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마주치지 않았을 순간들 > | 송인석 지음 | 이노북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 다닌지 몇년이 된 것 같다. 그전에는 가족 여행이나 해외 출장등을 통해 가끔씩 해외에 나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에 대한 위협도 있지만 자가 격리와 한층 복잡한 준비로 인해 감히 해외 여행은 엄두도 내기 힘든 상황인 것 같다.

이럴 때 종종 이전 여행사진을 보거나 다른 사람의 여행 기록을 들쳐보게 된다. 특히 코로나 이전 여행한 사람들의 에세이나 여행기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상황이 좀 더 좋아지면 꼭 해외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군대 제대 후 혼자 세계 여행을 떠난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만난 다양한 사람들, 오가는 길에서 마주한 다양한 풍경들이 꾸밈없이 잘 표현되어 있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고립되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마주하게 된다. 세계 여행을 계획하고 다니는 여행자 입장에서는 잃은 것이 많았을 수 있지만 그 상황에서도 다른 얻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 여행이 가지는 묘미인 것 같다.

세계 각국을 여행한 것을 기록한 책이지만 여행 가이드를 위한 참고 도서로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도리어 여행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과 사람들을 보면서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만든다.

 


언제쯤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물론 지금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유럽고 편하게 여행을 떠나기에는 다소 미흡한 것 같다.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마주치지 못했을 순간들이 많을 것 같다. 특히 해외 여행은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생김새가 다르고, 문화와 생활이 다른 사람들은 가서 마주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마주하지 않았을 순간일 것이다. 그런 기대감을 갖고 다들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 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 | 이병한 지음 | 가디언

 

얼마전 읽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란 책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관심이 줄어들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도 심각한 것 같다. 현재 닥쳐있는 문제는 코로나 이슈이지만 궁극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어야 할  주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배달 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물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직접 그릇을 들고 가거나 텀블러 등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어스테크란 지구를 살리는 기술이다. 이 책에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창업하고  노력하는 4명의 사업가를 소개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환경 기업이 아니라 조금은 생소하지만 좀 더 생태문명에 가깝게 접근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회사들이다.

버섯을 이용하여 대체 고기를 만들고 대체 가죽을 만든다. 햄거버과 핸드백을 균사체로 배양하고 의식주 중에서 두가지인 음식과 옷을 생산하는 마이셀프로젝트. 이미 대체 고기가 각광받고 있지만 주로 사용하는 재료인 콩도 GMO 논란을 포함해 생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생태 친화적인 버섯을 이용해 대체 고기와 대체 가죽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동물 사육에 대한 문제, 그리고 환경적인 문제로 인해 무조건 육식을 제한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를 낳게 된다. 좀 더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대체 고기를 통해 대체 단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에서 환경과 삶에 대한 만족을 동시에 생각하는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플라스틱 오션을 플랜트 오션으로 되돌리고 플라스틱 플래닛을 플랜트 플래닛으로 되살리는 사명을 가지고 해조류 부산물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마린이노베이션. 플라스틱의 편리함은 이미 어쩔수없는 대세가 된 것 같다. 플라스틱을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환경 친화적으로 플라스틱 대용품을 만들고  사용하는 것 보다 효율적이다. 다만 아직 비용적인 측면과 내구성은 보완해야 겠지만 새로운 재료로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재료를 대체할 수 있다면 지구 환경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 에너지 최선진국인 덴마크에서는 풍력발전으로 전력 수요의 100%를 감당하고 있다. 이 덴마크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과 노하우로 우리나라 에너지 대전환에 접목하고 있는 루트에너지. 충적세, 홀로세 등을 거쳐 지금을 일컫는 인류세는 이전과 달리 매우 짧은 기간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인류의 역사가 어찌될지 모르는 현 시대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을 위해 산림을 밀어버리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질문도 생긴다. 환경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태양광 패넝을 설치 하고 풍력 발전을 통해 대체 에너지를 얻는 것은 궁극적인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은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나라이다.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공 농민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결론으로 로봇이 정말로 필요한 곳은 한국의 농촌이라는 결론에 이른 심바이오틱스. 무조건 농촌을 살리자는 말로 그칠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이 거의 없는 농촌을 위해서는 일을 대신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해외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기계화는 꼭 필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이런 기업에 제대로 지원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생색내기와 일회성 정책으로는 지구를 살리는 노력에 별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몇몇 가능성 있는 환경 기업에 꾸준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지구를 살리려는 다양한 정책과 방향 제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학] 미적분의 힘

