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무튼, 술집

2021. 12. 3. 11:1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아무튼, 술집 > | 김혜경 지음 | 제철소

 

아무튼 시리즈로는 이 책을 처음 읽어 본다. 다른 도서 카페에서 아무튼 시리즈를 가끔씩 언급하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북클럽에 시리즈 책이 몇권 있길래 그중에서 술집을 골라봤다. 물론 주제에 대한 사적인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의 살아온 이야기와 살아가면서 방문한 술집(식당)에 대한 이야기이다. 술로 인한 에피소드도 여러가지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같은 이야기도 서스럼없이 풀어 놓고 있다. 진정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몇몇 에피소드에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라지기 때문에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마치 식단 일기처럼 온통 먹고 마신 하루들로 가득 차 있”는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면서도 펑펑 써댄 카드값 걱정보다 그때 못다 마신 한 잔의 술을 아쉬워하는 저자라고 하니 진정한 술 애호가라고 해야 겠다.

비슷한 시리즈 중에 다른 저자의 <아무튼, 술>이라는 책이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 봐야겠다.

<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 | 엘레나 정 지음 | 문학세계사

 

해외를 많은 나가는 사람들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항공 승무원을 꼽을 것 같다. 물론 일적으로 해외를 나가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과는 좀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바깥에서 보기에는 해외를 자주 나가고 하루 이틀 정도의 여유 시간에 간단히 여행도 할 수 있는 그런 직업으로 여기곤 한다.

이 책은 10년차 스튜어디스인 저자가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 또는 항공 스케줄로 나간 해외에서의 짧은 관광지 방문 등을 담은 책이다. 누구보다도 해외를 많이 나가는 스튜어디스는 어떤 여행지를 다니는지,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숙박이나 음식점은 어떻게 선택하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할까? 여행 자체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여행 자체에는 대부분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한해동안 고생한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거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 여행을 가서 정리를 한다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여행을 가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여행 자체가 그런 고민이나 결정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본인의 자리 그대로 있어도 고민이나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여행을 통해 복잡한 머리와 주변 상황을 잠시 회피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비슷한 도시를 가고 다른 사람들이 다 가는 관광지를 가더라도 저마다의 여행이 있는 것 같다. 여행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모두 다르고, 가기 전과 갔다 온 후의 느낌도 대부분 다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생각해 보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곤 하는 것 같다.

스튜어디스의 여행이라고 해서 우리와 별단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책에 소개되는 다양한 관광지와 해외 도시들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장소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동료나 선배가 이미 다녀 본 곳이라면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았다. 또한 여행을 위한 다양한 노하우는 간혹 해외를 나가는 사람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단순히 여행에 대한 이야기만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일반 승객이 볼 수 없는 승무원의 삶, 그리고 비행기에서 승무원이 하는 역할등은 다른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내용이었던 것 같다. 또한 여행을 위한 준비와 과정들, 여행을 통해 만난 다양한 인연과 맛집 등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소중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혼자떠나기 위한 여행코스라던가 직장인을 위한 주말 활용 해외 여행지, 그리고 취향에 따른 베스트 추천 여행지 등은 책을 읽는 독자의 성향에 맞춰 여행지를 골라볼 수 있는 좋은 추천 코스인 것 같다.

중간 중간 저자가 다닌 도시에 대해 설명하면서 마지막에 꼭 추천 여행일정을 표시해 두었다. 그 도시를 여행한다면 각 장의 마지막에 있는 추천 여행지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일반 여행 도서는 아니다. 책의 표지에 적힌 대로 "여행 좀 해본 스튜어디서 언니의 여행 썰"이라는 표현이 이 책을 꼭집어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인 것 같다. 스튜어디스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도 알 수 있게 해 주고 여행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소개까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내 마음의 벽난로에 마른 장작 하나 더 던져 놓은 것 같다.

[역사] 친일파 열전

2021. 11. 26. 14:3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친일파 열전 > | 박시백 지음 | 비아북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미 많은 친일파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너무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친일 인물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개를 치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친일을 하고도 제대로 된 벌을 받은 적도, 그리고 친일파의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다는 점이다. 도리어 해방 후에 또 다른 기득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심지어는 애국독립투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고문하는 상황까지 되기도 한다.

