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카피라이터의 표현법

2024. 4. 26. 12:5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카피라이터의 표현법 > | 아라키 슌야 지음 | 신찬 옮김 | 현대지성

 

흔히 많이 아는 것과 잘 설명하는 것은 서로 다른 능력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종종 깊이있는 지식과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말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머리속으로 맴도는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본다면 아는 것고 표현하는 것이 서로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표현 능력을 키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서점에 보면 전달법에 대한 책들이 많은 것 같다. 화술 또는 커뮤니케이션이란 내용이 위주로 되며 다른 사람과 소통을 원할하게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소통은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소틍은 무엇을 말할 것인가와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합친 개념이다. 즉 무엇을 말할 것인가는 표현법에 대한 사항이며 어떻게 말할 것인가는 전달법에 대한 사항이다. 이렇게 보면 많은 전달법에 관한 책을 보고 적용을 해도 표현력이 향상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표현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전달법보다 표현법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한 방법과 이를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소개한다. 2장에서는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이미 우리는 일상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를 표현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3장에서는 간단히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습관 및 방법을 소개하며, 4장에서는 여려 상황별로 표현력을 트레이닝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적용해 본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다양한 습관 및 요령에 대해 소개한다.

전반적인 내용은 어렵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단시간안에 표현력이 향상되지는 않겠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표현력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한다면 기획서 작성이나 화의 자리에서 각자의 생각을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제] 국부론

2024. 2. 3. 23:2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국부론 > | 애덤 스미스 지음 |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은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 종종 언급된 것 같다. 하지만 교과서를 통해 언급된 이상으로 책을 읽어보거나 좀 더 상세한 내용은 읽어보지 않은 것 같다. 국부론하면 떠오르는 개념으로 "보이지 않는 손" 정도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국부론이 단순한 경제서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2가지 사실에 당황한 것 같다. 첫번째는 방대한 분량이다. 책의 서두에서 언급이 되기 하지만 이 책은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5권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따라서 페이지도 1천 페이지가 넘는다. 그런데 일반적인 책보다 클자크기가 작기 때문에 체감상 분량은 그보다 훨씬 더 많게 느껴진다. 두번째는 책의 주제이다. 단순 경제 관련된 서적으로 생각했지만 책의 내용은 폭넓은 분야를 망라한다. 경제 관련 부분은 기본이고 철학, 역사, 종교,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경제 개념에 접근하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책은 생각보다 잘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원래 국부론에는 없는 소제목이 일정한 문단마다 추가되어 있어서 소제목만 보고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특정 부분은 소제목만 읽고 넘어간 부분이 있기도 하다. 국부론에서 언급하는 경제적인 개념이 전혀 생소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이런 방식의 책읽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권에서는 노동 생산력이 어떻게 향상되고 그 생산물이 국가의 여러 사람들에게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2권에서는 자본이 축적되는 과정과 자본 투자에 따른 노동 수량의 변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전반적인 자본의 성격에 대해 설명한다. 3권에서는 국가별 경제 정책을 살펴보면서 유럽에서 도시 기반 산업에 좀 더 혜택을 주게 된 배경에 대해 살펴본다. 4권에서는 중농정책 및 중상정책에 대해 살펴보면서 다양한 이론들이 서로 다른 시대와 국가들에 가져온 주요한 효과들에 대해 설명한다. 5권에서는 군주나 공화국의 수입에 대해 소개하면서, 군주 또는 공화국에 필요한 비용, 국가의 전 구성원이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 국가 수입을 저당잡혀 빚을 지게 되는 원인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책을 읽은 후 마지막에 있는 역자의 해제를 꼼꼼하게 읽어 본 것이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책의 분량이 방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책이 서술되다 보니 잘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 있었는데 해제를 읽으면 어느정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된 것 같다.

