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눈먼 시계공 1

2020. 9. 18. 16:0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눈먼 시계공 1 > | 김탁환, 정재승 지음 | 김한민 그림 | 민음사


처음부터 이 책을 읽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원래 구입할려고 했던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이었는데 무엇에 홀렸는지 주문하고 나니 이 책이었다. 주문할 때 순간적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에 대한 개정판이라 생각하고 아무 생각없이 주문했던 것 같다.


소설의 주 배경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과 사이보그가 섞여 살아가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순수한 몸을 가진 인간보다는 기계의 힘을 빌려 더욱 강함을 과시하는 인간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소설의 주 무대는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로봇 격투기 대회와 그러한 발전을 거부하는 세력과의 다툼이다. 기계의 힘을 빌려 더욱 강함을 과시하는 인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반대로 인위적인 생명의 연장과 기계화되는 것을 거부하는 집단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로봇 격투기 대회를 반대하는 세력의 다양한 반대 공격이 있는 상황에서 사람의 뇌를 통체로 제거해가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소설의 주인공은 그 사건을 쫓아가며 다양한 실마리를 찾는다.


뇌공학자와 소설가가 같이 집필한 소설이기에 깊이있는 뇌과학적 지식이 잘 표현됨과 동시에 소설로서의 재미도 더하는 것같다. 소설을 읽다보면 과학서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소설의 흐름을 느낄수 있는 색다른 소설로 생각된다.


과연 가까운 미래에 로봇 공학과 뇌 과학이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될까? 그리고 그 발전이 인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리고 개개인의 삶에 얼마나 녹아 들어갈 수 있을까?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지지는 않지만 소설을 읽으며 가까운 미래에 접하게 될 첨단 기술에 대해 다양한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에세이] 적당히 가까운 사이

2020. 9. 10. 12: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적당히 가까운  사이 > | 댄싱 스네일 지음 | 허밍버드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과의 관계는 어디까지가 적당한 거리일까?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그 거리가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거의 가족만큼 가까운 거리가 되어야 친한 사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은 친한 사이라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회사든 개인 관계든 그 거리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많은 것 같다. 나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그 거리를 좁혀 온다거나, 나 자신보다 상대방이 더 거리를 둔다거나 하는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 된다.


모든 삶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본인이 느끼기에 가장 편한 거리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편한 거리가 되는 것 같다. 배려한답시고 너무 상대방을 맞춰주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본인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 적당함의 기술 -1 ]

마음은 원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에 앞서 움직이지 말고, 마음이 먼저 가게 두자. 오는 사람에게 편안하게 애정을 주고, 가는 사람에게서 좀 더 담담하게 마음을 거둘 수 있기를.


[ 적당함의 기술 -2 ]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게. 상황에 따라 더 편안한 관계의 형태로 '적당히' 옮겨 다니는 '관계 유목민'이 되어 보자.


[ 적당함의 기술 -3 ]

누군가를 얼마나 오래 알고 지냈느냐와 관계의 농도가 반드시 정비례할까. 관계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건 겉으로 드러나는 시간이 아닌, 보이진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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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류세: 인간의 시대

2020. 9. 10. 11:4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인류세: 인간의 시대 > | 최평순, 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진 지음 | 해나무


[지질시대]

좁은 의미로는 가장 오래된 암석이 형성된 약 38억 년 전부터 인류가 지구에 나타난 약 1만 년 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그보다 큰 의미로는 약 38억 년 전부터 현재까지로 정의하며, 가장 크게는 지구가 탄생한 뒤부터 현재까지로도 정의된다.

지질시대는 지층 내의 표준화석의 급변화와 부정합과 같은 큰 지각변동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단위는 큰 것부터 차례로 누대(累代, eon), 대(代, era), 기(紀, period), 세(世, epoch) 등이 있다. 우리가 흔히 듣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는 대에 속하고, 선캄브리아대는 현생누대의 전인 원생누대, 시생누대, 하디안누대를 합한 누대이다. 합하여 부르는 이유는 시생누대나 원생누대에 만들어진 화석을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질시대의 연령은 방사성원소의 붕괴를 이용한 절대연령 측정을 통해 알아낸다.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의 기(紀, period)명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암석이 주로 나타나는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예를 들어 중생대의 쥐라기는 스위스와 프랑스에 있는 쥐라산맥에서 이름을 따왔고, 고생대의 데본기는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데본셔군의 이름을, 캄브리아기는 로마시대 웨일즈 지방의 이름을 따왔다. 신생대의 제3기와 제4기의 세(世, epoch)명은 그리스어로, 홀로세는 완전한 현재, 플라이스토세는 거의 현재, 에오세는 현재의 새벽, 팔레오세는 현재의 이른 새벽을 뜻한다.