나치에 단순 부역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독일을 보면 아직 우리나라를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여전히 친일파들이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탄탄한 인맥의 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친일 인사들에 대한 처벌과 징계는 어느 때가 됐던 이루어져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기억하고 기록해서 역사의 심판을 받는 날이 언젠가 온다는 것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마지막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책이 있음으로 해서 친일파에 대한 기억을 계속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 개정판 > | 장 노엘 파비아니 글 | 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

| 김모 옮김 | 한빛비즈

 

이 책은 한빛비즈에서 나온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개정판이다. 기존 책보다 8개의 장이 더 추가되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교회와 의학을 포함해서 근대 및 현대로 오면서 발전한 의학 내용이 제법 추가된 것 같다. 예를 들어 날씨와 생활 환경, 소생술과 응급처치, 여성 의사 등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의학을 만화로 본다는 게 좀 생소하기는 하다. 하지만 책의 표지에 나오는 대로 의대생들 또는 의사가 꿈인 자녀들이 관심을 가지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은 든다. 기존 시리즈인 공룡이나 곤충은 아이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라서 만화로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친숙함이 더 많았다면 의학은 과연 어떻게 만화로 그렸을까 하는 궁금함과 호기심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역시나 만화이긴 하지만 글밥이 아주 많은 만화이다. 글밥이 아주 많은 먼나라이웃나라 느낌이랄까... 하지만 만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큰 부담감없이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잘못 알고 있었거나 새롭게 알게 된 정보도 제법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내용은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제목 자체는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러한 제목이고, 각 내용은 각 주제에 관련된 시대적인 흐름과 사람들 위주로 전개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읽지 않고 관심이 가는 주제 위주로 읽더라도 크게 흐름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의학의 역사 관련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히포크라테스 선서 아닐까 싶다. 이 부분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왜 그러한 선서가 나오게 되었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중세시대에는 왜 이발사가 외과 수술을 했을까? 그 비밀은 성직자들이 피를 불결한 것으로 여겨 수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 당시 칼이나 도구를 가장 잘 다루는 직업중의 하나가 이발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사 면허가 생기게 된 계기는 루이 14세의 치질 때문이라고 한다(왜 그런지는 책을 읽어 보면 나온다)

가장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뇌 질환의 발견에 대한 부분이다. 데카르트는 정신을 뇌와 다른 비물질적인 존재라고 여겼던 반면 르낭은 간이 담즙을 생산하는 것처럼 뇌가 생각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중적인 성격 탓에 뇌 질환 연구는 신경과학과 정신의학 사이에서 진행되어 왔다. 신경과학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육체의 이상 현상을 풀어내 왔으며, 정신의학은 형이상학적인 관점에서 정신착란에 접근했다.

이 이외에도 흥미를 가지고 볼 만한 주제는 제법 많았다고 생각되며, 하나하나의 주제가 나름 의미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이 들었다. 학생이든 어른이든 누구든지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되며,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간중간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의외로 등장하는 것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

[인문] 퓰리처 글쓰기 수업

2021. 11. 25. 21:2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퓰리처 글쓰기 수업 > | 잭 하트 지음 |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보니 다양한 글쓰기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매번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책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포인트는 좀 달라던 것 같다. 물론 그 지적하는 포인트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워낙 다양한 시각에서 글쓰기에 대해 언급하다 보니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매번 추가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읽은 글쓰기에 관련한 책 중에서 이 책이 손에 꼽을만 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글을 읽는 독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글을 읽는 독자를 잘 이끌어 나가서 글에 몰입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글을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중간중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종종 언급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시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던 '비극'을 집중적으로 탐구하여 시의 본질과 원리를 제시한 책이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여러 행위와 사건을 엮어 통일된 전체로 구성한 플롯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깊게 뿌리내린 비극과 서사시가 단순 유흥거리가 아니고 삶에서 철학의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인간의 행위로 여겼다. 따라서 시학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행하던 모든 것 속에서 진리와 선의 실체를 발견하고 철학이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도 또한 글쓰기에 필요한 여러 주제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리고 그 설명과 더불어 저자가 생각하기에 참고할 만한 글을 예제로 덧붙이고 있어서 개념과 글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되는 것 같다.

