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전략가, 잡초

2021. 4. 23. 08:0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전략가, 잡초 > | 이나가키 히테히로 지음 | 김소영 옮김 | 더숲

 

점심을 먹은 후에 산책하다보면 주변에 다양한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다. 분명 한겨울에는 아무것도 없이 흙만 존재했는데 어느새 크게 자란 풀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새삼 이런 풀들의 생명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한편으로 이런 풀들이 어떻게 이렇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다. 도로변을 걷다 보면 보도블럭 사이, 건물 아래, 가로등 아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온갖 잡초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잡초는 관심밖의 생명체이다. 물론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람에게는 눈엣가시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심코 지나치는 존재중의 하나인 것 같다.

이 책은 잡초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잘 설명해 주는 책이다. 잡초의 정의부터 출발해서 잡초의 생태, 그리고 잡초의 생명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잡초의 특별성까지 우리가 한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잡초에 대해 매우 공감이 가도록 잘 서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잡초는 강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연약한 생명이다. 하지만 경쟁하지 않고 살아남는 강인함이 있고,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 인간이 멸망한 후에도 잡초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잡초는 인간이 만들어낸 특수한 환경에 적응해 특수하게 진화한 식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이 만들어낸 특수한 환경을 벗어나서는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그 시점이 되면 잡초는 또 다른 환경에 적응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아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상밖으로 잡초는 키우기가 매우 어려운 식물이라고 한다. 밭에서 작물을 키우는 것처럼 씨를 뿌린다고 바로 싹을 틔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발아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이 잡초가 살아남는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배하는 작물처럼 한날 한시에 싹을 틔우고 발아한다면 한꺼번에 잡초 제거가 되니 말이다. 각자 서로 다른 조건에서 서로 다르게 싹을 틔우는 것이야 말로 꾸준히 살아남는 비결중의 하나인 것 같다.

"잡초는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

미국의 철학자 랠프 왈도 에머슨이 내린 잡초의 정의이다. 대부분 잡초는 아무짝에서 쓸모없는 훼방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현재 인간에게는 쓸모없다고 여겨져서 천대를 받고 있지만 나중에 그 잡초가 가진 가치가 발견되어 잡초의 정의가 새롭게 매겨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잡초는 인간의 관점에서 볼때의 구분이지 실제 자연 생태계에서 구분하는 개념은 아닌 것이다.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필요에 따라 나눈 인위적인 구분인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지는 잡초, 의미없이 여겨지는 잡초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한 생명체로서 충분한 의미를 가진 존재임을 알게 된다. 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대단한 우연으로 지금 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먹고 먹히며 싸우고 빼앗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모든 것이 기적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생명인 것이다.

평소 잘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이긴 하지만 흥미있게 잘 읽은 책 중의 하나이다. 번역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잘 된편이라서 매끄럽게 잘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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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의 생활 건강

2021. 4. 21. 18:5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나의 생활 건강 > | 김복희 외 9명 지음 | 자음과모음

 

1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심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 워낙 오래 지속되고 있는 탓에 어느정도 적응되어 가는 듯 하지만 여전히 일상 생활에 대한 제약이 많이 있는 상태이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얼마전만 하더라도 체육시설에서 운동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적이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각자의 건강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 더 중요한 것은 일상 생활에서의 건강을 어떻게 유지해야할까?

뉴스를 보면 화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워낙 갑갑한 생활을 오랫동안 이어오다 보니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다툼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금방 없어질 기미는 거의 없기 때문에 각자 마음의 건강을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일상 생활 속에서 마음의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한 때인것 같다.

이 채은 여성 시인(꼭 여성 시인이라고 언급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열 명이 쓴 생활 건강 에세이다. 현재와 같이 지치고 여러가지 이유로 마음을 다친 상황에서 힘과 편안감을 줄 수 있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생활 건강이라고 하지만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운동이나 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글들은 아니다. 도리어 각자의 생활속에서 사소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일들, 여러 사람과 얽힌 복잡한 삶 속에서 심리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요령을 잘 보여주는 글들이다.

