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 > | 크리스 반 쿨레켄 지음 |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주변에서 초가공식품에 대해 들리기는 하지만 그렇게 기사나 언론에 많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간혹 얘기가 나오더라도 금방 사라지거나 해서 잘 알지 못하는게 많은 것 같다. 초가공식품이 나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먹는 것은 다르다. 초가공식품은 몇 년 전부터 가장 위험한 음식의 대표주자가 되었으나, 왜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 책은 식품산업의 혐오스러운 진실을 드러낸 르포르타주이자 논란을 무릅쓴 용감한 고발이며 독자에게 건강한 식생활을 제안하는 설득력 강한 건강서다. 다 읽을 때쯤이면 자연스럽게 초가공식품에 혐오감을 느끼며 조금씩 멀리하게 될 것이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지만 음식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음식 이야기로 시작하고 대표적인 초가공식품에 대해 설명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왜 초가공식품에 빠지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원인들, 그리고 우리 뇌와 신체와 연관성들, 정부의 규제 사각지대 등 초가공식품이 우리 주변에 만연하게 된 이유를 하나하나 되짚어본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속에서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소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2025. 1. 25. 10:5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 | 유영광 지음 | 클레이하우스

 

레인보우 타운의 오래된 폐가, 언젠가부터 이곳에 전해지는 괴이한 소문이 있다. 폐가에 자신의 사연을 적은 편지를 보내 당첨되면, 어느 날 정체 모를 티켓 한 장이 집으로 날아온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일 년에 단 한 번, 비가 오면 열리는 수상한 비밀 상점으로의 초대장. 그곳에 초대된 사람들은 자신의 불행을 파는 대신 원하는 행복을 무엇이든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행복을 찾는 주인공 세린과 버려진 안내묘 잇샤의 모험이 시작된다.

 

가볍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모두 친숙한 것들이라 부담스럽거나 생소하지 않는 것 같다. 책을 읽어가면서 대충 결론을 짐작할 수 있지만 그래도 박진감있게 때로는 잠깐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는 소설인 것 같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은 출간 전부터 많은 독자에게 입소문이 났던 소설이다. 처음 텀블벅에 소개됐을 때 무려 939명의 후원자가 20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후원했고, 전자책 플랫폼 크레마클럽에 사전 연재됐을 때에도 한국소설 분야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호응 속에서 정식 종이책 출간을 요청받았다. 신인 작가의 소설에 이렇게 많은 독자가 관심을 보인 이유는 뭘까? 불행을 파는 상점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도깨비 캐릭터들, 깜짝 반전이 있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가 ‘새롭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 패트릭 브링리 지음 |

김희정, 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뉴욕에서 선망받던 직장과 직업을 가진 저자가 가족의 죽음을 계기로 하던 일을 내려놓고 미술관 경비원일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미술관 특성상, 그리고 이미 많은 지식을 가진 저자의 특성상 미술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본인이 느끼는 다양한 감상을 잘 서술하고 있다. 또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미술관 관람객들을 3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주변 동료들과의 유대관계 및 일반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미술관 비밀의 공간등을 알 수 있게 된다.

 

월요일은 미술관의 정기 휴관일(책이 출간된 지금은 매주 수요일로 정기 휴관일이 변경되었다-옮긴이)이라 쿵쾅거리며 돌아다니는 관람객도 없어서 메트의 직원들이 각자의 은신처 밖으로 나온다. 메트는 2천 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데 오늘만큼은 많은 이들이 제 물을 만난 듯하다. 큐레이터들은 전시실 한복판에 서서 어느 유물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토론한다. 기술자들은 누군가와 부딪힐 염려 없이 예술품이 실린 카트를 이리저리 밀고 다닌다. 인부들은 그들의 실력을 믿고 편안해 보이는 보존가들의 감독하에 로프와 도르래로 조각상을 어떻게 들어 올릴지 몇 시간씩 계획을 세운다. 도처에서 전기 기술자, 공기조화 기술자, 페인트공(세밀한 붓이 아닌 롤러를 사용하는)들이 몰고 다니는 전동 리프트의 삐, 삐, 삐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몇몇 직원들은 손님을 한두 명씩 데려올 수 있는 특권을 활용하기 위해 휴일임에도 얼굴을 비춘다.
---「입자 하나하나가 의미를 갖는 드문 순간」중에서

방문객들이 미술관을 관람하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몇 가지 대표적인 유형은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사람 구경도 할수록 는다. 이러한 ‘기예’에 통달하기로 마음먹은 나는 매일 보는 수천 명의 사람 중에서 전형적인 인물들을 골라내는 법을 터득했다. 첫 번째는 ‘관광객’ 유형이다. 대개 사는 지역 고등학교의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카메라를 목에 건 채 무조건 가장 유명한 작품을 찾아다니는 아버지들이다. 이들은 예술에 특별한 관심은 없지만 보는 눈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옛 거장 전시관의 솜씨들을 관람하며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뭐, 액자를 본 것만으로도!”
---「예술가들도 메트에서 길을 잃을 것이다」중에서