스토리로 부터 시작해서 시점, 캐릭터, 그리고 주제까지 글을 구성하고 어떻게 하면 글을 읽는 사람이 길을 잃지 않고 저자가 제시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지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가 글쓰기 스킬이 아니라 글쓰기를 위해 필요한 구성요소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 구성요소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픽션과 논픽션은 글쓰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 저자가 마음대로 시점과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픽션과 달리 논픽션은 실제하는 인물과 사건을 기반으로 움직여야 하는 제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제약 안에서도 글을 어떻게 구성하고 서술하느냐에 따라 독자의 몰입도는 천지차이인 것 같다.

책이 전반적으로 언급하는 내러티브 포물선이라는 주제는 글쓰기를 시작할 때 미리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이 내러티브 포물선에 대한 개념없이 글을 쓰는 것은 일관성있는 글쓰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 혼동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위해서 생각해야 하는 다양한 주제를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굳이 다른 사람을 위한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글을 쓰기 위해서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이 들고, 글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된다.

[정치] 좌파와 우파의 개소리들

2021. 11. 22. 20:5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좌파와 우파의 개소리들 > | 이관호 지음 | 포르체

 

서점에서 정치에 관련된 책을 보면 대부분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느낀다. 정치의 특성상 중간이란 부분이 모호한 지점이긴 하다. 하지만 정치인과 정치에 밀접하게 관련된 사람을 제외하면 많은 사람들이 중도의 위치에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성향을 미리 밝히자면 어느 한쪽에 많이 치우친 위치이다. 그리고 그쪽에서 언급하는 많은 정책과 주장들을 많이 받아드리고 반대편에서 얘기하는 정책과 주장은 애써 외면하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객관적인 판단을 떠나서 다른 쪽에서 얘기하는 것은 이미 잘못된 것이고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생각이 많이 있기 때문에 좋고 나쁨을 잘 따져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예로 들고 있는 다양한 정책을 보며 나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정책 자체를 판단하고 나의 가치관에 맞춰 고민하는 자세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진보와 보수는 다른 나라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차이를 명확하게 느낄 수는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일단 이 책은 대한민국의 보수와 진보에 대한 진단으로 책을 시작한다. 단순 현상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중세 및 근대의 정치철학자들의 견해에 비치어 현재의 우리 정치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많은 중도층이 정치적인 개소리에서 벗어나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중도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성과 캐스팅 보드로서 중도층의 중요성, 그리고 제3 지대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에 대해 언급한다.

어느 한편에 치우지지 않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정치적인 견해가 달라질 수 있는 많은 중도층 입장에서 정치적인 개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또한 정치적으로 어느 한쪽에 편향된 일반 시민(정치인은 제외해야 할 것 같다)도 자신의 편향성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한편으론 친일에 대한 부분은 조금 아쉬운 것 같다. 저자도 넣을지 말지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만 아직 친일이란 부분은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제대로 된 청산이 되지 않은 친일 문제를 다시 바라보는 것도 조금 성급한 것이 아닐까 생각든다. 하지만 이것도 책을 읽는 사람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경제적인 발전은 많이 이루었지만 정치적으로는 아직 다른 선진국만큼의 발전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데올로기와 실제적인 현실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는 있겠지만 보수와 진보에 대한 정치권의 자리매김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IT] 소프트웨어 스펙의 모든 것

2021. 11. 21. 19: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소프트웨어 스펙의 모든 것 > | 김익환, 전규현 지음 | 한빛미디어

 

많은 소프웨어 개발 프로젝트가 다양한 이유로 실패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인원과 일정과 비용을 항상 산정해서 시작하지만 대부분 일정과 비용이 예상과 많이 달라지게 되어 예상했던 일정을 넘기거나 추가적인 인원이 프로젝트에 투입되게 된다(물론 프로젝트 막바지에 개발자가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일정 단축이 된다는 보장은 하기 어렵다). 어떤 이유때문에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될까?