주제는 생활 건강이지만 각자 삶속에서 느끼는 생활 건강에 대해 쓴 에세이이기 때문에 특별한 공통점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10명이면 10명 모두 각자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각자 서로 다른 마음가짐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생활 속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지치고 힘든 지금, 사소한 일상에서 위안을 얻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삶을 살아가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경제] 돈의 탄생

2021. 4. 13. 22:0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돈의 탄생 > | 먀오옌보 지음 | 홍민경 옮김 | 현대지성

 

역사적으로 경제활동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돈이 사용되어 오고 있다. 초기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조개나 보석류를 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점점 다양한 형태의 화폐가 만들어지고 사라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초반 화폐는 금이나 은과 같은 실물 자산과 연동된 형태로 유통되었다. 따라서 언제든지 원하면 금이나 은과 같은 실물 자산으로 교환이 가능하고 그 반대로 교환하는 것도 가능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하지만 점점 사회가 복잡해지고 실물 자산을 유지하는 어려움때문에 실물 자산과 연동되지 않는 법정 화폐로만 현재 대부분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법정 화폐만 두고 본다면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유통수단이 된다. 현재는 화폐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처음 사용되었을 경우에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불안감도 상당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법정화폐를 정부에서 사용하고 지불수단으로 정부에서 받기 시작하면 그 자체만으로 어쩔수없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고 점차 신뢰를 가지는 지불 수단으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많은 나라들이 자신들의 화폐를 국제 통화로 사용되기를 원하고 있다. 현재 5개 정도의 통화가 국제 통화로 인정받고 사용되고 있다. 일단 국가간 거래에서 자국의 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양한 유동성 문제와 환율 문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 지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좀 더 많은 국가들이 자신들의 화폐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고대로 부터 현재의 가상화폐까지 거의 전반적인 돈의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의 분량도 만만찮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도 다양한 나라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돈에 대한 역사적인 흐름을 잘 서술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초반 중국에 대한 사례 소개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과 중국이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몇몇 요소는 조금 거슬리기는 했지만 근래로 넘어와서 설명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상당히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평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에서의 돈은 실물을 가진 무엇이라기 보다는 개념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지금도 곳곳에서 금전적인 거래와 물건의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상당부분 물리적인 돈보다는 통장상의 숫자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월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을 하고 급여를 받지만 통장상의 숫자로 찍히지 실제 돈을 바로 받는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가 되었다. 또한 신용카드를 통해 거래하는 것, 특히 가상화페의 경우 모두 없는 무형의 자산으로 거래하는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돈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흐름과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어 좋았던 것 같다. 일상 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돈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어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앞으로도 돈이 다양한 변화의 길에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바람에 흔들리게 창문을 열어주세요> | 김지연 지음 | 북스고

 

가끔씩 주변에서 키우던 식물을 분양받아 키울때가 있다. 다른 사람이 키우는 식물을 보면 별다른 하는일 없이 식물이 잘 자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집에서 키우다 보면 물을 너무 적게 줘서 며칠만에 시들어 죽거나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썩어 죽거나 둘중의 하나로 끝을 보는 것 같다.

 

분명 적당한 시점에 물을 주곤 했는데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과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물을 주는 것에도 요령이 필요한 것일까 아니면 수돗물이 아닌 다른 물을 줘야 하는 것일까 자문해 보곤 한다. 아무 말없이 주는 대로 그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식물이지만 식물은 나름대로 우리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분명 물을 줘야 하는 시점이 있고 식물이 물을 원하는 다는 것을 내 자신이 제대로 알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 생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식물과 달리 말과 행동으로 다양한 표현을 하지만 그 표현에 담겨있는 진정한 의미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그 표현이 달라지기 때문에 의미를 알아채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고 있다면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우리 자신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이러한 모습은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자신보다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물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최적화된 환경에서 자신이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 자신도 스스로를 보호하면서 주변에 맞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맹목적으로 주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주변을 최적화된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식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신기할 때가 많다. 집에서 키우는 식물뿐만 아니라 다니는 길가 곳곳에서 살아 숨쉬는 식물을 보면 그런 느낌이 더 많이 든다. 강한 생명력에도 감탄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스스로 잘 이겨내는 모습에서 인간이 살아가야하는 모습으로 느껴지곤 한다. 또한 자신만의 자리를 독차지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보면 인간 생활에서 서로 부대끼면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분명 우리는 식물보다는 우월한 존재라고 자부하곤 한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과연 식물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는지 의문이 들때도 있다. 자연에 순응하고 주변 환경에 연연해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 한달에 7kg 빠지는 다이어트 레시피 > | 송혜영 | 길벗

 