2021. 9. 30. 12: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미적분의 힘 > |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 이충호 옮김 | 해나무

 

미적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곡선에 대한 접선, 그리고 그래프의 면적이다. 배울수록 복잡도도 높아지고 수식의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언급한 2가지인 것 같다. 하지만 미적분을 배우고 난 후의 문제는 이걸 어디에 써먹는 것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다양한 형태를 가진 도형의 면적을 구하는 것은 현실에서도 적용할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 미적분을 알아야 한다고는 생각들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완전히 날려버릴 수 있는 책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미적분이 없었다면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GPS나 MRI를 포함해서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자레인지까지, 그리고 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 속 곳곳에 미적분이 녹아 들어있다. 물론 이 모든 것에 미적분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른 기술적인 진보와 과학적인 발견이 필요했지만 그 배경에는 미적분에 대한 개념이 핵심적인 기법으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이다.

미적분에 대한 언급을 시작하기 전에 아르키메데스로 부터 이야기를 풀어간다. 미적분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오래 전 고대 그리스 수학자로 부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여러 수학자들이 수학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영역으로 넓혀가면서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이르러 미적분학이 완성되게 된다. 물론 책의 마지막에 언급되지만 미적분학의 완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의 미적분학도 완성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할 미적분학에 대한 기반 개념이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고대 수학자 중 제논이 있다. 제논의 역설로 잘 알려진 무한의 원리는 대부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제논의 논리가 양자역학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한의 원리는 모든 것을 끝없이 쪼갤 수 있다는 것인데 현실에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하여 이는 곧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이에 대한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가 잘 앍고 있는 고대 수학자의 논리가 어떻게 현대 과학과 연결될 수 있는지 책의 중간중간에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부분이 미적분의 힘을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연하겠지만 책의 많은 부분을 뉴턴과 라이프니츠에게 할당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수식으로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길지만 별 어려움없이 읽어 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에피소드도 소개되고 있기에 지루한 면을 조금 덜어주는 것 같다.

사실 미적분에 관련된 책을 이렇게 흥미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대부분 식과 계산에 치중하기 떄문에 그 배경과 활용에 대해서는 많이 무시했던 탓인 듯 하다. 하지만 미적분은 인류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 같다.

[여행] 맥주 한잔, 유럽 여행

2021. 9. 28. 13:0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맥주 한잔, 유럽 여행 > | 권경민 지음 | 이담북스

 

유럽 7개국을 다니며 맥주 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전세계 여러 나라에 맥주가 있지만 가장 유명한 곳이 유럽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는 오로지 맥주를 위해 유럽 7개국을 다녔고 책 대부분의 분량을 맥주에 대한  소개와 감흥으로 채우고 있다. 한번쯤은 나도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일으키는 책이었던 것 같다.

물론 모두가 맥주 이야기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계획된 식당이나 양조장 가는 길에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와 길거리 음식들, 그리고 맥주와 더불어 먹게 되는 음식들에 대한 소개도 이 책의 진가를 높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 매장에서 2000 종류가 넘는 맥주를 판매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 맥주를 또 선택해서 마신다는 것에 대해서도 존경스럽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물론 나도 독일 뮌헨 출장에서 몇몇 맥주를 마셔보았고, 루마니아에서 그 지역 맥주를 맛 본 경험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 같다.

주변에서 쉽게 맥주를 구하고 마시곤 하지만 맥주의 세계도 무궁무진한 것 같다. 종류도 다양하고 각 나라별로 특색있는 맥주도 셀수없이 많은 것 같다. 모든 맥주를 마셔볼 수는 없겠지만 기회가 될때마다 조금씩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맥주를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여전히 한두가지의 브랜드만 선호해서 마시곤 하는데 하나 정도는 새롭게 바꿔보면서 색다른 맛을 느껴보고자 한다.

