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에게 남은 시간

2023. 12. 14. 18:3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리에게 남은 시간 > | 최평순 지음 | 해나무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홍수와 이상폭염, 그리고 대형산불까지 다양한 현상이 벌이지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하지만 사계절이 불분명해지고 걷잡을 수 없는 기온 변화는 종종 느끼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면 아찔한 느낌이 든다. 과연 이러한 이상 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을까? 모른척 시간이 흐르면 그냥 잠잠해질까?

현재 우리는 인류세를 살고 있다. 아직 지질학적으로 인정을 받는 지질시대는 아니지만 많은 학자들이 공감하고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인류세가 다른 지질시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인류에 의해 지구라는 행성의 파괴가 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속도는 주체하지 못할만큼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다양한 노력을 촉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애써 무시하고 조롱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는 무지와 오해도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예전에 넷플릭스에서 본 <돈 룩 업>이란 영화가 떠오른다. 혜성 충돌의 위험성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실질적인 위험에 대해서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 현실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기후변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미 오래전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 별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미래의 위험보다는 현재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미래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기후 위기를 조명한다. 기후 위기를 외면하는 현실 인식에서부터 출발해서 왜 대중들이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지 설명한다. 이러는 사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을 보여주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다. 최종적으로 인류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떻게 자그마한 희망이라도 가지면서 생각하면서 행동해야할 지 보여준다.

이제는 이상기후에 대한 지나친 자극적인 언급보다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바로 어제 막을 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많은 나라들이 원했던 화석연료 퇴출에 합의하지 못하고  전환으로 합의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전보다는 많이 진보한 합의이지만 아직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합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조그마한 변화라도 일으킬 수 있도록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학]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2022. 9. 13. 14:3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 캐빈 피터 핸드 지음 | 조은영 옮김 | 해나무

 

캐빈 피터 핸드는 NASA 제트추진 연구소 소속의 행성과학자이면서 우주생물학자이다. 현재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과학자이다. 우주과학자이지만 킬리만자로의 빙하, 남극 대륙의 드라이 밸리, 북극의 해빙을 누비며 우주 생물학을 연구해 오고 있다. 우주생물학자인데 지구의 척박한 환경에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좀 의아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가면 그 의문은 곧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냉전시대의 우주탐사는 강대국 간의 기술 경쟁이 주로 관심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우주탐사는 외계 생명체나 생존 가능한 행성 및 위성을 찾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생존 가능한 환경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구 상의 생명체를 기반으로 한 환경과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환경이 아닌 우리가 평상시 접하지 못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척박한 환경, 특히 심해에 사는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 존재하는 생존 가능한 환경을 탐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2010년 경에 NASA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심한 독성물질 중 하나인 비소를 기반으로 한 박테리아 존재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 크게 보도한 적이 있었다. 처음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이게 대단한 발견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우주의 생존 가능 환경을 찾는 측면에서는 얼마나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비소가 존재하는 환경이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비소를 기반으로 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하는 환경은 아주 극단적인 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태양계의 지구 아닌 곳에서 생명체를 찾을 때 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곳, 또는 과거에 물이 존재했을 장소를 먼저 탐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떄 지구 수심 2000m 깊이에 존재하는 열수구와 그 주변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의 존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행성이나 위성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더라도 그 얼음 아래에 열수구가 존재한다면 충분히 외계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물이 가지는 특수한 성질 때문이다. 그냥 당연하게 호수나 바다에서 얼음은 표면부터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화학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생물학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석 에너지 소산으로 생성된 열이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새로운 골디락스 모형은 모체 항성에서 천체까지의 거리가 바다, 궁극적으로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었던 기존 거주 가능성 모형으로 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거대한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공전만으로도 많은 양의 바다를 지속시키게 충분하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외행성계의 얼음 덮인 위성이 거주 가능한 대양을 품기에 특별히 적합한 요인이 있다. 외행성계는 탄소, 질소, 황처럼 우리가 아는 생명의 핵심 원소를 응결할 만큼 차가우면서도 적어도 생명체를 짓고 동력을 주는 데 필요한 화학 작용을 지속할 무거운 원소가 충분하다. 이런 조합이 지구 밖의 거주 가능한 세계를 위한 최종적인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창조한다.