문제가 발생하는 많은 프로젝트는 제대로 된 스펙이 작성되지 않은 채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라고 표현하는 개발 프로젝트는 그 성격상 언제나 변경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펙 작성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뒤늦은 스펙 변경으로 인해 전체 프로젝트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스펙을 제대로 작성하는 역량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능력이며 소질있는 개발자도 오랜 경험과 노력으로 터득해야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펙의 중요성에 대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은 스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스펙을 적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어러 사정으로 못 적는다던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보기 전까지는 천재도 그 내용을 다 알 수 없다는 등이다. 특히 스펙을 작성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하곤 한다. 하지만 이미 언급했던이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한 사항이며 도리어 제대로 된 스펙없이 소프웨어 개발을 시작하는 것이 프로젝트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프트웨어 스펙을 개발자만을 위한 문서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스펙은 모든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를 연결하는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고객, 마케팅, 영업팀에게는 어떤 제품이 만들어질지 미리 알 수 있도록 하며, 프로젝트 관리자에게는 스펙이 관리를 위한 기준이 된다. 개발팀은 스펙을 통해 개발해야 할 제품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안다. 이 외의 모든 인원이 이 스펙을 통해 미리 필요한 준비를 수행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스펙이 중요한 만큼 제대로된 스펙 작성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SRS(Software Requirement Specification) 관점에서 스펙 작성을 설명한다. 종종 스펙과 요구사항을 혼동하는 것을 보게 된다. 요구사항은 일반적으로 고객이나 이해관계자가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펙은 쓰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요구사항은 몇줄에 불과할 수 있지만 그 요구상에 매핑되는 스펙은 수 페이지 또는 수십 페이지가 될 수도 있다.

스펙의 중요성은 이 책의 분량만 봐도 알 수 있다.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소프트웨어 스펙이란?" 부분이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그만큼 스펙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부 "SRS 작성법"은 1/3 정도를 차지하는데 실제 SRS 예제를 기반으로 작성해야 하는 항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스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스펙 작성에 대한 중요성과 작성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관리자뿐만 아니라 개발자, 그리고 회사의 구성원 모두 스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프로젝트의 출발점으로 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많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이 책을 읽고 스펙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개발자는 제대로 된 스펙을 작성할 수 있는 개념과 기술을 터득하면 좋을 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살고 싶다, 사는 동안 더 행복하길 바라고 > | 전범선 지음 | 포르체

 

살아오면서 고기를 먹지 않는 비건을 두번 만난적이 있다. 한번은 프로젝트때문에 만난 인도 사람이고 다른 한번은 같은 회사에서 일한 사람이다. 같은 회사에서 일한 사람은 원래 고기를 먹었었는데 동물 도살 다큐를 보고 고기를 끊은 경우이다. 이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채식주의자라고 알고 있는 비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고기(소나 돼지 등)를 먹지 않는 비건이었다.

비건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그 첫 시작은 다양한 것 같다. 건강상의 이유도 있고,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 동물복지에 대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비건으로 살아가면서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은 더 많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비건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비건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면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비건을 언급한다. 특히 동물 복지 차원에서 비건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동물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한 평등 문제로 시각을 돌릴게 된다. 남녀에 대한 평등, 부모에 따른 평등 등등 태어나고 타고난 환경에 따라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는 종종 정의를 언급하곤 한다. 하지만 정의와 평등은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비건의 끝은 인간의 성별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동물의 종 사이에 대한 차별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의 모든 동물이 평등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의 중간 중간 나오는 녀남(남녀), 소 한명(소 한마리) 등 흔히 쓰지 않는 형태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오타라고 생각했지만 책 전반에 이런 용어들이 사용되는 것을 보면 평등 관점에서 저자가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인 것 같다. 처음 볼때는 생소하다고 느껴졌지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남녀에 대한 순서를 정하고 종에 대한 우월관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 문제도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많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인 차별 의식을 가지고 있고 계속 그 생각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궁극적인 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계속 퍼져나가고 공론화될 수록 성 평등과 종 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조금은 발전된 평등 사회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때는 조금 거북스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책장을 덮는 순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과학]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

2021. 11. 12. 08:0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 > | 마크 스펜서 지음 | 김성훈 옮김 | 더퀘스트

 

아무런 사전지식없이 제목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공포소설 또는 추리소설 정도로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사실 일반 상식으로 시체와 식물학자를 연결하는 고리를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법의식물학자에 관한 내용이다. 다양한 법의학자에 대한 책은 읽어봤지만 법의식물학자에 관해서는 본적도 들어본적도 없는 생소한 용어이다. 법의식물학자라는 용어는 아직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법의식물학을 통해 범죄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고 있다.