가는 곳마다 벚꽃이 만발하고 있다. 모두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항상 이맘때 쯤이면 겨우내 불은 살과 늘어난 몸무게를 인식하고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다. 나도 코로나로 인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겨울동안 몇키로 정도 찐 상태이고 예전의 몸무게로 되돌아가기 위해 식단조절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다이어트 레시피 책이, 그리고 한달에 7kg이 빠지는 레시피라니. 책에 눈이 확 꽃혔다. 저자는 유튜브를 통해 본인이 직접 해보고 살을 뺐던 다이어트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큰 인기를 얻은 사람이다. 내 자신도 살을 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식단조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먹을 것을 다 먹고 살을 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술, 밀가루, 단맛, 친구, '이건 먹어도 살 안 쪄'라는 말은 잠시 잊거나 끊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이어트 7계명을 머리속에 항상 담고 다이어트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식단 조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꼭 운동을 해야 한다. 거창하게 레슨을 받지 않더라도 수영, 헬스가 도움이 되고, 특히 만보 걷기 등 경우에 따라 비용한 특별한 시간을 투자하지 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도 있기 때문에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최악인 음식을 5가지 든다면, 시리얼, 술, 떡볶이와 치킨, 라면, 빵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종종 내가 즐겨먹는 음식들이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더라도 한달 내내 풀만 먹을 수는 없지 않을까? 가끔씩 칼로리를 줄인 쌈밥과 김밥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런데 막상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을 준비하는데 너무 어려우면 금방 지쳐 포기하지 않을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이어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쉽게 다이어트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레시피는 대부분 10~30분 이내의 조리시간이 필요한 음식이기 때문에 쉽게 준비하고 맛있게 먹으면서 할 수 있는 다이어트가 될 것 같다.

 

만약 이마저도 귀찮다면? 요즘 쉽게 샐러드를 살 수 있으니 그렇게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몇번 먹다보면 샐러드가 질릴수도 있는데 그때 이 책에 있는 레시피 중 간단한 몇개를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몇번 시도해 보면 금방 익숙해지고 준비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원하는 몸무게에 뱃살빠진 몸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철학]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2021. 3. 25. 14: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 |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 대해서 언급하는 여러 참고자료를 본 적은 있지만 실제 내용을 읽어 본 것은 처음이다. 예상과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조금은 당황한 부분이 있다. 지금은 많은 문학적인 연구를 통해 문학에 대한 구조나 개념, 그리고 흐름에 대해 책을 통해 접하고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 당시의 비극과 희극 등에 대한 개념과 구조, 플롯, 형식 등을 분석하고 서술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가지게 된다.

물론 워낙 고대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현대 문학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학구조적인 개념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형식을 갖추지 못하고 시인의 역량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진 시를 개념을 가지고 정리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얇은 책이긴 하지만 제대로 읽어 내려가기에는 어려운 책이다. 빈번히 언급되는 시인들도, 그 당시 유행했던 장르들도 생소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시인과 장르는 각주에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 찾아보는 번거러움없이 책에 집중해서 읽을 수는 있는 것 같다.

시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던 '비극'을 집중적으로 탐구하여 시의 본질과 원리를 제시한 책이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여러 행위와 사건을 엮어 통일된 전체로 구성한 플롯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깊게 뿌리내린 비극과 서사시가 단순 유흥거리가 아니고 삶에서 철학의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인간의 행위로 여겼다. 따라서 시학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행하던 모든 것 속에서 진리와 선의 실체를 발견하고 철학이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설] 집행관들

2021. 3. 25. 14:2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집행관들 > |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가끔씩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활개치는 것을 볼 때마다 누군가가 법을 대신해서 벌을 내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경우에 따라 내가 직접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때도 있다.

주변을 보면 법망을 피해서 또는 법을 초월해서 사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분명 일반인들이 사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사는 것처럼 보이고 일반인들과는 다른 인맥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인다. 자신들만의 세상과 인맥으로 법을 무시하고 사는 사람들을 단죄할 수는 없을까? 법을 통해 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미 그들에게 법은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에서나 적용되는 법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여러 상황이 단지 소설속의 세상으로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아주 심했고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악을 저질렀지만 제대로 심판받지 못한 인간들을 심판관과 집행관들이 단죄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만 여전히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엄연히 법이 존재하고 검찰과 사법부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범죄자들에게(물론 권력을 가진 범죄자들에 한해서다) 제대로 벌을 주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법 집행이라고 볼 수 있을까?