[물리] 모든 순간의 물리학

2024. 2. 2. 21:1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모든 순간의 물리학 > | 카를로 로벨리 지음 | 김현주 옮김 | 샘앤파커스

 

책은 그리 두껍지는 않은데 내용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는 것 같다. 현대 물리학을 거의 모르거나 아예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식 없이 전문적인 용어 사용을 극히 절제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비유를 통해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하는데 책을 읽다보면 개념이 명확히 와 닿지는 않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 /  양자역학 / 우주의 구조 / 입자 / 공간입자 / 가능성과 시간, 그리고 블랙홀의 열기라는 주제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잘 이해가 되는 부분과 모호하게 설명되는 부분이 좀 섞여 있는 것 같다.

[미술] 새롭게 읽는 서양미술사

2024. 1. 30. 13:0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새롭게 읽는 서양미술사 > | 박송화 지음 | 메이트북스

 

국내외 여행을 가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종종 방문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작품을 보고는 있지만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기억에 남는 것도 별로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알고 있으니 그나마 나은데 그 이외의 작품들은 별 감흥을 못느끼게 되는 것 같다. 작년부터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미학 관련 책을 읽어보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미술작품에 대해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같다.

 

시대에 따라 사실적으로 미술작품을 그리는 시기가 있고 추상적으로 그리는 시기가 있는데 이 또한 그 다시 시대적 환경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 사조도 어느정도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작품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사회] 만화로보는 피스톨 스토리

2023. 11. 25. 22:5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만화로 보는 피스톨 스토리 > | 푸르공 지음 | 한빛비즈

 

권총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권총의 역사와 종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의 형식으로 소개하는 책이다. 단순 만화의 형식이 아니라 저승사자와 킬러라는 스토리를 만들고 그 사이에서 나오는 권총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형식이다. 총에 관심이 있다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역사] 우리 역사 속 전염병

2023. 8. 12. 23:2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리 역사 속 전염병 > |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연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다양한 전염병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졌을 텐데 그 당시에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마과회통 등 조선시대 대표적인 의서를 넘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객관적인 기록서, 양아록, 미암일기, 이향견문록 등 개인적인 삶이 묻어 있는 다양한 일기와 문집을 통해 우리 역사 곳곳에 나타난 전염병의 흔적을 보여준다. 예상대로 팬데믹은 과거에도 있었고,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크고 작은 전염병을 극복하며 끈질기게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철저한 고증과 역사적 사실에 주목하여 조선시대 전염병의 모든 것을 이 책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정약용 자신 또한 두 살 때 두창을 앓았다. 다행히 가볍게 지나가 큰 흔적이 없었지만, 오른쪽 눈 위에 조그만 흉터가 남아 있어 눈썹이 세 개로 나뉘게 되었다. 그래서 정약용은 어린 나이에 자신의 호를 스스로 삼미자三眉子(눈썹이 세 개인 사람)로 지었다. 그리고 일곱 살 때부터 짓기 시작한 시를 모아 열 살 무렵에는 삼미자집이란 책을 내기도 했었다. 정약용은 마진도 앓았다. 그때 그를 구해준 사람이 이헌길이라는 의원이다. 이헌길은 마진에 대해 독자적인 연구를 펼쳐 치료서인 마진기방을 1759년에 저술하기도 했다. 그가 살린 아이들이 거의 만 명이나 된다고 했다. 즉, 정약용은 어렸을 때 마진으로 사망할 뻔했다가 이헌길의 도움으로 살아난 적이 있다고 술회하면서, 이에 은혜를 갚고자 책을 저술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헌길이 제시한 승마갈근탕은 지금도 응용되고 있는 처방법이다.
- 5부 정약용과 마과회통 중에서 -

마마와 더불어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질병은 학질이었다. 학질은 사람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포악스러운 질병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19세기 후반에 조선에 온 의료 선교사 알렌이 1885년부터 1년 동안 제중원에서 진료한 후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조선에는 학질 환자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학질은 말라리아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면 모기의 침샘에 있던 말라리아 원충이 사람의 핏속으로 들어가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학질에 걸리면 설사, 구토, 발작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열이 심하게 나면서 땀을 많이 흘렸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학질에 대해서 “처음 발작할 때에는 먼저 솜털이 일어나고 하품이 나고 춥고 떨리면서 턱이 부딪치고 허리와 등이 다 아프다. 춥던 것이 멎으면 겉과 속이 다 열이 나면서 머리가 터지는 것 같이 아프고 갈증이 나서 찬물만 마시려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병원충이 몸 안에 잠복하고 있다가 수시로 재발하여 치료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학질은 시간 간격을 두고 증상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를 ‘직直’이라고 표현했다. 임진왜란시기 피난 상황을 일기로 남긴 오희문의 쇄미록에는 “아들의 처도 학질에 걸려 지금까지 10여 직을 앓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병에 걸렸을 때도 고생이 심할뿐더러 그 병이 낫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기에, 지금도 괴롭거나 힘든 일에서 벗어나느라고 진땀을 뺄 때 ‘학을 떼다’는 말을 사용한다.
- 10부 시기별 전염병의 유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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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책은 도끼다