이런 새로운 골디락스 기준에 맞는 후보로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그리고 타이탄이 있다.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생명을 탄생시키고 동력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물, 원소, 에너지가 적절히 조합되어 있다. 타이탄은 얼음이 아닌 암석으로 된 해저가 존재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지만 생명체를 발견할 전망의 측면에서는 간과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탄소와 흥미로운 유기화학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거주 가능한 세계 측면에서 생존 가능한 환경을 제시하는데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후보군으로 좁혀진 위성을 하나하나 분석한다. 이 후보군 이외에도 태양계의 여러 바다세계 후보를 살펴본다. 그 이후 거주 가능성과 생명의 기원이라는 주제로 다시 돌아와 앞으로의 전망 및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중간 중간 화학적인 지식과 수식이 제시되고 있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주 탐사에 관련한 내용은 언제나 흥미를 끄는 주제이며, 특히 생명체 탐구 및 생존 가능한 환경을 찾는 내용은 중요하면서도 의미있는 내용이라고 생각이 든다. 주로 기존 우주 탐사에 관련된 책은 행성 탐사 자체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은 생명체에 관련된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인류의 미래 측면에서도 생각할 것이 많은(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책이었던 것 같다.

[과학] 스파이크

2022. 7. 14. 14: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스파이크 > | 마크 험프리스 지음 | 전대호 옮김 | 해나무

 

뇌과학에 관심이 좀 있어서 관심가는 뇌과학 관련 책을 찾아 읽어 보고 있다. 이번에 접한 스파이크라는 책은, 기존 뇌의 구조에 대해 또는 뇌가 작용하는 방식에 대해 복잡하게 설명하는 책과 달리 스파이크라는 개념에 맞춰 뇌의 작동에 대해 설명한다. 사실 스파이크라는 개념은 이 책에서 처음 접했지만 종종 그래픽으로 표현한 뇌에서 마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나타낼 때가 있다. 이 개념이 아마 여기서 설명하는 스파이크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스파이크의 핵심은 뇌에 존재하는 뉴런이 어떤 자극에 반응하여 다른 뉴런에게 정보를 전달할 때 스파이크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정보가 넘어가는 동안에 다시 물질 이동으로 전환되긴 하지만 처음부터 물질을 전달하는 방식보다는 훨씬 멀리 그리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스파이크라는 관점에서 사물을 인지하고 행동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특히 회의 석상에서 한개 남은 쿠키를 발견하고 머리속으로 고민한 후 쿠키를 집어들기까지 2 초 남짓한 시간에 걸친 변화 과정을 설명한다. 즉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은 2초 남짓 일어나는 인지와 행동의 변화이다. 하지만 짧다면 짧은 이 시간 동안에 무수히 많은 스파이크가 발생하고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스파이크 및 정보가 이동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스파이크, 어쩌면 대다수 스파이크는 외부 세계에 있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요청받지 않았는데도 발생하는 듯한 스파이크들을 뭉뚱그려 뉴런의 자발적 활동, 자발적 스파이크라고 부른다. … 눈을 감아보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은 없다. 겉질의 시각 부분들로 전송해야 할 것도 없다. 이 순간에 스파이크는 당당하게 휴식을 취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리의 시각겉질은 끊임없이 스파이크를 일으킨다. 눈이 떠 있든 감겨 있든 상관없고, 보이는 것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실제로 뇌 영상화가 보여주었듯이, 눈을 감고 고요히 쉬고 있는 동안 피질 구역들로 이루어진 한 연결망 전체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 p.265 -

한편으로 뇌가 모든 인지 가능한 자극에 반응한다면 수도 없이 발생하는 스파이크에 의해 초흥분상태에 매번 빠져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많은 자극이 들어오더라도 편안한 상태에서 자극을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행동한다(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뇌전증 환자의 경우 이런 부분에 문제가 있어 항상 뇌가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런 과정은 암흑뉴런과 의도된 시냅스 실패 메커니즘에 의해 꼭 필요한 스파이크만 받아 들이거나  동시에 유사한 스파이크가 전달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일부 뉴런은 외부 자극과 무관하게 혼자 스파이크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이는 우리가 학습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발적 스파이크이다. 즉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되어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스파이크가 발생하고 이는 우리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을 미리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자발적 스파이크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미래의 스파이크 연구는 한가한 사변을 밀어내고 확고한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가 더 많은 스파이크를 기록하게 되리라는 점은 기정사실이고, 지난 여행에서 우리의 뇌를 누비며 마주친 모든 현상에 대하여, 즉 스파이크 군단과 스파이크의 의미와 암흑뉴런과 자발적 스파이크에 대하여 훨씬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 또한 우리는 다양한 스파이크를 얻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다양한 뇌 장애 환자에서 유래한 (현재 우리가 전혀 모르는) 스파이크들, 인간의 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우리가 아직 건드리지도 못한) 스파이크들, 주관적 경험의 와중에 발생한 (우리가 아직 1개도 기록하지 못한) 스파이크들,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부하게 해줄 스파이크들이 확보될 것이다. 우리의 다음 여행은 그런 미래로 향해야 마땅하다.”

