄책감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을 계속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성폭행을 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으로 생각된다.


"만약 어려분이 성폭행 피해자라면,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수치심은 여러분을 침묵하게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요. 성폭행이 무엇인지, 그것이 피해자에게 어떤 상터를 주는지,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쪽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회가 만든 것이라고요"                                         - p.12 -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상처를 받고 있는지 알아 가고 있다. 현재 미투 운동은 주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는 가해자가 저지른 성폭행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회적 이슈가 되지 못하는 더 많은 피해자와 가해자들이 사회 곳곳에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도 공론화되고 피해자가 더 이상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당당하게 피해 사실을 얘기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성폭행이라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한편으로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성범죄는 개인의 삶에 큰 충격을 주지만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치유하는 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성폭행으로부터 초래되는 상처를 극복하는 지혜를 제공해야 합니다. 사회적인 대책과 공공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 p.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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