[인문] 코로나 이후의 세상

2021. 9. 27. 12:5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코로나 이후의 세상> | 말콤 그래드웰 외 9명 지음 | 이승연 옮김 | 모던아카이브

 

코로나19로 촉발된 현 상황이 짧은 기간 안에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도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다. 농담삼아 앞으로 시대 구분은 AC와 DC, 즉 Before Corona와 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곤 한다. 농담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초반만 하더라도 과연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코로나 이후의 생활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의 논지가 모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기존 국제적인 사안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중요한 사상가과 활동가들이 토론을 벌인 멍크 디베이트가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 이후에 세상에 대해 주요 사상가들과 1대 1로 대담을 펼친 멍크 다이얼로그를 번역한 책이다. 기존 코로나 이후를 진단한 많은 책들이 근본적인 이슈보다는 좀더 우리가 밀접하게 느끼는 실 생활에 맞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면 이 책의 대담자들은 보다 큰 관점에서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대담에 참석한 9명은 구성부터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다. 각자가 활동하는 분야도 다를 뿐더러 남성과 여성, 백인과 유색인, 일부 레즈비언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을 보면 특정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비록 대부분 북미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지만 개개인이 미치는 영향력을 본다면 북미권의 입장이 전세계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기에 이 부분은 크게 부족한 부분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말콘 그래드웰은 스포츠를 비유로 들어 코로나에 대한 대처와 미래를 언급한다. 농구는 스타플레이어 한명으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강한 고리 스포츠라면 축구는 부족한 선수 한명으로 인해 경기를 망칠 수 있는 약한 고리 스포츠이다. 코로나로 인한 현 상태는 약한 고리가 지배하는 사회적인 문제이기 떄문에 취약계층에 대한 대처가 소홀하게 되다면 그 여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야기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카라 스위셔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코로나 이후 점점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정부의 규제로 부터 점점 멀어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정보가 점점 소수 기업으로 몰리면서 그 기업들의 힘이 점점 커지는 상황은 지속적인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 이후에 양극화 현상에 대해 대부분 우려하고 있다. 어찌보면 보수적인 진영에 있는 사람조차도 양극화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단순 기우만은 아닌 것 같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관심이 줄어들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도 심각한 것 같다. 현재 닥쳐있는 문제는 코로나 이슈이지만 궁극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어야 할  주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미래에 대한 토론이나 경제에 대한 주제로 세계의 다양한 석학을 모아놓고  이런 종류의 대담이 종종 열리곤 한다. 하지만 그 대담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대부분 식상하거나 대체로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그치고 있는 것 같다. 예상 질문과 답변을 가지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흐름에 맞게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고 깊이 있게 생각한 답변을 주고 받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담을 이끄는 사람이 넓은 식견이 있어야 하고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 세계의 석학들이 생각하는 모습을 대략 짐작할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또한 서로 주고 받는 질문과 답변에서 평소 그들의 생각의 깊이와 안목을 잘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한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우리는 이들이 나눈 대담에서 나온 대화를 통해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의 정책을 고민하고 방향을 세워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제] 두 발로 선 경제

2021. 9. 23. 08:1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두 발로 선 경제 > | 이용우 지음 | 한빛비즈

 

"아들에게 권할 직장이 없는 사회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누구나 공감하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비록 많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아마도 현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정이란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공감과 더불어 현재 사회는 혁신을 필요로 한다. 플랫폼과 핀테크, 그리고 가상자산이 넘쳐나는 현재, 새롭게 나오고 있는 기술이 정책이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지나치게 기술 위주로 경제가 흘러가도 문제가 되지만 너무 기술에 뒤쳐진 경제도 여전히 문제를 낳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 같다.

이 책은  경제학자이자 금융 전문자이자 현재 입법 활동을 하는 정치인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해법에 대해 제시한 책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정과 혁신이다. 특히 혁신은 공정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과 혁신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두 발이라고 할 수 있다.