2023. 7. 7. 12:4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책은 도끼다 > |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는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 본문에서 -

 

책은 왜 도끼인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책에서 저자는 다독 컴플렉스에 대해 비판한다. 다독 컴플렉스때문에 빨리 읽을 수 있는 얇은 책만 읽게 되고,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를 자랑하는 글읽기가 된다는 것이다. 한권의 책을 읽더라도 자신에게 울림을 준 문장이 얼마나 되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며, 이는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은 페이지가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책을 다시 읽더라도 새로운 울림을 주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고 그 책에 대한 느낌이 새롭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김훈의 문장에 대해 많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빠르게 읽으면 하나의 문장으로 느껴지지만 천천히 읽으면 그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그리고 그 표현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궁극적으로 글을 쓴 사람이 동일한 사물을 보고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당연히 저자가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으며 밑줄친 문장이기 때문에 그 속에 녹아있는 사고는 깊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 부분을 같이 공감하며 읽기 위해서는 더 천천히 읽어야 되는 것 같다. 생각보다 이 책에서 언급한 책을 읽어보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책의 초반에 나오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은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문장에 숨어있는 세밀함과 표현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인문]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2023. 6. 29. 12: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 오후 지음 | 동아시아

 

요즘 미국에서는 펜타닐 남용에 따른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제목 그대로 마약에 대해 잘 모르지만 워냑 사회적인 이슈가 되다 보니 펜타닐이 무엇이기에 문제가 되고 있는지 궁금해 졌다. 마약에 관련한 중독 및 사건 사고는 여태까지 계속 있어 왔기 때문에 새삼스럽다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펜타닐은 여태까지 존재했던 마약 중 가장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이다. 너무 강하기 때문에 직접 흡입하거나 주사로 맞지 않고 패치형태로 공급이 된다고 한다.

 

마약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금기 가운데 하나다. 마약은 어떤 경우에라도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마약 사용자도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분위기다. 이 책은 단순히 마약이 좋다, 나쁘다라는 가치판단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마약이 무엇인지, 마약이 왜 금지되고 어떻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마약에 빠지는지 고찰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입장은 마약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강화하는 효과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마약은 법적인 개념이다. 똑같은 물질도 어느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고 어느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마약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부르고 있지만 사실은 제각기 다른 물질들에 대해 알아본다. 다양한 종류의 마약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재미있는 사례들을 엮어가며 발랄하게 설명한다. 마약은 제조 방식에 따라서는 대마, 아편, 코카 같은 천연마약과 히로뽕(필로폰), LSD, 엑스터시 같은 합성마약으로 나뉜다. 합성마약의 경우 대부분 일반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명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효과에 따라서 약의 특징을 분류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마약의 종류와 위해성을 분류하면서 급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결코 마약 사용을 권하거나 마약이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약에 대한 인식, 국가가 나서서 마약을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반기를 든다. 그러한 주장의 근거는 네덜란드의 마약 정책이다. 네덜란드는 대마를 비범죄화한 나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에서는 마약중독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보다 주사기를 돌려쓰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아무 조건 없이 무상으로 주사기를 교체해주고, 마약 엑스터시의 불량 여부를 출장해서 감별해주는 등 파격적인 마약 정책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네덜란드는 미국이나 영국 등 마약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나라들보다 마약으로 인한 피해를 덜 입는 나라가 되었고, 이후 다른 나라들도 이런 정책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

마약 사용자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식의 정책은 마약을 음지로 숨어들게 하고 범죄 조직의 이득을 크게 만들어서, 실제적으로는 마약 사용자를 양산하고 그들의 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마약에 중독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마약 사용이 범죄이기 때문에 수렁에 빠지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마약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과 그 까닭을 통찰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트랜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23. 6. 10. 10:3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 안정기, 박인영 지음 | 한빛비즈

 

요즘 유튜브의 인기에 힘입어 장래 희망이 유튜버라고 얘기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요즘은 TV에서도 유튜버들이 자주 노출되면서 그 인기는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유튜버로 언급되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경제 환경을 소개한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보유한 개인 누구나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거대한 경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최근 챗GPT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창작의 장벽이 낮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그 규모와 가능성이 실시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상의 세계를 실체화하고,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환기하며, 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 온, 오직 인류만이 가능했던 창작이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파트1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정의와 규모를 살피고, 팬덤 경제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케빈 켈리의 1,000명의 찐팬 이론과 사례를 다룬다. 파트2와 파트3에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발전 과정을 3단계로 분류하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진화를 이끄는 요인을 분석한다. 마지막 파트4에서는 생성형 AI가 바꿔 갈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를 다룬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AI로 인해 촉발된 변화, 크리에이터 계층의 경제적 격차 등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면 더 많은 사람이 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자신만의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답을 찾아 나설 우리에게 눈 밝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