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변화하는 세계질서

2022. 6. 3. 13:3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변화하는 세계질서 > | 레이 달리오 지음 | 송이루,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레이 달리오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통해 수익을 낸 사례로 유명하고, 그로 인해 이 시대의 유명한 투자자이자 기업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기업의 노하우와 시스템은 철저히 비밀에 지켜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레이 달리오는 자신만의 경영기법을 공유하고자 <원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원칙>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는 지난 500년간 주요 국가들의 경제적, 정치적, 역사적 패턴을 파악해서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달라질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려주는 책으로 볼 수 있다. 일단 1부에서는 빅사이클 개념을 소개하면서 세상의 작동 원리를 설명한다. 우리 주변에서 짧은 기간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는 잘 느낄수 있지만 장기간에 걸친 변화는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서 빅사이클이라고 표현한 큰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면 다양한 결정요인에 의해 좌우받는 것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라 미래에 대한 어느정도의 추측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빅사이클도 내부 및 외부, 국제 질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2부에서는 지난 500년 간 주요 국가 위주로 세상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설명한다. 서기 1500년대의 세상과 작동원리를 보여주면서, 지금과 많이 다르지만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동일함으로 설명한다. 1500년 이후 많은 진화가 있었지만 진화는 발전을 낳고, 빅사이클은 변화와 장애물을 만드는 식으로 변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각 시기별로 대륙별 상황, 그리고 다양한 변화(산업혁명, 르네상스, 과학혁명 등)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특히 빅사이클 관점에서 네들란드제국, 대영제국, 미국, 중국을 순차적으로 살펴보면서 동시에 기축통화와의 관계도 같이 설명한다. 당시 번성했던 나라와 기축통화가 일치함을 알 수 있고, 현재 중국과 위안화가 부상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3부에서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과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할때 훨씬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과거의 사례와 변화를 알수록 미래에 대한 변화를 조금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시간이 흐르면서 생산성 향상처럼 개선과 변화를 일으키는 진화, 경제에 주기적으로 상승세와 하락세를 불러오는 사이클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충격, 현재 사이클에서 자리하고 있는 지점을 알려주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지표에 대해 제시한다. 물론 100%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지표를 과거의 사례에 대입해봤을 때 결과로 미래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에는 어느정도 공감이 갈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국가를 강하게 만드는 힘의 조합으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각 상황에 맞게 가중치를 줌으로써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10년동안 이어질 가장 중요한 역학 관계는 단기 부채/통화/경제 사이클(경기 변동), 내부 정치  사이클,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고조와 상호 의존도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1)모든 가능성을 파악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생각한 다음 극복할 수 없는 시나리오는 제거할 방법을 찾는다. 2) 당장 눈앞의 만족보다 지연된 만족을 우선시하여 미래에 더 나은 상황을 마주해라. 3) 가능한 한 가장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 사안을 다각도로 분석하라. 라는 원칙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양한 도표 및 설명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어 있어서 저자의 개념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또한 주요 시대별, 주요 국가별 자세한 분석은 한층 책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우리가 분석한 방향대로, 예측한 형태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큰 흐름(빅사이클)을 이해하고 있다면 큰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상황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급박한 상황변화(최근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가 없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길고양이들은 배고프지 말 것 > | 이상교 지음 | 한빛비즈

 

책제목과 큰 관련없이 소소한 일상을 사계절로 나누어 쓴 에세이이다. 중간 중간 고양이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오고 에필로그에도 특별히 고양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고양이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는 듯하다. 짧은 글과 함께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을 같이 표현해 놓고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따뜻한 느낌을 함께 가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저자의 글에도 한껏 따뜻함이 묻어난다. 