참고로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은 4권 2장에 나온다.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에 이바지하는 두 가지 방식에서, 첫번째는 개인이 국내 상업에 투자해 국내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으로 개인이 최고 가치를 올리는 곳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자기 이익을 추구함으써 사회 이익을 일부러 추구했을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회를 위한 이익을 따른다는 주장이다. 즉 보이지 않는 손에 인도되어 자기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 1일 1페이지 영어 어원 365

2023. 11. 17. 14: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1일 1페이지 영어 어원 365 > | 김동섭 지음 | 현대지성

 

단어의 어원을 안다는 것은 단어를 단순히 암기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우리말 단어만 하더라도 단어의 유래를 안다면 그 단어가 새롭게 보이고 뭔가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말에 대한 단어의 유래는 다양한 경로와 책을 통해 많이 접해온 것 같다. 하지만 영어 단어에 대한 부분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 어원을 설명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학습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딱딱한 면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하루에 하나의 단어를 그 유래와 그 속에 포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를 통해 단어를 보는 재미과 유래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어원 전문 언어학자이다. 저자가 밝히듯이 영어 어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지만 번역서 대부분 영미권 독자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문화권의 독자가 읽기에는 거리감이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365개의 단어를 선정해서 우리나라에 맞는 맞춤형 어원 해설을 해주고 있다. 어원을 밝히는 작업이 단순한 작업은 아니지만 이 책에 포함된 단어의 어원 설명은 흥미로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그만큼 저자가 어원에 대해 세심한 신경을 쓴 것을 잘 느낄 수 있었다.

< Salary 급여 >
영어에서 급여를 의미하는 salary는 라틴어로 소금을 의미하는 salarium에서 나왔다. 한가지 설은 로마 병사들에게 소금을 직접 급여를 주었다는 설이고 다른 한가지는 소금이 매우 비싸 화폐의 대체 수단이었다는 설이다.
- p.237 -

< Etymology 어원 >
말의 뿌리를 연구하는 학문을 어원학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중세 프랑스어 etimologie에서 나왔는데, 다시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라틴어를 거쳐 그리스어 etymologia에 땋는다. 한 단어의 진정한 기원을 분석하는 학문을 의미한다. 그리스어 etymos는 진실을 의미하고, -logia는 학문을 가리킨다.
- p.349 -

각각의 단어에 대한 어원뿐만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미되어 있어 단어를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재미있는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단어뿐만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교양까지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문학] 반항인

2023. 9. 21. 22:5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반항인 > | 알베르 카뮈 지음 |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여느 소설처럼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첫페이지를 펼친 후 옮긴이의 말을 보고 머릿말을 읽으면서 생각해던 부류의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했던 소설보다는 철학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철학자가 나오고 다양한 상황에서 개념 위주의 설명이 이어지다 보니 난해하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카뮈가 말하는 반항인은 참을 수 없는 구속에는 아니요라고 말하며, 본질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에는 예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즉 무조건적인 반항이 아니라, 책에서 주된 개념이지만, 부조리에 대해 반항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지금은 대부분 반항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카뮈가 언급하는 반항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책에도 언급이 되지만 노예도 주인의 부조리에 대해 단호히 거부하고 반항할 수 있음을 언급한다.

어렵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반항에 대한 개념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형이상학적인 개념으로서의 반항과 역사적인 상황에서의 반항, 예술에서의 반항 등 반항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반항에 한계를 두고 균형과 중용을 중시하는 정오의 사상때문에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시대적 상황에 비춰볼 때 균형과 중용을 추구한 카뮈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책의 마지막에 추가되어 있는 해제를 보면 카뮈가 주장한 반항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부조리는 인간에게도 세계에도 없다. 부조리는 합리성을 열망하는 인간과 비합리성으로 가득 찬 세계 사이에 있다. 즉 부조리는 합리도 아니고 불합리도 아니다. 이러한 부조리는 인간의 숙명이기 때문에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카뮈는 부조리한 삶의 대책으로 자살, 희망, 반항을 제시하며, 반항을 참된 해결책으로 꼽고 있다.