개념을 단순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동작 메커니즘은 심오한 무엇인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스파이크가 뇌의 계층과 겉질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 또한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책에 종종 언급되지만 뇌과학자들이 뇌 부위나 동작하는 방식에 붙이는 이름은 확실히 무미건조하고 단순한 것 같다. 뭔가 심오한 의미를 지닌 명명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기능에 따라 이름을 붙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뇌에 대한 책을 읽으면 딱딱한 느낌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이름이 종종 나오더라도 스파이크라는 개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펼지지기 때문에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뇌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일부 동작 방식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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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2022. 3. 11. 09:3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 |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 전대호 옮김 | 해나무

 

트럼프 당선 이후에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회사에 대한 기사와 책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 "좋아요" 기능을 이용해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타겟에 맞춘 정치 광고를 전달해서 트럼프 당선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여러 분석 기사에서 이 회사가 언급되었고, 우리가 무심코 누르는 "좋아요" 버튼을 통해 가족과 친구보다 페이스북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이 좋아하는 기사를 통해 그 사람의 성향을 분석하고 자신도 모르는 자신만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로 알려지지는 않지만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가끔 내 자신도 검색을 하거나 "좋아요"를 누르고 난 후에 뜨는 광고나 게시글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나한테 맞는 글을 보여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리 알고리즘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북에서 뜨는 광고를 보더라도 맞춤형이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억지로 끼워넣은 광고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새로운 게시글도 내 취향에 맞는듯 하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일때가 가끔씩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가진 알고리즘을 통해 개개인의 생각을 조작할 수 있고 원하는 방향대로 이끌어가지 않을까 우려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특히 가짜뉴스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는 것은 기우일 뿐이며 실제로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제시한다.

 


"좋아요" 버튼을 통해 개개인의 취향에 맞출 수 있다고는 하지만 다양한 테스트 결과 무작위적인 또는 일반인 몇명이 데이타를 유시히 보면 찾아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위에서 언급한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회사도 대외적인 광고에서는 개개인의 특성은 분류하고 맞춤형 광고를 했다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종교, 인종, 성별, 나이가 주된 요소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우리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이라는 주제로 현재 우리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회사와 그에 관련된 알고리즘에 대한 분석을 한다. 2부에서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이라는 주제로 좀 더 구체적인 모델을 가지고 알고리즘 분석을 시도한다. 3장에서는 우리처럼 되는 알고리즘을 통해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미래상에 대해 소개한다.

기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에 대한 우려를 어느정도 씻어내릴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및 가짜뉴스도 조심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 기술을 과대포장해서 지나친 우려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미래를 위해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냐이고 이를 위해서는 지나친 우려와 장비빛 환상을 경계하는 것은 필요한 것 같다.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자. 인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일한 인간형 지능의 소유자일 것이다. 진짜 관건은 이미 개발된 알고리즘들을 우리가 소수의 필요와 편익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더 넓은 사회를 위해 사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내가 이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는지 나는 안다."