눈 돌리는 곳마다 지천으로 피어난 벗꽃으로 하여
누구든, 어떤 일이든
모두 용서하고 싶은 날이다.
용서받고 싶은 날이다.
- 벚꽃 환한 알 -

글 하나 하나에 저자의 생각이 녹아 있고 그 생각을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길지 않은 글로 일상을 편안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가는 것 같다.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떄문에 추운 줄도 모르겠다.
앞서 걸어가는 사람의 다리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오늘 아침나절은 둥둥 떠다녀도 되겠다.
- 안개 -

큰 목차이면서 사계절을 표현한 문구가 정겹다. 봄은 고양이 한 마리 무릎에 와 앉는 봄으로, 여름은 데굴데굴 한낮의 복숭아처럼 발그레한 여름으로, 가을은 시려운 이슬에 귀뚜라미도 잠 못 드는 가을로, 겨울은 여린 달빛 내리는 빈집의 겨울로 표현해 두었다. 책 설명대로 평생 어린아이의 눈높이로 살아온 저자의 눈높이와 그 순수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모든 것이 틀에 박히고 제한된 시간속에서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속에서 계절의 여유로움과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 녹아져 있는 순수함은 덤으로 얻어 갈 수 있는 것 같다.

[자기계발] 때려치우기의 기술

2022. 5. 27. 13:4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때려치우기의 기술 > | 사와 마도카 지음 | 이효진 옮김 | 한빛비즈

 

때려치우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는 것이 직장일 것 같다. 직장을 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더라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새로운 직장을 새롭게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일이 손에 익고,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편해졌기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다가도 계속 직장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대부분 경제 용어로 매몰비용이라고 하는 것에 많이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한다. 그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투자한 시간들, 지금 이 자리까지 오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을 생각하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이미 투입된 시간이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하든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즉 회사를 그만두든 계속 다니든 현 시점 이후의 상황을 고려해야지 이전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계속 매몰비용만 증가하고 더더욱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무작정 열심히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한 26년간의 경력과 그동안 거둔 우수한 성과를 뒤로 하고 회사를 창업해 컨설팅과 멘토링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보기에 IT 분야에서 글로벌한 몇개의 기업중의 하나인, 그것도 능력을 인정받는 상황에서 회사를 그만 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똑똑한 때려치우기를 통해 보다 자유롭고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떄려치우기라고 해서 순간의 감정으로 때려치우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지만 매 순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본인이 결정을 내려야 할때 때려치우기가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 1장에서는 때려치우기를 위한 첫번째 기술로서 '보이지 않는 짐을 벗어던져라'라고 주장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버리지 못하는 물건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관계들로 가득차 있다. 이런 요소들을 과감히 버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자신만의 상상의 힘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장에서는 때려치우기를 위한 두번째 기술로서 '안 되면 되는 거 해라"라고 주장한다. 상대가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하며, 내 마음대로 나만의 규칙에 맞추어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또한 위대한 일을 한 사람들은 그 일을 혼자만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조력자가 있었다는 사실과 이를 위해 단 한명의 팬으로 시작하면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3장에서는 때려치우기를 위한 세번째 기술로서 '이대로만 따라 해도 나는야 끊어내기 고수"라고 주장한다. 인간관계와 일, 물건 및 시간, 옛날  성공 경험, 목표 등 각 케이스 별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때려치우기 기술을 선보인다. 약속의 빈도를 줄이고, 일의 우선순위를 미리 정하고, 꿈을 위해 한가지에만 매달리지 말라는 등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된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4장에서는 떄려치우기를 위한 네번째 기술로서 '내가 바라는 나로 가볍고 행복하게 살기'를 주장한다. 사실 떄려치우기를 위한 핵심이 이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타인의 평가를 의식적으로 피하고, 일은 그저 수단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타인에 대한 일관성있는 태도를 통해 나의 인생을 빛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그리고 잠시 멈추고 쉬어가도 괜찮으며, 때려치우기를 통해 행복을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만둔다는 선택을 하면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다. 새로운 나란 매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나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만족스러운 하루를 마무리하는 나다. 다양한 사람들과 편하게 소통하며 알찬 시간을 보내는 나다. 그러한 인생을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충분히 즐기고 음미하기 위해 지금 당장 똑똑하게 떄려치우는 기술을 연마하라.
 - 프롤로그 중에서 -

[사회]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2022. 5. 17. 13:4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 | 김영선 지음 | 한빛비즈

 

2018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고 있다. 이후 4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현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여전히 택배사의 택배기사나 우체국 집배원의 과로사가 종종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법적으로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계속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거나 주말근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을까?