책을 읽었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깊이있게 이해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카뮈가 가지고 있는 양심적 목소리는 잘 느껴지는 듯 한다. 당시 주된 권력 중 하나인 스탈린주의를 비판하고 야만으로 지칭한 부분에서 그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현 시대에,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도 반항인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문]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2  (0) 2023.09.24
[요리] 용BEER천가  (0) 2023.09.21
[경영] 세컨드 펭귄  (0) 2023.09.21
[인테리어] 아홉칸집  (0) 2023.09.07
[인문] 조국의 법고전 산책  (0) 2023.08.31

[역사]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2023. 4. 13. 19:3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 | 사이먼 반즈 지음 |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인간은 다양한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인간 중심주의가 인간과 나머지를 철저하게 분리하는 경향이 많이 드러난다. 따지고 보면 인간도 동물, 즉 척추동물이면서 포유류이고 영장류이다. 인간의 삶을 보면 동물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요즘과 같이 반려동물이 많이 키우는 때가 아니더라도 인간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목적으로 동물과 기르고  길들여 왔다. 동물계 종의 수는 대량 1,000만 종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 중 100종을 선택해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밀접하게 관련된 동물도 있고 특정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동물도 있다. 신화적인 존재로서의 동물도 있고 일부는 인류의 세계관을 바꾼 동물도 있다. 인간이 위치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을 통해 다양한 동물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간 자체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시작은 사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처음은 시대순으로 공룡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완전히 예상을 벗어난 것 같다. 사자가 제일 처음 나온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중의 하나로서 인간의 발달과 진화를 함께한 존재로 볼 수 있다. 또한 인간은 사자에게 있어서 한낱 먹이감에 불과할 정도로 나약한 존재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인류 역사적으로 사자를 추잉해 온 경향이 있다. 사자의 암수가 확연히 다르고, 수사자는 특히 남성성뿐만 아니라 왕의 위엄을 연상시키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양한 군주들이 사자의 이름을 따거나 사자 문장을 사용해 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 속 존재, 또는 실제 야생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존재이다. 동물원에 가봐도 가장 인기있는 동물중의 하나가 사자인 것 같다.

중간쯤에는 돼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돼지는 멧돼지라는 종을 길들인 것이며, 물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많은 곳이라면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존재이다. 어느나라나 돼지하면 더러운 습관과 괴물같은 식욕을 연상한다. 이는 돼지 자체의 특성이라기 보다는 돼지를 기르는 환경 자체가 열악한데서 기인한 것이다. 실제 돼지는 다른 동물보다 훨씬 깔끔한 동물로 볼 수 있는데 환경이 어떻든 생활 공간과 배변 공간을 분리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특히 돼지는 인간과의 유사성이 매우 높은 동물이다. 유전자 비교 연구를 통해 인간과 돼지가 놀라운 유사성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정한 양의 DNA를 두 종이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8,000만 년 전의 조상이 같이 때문이다. 허구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돼지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돼지로 볼 수 있다. 그 시대적 상황을 풍자하고 유토피아에 대한 우화로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의 마지막에 묘사되는 "동물들이 돼지를 보았다가 인간을 보았다가 돼지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나 이미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 쪽이 돼지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라는 부분은 현재 우리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이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소개되고 있다. 동물에 대한 역사와 동물에 대한 특성, 그리고 인간의 삶속에 남아 있는 그 동물의 존재, 역사적인 흔적 등 다양하게 동물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알게 모르게 다양한 동물이 직간접적으로 인간의 삶과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IT] 게임 전쟁  (0) 2023.04.21
[소설] 거울속 외딴성  (0) 2023.04.18
[인문] 과학의 위로  (0) 2023.04.10
[역사]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0) 2023.04.09
[소설] 느티나무 수호대  (1) 2023.04.06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