공정과 혁신이란 두 발을 땅 위에 둔 관점을 유지한 상태에서 현실로서의 경제와 경제주체들의 욕망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인센티브를 만드는 것이 경제정책으로 볼 수 있다. 현실에 바탕을 둔 경제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공정과 혁신이란 두 발을 디딘 상태로 서서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시장경제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시장 기능이 갖는 의미와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것에 대해 적절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시장이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대상 및 범위를 제대로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책 제목이 왜 < 두 발로 선 경제 > 인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경제를 지탱해야 할 공정과 혁신을 기반으로 새롭게 경제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함으로 표현한 제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 곳곳에 현재 부각되고 있는 다양한 개념들이 소개된다. 현재 가장 핫이슈로 존재하는 플랫폼부터 포함해서 핀테크에 대한 개념과 경제 관점에서의 중요한 포인트를 잘 제시해 준다.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만들어가는 핵심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인 자유로움 이면에는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다양한 비밀이 숨어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알고리즘 속에 숨어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고 투명하지 않은 기업의 경영 구조는 정부가 규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 내게 된다. 특히 금융권의 경우 이러한 규제가 좀 더 엄격하게 적용되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적용하는데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이러한 기술적인 자유로움과 정부의 규제속에서 카카오 뱅크가 탄생하고 새로운 혁신기업이 출현하게 되었다. 아마도 어느 한쪽에 치우쳤더라면 은행으로 발전하지 못했거나 기존 은행과 차별점이 없는 은행이 되었겠지만 그 중간에서 자리매김하면서 급속히 성장하는 아이콘이 된 것 같다.

이 이외에도 불평등에 관련한 주제에 큰 하나의 파트에 할애하고 있다. 불평등 문제를 포함해서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현재 정치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부분까지 폭넓게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많은 이슈들이 한 순간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부조리와 불평등, 그리고 정책을 서서히 바꾸어 나가고자 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방향도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정답을 제시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다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 중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사회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면 보다 공정한 사회에서 새로운 혁신이 꾸준히 일어나는 바람직한 사회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fastai와 파이토치가 만나 꽃피운 딥러닝 > | 제러미 하워드, 실뱅 거거 지음 |

박찬성, 김지은 옮김 | 한빛미디어

 

현재 많은 제품들에 인공지능 또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머신러닝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머신러닝으로 첫 걸음을 떼기 위해 접하는 책이나 참고 자료들은 일단 수학적인 배경과 이론위주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시작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초보자가 딥러닝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복잡한 수학적 배경지식이 없어도 약간의 수학지식과 소규모 데이타, 짧은 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딥러닝을 구현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딥러닝을 공부하는 초반에 코드를 실행해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책들은 지루한 이론적 설명을 하고 복잡한 수식을 보여준 다음에 간단한 예제를 설명한다. 따라서 초반부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초반에 자신이 뭔가 동작하는 코드를 실행하고 원하는 결과를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한층 흥미있게 공부를 이어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생각한다.

초반부에 딥러닝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바로 데이타 윤리에 대해 설명한다. 이 부분도 이 책이 가지는 독특한 점이면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머신러닝이 탑재되어 출시되는 많은 제품에서 일부 인종 차별적인 결과 또는 여성 비하적인 학습 결과를 보이는 사례가 발견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학습 과정에서의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부분은 데이타에 대한 부분, 즉 데이타 윤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딥러닝을 학습하기 전에 데이타 윤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꼭 필요한 점이라고 생각되고 이 책이 그런 면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잘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fastai 라이브러리는 지난 6년간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의 fast.ai 연구 단체에서 진행해 온 딥러닝 교육의 접근법을 그대로 녹여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라이브러리를 배운다는 생각보다 딥러닝으로 무언가를 만들면서 그런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고민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보다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 소개에는 코딩경험이 없어도 괜찮다고 되어 있지만 전반적인 책의 구성이 코드 위주로 설명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python 개발 경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딥러닝에 대한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추상적으만 생각했던 딥러닝의 세계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이 된 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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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방구석 심리학 실험실

2021. 9. 15. 16:3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방구석 심리학 실험실 > | 마이클 A. 브릿 지음 | 류초롱 옮김 | 한빛비즈

 

심리학 서적을 보면 다양한 심리 이론과 실제 수행한 심리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심리학 연구를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을 읽거나 실험결과를 보고 수긍하는 정도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만약 유명한 심리실험을 일반인이 간단히 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실험결과도 예상한 대로 나온다면 그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없지 않을까?

이 책은 흥미로운 심리실험에 대해 심리학자가 실험한 배경과 실험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일반인이 간단히 그 실험을 재현해 볼 수 있는 실험방법을 설명한다. 물론 심리학자가 실험한 방법 그대로 실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동일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간단한 형태로 실험 과정을 변형했다. 하지만 변형된 실험 과정도 심리학자가 실험한 개념에 바탕을 두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흥미로운 결과를 이끌어내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총 50개의 심리학 실험이 소개되고 있다. 각 실험마다 심리개념, 연구명, 원조 과학자/연구자가 설명된다. 그리고 각 연구의 개요와 원조 실험의 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원조 실험을 기반으로 직접 따라해 볼 수 있는 실험가이드를 제시한다. 그리고 이 실험가이드대로 실험했을 때 예상되는 실험결과를 제하고 실험의 의미를 다시 설명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한다.