(두산 백과 정의)


현재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은 지층 내의 표준화석의 변화같은 큰 지각 변동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지질시대의 연령은 방사성원소의 붕괴를 이용한 절대연령 측정을 통해 알아낸다. 지질학은 시간을 다루는 학문이다. 46억년 지구 역사에서 한 세에서 다음 세로 이동하는 데 수백 또는 수천만년이 걸리게 된다. 공식적으로 현재의 지질시대는 신생대 제4기 홀로세다. 홀로세는 약 1만1700년 전에 시작되어다. 그런데 인류에 의해 지구가 짧은 시간동안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에 홀로세와 구별되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인류세로 명명하자는 것이 인류세의 담론이다.

( - p.18 - )


여태 지구상에 생존해 온 다양한 생물은 지구 환경을 거스리지 않고 순응하며 살아왔다. 지구 환경에 영향을 줄만한 어떤 행위를 하지도 않고 변화시키기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유독 인간만이 다양한 과학과 기술의 개발을 통해 지구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 변화가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여태까지의 지질시대가 오랜 시간 누적된 지각변동을 기준으로 구분되었다. 여태까지는 자연스러운 환경변화에 따라 대기의 변화 및 지각의 변동이 있었다면, 인간이 출현한 얼마되지 않은 기간동안은 인위적으로 지구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흔적을 지구 곳곳에 남기고 있다.



인간은 단순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에 다양한 재앙을 가져 오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염병과 자연재해가 예전보다 훨씬 많이 벌어지고 있다. 무분별한 인간의 다양한 행위가 전 지구를 병들게 하고 인간 자체도 서서히 파멸의 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류세라는 표현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냥 어느 과학자의 주장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미 지질학계의 공식 발표도 있었고, 인류세 실무그룹이 인류세를 정식 지질시대로 인정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이 제안이 통과되게 되면 인류세가 공식으로 인정되는 것이며, 자연적인 지질시대 구분이 아닌 인위적인 환경변화에 의해 지질시대가 구분되는 첫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지질시대마다 대표적인 표준 화석이 있다. 고생대는 삼엽충, 중생대는 암모나이트이다. 만약 인류가 멸명한 후 또는 미래에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화석을 발견한다면 우리 시대의 화석으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닭뼈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77억명의 인구가 230억마리의 닭과 함께 살아간다. 이미 닭뼈는 지구 전역에서 화석화가 진행 중인데 수적으로 규모가 크고 지리적으로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인류세를 대표할 만한 화석으로 지목되고 있다. 먼 훗날 인류가 멸망하고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지구를 지배한 동물이 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야생 생물을 지키려는 인간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르웨이에 있는 국제종자저장소이다. 전세계의 씨앗을 모아서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동물 유전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동물의 유전자를 모아 보과하는 냉동방주 프로젝트이다. 이러한 다양한 유전자 보관의 노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간과의 생존이 불가능한 다양한 생물종이 멸종의 길로 가고 있고, 최소한 그 유전자를 보관하려는 어쩔수없는 인간의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부터 공존의 방법을 택했더라면 이러한 추가적인 노력없이 지구상에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했던 어떤 종보다고 강력한 종임은 부인할 수 없다. 육체적인 능력으로만 보면 홀로 생존하기 힘든 종 중의 하나이지지만 뛰어난 두뇌와 다양한 도구의 발명을 통한,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지구를 지배하는 종이 되었다. 그리고 인류라는 하나의 종이 지구 환경 전체를 바꾸는 시대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지구 곳곳에서 홀로세와 구분되는 새로운 지표가 발견되고 있으며 그 진행도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플라스틱인 것 같다. 단순 지구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마스크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함부로 버린 마스크에 끼어 생존의 위협을 받는 다양한 동물 사례를 접하게 된다. 특히 플라스틱은 재활용도 쉽지 않지만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지게 되고, 그것이 다시 바다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마스크보다 더 심각한 동물 생존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도시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아주 많은 인구가 대도시와 그 주변에 몰려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 많은 사람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쓰레기와 오염물들, 그리고 생활 편의시설에서 나오는 다양한 가스들이 더욱 심각하게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 같다. 몇몇 대도시를 보면 항상 대기 상태가 뿌옇게 되어 있고 강도 정화되지 않고 오염된 상태로 그대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러한 문제는 도시에서 출발했지만 거기에 머물지는 않는다. 작은 열대섬, 정글, 해변 등 거리가 멀리 떨어진 곳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대양 몇군데서 발견되는 쓰레기 섬이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쓰레기가 모여 만들어진 인위적인 쓰레기 더미이며 상상을 초월할만큼 큰 쓰레기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인간이 이 지구의 주인이 아님은 분명하다. 인간은 이 지구를 구성하는 다양한 종과 공존해서 살아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무분별한 환경 오염을 줄이고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칠만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자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지구를 새로운 대멸망의 시기로 이끌고 가는 것은 인간이나 지구 관점에서 대단히 큰 문제를 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지구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인간이 하고 싶은 대로 지낸다면 지구의 파멸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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