2023. 4. 4. 15: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 레프 톨스토이 지음 |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다보면 종교적인 색깔이 아주 강하게 묻어나는 것 같다. 예전에 읽었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에 소개된 여런 단편, 다른 대표작을 읽었을 때 유사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 안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면이 다양하게 드러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와 죽음은 따로 떼어내어 생각하기 어렵지만 특히 톨스토이의 작품에서는 이 둘의 관계가 항상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주인과 일꾼, 세 죽음이라는 세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작품이 죽음과 관련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을 맞이한 주인공이 죽음을 느끼는 감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심리적인 변화를 통해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어떤 형태인지 짐작하게 한다. 마지막 순간으로 치달으며 주인공은 영적인 탐구에 매달리고, 자기 삶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 깨닫는 순간 마지막 순간이 된다. 또한 주인공인 이반 일리치 이외에 주변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죽음이 자신에게 오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 장례식장에서의 가식적인 행동과 말들을 통해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느끼게 된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죽음을 생각하고 마주하는 법이 필요한지 잘 못느끼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고 우리가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주인과 일꾼>은 주인인 바실리 안드레이치 브레후노프와 하인인 니키타가 계약을 위해 다른 동네로 가는 과정에 생기는 일이다. 눈이 오는 날씨에, 조급함으로 지름길로 가다가 길을 잃고, 겨우 다른 동네를 찾아가지만 빨리 계약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길을 나서지만 다시 길을 잃고 추위에 의해 주인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주인과 하인은 사뭇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인은 신을 믿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 하인은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 진정으로 신으로 향한다. 마지막 순간 주인은 자신의 몸으로 하인을 감싸고 하인에게 온기를 전달한다. 주인은 죽음의 순간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 연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작품은 1880년대 톨스토이의 윤리적, 종교적 사상의 예술적 구현이라고 한다. 제목에 작품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는데 주인은 하느님, 일꾼은 사람이며, 결말은 이웃 사랑, 하나님 찾기, 진리의 깨달음을 내포한다.

<세 죽음>은 귀부인, 마부, 나무의 죽음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인간과 자연의 죽음의 차이, 신분에 따른 죽음의 차이를 엿볼 수 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죽음에 대한 심오한 진리나 사후 세계를 제시하지는 않지만 죽음을 마주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마주한 주인공들의 심리와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공감이 되고 죽음에 대해 다시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인문] 에피쿠로스 쾌락

2023. 1. 6. 09: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에피쿠로스 쾌락 > | 에피쿠로스 지음 |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제목 그대로 메피쿠로스하면 생각나는 것이 쾌락이다. 그리고 쾌락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것은 대부분 육체적이 쾌락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방탕하게 즐기는 것 등이다. 학교 윤리시간에는 에피쿠로스에 대해서는 쾌락주의라고 배웠으니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쾌락을 연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에피쿠로스는 일상 생활에서 쾌락만을 추구하는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에피쿠로스의 생애와 서신, 그리고 주요한 이론들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쿠로스의 생애애 대해서도 많은 철학자들이 에피쿠로스를 비방하고 헐뜯는 상황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에피쿠로스에게 많은 제자들이 있었고 에피쿠로스 자신도 아주 방대한 저작을 남긴 철학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에피쿠로스가 헤로도토스와 피토클레스, 메노이케우스에게 쓴 편지를 통해 자연학, 천체현상,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통찰을 알 수 있다. 편지 형식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에피쿠로스의 견해을 알 수 있고 특히 원자에 대한 통찰은 현대의 우리가 읽어봐도 그 논리와 견해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천체현상에 관련한 그의 견해도 놀라운 수준인 것 같다. 다양한 천체현상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언급하고 있는데 짧게 짧게 언급하고 있는 천체현상에 대한 세밀한 관심과 탐구가 있었는지 잘 느껴지는 듯 했다. 에피쿠로스가 남긴 책들만 봐도 자연학 37권에 자연학에 관련된 탐구가 담겨 있는 것을 봤을 때 자연학에 대한 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그 당시가 자연의 근본 원리와 구성에 대해 탐구하던 시기라고 생각하더라도 에피쿠로스가 남긴 자연학은 다른 철학자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은 느낌은 쾌락과 고통이라는 두가지라고 언급한다. 느낌은 모든 살아있는 것에서 생기는데 본성에 고유한 것은 쾌락을 낳고 본성에 이질적인 것은 고통을 낳는다. 쾌락과 고통에 근거해 선택과 회피가 결정된다. 탐구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은 실제와 관련되고 어떤 것은 단지 말과 관련된다. 이것이 철학의 구분과 진리의 기준에 관한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의 기본 입장이다.
- p.39 -