대다수 언론이나 정책 입안자들은 고용자 측의 입장을 많이 대변하는 것 같다. 직원의 생산성이라던가,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던가, 과도한 비용으로 경쟁력이 약화된다던가 등 다양한 핑게와 이유를 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대부분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넘기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기업이 변화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근로시간 연장만으로 이익을 추구하려다 보니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이로 인해 제도 도입이나 적용에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주 52시간 근무에 맞춰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주 52시간에 반대하는 논리를 하나 하나 세심히 분석하면서 잘못된 점을 꼬집고 있다. 또한 향후 우리나라가 건전한 노동 환경에 발맞추어 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언급한다. 1장에서는 시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일단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쉼이 없는 사회로 언급하면서 학자들이 언급하는 시간에 대한 허구성을 꼬집는다. 사회에 대한 배경없이 시간론을 펼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분석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회에 기반한 시간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2장에서는 시간마름병이라는 시간기근 사회의 질병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게임회사에서 출시를 앞두고 빈번하게 시행되는 크런치모드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관행적으로 시행되고 있었던 크런치모드가, 게임환경이 모바일 게임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보다 짧은 주기로 반복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인해 메신저와 같은 SNS를 기반으로 업무시간과 무관하게 자행되는 업무 지시에 대해 설명하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업무와 생활이 구분되지 않는 현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토대가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그래서 눈여겨볼 만하다. 정치사상가인 더글라스 러미스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으로 ‘자유시간’을 언급한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를 빌려 다음과 같이 여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모여 의논을 하고, 합의를 하고, 정치에 참가하는 데에는 시간이 든다. 그러한 틈이 없으면 정치는 불가능하다. 여가 시간이 있어야 정치를 하고, 문화를 만들고, 예술을 만들고, 철학을 한다.” 시간 박탈로 관계를 상실하면 지역 참여의 쇠퇴는 물론 장기적으로 사회 보수화까지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3장에서는 왜 우리가 시간기근에 허덕이는지 원인을 파악해 본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을 위해 2~3명의 몫을 한명이 담당하도록 하는 근무 환경이다. 분명 새로운 인원을 뽑아서 일을 시켜야 하지만 고용에 따른 추가 지출을 막기 위해 기존 인원들이 연장 근로를 통해 일을 나누는 형태로 진행되어 오고 있다. 물론 연장 근로에 따른 수당을 받기는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연장 근로를 해야 하는 시간을 모아보면 새로운 인원을 충원해서 일을 해야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플랫폼 노동자는 기업과 노동자로서의 계약이 아니라 고용주가 없는 근로 형태가 된다. 따라서 고용없는 노동이라는 현실적이지 않는 노동 형태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른 위험이나 불안은 오로지 플랫폼 환경에 뛰어든 노동자들이 짊어지게 되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4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시간 예속의 문제를 해체할 수 있을지 소개한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일단 여유가 있어야 새로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노동자들의 노동 생산성을 언급하지만 연장 근로와 휴일 근무를 해야 하는 환경에서 노동 생산성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고 또한 노동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 더더욱 어려워진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여유를 가지는 삶이 필요하며 정상적인 근로 시간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들을 새롭게 정의해서 문제의 핵심이 제대로 드러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제도 개혁과 성과 장치에 대한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시간 투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선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주목할 만한 새 언어다. 우리는 신기술이 이미 설계 단계부터 자본화된 의미를 담고 있다는 문제 제기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기술 설계 단계부터 시간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을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독일의 다임러가 시행하는 ‘휴가 기간 중 업무 관련 메일이 자동 삭제되도록 한 장치’가 이에 해당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4년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들도 여전히 같은 소리를 반복하고 있고 과로사에 대한 기사도 끊임없이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책임도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노동자의 권리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제도를 제대로 바꾸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한 것 같다.

[인문] 올림포스 연대기

2022. 5. 7. 23:5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올림포스 연대기 > | 김재훈 글,그림 | 한빛비즈

 

