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우스트

2024. 3. 4. 20: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파우스트 > | 요한 볼트강 폰 괴테 지음 | 안인희 옮김 | 현대지성

 

파우스트라는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서술 형식과 방대한 분량에 무척이나 막막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본문을 다 읽고 나서도 전반적인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고 대략적인 줄거리 정도만 어렴풋이 그려지는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의 끝부분에 있는 해제를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해제에서도 설명하듯이 파우스트는 책이 쓰여진 당시와 달리 현재는 익숙하지 않는 희곡의 형식이기 때문에 힘들여 다 읽고 나서도 줄거리조차 알듯 모를 듯 머리속에 맴도는 게 거의 정상이고 이 때문에 이 작품을 통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줄거리 요약이라고 언급한다. 특히 이 책과 같이 규모가 큰 작품을 통짜로 바라보는 것은 몹시 힘든 일이다. 따라서 한달음에 다 읽기란 아예 불가능하고 잠깐 내려놓았다가는 그동안 읽은 것을 죄다 까먹기 일쑤인 데다, 내용이 쉽지도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순수하게 책만 읽고 내용을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러면에서 보면 해제를 보지 않고 작품을 읽었을 때 느껴진 막막하기 단순한 나만의 느낌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하나남과 메피스토펠리스 사이의 내기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리스 사이의 내기로 나뉜다. 전반적으로 성경적인 요소가 내포되어 있지만 단순히 기독교적인 사상만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내기를 통해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인물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파우스트는 스스로 악마를 불러들여 계약을 통해 현재의 삶에서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끝까지 맛보며, 자신이 현 순간에 만족하는 순간 자신의 영혼을 지옥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계약을 맺는다. 

이 책은 크게 비극 1부와 비극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파우스트가 고민에 빠지는 것과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악마와 같이 돌아다니는 세계, 그리고 그레트헨의 비극으로 요약할 수 있다. 2부는 중세 황제의 세계, 고대 그리스 세계로 나뉘며 마지막에 작품의 마무리로 볼 수 있다. 대략적인 요약으로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희곡의 형식이 가진 난해함과 방대함의 벽을 뛰어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시간에 쫓겨 책을 읽었지만 나중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 개발자를 위한 최소한의 실무 지식 > | 김현정, 이재효 지음 | 한빛미디어

 

개발팀 내에 신입 개발자 또는 주니어 개발자가 있을 경우 이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 종종 발생한다. 개발 자체에 대한 부분은 개발자 개개인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무에 필요한 지식은 정의하기도 어렵고 범위도 넓어 어떤 부분을 교육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이 책은 개발자를 위한 최소한의 실무 지식이란 제목에 맞게 주니어 개발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실무 지식을 알려준다. 개발자가 꼭 알고 있어야 하는 효과적인 데이타베이스 활용법과 암호화 및 시큐어코딩, 자원 관리, 성능 최적화 등 개발에 직접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개발 도구, 테스팅 도구,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 등 폭넓은 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주니어 개발자가 혼자서 이 책을 통해 공부하기에는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다 효과적으로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주니어 개발자를 가르쳐야 하는 시니어 개발자가 이 책을 이용하여 교육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서로 연관성은 없기 때문에 조직내에서 꼭 필요한 챕터만 간추려 교육해도 좋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느정도 기반지식이 있는 주니어 개발자라면 혼자서도 별 무리없이 이 책을 기반으로 학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포함된 내용은 개발자라면 누구라도 접할 수 밖에 없는 핵심적인 지식을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직 내에서 교육자료로 사용하든 혼자서 공부하는 용도로 사용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단순히 내용만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코드가 필요한 곳에서는 실제 코드를 활용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참고 화면이 필요한 곳에서는 실제 화면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실제와 가까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로서 출발하는 주니어 개발자, 주니어 개발자를 교육해야 하는 시니어 개발자가 이 책을 활용한다면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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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꽃이 사람이다

2024. 2. 17. 11:5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꽃이 사람이다 > | 나태주 지음 | 샘터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이 풀꽃문학관 10년을 돌아보며 쓴 산문집이다. 풀꽃문학관은 1910년대에 지어진 일본식 가옥에 개관한 문학관으로 문인들이나 문학 지망생들이 모여서 회의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제공되는 공간이다. 문학관 빈터에 꽃밭을 만들면서, 꽃이 피어나고 지는 과정에서 느낀 다양한 기록이다.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문학관 주변에서 피어나는 풀꽃들을 관찰하고 또는 새롭게 심으면서 느낀 일상의 소소한 감정들이 담겨있다.

"머뭇거리면서 오는 봄. 그러나 오늘 아침, 봄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온은 어제보다 더 낮았지만 바람의 느낌이 달랐고 하늘빛이 달랐다. 매살스러운 바람이 그 가슴에 알싸한 골파 냄새 같은 것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시점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구절이 남달리 다가 왔다. 하루 하루 지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잘 못 느낄 경우도 있지만 어느 순간 주변 공기가 다르고 주위 환경이 달라진 것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한순간 봄이 바로 옆에 다가온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민들레가 웃고 있었다면
네가 먼저 웃고 있었던 것이다

새들이 노래하고 있었다면
네가 먼저 노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이 아무래도 이쁘냐?
그렇다면 네 마음속 세상이 먼저 이뻤던 것이다"

주변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에 따라 주변 사물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새들의 울음소리인지 웃음소리인지, 세상이 즐거운지 슬픈지는 모두 우리의 마음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주변에 지천으로 널린 풀꽃을 허투로 지나치지 않고 시인의 관찰자 시점으로 꼼꼼하게 지켜본 사실이 잘 느껴진다. 풀꽃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소한 것도 많았지만 마치 현장에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또한 저자가 가진 표현력을 잘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