쾌락에 관해 에피쿠로스는 견유학파와는 다른 견해를 보인다. 견유학파는 정적인 쾌락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동적인 쾌락마을 인정한것에 반해 에피쿠로스는 둘다 인정을 한다. 에피쿠로스는 자신의 책과 서신문에 쾌락은 몸과 관련된 쾌락이 있고 마음에 관련된 쾌락이 있다고 언급한다. 또한 평정심과 고통의 해방이 정적인 쾌락이라면 기쁨과 환희는 운동에 따른 동적인 쾌락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여러가지 면을 볼때 에피쿠로스의 쾌락에 관련하여 우리가 여태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남긴 다양한 철학적 견해는 무시되고 오로지 쾌락에만 초점을 맞춰서 바라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에피쿠로스의 현존 원고 그리스어를 완역한 이 책을 통해 그 오해를 풀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에피쿠로스의 어록 중 몇 가지를 보면 그의 통찰을 좀 더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해체된 것은 감각이 없고 감각이 없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을 탐구할 때 나는 대중의 견해에 영합해서 대중에게서 자주 박수갈채를 받기보다는 아무도 내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겠다.

우리는 한번 일어난 일은 무효화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감사함을 통해 지난날의 잘못을 치유해야 한다.

젊은이가 구원받기 위해 할 일은 자신의 젊음을 감시해서 광분하는 욕망때문에 모든 것을 망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 이나다 도요시 지음 |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한때 주말마다 영화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곤 했다. 신작뿐만 아니라 예전 영화도 자세하게 소개를 해주는데 다 보고 나면 마치 내가 영화를 실제로 본 듯한 느낌이 들때가 많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내가 그 영화를 본 것인지 아니면 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것인지 헷갈릴때도 종종 있었던 것 같다. 실제 영화를 보지 않고도 마치 본듯한 느낌이 들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때도 그 영화를 아는 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OTT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가 1.5배속 이상으로 빨리 보는 현상인 것 같다. 그리고 스킵(10초 앞으로, 10초 뒤로 등) 기능도 종종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것일까? 그리고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것과 책을 속독하는 것은 같은 의미로 봐야 할까? 이 책을 통해 그 의미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가장 큰 이유 중 몇 가지는 보고 싶은 영화 수와 가성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해 쏟아지는 영화의 수가 워낙 많고 사람들의 관심사가 각각 다르다. 따라서 영화에 대한 대화에 끼어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대략적인 영화 줄거리와 인상적인 장면을 알 필요가 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봐야할 영화의 수는 많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빨리 감기를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튜브 등을 통해 아주 짧게 줄거리를 요약하고 있는 동영상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영화를 건너뛰어 볼 수 있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OTT 서비스의 출현으로 인한 동일한 요금으로 무제한에 가까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영화를 볼려고 할 때마다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천천히 음미하며 봤지만 현재는 영화 편수에 상관이 없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영화를 볼려고 한다. 따라서 가성비 측면에서 보면 진지하게 한 영화를 오랫동안 보는 것보다는 빠르게 여러 영화를 보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이런 측면 때문에 요즘 영화와 같은 컨텐츠를 본다는 표현보다는 소비한다는 용어가 종종 사용되는 것 같다.

빨리 보기 측면에서 보면 책과 영화가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책은 글자와 문맥을 얼마나 잘 읽어내느냐에 따라 속독으로도 충분히 저자의 뜻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감독의 세심하게 배치한 장면 하나 하나가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빨리 보기로 그 장면을 건너뛰어 버린다면 감독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거나 왜곡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빨리 보기라는 행위는 같지만 책 읽기와 영화 보기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빨리 감기로 보는 현상과 같은 컨텐츠 시청 습관을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인간 관계 측면에서 잘 분석해 놓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빨리 보는 습관을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 안에는 미디어의 변화와 인간 관계와 같은 복잡한 사회 전반적인 현상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최근 방영한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예능과 영화에서 자폐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종종 들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자폐에 대한 이야기를 드라마와 영화 속 이야기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종종 자폐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를 걱정하거나 안쓰럽게 바라보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자폐를 가진 사람 자체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는 것 같다. 이미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선입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의외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스티브 잡스,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이들도 자폐의 일종인 자폐스펙트럼장애(아스퍼거 증후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자폐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특수한 관심사에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폐를 가진 사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얼마나 자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를 잘 알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제프 소바네크는 아프퍼거 증후군에 걸려 만 6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 항상 지적장애인 취급을 받고 했다. 간단한 인사나 전화도 버거워했으며, 사소한 일상 생활도 힘들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바칼로레아를 통과하고 10개의 언어를 습득하고 프랑스 명문 시앙스 포 졸업 후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하지만 한때 진지하게 정신과 상담을 받고 향정신 약을 먹으며 자신을 정신병자로 생각하고 정신병원 갖힐 뻔한 적도 있지만 잘 이겨냈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자폐증은 장애가 아니라 개개인을 설명하는 하나의 특징일 뿐이라고 언급한다.