얼마전 그리스 로마신화에 관련한 책을 읽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초기 신화와 마지막 신화를 살펴본다면 약 1200년이라는 긴 시간 간극이 존재하고 어찌보면 서로 상이한 이야기들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옛 고대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았는지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 준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 것은 힘든 것 같다. 원전을 읽는 것은 너무 어렵고 쉽게 쓰여진 책은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서로 개별적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각 신들의 연관관계 및 분류에 대해서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이 두가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 주는 것 같다. 일단 만화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권위있는 번역을 인용한 그리스 원전에 기반해서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신들의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이아는 맨 먼저 자기와 대등한
별 많은 우라노스를 낳아
자신의 주변을 오나전히 감싸도록 함으로써,
우라노스가 영원토록 축복받는 신들에게
안전한 거쳐가 되도록 하였다."
- 헤시오도소, <신들의 계보> -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신이 신을 낳고.. 등등 계보를 어렴풋이 본적은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태초의 신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신들의 어머니가 바로 가이아이다. 태초의 카오스로부터 어둠과 밤이 생겨나고 대지가 만들어지면서 향후 신들을 잉태하고 괴물들을 낳고 인간들을 길러낼 풍만한 모성의 대지가 바로 가이아이다.

이 가이아로 부터 출발해서 여런 신들이 차례대로 나오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대로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신성한 신이 아니다. 인간처럼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불륜도 저지른다. 유별나게 그리스 신들은 특히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특히 몇몇 신은 철저하게 본능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하여튼 가이아부터 나온 아들이자 남편이 우라노스와 티탄 신족 사이에 복수가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복수의 여신들이 차례대로 태어나게 된다. 이 복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크로노스는 자식들에 의해 자신이 축출될 것이 두려워 자식들이 태어나는 대로 족족 집어 삼켜버린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크로노스의 눈을 피해 한 자식이 태어나고 자라나게 되는데 이 신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우스이다.

올림포스 12신은 제우스가 형제들과 함께 티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신들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갖게 되었다.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데메테르, 헤스티아는 모두 한 형제이며, 아테나,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레스,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의 자녀이다.이밖에 제우스로부터 태어났지만 다른 신을 수행하거나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신들은 올림포스 12신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그림 자체가 재미있게 그려졌고 그림속 말들도 위트가 넘치는 것 같다. 하지만 내용까지 그냥 눈으로 흥미위주로만 보고 넘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신들에 대한 특징과 관계들, 그리고 상호 대립 관계 및 협력 관계등을 잘 살펴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한권의 책을 통해 그리스 로마신화의 신들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신들의 시작부터 책에서 소개하는 신들에 대해서는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책의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을 통해 그리스 신화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게 되며, 이 책이 가지는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 | 박윤진 지음 | 한빛비즈

 

제목만 보면 너무 슬픈 이야기이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연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래전 지하철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한 적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출근시간대에 지하철을 타다가 스크린도어와 차량사이에 끼어 사망한 직장인 뉴스였다. 그때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이 했다고 한 말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회사에 늦을 것 같으니 누가 회사에 연락 좀 해달라"는 말이었다.

한편으로 너무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이 뭐길래 그 긴박하고 목숨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직장 늦는 것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단 말인가? 그 회사의 분위기가 그런 분위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부서 분위기가 그럴 수도 있다. 직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뭔가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가 퇴사를 꿈꾸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유행은 파이어족이라고 한다.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하겠다는 목표로, 회사 생활을 하는 20대부터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며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한편으로는  불합리한 회사 조직과 과도한 업무로 인해 품속에 사직서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종종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회사 생활에서 고통받는 12명의 직장인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각각 다른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거나 새로운 방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는 대로 카프카의 변신으로 시작해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등 우리가 한번쯤은 읽어봤거나 적어도 제목 정도는 알고 있는 책이 소개되고 있다.

 


저자도 오랜 경력의 회사원이다. 보통 사람들과 비슷하게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독서 모임과 철학 모임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이 단련되는 것을 경험하고 책까지 쓴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목차만 봐도 대충 어떤 사람인지, 직장 내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2장은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하겠단다>이며, 5장은 <해외 파견이 이토록 괴로울 줄 몰랐다>이다. 8장은 <고졸이란 이유로 잡일을 떠맡았다>이고 ,11장은 <회사 부품으로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한번쯤은 느껴볼 만한, 또는 주변을 통해 들었을만한 직장인 이야기이다. 직장인으로서 하고 싶은 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만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각 장을 시작할때마다 반페이지정도 현실과 생각해볼만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솔직히 본문의 내용보다 이 부분이 더 확실하게 와 닿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이야기는 언급된 책의 내용과 회사원의 사례가 정확히 매칭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언급된 책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정확히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직장인의 애환과 어려움을 소개하면서 주도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는 점에서는 충분한 의미와 공감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월요일만 되면 출근하기 싫은 직장인들. 막상 현실에서는 대놓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못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위안과 공감을 얻으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저는 해외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 | 강병욱 지음 | 한빛비즈