런던자연사 박물관에서 일하던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범죄에 관련한 전화를 받고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법의식물학자로서의 길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전문 법의식물학자로 활동하면서 법의식물학과 생태계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고 있다.

책에 소개되는 여러 건의 시체 유기 사건에서 다양한 식물을 통해 시신이 그자리에 있었던 기간을 밝혀 낸다. 물론 법의식물학이 사망 원인까지 밝혀내지는 못하다. 시신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일은 여러 법의학자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다만 시신이 오래되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경우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느냐는 그 사람의 신원을 밝히기 위한 소중한 정보가 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시체가 있으면 식물이 거기에 반응한다.
주변 식물은 시체를 완전히 둘러싸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해 줄
중요한 단서를 품은 타임캡슐이 될 수 있다"

책의 초반에 소개되는 이 문구가 법의식물학자에 대한 많은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식물이지만 그 식물을 통해 시체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꽃가루는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다.
환경조건만 적당하다면 꽃가루는 흙 속에서 몇천 년이나 살 수도 있다.
이런 특성때문에 범죄과학은 꽃가루의 분포 패턴을 이용해
사람과 특정 장소를 연관 짓는다"

용의자가 피해자를 유기한 장소를 명확하게 얘기해 주지 않더라도 용의자에게서 획득가능한 다양한 정보로 대상 지역을 좁힐 수 있다. 특히 특정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 꽃가루가 있다면 그 범위는 매우 제한적으로 좁힐 수 있을 것이다.

"미생물과 균류가 우리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최근 DNA 추출 기술의 발전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도 확보됐다.
이런 발전들이 뒷바침된다면 법의환경학은
법정에서 핵심 증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 카레부부의 주말여행 버킷리스트 > | 조유리 지음 | 김재우 사진 | 길벗

 

코로나로 인해 해외 여행뿐만 아니라 국내여행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지 거의 2년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지금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해외 여행을 나가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많은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시점에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특히 제주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국내 여행지도 해외 여행지 못지 않게 좋은 곳이 많은 것 같다. 아이가 어릴때는 휴가철마다 국내 여러 곳을 다니면서 만족하곤 했었는데 어느 순간 국내보다는 해외 여행지로 더 눈이 가곤 했었다.

지금도 선뜻 여행을 떠나기에는 조심스럽기는 한 것 같다. 하지만 조금은 움츠린 몸을 펴고 예전의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괜찮은 국내 여행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고 있다.

이 책은 카레부부가 전국을 누비며 찾아낸 당일 및 1박 2일 여행지를 소개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해서 여행코스를 안내하고 맛집에 대한 정보도 최신 정보로 채워져 있다.

내용은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여행으로서 로맨틱 투어, 온전한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인 힐링 투어, 스트레스 풀며 신나게 걷는 길이 에너제틱 투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배움의 시간이 컬쳐 투어, 숨겨놓고 훌쩍 다녀오고 싶은 나만의 아지트인 시크릿 투어이다.

책의 시작부분에는 카레부부가 추천하는 테마별 인생 여행지가 소개되어 있어서 테마별로 빠르게 여행지를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여행동선 짜는 방법과 인생샷 남기는 방법, 현지 맛집 찾는 방법 등 여행을 계획하는 중에 또는 여행지에서 주로 마주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조언을 제시해 준다.

책에 나오는 여행지 중 이미 다녀온 여행지도 제법 눈에 띄었다. 그리고 꼭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추가된 여행지도 여러 곳 생기게 되었다. 겨울이 와서 더 추워지기 전에 카페부부가 추천하는 여행지를, 추천 동선을 따라 힐링하면서, 추천 맛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