책 전반적으로 일반인이 가진 자폐에 대한 오해와 자폐를 가진 사람이 가지는 인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일반인이 보기에 자폐인의 비상식적인 생각과 행동이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 관점에서는 실제로 몰라서 그렇다는 것을 설명한다. 특히 규칙은 규칙이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다. 상대가 누구냐와 무관하게 규칙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사나 장학사, 부시장이라고 하더라도 규칙에 어긋나는 또는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자폐를 가진 자신 사람이 쓴 글이라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 말 자체도 자폐를 가진 사람에 대한 선입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자폐에 대해 편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자폐를 포함해서 다양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이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에...

[인문]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2022. 4. 26. 15:0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 | 이디스 해밀턴 지음 |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적어도 한번쯤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아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 중에서 잘 알려진 신은 한두명은 알고 있을 것이다. 같은 신이더라도 그리스식 표현과 로마식 표현이 다르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너스는 로마식 표현이고 그리스식 표현은 아프로디테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초기 신화와 마지막 신화를 살펴본다면 약 1200년이라는 긴 시간 간극이 존재하고 어찌보면 서로 상이한 이야기들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간적인 간극과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 낸다는 것은 온갖 문학을 한권에 책에 담아내는 것과 별 차이없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묘사한 자료를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로서 그중 최고의 작품만을 엄선해 추린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각각의 신화를 전해준 각기 다른 자가들의 차이점을 독자가 구별할 수 있는 정도로 언급하는 수준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카테고리를 나누어 세부적인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1부는 신들, 세상의 창조, 초기의 영웅들이란 주제로 각각에 맞는 신들을 나열한다. 2부에서는 사랑과 모험 이야기라는 주제로 우리가 익히 아는 큐피드의 프시케, 오르페우스와 에루리디케, 그리고 페가수스와 벨레로폰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3부에서는 트로이 전쟁 이전의 위대한 영웅들이라는 주제로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라스 등의 영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4부에서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들이란 주제로 트로이 전쟁과 오디세이스 및 아이네이아스의 모험을 펼쳐 놓고 있다. 5부에서는 신화에 등장하는 위대한 가문들에 대한 주제로 아트레이스 가문, 테바이 왕가, 아테네 왕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6부에서는 기타 신화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미다스와 기타 인물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옛 고대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았는지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신화를 쓴 그리스와 로마 작가들의 저서는 대부분 아우구스투스 치세 동안 작품 활동을 한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오비디우스가 바로 신화를 집대성한 인물이며 거의 모든 이야기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오비디우스는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보다는 독자의 구미에 맞도록 근사하게 윤색해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되도록 오비디우스가 쓴 이야기는 인용하지 않고 있다. 이 이외에도 신화를 우리에게 전해 준 중요한 작가로 일리아스와 오디세아를 쓴 호메로스를 들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신화만 전적으로 다루고 있는 신들의 계보를 쓴 헤시오도스이다. 이 이외에도 여러 작가가 신화를 소개하고 그 이야기를 전해준 작가들이 존재한다.

 

 

 


이 책에는 컬러 도판 100여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고 글로만 볼때보다 훨씬 풍부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해밀턴이 가진 남다른 탐구열과 섬세한 분석력으로 고대 원전 중 최고의 작품만 엄선하고 있는 면도 이 책의 진가를 빛내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자료(그리스 로마 신 이름 비교, 주요 신들, 가계도 등)가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확실히 정리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중의 하나는 각각의 이야기마다 그 이야기의 출처가 어디인지 특징이 무엇인지를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대략적인 윤곽을 이해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아마도 저자가 가진 섬세한 분석력이 녹아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들과 영웅의 이야기도 있는 반면 생소한 이름의 신들과 영웅 이야기도 펼쳐진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상당히 많은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보다 깊이있는 정보를 얻기 원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