 

주식의 초보라면 한번쯤 봐야 할 책으로 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시리즈가 있다. 이 책들은 생초보를 위한 주식의 개념부터 출발해서 주식매매 프로그램 설치와 경제적인 안목을 익히기 위해 주식 시장 보는 법을 설명한다. 점점 상세하게 기업분석법과 차트 보는 법을 설명하면서 기업 분석에 필수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고수 따라잡기로 투자에 대한 레벨업을 위한 시작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주식에 처음 발을 내딛고 국내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면 해외 주식에도 눈이 간다. 하지만 해외 주식은 국내주식투자보다 어렵고 막막하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는다. 이런 이런 투자자를 위해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소개한다. 일단 해외주식투자가 무엇인지 개념을 설명하면서 주요 해외 주식시장을 소개한다. 가장 대표적인 해외 주식시장은 미국주식시장의 특징은 강력한 기축통화 달러를 보유한 나라, 경제의 70%가 소비로 돌아가는 소비왕국, 가장  세련된 주주친화적인 기업문화,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 유니콘 기업의 메카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중국주식시장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3위이며,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는 시장이라고 한다.

그러면 해외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을까?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사업을 하는 기업을 찾아 새로운 투자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글로벌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며, 대부분의 사업기회는 주식시장에서 포착되기 때문에 글로벌한 트랜드를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해외주식투자는 다양한 위험요소 및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위험성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해외주식투자를 위해서는 계좌를 만들고 해외주식 HTS 및 MTS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하나하나 화면 예시를 들어가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별 어려움없이 각 단계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또한 주식거래를 위한 HTS 및 MTS 사용법도 실제 시스템 화면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따라할 수 있다.

아무리 주식투자가 클릭한번으로 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하고자 하는 나라와 기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3장부터 5장까지 미국, 중국, 일본시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각 나라의 경제구조부터 주식시장의 구성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 정보를 잘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6장과 7장에서는 FX마진거래와 야간선물옵션 거래에 대해 설명한다. FX마진거래는 2개국의 통화를 매도와 매수하는 방식으로 국제외환거래를 하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상 장내파생상품이며 미국선물협회의 규정 또는 일본의 상품거래소법 등에 따라 장외에서 이루어지는 외국환거래라고 한다. FX마진거래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높은 레버리지 효과가 있으며, 양방향 거래가가 가능하고 높은 유성성을 가진 특징이 있다. 야간선물거래옵션에 대해서도 시장을 구분해서 시장의 특성 및 유의사항 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모든 정보를 신문이나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주식투자 HTS를 활용하여 해외시장 시황분석 및 종목분석 등을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을 상세히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제대로 된 투자를 위해 국제자본시장에서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투자, 그리고 환율와 통화에 대해 기본 개념을 소개함으로 보다 시장과 돈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제대로 알고만 한다면 해외주식투자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분석을 어느정도 할 수 있다면 국내든 해외든 제대로 된 투자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투자에 실패하지 않고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치] 대통령의 숙제

2022. 4. 17. 22:3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대통령의 숙제 > | 한지원 지음 | 한빛비즈

 