현 정권들어 적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오죽하면 본인들의 존재를 커밍아웃하면서까지 저항을 하고 있을까? 입에 발린 국민을 위한다는 헛소리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잘못된 관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검찰뿐만 아니라 언론, 사법부 모두 한통속인 것 같다. 언젠가 제대로 된 역사의 심판을 받는 날이 오겠지만 그날이 너무 요원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포기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적폐 개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검찰에게 쥐어 있는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제멋대로 날뛰는 부패한 권력자를 엄벌하라고 국민들께서 빌려주신 것이다"

어느 검찰 간부가 한 말이다. 과연 자신들이 과거에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자신들이 쥐고 있는 칼자루는 본인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녹슨 칼에 지나지 않고 법을 잣대로 댈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사적인 복수가 금지되어 있는 현재, 소설속의 집행관들을 통해 단죄되는 존재들을 보고 조금의 위안을 느낀다.

[IT] 사토시의 서

2021. 3. 21. 17: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사토시의 서 > | 필 샴페인 지음 | 조진수 옮김 | 한빛미디어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생각이 문득 난다. 회사 직원 중 한명을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소식을 전해들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채굴이란 것을 하면 디지털 코인인 준다는 것이었다. 처음 그 애기를 들었을 때는 그냥 호기심 많은 누군가가 재미삼아 만든 개념으로 보였다. 그리고 과연 그 화페가 실제로 사용이나 될 수 있을까 햐는 의문도 많았다. 나도 그 재미에 참여해볼까 고민을 했지만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기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먹은 첫 사례가 소개되었고 다시 시간이 흘러서 비트코인 하나가 몇천만원에 육박하는 현실에 이른 것 같다 .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즈음에는 코엑스에 있는 많은 매장이 비트코인으로 결제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비트코인이 거래의 목적보다는 투자의 목적으로 많이 거래되는 것 같다. 하지만 처음 비트코인이 나왔을 때 생각했던 개념과 큰 흐름이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가 여러 포럼과 이메일을 통해 여러 사람과 주고 받은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아직 사토시 나카모토가 실제하는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어떤 그룹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존재와는 무관하게 비트코인의 기본 개념은 현재의 IT 환경에 미친 파급효과는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단순 가상화페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자본시장의 불합리성과 다양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상화폐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면 아주 천재적인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만들기 위해 많은 수학적, 소프트웨어적 개념을 적용했다. 그리고 그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실험과 업데이트를 통해 대중에게 계속 배포되고 있다. 이 비트코인인 지금까지 그 유용성을 입증해 오고 있으며 금융 및 화페 산업, 전자 지불 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단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P2P 전자화폐 시스템이다. 중앙의 개입이 참여자들의 동의에 의한 온라인 화폐시스템이다. 그냥 생각하면 그게 가능할까 생각들지만 비트코인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을 보면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암호학적 증명에 기반하여 거래 당사자가 서로 거래할 수 있게 해 주는 전자 결제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된다. 개념적으로는 P2P 분산 타임스탬프 서버를 이용하여 거래의 시간 순서에 대한 연산 증거를 생성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이중지불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언급된 개념들은 전체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어려운 수학적인 용어나 개념도 많이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을 면밀히 파악하고자 한다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기본적인 사상을 이해하고 개념을 파악하는 정도로만 충분한 지침서 역할을 제공할만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설명했다고하는 하지만 여전히 개념적인 부분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기본 원리를 생각하면 개념적인 부분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예술] 유럽도자기여행-동유럽편

2021. 3. 17. 12:5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유럽도자기여행 > | 조용준 지음 | 도도

 

백화점 그릇 코너를 둘러보면 종종 화려한 유럽 도자기 그릇이 눈에 많이 띈다는 것을 느꼈다. 계속 도자기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양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유럽산 도자기를 보고 굳이 수입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은 이런 나의 선입관을 완전히 깨뜨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유럽 도자기가 동양의 영향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동양과는 다른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 가격을 확인해 봐도 생각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제목은 도자기여행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여행기가 아니라 답사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유럽 여러 나라를 거치며 다양한 박물관에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은 마치 내가 박물관에서 직접 보고 있는 듯한 현실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준다. 더불어 거쳐간 곳곳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후에 여행을 하게 된다면 소중한 길라잡이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동양과 서양의 도기와 자기의 구분법이 약간 다르다. 중국에서 도기는 철 함유량이 3% 이상인 보통의 점토를 사용해 900도 내외의 온도에서 구운 것을 의미하고, 자기는 철 함유량이 3% 이하인 자초를 사용해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운 것을 말한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가소성이 높은 점토를 사용해 800~1000도의 온도에서 구은 것을 도기라 부르고, 불순물을 많이 함유한 점토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 1200~1300도의 온도에서 구운 것을 석기, 고령토와 백돈자를 혼합한 재료로 약 1280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운 것을 자기라 부른다.
- p.28 -