[과학] 퀀텀의 세계

2021. 12. 31. 09:5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퀀텀의 세계 > | 이순칠 지음 | 해나무

 

전공이나 하고 있는 일과 무관하지만 오래 전부터 양자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종종 관련된 책을 보곤 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는 제대로 못하지만 나름대로 상상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추측을 하기도 한 것 같다.물론 그 상상과 추측은 너무 단순화해서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는 느낌이 들지만 나름대로 조금은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책의 시작부터 양자역학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을 연구하고 양자컴퓨터가 개발되고 있는 시점에 그 누구도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은 이해하기 힘든 말인건 분명하다. 하지만 뭔가를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다르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말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내용을 시작하지만 양자물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양자물리의 탄생부터 입자의 파동성, 중첩과 기본 가설, 불확정성 원리 설명을 통해 양자역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전달한다. 다른 양자역학 책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고 읽었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 만큼 조금 감이 잡히는 책은 얼마 없었던 것 같다(양자물리를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양자정보기술과 양자컴퓨터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사실 이 부분부터는 거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양자물리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으니 양자컴퓨터 원리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따라서 어떤 원리인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냥 그렇구나하는 생각정도로 읽어 내려가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사실 양자컴퓨터를 일상적으로 보는 일반 컴퓨터와 비슷하게 생각했었는데 완전히 다른 개념과 다른 환경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또한 활용 분양도 범용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컴퓨터이지 않을까 생각든다. 일단 중첩과 붕과라는 측면에서 정보의 저장 용도로는 사용이 어려울 것이다. 다른 고전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타를 활용해서 빠르게 분석하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자컴퓨터도 나름의 물리적 구현 방식이 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리적인 구현과 하드웨어는 당연하지만 소프트웨어 방식도 고전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일반적인 알고리즘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분명 이전보다 양자물리에 대한 지식은 아주 조금 높아진 것 같다. 그리고 양자컴퓨터에 대한 개념과 방식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이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읽는다면 기본 지식을 쌓는데 많는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설명도 잘 되어 있고 나름 궁금했던 점을 꼬집어 상세히 서술되어 좋았다고 생각한다.

양자물리 및 양자역학을 알고 싶거나 양자컴퓨팅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과학] 바다의 숲

2021. 12. 15. 19:1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바다의 숲 > | 크레이그 포스터, 로스 프릴링크 지음 | 이충호 옮김 | 해나무

 

인간은 다양한 방법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탐사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대상을 관찰한다. 또한 제한된 시간동안 원하는 것을 살펴보고 알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진정으로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 세계에 사는 생명체와 동화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 인간이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듯이 다른 동물들도 비슷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

이 책은 아카데미상 수상 다큐멘터리인 ‘나의 문어 선생님’의 제작자인 크레이그 포스터와 로스 프릴링크가 자연의 모습 그대로 바닷속을 탐험한 이야기이다. 바닷속 생물들이 느낄 수 있는 거부감을 피하기 위해 산소통이나 잠수복을 입지 않고 바닷속을 탐험한다. 또한 무리해서 접근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거부감이 없어질 떄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택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일반적인 방법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바닷속 세계를 알아가게 되고 바닷속 생물과 교감하는 놀라운 경험을 얻게 된다.

야생 자연은 우리의 스승이자 부양자이며, 우리가 들이마시는 모든 숨과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떤 존재인지 잊어버렸다. 부서진 우리의 마음처럼 이것은 아름다운 비극이다. 나는 우리가 돌아가는 길을 진심으로 바란다. 만약 우리가 그 길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자연의 법칙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 p. 367 -

이 책은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더 넓은 확장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준다. 로스는 바다라는 새로운 세계에 마주한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면 크레이그는 바다를 오랫동안 마주한 관점에에 이야기한다. 그리고 서로의 바다를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삶에 대한 관점도 동시에 서술해 나가고 있다.

인간은 자연의 동물을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다. 여전히 자연을 이해하고 공존해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자연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관심을 통한 관계는 생명이 가진 다양한 속성과 인간도 다른 생명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바닷속 생물에 대한 사진은 다른 책이나 자료에서 보기 어려운 자세함과 독특한 면이 있다. 바닷속 생물 도감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화질을 가진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 신비한 바다속 생명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더불어, 각각의 생물에 대한 자세한 글은 그 사진을 찍을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면서 현장감을 한층 더해 주는 것 같다.

크레이그는 자신이 만난 문어에 대한 소식을 알려주길 특히 좋아했는데, 그 문어를 자신의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크레이그는 매일 그 문어와 함께 잠수를 했고, 마침내 문어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 p.291 -

[수학] 미적분의 힘

2021. 9. 30. 12: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미적분의 힘 > |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 이충호 옮김 | 해나무

 

미적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곡선에 대한 접선, 그리고 그래프의 면적이다. 배울수록 복잡도도 높아지고 수식의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언급한 2가지인 것 같다. 하지만 미적분을 배우고 난 후의 문제는 이걸 어디에 써먹는 것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다양한 형태를 가진 도형의 면적을 구하는 것은 현실에서도 적용할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 미적분을 알아야 한다고는 생각들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완전히 날려버릴 수 있는 책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미적분이 없었다면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GPS나 MRI를 포함해서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자레인지까지, 그리고 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 속 곳곳에 미적분이 녹아 들어있다. 물론 이 모든 것에 미적분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른 기술적인 진보와 과학적인 발견이 필요했지만 그 배경에는 미적분에 대한 개념이 핵심적인 기법으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이다.