책의 부제는,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학자의 제언이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대통령이 가지는 막대한 권한은 무시하기 힘들다. 많은 대통령이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개인적인 권력과 욕심을 위한 사용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예전의 왕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런 큰 힘을 가지고 있기에 그 권한을 제어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삼권분립이 되어 있지만 사법부와 입법부도 종종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현 문재인 정권을 평가하고 다음 정부가 가진 숙제를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현 정부가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결함을 응축해서 드러냈다고 판단한다. 또한 일본과 이탈리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경제 개혁의 타이밍을 놓쳤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계속적으로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비판해야 10년, 20년 후에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으리란 생각을 보여준다. 그만큼 저자는 문재인 정부가 오랜 시간 겹겹이 쌓인 민주주의 문제를 압축해서 드러냈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권에 대한 판단을 바라보는 시가에 따라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지 우호적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는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너무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현 정권에 대해 비판할 부분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다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 정권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촛불 시위 및 탄핵으로 시작해서 역대 대통령의 잔혹사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한국의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좋지 않은 결말을 남긴 것에 큰 시사점이 있다고 본다. 처음 해방되고 대한민국 정권이 수립될 떄 의원내각제로 가닥이 잡아졌으나 이승만에 의해 갑자기 대통령제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민주주의나 정치가 자리매김하지 못한 상태로 막강한 권력의 가진 대통령제로 시작하다보니 독재와 정경유착 등 현재도 진행중인 다양한 문제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경제학 관점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되집어 보고 추가적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정치를 살펴본다. 세부적으로 경제사 없는 민족사, 냉전사 없는 현대사, 사회주의사 없는 분단사 등을 통해 다른 국가와는 다른 한국만이 가지는 독특한 역사적인 정치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베네수엘라와 이탈리아를 통해 시급히 대통령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결론에서는 저성장 및 불평등 시대에 적합한 민주주의와 제왕제 대통령제 개혁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대통령이 가진 숙제에 대해 설명한다. 대통령제의 개혁이 민주주의의 타락을 막는 마술봉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변해야 개혁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할려는 대통령보다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은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발전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어느정도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제법 있는 것 같다. 특히 대통령이 가진 권력을 아낌없이 휘두른 대통령은 문재인과 노무현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문재인 및 노무현 정권에서는 언론과 검찰이 정부를 비판하고 수사권을 남용한 것을 그 정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나는 솔직히 대통령이 저렇게 힘이 없나 싶을 정도로 언론과 검찰에 속수무책인 상황을 지켜본 것 같다. 기존 기득권을 가진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아낌없이 사용했고 문재인과 노무현 정권은 언론과 검찰의 견제에 의해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사용해 볼 상황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저자와는 사뭇 다른 나만의 견해인 것 같다.

한편으로 새로운 정권인 윤석열에 대해 5년 후 저자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아직 정권이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검찰과 사법부, 언론을 틀어 쥔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기에 그 미래가 사뭇 걱정스럽다. 대통령의 권한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걱정스러운 상황인 것 같다. 아마도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로 인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퇴락이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 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 > | 제바스티안 클루스만 지음 | 이지윤 옮김 | 한빛비즈

 

요즘은 많이 없어졌지만 한때 퀴즈 프로그램이 성행한 적이 있었다. 1대100, 우리말 겨루기 등 다양한 퀴즈 프로그램이 방송되었고 즐겨보곤 했다. 특히 퀴즈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여자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를 쉽게 맞출 때 마다 저 어려운 것으로 어떻게 알고 있을까 신기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참여자가 따로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상식을 습득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퀴즈 전문가이다. 그냥 전문가도 아니고 유럽 전체 퀴즈 챔피언이자 독일 퀴즈 협회의 창립자이면서 대표자이다. 일반적으로 퀴즈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문제를 상식이라고 표현한다. 그럼 퀴즈 프로그램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쌓아야 할 지식은 무엇을까? 저자는 원칙적으로 모든 것이라고 표현하다. 근데 이게 가능할까? 그리고 어디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을 얻을 수 있을까?

알겠지만 어느 누구도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머리속에 담을 수 없다. 또한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은 책도 없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더라도 모든 지식을 한번에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식을 쌓아가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이 제시해 준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그전에 읽었던 책과 유사하게 상식에 대한 설명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퀴즈를 내고 푸는 그런 종류의 책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중간 중간 퀴즈가 있지만 책 구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전반적으로 어떻게 상식을 넓혀 갈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파트는 <구글의 시대에 상식이란>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많은 정보는 구글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굳이 상식이나 지식을 기억할 필요없이 구글 검색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습득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데이타가 있더라도 구글 검색을 통해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간을 들여 상식을 쌓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두번째 파트는 <공부하면 알게된다>이며 지식을 재미있게 잘 쌓은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지식을 책으로만 익히는 것은 따분하기도 하고 쉽게 싫증나기도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 지식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식을 잘 습득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 방법으로 아는 것끼리 연결하거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 등 보다 지식을 재미있게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기억력 훈련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팁도 아울러 설명한다.

세번째 파트에서는 <일상의 잡학>이라는 파트이다. 우리가 무심코 걷는 길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화폐에 있는 그림이나 재료로도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위키피디아와 구글을 통해서 보다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한 팁도 여러가지 제시한다.