우리는 그냥 도자기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동양과 서양도 제작 방식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삼 동양에서만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 내 자신의 생각이 너무 좁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유럽 여러 기술자들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도 느낄 수 있었고, 그 가치를 인정한 부유층 또는 왕족들이 많은 투자를 하여 현재의 기술적인 인정을 받게 될 수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럽의 건축물들이 벽을 프레스코 벽화처럼 그림으로 장식하는 대신 타일을 사용한 것도 가깝게는 이베리아 반도의 아줄레주 영향이지만 그 뿌리는 페르시아와 동양 자기에 있다. 그렇게 타일은 유럽에서 하나의 문화양식이 되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타일을 예술적 오브제가 아닌, 욕실과 화장실, 부엌 일부분에 사용하는 건축 자재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몸을 씻는 일과 음식을 조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그런 장소를 장식하는 타일에 미학적 가치를 부여하는 건축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미적 수준이 향상되어야 한다.
- p.217 -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타일의 사용 방법에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외국의 경우 건물 전체를 화려한 타일로 장식하거나 벽면 전체를 타일로 장식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외적인 몇몇 건물을 제외하며 어김없이 욕실이나 주방 일부에만 타일이 사용되고 있다. 문화의 차이일 수도 있고 건축 자재에 대한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건축물에 좀 더 다양한 자재를 사용하여 미적인 가치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읽어보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다시 이해할 수 있는 책과 어렴풋이 알 고 있던 지식을 좀 더 확실히 알게 해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지식을 알려주는 책의 범주에 속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지식도 방대한 양과 함께 역사적인 사실까지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유럽 도자기 여행책인 북유럽과 서유럽 편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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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

2021. 3. 14. 13:5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 > | 김학렬 지음 | 한빛비즈

 

솔직히 말하면 나는 부동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만큼 관심은 없지만 각종 뉴스나 기사를 통해 언급되는 다양한 부동산 관련 소식은 관심을 안가질래야 안가질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 특히 작년말부터 지속되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 단속 관련한 정책들, 그리고 최근 LH 공사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등은 더더욱 세간의 관심과 이목을 끌고 있는 것 같다.

 

가끔 재개발되거나 신도시 발표되는 것을 보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소식을 미리 알고 사전에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재개발이나 신도시와 무관하게 오르는 부동산을 기가 막히게 알아 차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종종 연예인 중에서도 건물을 가지고 많은 시세차익을 남긴 사람을 다양한 매스컴을 통해 접하고 있다.

 

주택을 구할 때는 반드시 가격이 오를 주택을 매수하고 매도할 때는 가급적 차익을 얻어야 한다는 저자의 지론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 같다. 나도 무주택으로 20여년을 살다가 새로 건축되는 아파트를 분양받아 살고 있다. 부동산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 나도 아파트 청약할 떄 이 아파트가 향후에 얼마나 오를 것인지가 결정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다. 내가 살집을 고르는 것이지만 향후 기대되는 이익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우리가 부동산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단순히 땅값과 건축비뿐만 아니라 그 부동산이 위치하고 있는 입지의 장점과 환경의 가치를 함께 구입하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가장 훌륭한 투자는 부동산과 입지의 미래 가치를 미리 내다보고 선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권은 서울의 입지 분석이고 다른 한권은 수도권의 입지 분석이다. 서울 내의 각 권역에 대한 분석, 그리고 경기도 내 여러 도시의 입지 분석도 유용하지만 중간 중간 설명되는 <빠숑의 부동산 칼럼>은 눈여겨 읽어볼 만한 것 같다. 이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부동산 문외한인 나로서는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격이 비싼 부동산을 찾아다니거나 누군가에게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보기에 누구나 살고 싶어 할 부동산을 생각해 보고 발견하고 그곳을 자신의 부의 지도로 표시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본 부동산이 아니라 내가 잘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환경을 갖추었거나 갖출 수 있는 곳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러한 안목을 키우는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