미적분에 대한 언급을 시작하기 전에 아르키메데스로 부터 이야기를 풀어간다. 미적분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오래 전 고대 그리스 수학자로 부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여러 수학자들이 수학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영역으로 넓혀가면서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이르러 미적분학이 완성되게 된다. 물론 책의 마지막에 언급되지만 미적분학의 완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의 미적분학도 완성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할 미적분학에 대한 기반 개념이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고대 수학자 중 제논이 있다. 제논의 역설로 잘 알려진 무한의 원리는 대부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제논의 논리가 양자역학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한의 원리는 모든 것을 끝없이 쪼갤 수 있다는 것인데 현실에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하여 이는 곧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이에 대한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가 잘 앍고 있는 고대 수학자의 논리가 어떻게 현대 과학과 연결될 수 있는지 책의 중간중간에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부분이 미적분의 힘을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연하겠지만 책의 많은 부분을 뉴턴과 라이프니츠에게 할당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수식으로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길지만 별 어려움없이 읽어 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에피소드도 소개되고 있기에 지루한 면을 조금 덜어주는 것 같다.

사실 미적분에 관련된 책을 이렇게 흥미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대부분 식과 계산에 치중하기 떄문에 그 배경과 활용에 대해서는 많이 무시했던 탓인 듯 하다. 하지만 미적분은 인류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 같다.

[과학] 인류세: 인간의 시대

2020. 9. 10. 11:4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인류세: 인간의 시대 > | 최평순, 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진 지음 | 해나무


[지질시대]

좁은 의미로는 가장 오래된 암석이 형성된 약 38억 년 전부터 인류가 지구에 나타난 약 1만 년 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그보다 큰 의미로는 약 38억 년 전부터 현재까지로 정의하며, 가장 크게는 지구가 탄생한 뒤부터 현재까지로도 정의된다.

지질시대는 지층 내의 표준화석의 급변화와 부정합과 같은 큰 지각변동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단위는 큰 것부터 차례로 누대(累代, eon), 대(代, era), 기(紀, period), 세(世, epoch) 등이 있다. 우리가 흔히 듣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는 대에 속하고, 선캄브리아대는 현생누대의 전인 원생누대, 시생누대, 하디안누대를 합한 누대이다. 합하여 부르는 이유는 시생누대나 원생누대에 만들어진 화석을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질시대의 연령은 방사성원소의 붕괴를 이용한 절대연령 측정을 통해 알아낸다.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의 기(紀, period)명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암석이 주로 나타나는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예를 들어 중생대의 쥐라기는 스위스와 프랑스에 있는 쥐라산맥에서 이름을 따왔고, 고생대의 데본기는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데본셔군의 이름을, 캄브리아기는 로마시대 웨일즈 지방의 이름을 따왔다. 신생대의 제3기와 제4기의 세(世, epoch)명은 그리스어로, 홀로세는 완전한 현재, 플라이스토세는 거의 현재, 에오세는 현재의 새벽, 팔레오세는 현재의 이른 새벽을 뜻한다.

(두산 백과 정의)


현재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은 지층 내의 표준화석의 변화같은 큰 지각 변동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지질시대의 연령은 방사성원소의 붕괴를 이용한 절대연령 측정을 통해 알아낸다. 지질학은 시간을 다루는 학문이다. 46억년 지구 역사에서 한 세에서 다음 세로 이동하는 데 수백 또는 수천만년이 걸리게 된다. 공식적으로 현재의 지질시대는 신생대 제4기 홀로세다. 홀로세는 약 1만1700년 전에 시작되어다. 그런데 인류에 의해 지구가 짧은 시간동안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에 홀로세와 구별되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인류세로 명명하자는 것이 인류세의 담론이다.