기존 심리학 실험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심리실험은 연구자들이 잘 설계한 실험방식과 절차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분석 결과에 대해서는 잘 수긍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실험을 좀 더 간단하게 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호기심도 종종 생기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러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 또는 친한 사람들과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실험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결과와 의미를 설명해 준다면 우리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심리학적 실험이 실제로는 간단히 실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의 심리와 다른 사람의 심리도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 텐 드럭스

2021. 9. 14. 09:1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텐 드럭스 > | 토머스 헤이거 지음 |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코로나 시국이 지속된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면역이나 항체, 그리고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계속 생기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토마스 헤이거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3권의 서적(텐드럭스, 감염의 전장에서, 공기의 연금술)을 관심있게 보게 되었다. 이 책은 3권 중에서 인류의 역사를 바꾼 약 이야기에 대한 책이다.

인류를 바꾼 약 이야기라고 해서 우리가 모두 다 잘 알고 있는 약은 아니다. 또한 약의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제약사와 연결된 어두운 부분까지 가감없이 잘 보여주고 있다. 마약과 진통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제약사와 약이 가지는 어쩔수없는 관계로 생각된다.

‘장기집권하는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만병통치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방금 언급한 화이자의 두 가지 블록버스터의 공통점은 기저질환을 치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기장애와 관절병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통을 주지만,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비아그라와 쎄레브렉스는 질병이 아니라 증상을 치료한다.

증상을 치료하는 ‘삶의 질 개선제’는 끊임없이 처방될 수 있다. 만약 환자가 복용을 중단한다면 증상이 재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삶의 질 개선제는 제약사(그리고 의사)에게 끊임없이 수익을 안겨준다. 엄청난 신약개발 비용을 감안할 때, 제약사들이 그런 식으로 수지타산을 맞추는 이유를 이해하기는 쉽다. 이윤 추구는 개발될 약물의 종류를 왜곡시킨다. 이쯤 되면 제약사들이―인류가 절실히 요구하는 신규 항생제를 등한시하고―노화의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에 큰돈을 쏟아붓는 이유를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 p.249, 「7장 섹스, 피임약, 그리고 비아그라」 중에서

여기 소개된 약은 모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류에 영향을 크게 미친 약들이다. 그리고 그 약의 개발에 들어간 사연과 노력도 여실히 드러난다. 처방약의 과잉시대에 살아가는 오늘날, 약의 부작용이 점점 증가하는 이유에는 거대 제약 산업의 현실과 부조리함이 존재한다.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책인 것은 분명하다.

[소설] 불편한 편의점

2021. 9. 14. 07:4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불편한 편의점 > |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예스24 북클럽 상위에 랭크되어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노숙자로 살아가던 주인공에게 펼쳐진 편의점 알바 생활,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갈등 해소.

편의점에서 사연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 모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취업 준비생의 일상, 모자간의 대화 단절로 인한 갈등, 삶의 무게를 짊어진 가장의 고민, 그리고 진상 고객까지 어찌보면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관심과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고민이 해소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실에서 오는 사람 모두에게 관심을 가지고 배려해 주는 주인공은 불편한 사람일 수 밖에 없다. 또한 노숙자인 주인공을 편의점 알바로 고용한 편의점 주인도 지나친 신뢰와 배려를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편의점이긴 한데 불편한 편의점이다. 부담스럽고 불편하지만 계속 가게되는 그런 편의점이다.

하지만 불편한 편의점을 통해 갈등이 해소되고 주인공은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다. 그 과정에서 기억하기 싫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모든 것에 대한 연결고리가 완성된다.

마지막 부분에 전체를 설명하는 듯한 부분은 차라리 없애거나 간략하게 처리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깔끔하게 마무리할려고 길게 모든 상황을 정리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는 독자가 일정부분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편이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간만에 따뜻한 사람들에 대한 소설을 읽은 것 같다. 사람 사이의 인연, 그리고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되새겨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