지식은 어디서든 얻을 수 있다. 주변을 조금만 관심있게 둘러보면 무심코 흘러가는 모든 것에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보다 체계적으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교양서를 읽어보거나 웹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지식과 재미,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도 있다.

상식을 위해서는 남들보다 좋은 기억력도, 남들보다 넘치는 열정도, 남들보다 뛰어난 유전자도 그리 중요하진 않다. 주변의 사소한 것으로 부터 지식을 습득해 나가고, 그 지식으로 부터 지식의 양을 증가시켜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지식도 아는 만큼 보이기 떄문에 자신이 얼마만큼 아느냐에 따라 동일한 정보도 지식으로 넓혀질 수도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다고 본다. 지식을 외부 공간에 저장하지 말고 자신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자신이 기억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고 기억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역사] 세금의 세계사

2022. 3. 22. 17:2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세금의 세계사 > | 도미닉 프리스비 지음 |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세금은 인류 역사에서 뗄래야 뗄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주 고대문명부터 사용하는 용어는 달랐지만 수입의 일정 부분을 누군가에게 내야만 했다. 시간이 흘러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중세 여러 유럽 국가에서 세금이 국가의 지탱하는 주도니 수입원이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힘없은 많은 농민들에게서 가혹할만큼 많은 세금을 거둬들인 시기이기도 하다. 돈많고 권력을 가진 사람은 세금을 내지 않고 돈없고 힘없는 사람들만 많은 세금을 내야하는 그런 시대를 거쳐 지금의 시대에 이르게 되었다.

세금은 어느 시기든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수입과 무관하게 1인당 세금을 매기는 인두세는 항상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킨 세금의 한 종류였다. 그리고 소금등과 같이 생필품에 세금을 매긴 경우도 종종 있으며 특히 창문 개수에 따라 세금을 매긴적도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다. 세금을 매기는 방법도 다양해져서 17~18세기 프랑스에서는 포도주에 다섯 가지의 세금(가지에 매달린 포도, 수확한 포도, 숙성 중인 포도주, 수송 중인 포도주, 판매 중인 포도주)을 매긴 적도 있다고 하니 그 기발한 생각은 감히 따라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류 역사의 중요한 변혁의 시기에 항상 세금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미국 독립 전쟁도 실상 영국의  식민지에 대한 세금 정책에서 시작되었다고 봐야 하며, 영국의 대헌장 및 혁명도 세금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큰 거부감없이 매겨지는 소득세가 실제 생긴지는 별로 안된 세금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특히 미국 헌법에 명시된 "세금은 인구 비례적이어야 한다"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소득세는 실상 위헌의 논란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인구에 비례해서 세금을 매겨야 하기 때문에 소득세는 그 정신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런 논란이 생긴 것 같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세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정부는 세금을 어떻게 징수하고 있을까? 사실 지금은 이전에 비해 훨씬 세금을 더 많이 더 쉽게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양한 편법과 세금 포탈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원천 징수되는 소득세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안정적인 세수 확보가 가능한 시대인 것 같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나오는 것에 대한 세금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한참 붐이 일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있는 가상화폐만 생각해 보더라도 뚜렷한 정책이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 또한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인력 대체 수단이 생기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남에 따라 또 다른 세금원을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으로 흐르든지 기술의 발전이 세금을 징수하는 효율도 같이 개선할 것은 분명하다. 예전과 같이 세금징수원이 일일이 집을 돌아다니며 세금을 징수하는 일을 현대 사회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행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데이타로 누적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는 이를 활용하여 세수 확보에 보다 효율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정보의 역할 중 일부가 점점 IT 기업으로 넘어가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카카오를 통해 정부 전자문서를 전달한다던가 얼마전까지 있었던 QR 코드 체크도 민간 기업을 통해 서비스한 경우를 들수 있다. 이를 통해 작은 정부를 추구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다양한 갈등의 문제는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큰 정부와 작은 정부, 권위주의와 자유주의, 굴뚝 산업과 IT 산업, 높은 세금과 낮은 세금에 대한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중세 계몽주의 시대에 다양한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세금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것 처럼 우리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국가에서 우리의 빚을 짊어지고 가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 구성원들 모두 평등하고 공평하게 세금을 내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정책을 만드는 것도 꼭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