( - p.18 - )


여태 지구상에 생존해 온 다양한 생물은 지구 환경을 거스리지 않고 순응하며 살아왔다. 지구 환경에 영향을 줄만한 어떤 행위를 하지도 않고 변화시키기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유독 인간만이 다양한 과학과 기술의 개발을 통해 지구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 변화가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여태까지의 지질시대가 오랜 시간 누적된 지각변동을 기준으로 구분되었다. 여태까지는 자연스러운 환경변화에 따라 대기의 변화 및 지각의 변동이 있었다면, 인간이 출현한 얼마되지 않은 기간동안은 인위적으로 지구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흔적을 지구 곳곳에 남기고 있다.



인간은 단순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에 다양한 재앙을 가져 오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염병과 자연재해가 예전보다 훨씬 많이 벌어지고 있다. 무분별한 인간의 다양한 행위가 전 지구를 병들게 하고 인간 자체도 서서히 파멸의 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류세라는 표현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냥 어느 과학자의 주장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미 지질학계의 공식 발표도 있었고, 인류세 실무그룹이 인류세를 정식 지질시대로 인정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이 제안이 통과되게 되면 인류세가 공식으로 인정되는 것이며, 자연적인 지질시대 구분이 아닌 인위적인 환경변화에 의해 지질시대가 구분되는 첫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지질시대마다 대표적인 표준 화석이 있다. 고생대는 삼엽충, 중생대는 암모나이트이다. 만약 인류가 멸명한 후 또는 미래에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화석을 발견한다면 우리 시대의 화석으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닭뼈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77억명의 인구가 230억마리의 닭과 함께 살아간다. 이미 닭뼈는 지구 전역에서 화석화가 진행 중인데 수적으로 규모가 크고 지리적으로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인류세를 대표할 만한 화석으로 지목되고 있다. 먼 훗날 인류가 멸망하고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지구를 지배한 동물이 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야생 생물을 지키려는 인간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르웨이에 있는 국제종자저장소이다. 전세계의 씨앗을 모아서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동물 유전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동물의 유전자를 모아 보과하는 냉동방주 프로젝트이다. 이러한 다양한 유전자 보관의 노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간과의 생존이 불가능한 다양한 생물종이 멸종의 길로 가고 있고, 최소한 그 유전자를 보관하려는 어쩔수없는 인간의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부터 공존의 방법을 택했더라면 이러한 추가적인 노력없이 지구상에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했던 어떤 종보다고 강력한 종임은 부인할 수 없다. 육체적인 능력으로만 보면 홀로 생존하기 힘든 종 중의 하나이지지만 뛰어난 두뇌와 다양한 도구의 발명을 통한,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지구를 지배하는 종이 되었다. 그리고 인류라는 하나의 종이 지구 환경 전체를 바꾸는 시대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지구 곳곳에서 홀로세와 구분되는 새로운 지표가 발견되고 있으며 그 진행도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플라스틱인 것 같다. 단순 지구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마스크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함부로 버린 마스크에 끼어 생존의 위협을 받는 다양한 동물 사례를 접하게 된다. 특히 플라스틱은 재활용도 쉽지 않지만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지게 되고, 그것이 다시 바다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마스크보다 더 심각한 동물 생존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도시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아주 많은 인구가 대도시와 그 주변에 몰려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 많은 사람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쓰레기와 오염물들, 그리고 생활 편의시설에서 나오는 다양한 가스들이 더욱 심각하게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 같다. 몇몇 대도시를 보면 항상 대기 상태가 뿌옇게 되어 있고 강도 정화되지 않고 오염된 상태로 그대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러한 문제는 도시에서 출발했지만 거기에 머물지는 않는다. 작은 열대섬, 정글, 해변 등 거리가 멀리 떨어진 곳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대양 몇군데서 발견되는 쓰레기 섬이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쓰레기가 모여 만들어진 인위적인 쓰레기 더미이며 상상을 초월할만큼 큰 쓰레기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인간이 이 지구의 주인이 아님은 분명하다. 인간은 이 지구를 구성하는 다양한 종과 공존해서 살아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무분별한 환경 오염을 줄이고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칠만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자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지구를 새로운 대멸망의 시기로 이끌고 가는 것은 인간이나 지구 관점에서 대단히 큰 문제를 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지구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인간이 하고 싶은 대로 지낸다면 지구의 파멸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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