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 | 윤닥 지음 | 한빛비즈

 

주변 사람을 보면 주어진 일에 대해 시작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게을러서 일을 미룬다고 생각하고 했다. 물론 나 자신도 그런적이 종종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모습이긴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일을 완벽하게 해낼 자신이 없을 때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을 완벽하게 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그 일을 시작조차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모습인 것이다. 일을 조금이라도 해서 진행이 되면 그만큼 좋은 일일텐데 왜 일을 시작하지 않고 미리 포기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을때도 많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주의자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주어진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저절로 감탄이 나올만큼 일 처리를 잘하는 사람을 생각한다. 즉 그 사람은 완벽주의자라고 느낄만큼 완전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이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자산의 내면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상담한 많은 사례를 보면, 환자 본인 자체도 심리적인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완벽주의와 본인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라고 해서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만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본인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 성향에 따라 개선해 나갈 부분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완벽주의자의 탄생으로, 완벽주의자에 대한 개념과 생활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완벽주의자를 4개의 부류로 나눈다: 회피형 완벽주의자, 감독형 완벽주의자, 자책형 완벽주의자, 안정형 완벽주의자. 2장은 완벽주의가 스스로 만든 정신적 감옥이라는 측면에서 강요된 완벽 안에 내포된 다양한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설명한다. 특히 완벽주의자가 빠지기 쉬운 네가지 함정으로 당위성의 오류, 흑백논리의 오류, 과잉 일반화, 재앙화 사고 등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3장에서는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생활속 모습을 설명한다. 완벽주의 성향을 어떻게 파악하는지 부터 시작해서 완벽주의라는 사고에 빠진 사람들의 특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이상증세에 대해 나열한다.

 


4장에서는 완벽주의의 균형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완벽주의가 가진 허상을 보여주면서 완벽주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또한 완벽주의자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다양하게 재조명하고 있다. 5장에서는 완벽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5주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1주차는 자신이 완벽주의 성향임을 인정하고 다양한 장애물을 파악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이다. 2주차는 완벽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비현실적인 기준을 바꾸는 연습을 진행한다. 3주차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 분석을 통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의 뿌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4주차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실수를 기회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5주차는 완벽주의를 조절하기 위한 현실적인 기법을 통해 안정적 완벽주의자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다. 마지막 6장에서는 완벽을 내려놓고 완벽에 가까워지는 다양한 사례를 설명한다. 특히 운동선수에서 종종 나타나는 입스에 대한 사례를 통해 심리적 불안이 일으키는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면밀히 파헤치고 있다. 부록에서는 완벽주의 극복을 위한 5주 프로그램 워크북이 추가되어 있어서 본인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가이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저자 자신이 완벽주의자였기 때문에 보다 현실감있게 완벽주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례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저자의 연구주제도 완벽주의이기 때문에 보다 깊이있게 완벽주의를 분석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면에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완벽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답답한 사람들, 그리고 내용에 관심이 가지만 나중에 시간을 내서 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를 통해 자신이 변할 수도 있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느낄 수 있다면 이 책이 가지는 효과는 충분한 것 같다.

[문학] 레 미제라블

2022. 8. 26. 22:2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레 미제라블 > | 빅토르 위고 원저 | SunNeKo Lee 그림 | Crystal S. Chan 편집 |

정미선 옮김 | 한빛비즈

 

이 책은 한빛비즈에서 고전을 처음 읽는 학생이나 고전의 깊이를 다시 만나고 싶은 어른에게 원작 그대로의 감동을 전하는 만화소설인 문학툰 시리즈이다. 이전에 한빛비즈에서 교양툰으로 만화형식의 시리즈가 출간된 적이 있는데 문학툰은 만화 형식을 유지하면서 원작에 가장 가깝게 각색된 버전으로 문학 걸작을 환상적으로 각색한 만화 시리즈라고 볼 수 있다. 원작 소설이 주는 감동과 느낌을 만화로 옮기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원작의 느낌 및 내용의 충실도가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 미제라블 원본에 대해 언급하자면,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19세기의 프랑스 왕국~7월 왕정 기간을 시대적 배경으로 쓴 대하소설이다. 레 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소설 중 하나이며 서양 문학사의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간략하게 편집된 판본을읽기 때문에 짧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원작 분량은 벽돌책이라고 부를만큼 방대한 양이다. 빅토르 위고의 사상과 지식을 모두 쏟아 부은 작품으로서 프랑스의 역사, 파리의 건축과 도시 설계, 정치, 도덕철학, 반정부주의, 정의, 종교, 낭만, 가족애의 유형과 인간의 본성, 당시의 사회상에 대해 매우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한빛비즈의 레 미제라블은 원작이 가지는 이런 다양한 사상과 배경, 그리고 인간성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만화가 가지는 한계성, 그리고 분량의 한계성으로 인해 상당 부분 축약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당시의 상황을 엿보기에는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만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인물 각각의 개성과 특징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의 목차는 등장 인물에 대한 내용을 전개가 된다. 1장부터 4장까지는 팡틴에 대한 이야기이고 5장은 코제트, 6장과 7장은 마리우스, 8장과 9장은 생 드니 거리, 10장은 장 발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흔히 레 미제라블이 장 발장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의 처음부터 장발장 위주로 전개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코제트의 어머니인 팡틴의 이야기로 소설이 주로 진행된다.

 


레 미제라블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대략의 줄거리는 알고 있을 것이다. 소설 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각색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한번 이상씩은 접해봤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은, 만화의 형식을 취해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원작의 내용을 거의 해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 지나치게 축약되어 인물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되거나 주요 사건이 사라져서 전반적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전문학에 대한 부담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 첫 출발을 열어주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원작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자기계발]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2022. 8. 23. 11:1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 | 하마다 이오리 지음 | 정은희 옮김 | 한빛비즈

 

이 책은 세련된 영어(정중하고, 긍정적이며, 이해하기 쉬우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영어)를 몸에 익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중학교 수준의 영어에서 한두 가지 간단한 포인트만 고쳐서 자연스럽게 뜻이 잘 통하는 영어가 되게 하는 방법이다. 이런 영어는 장소, 상대, 목적에 구애받지 않고 영어를 쓰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실용적이며, 매일 쓸 수 있다.

일본인이 쓴 책이라서 도움이 될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영어를 배운지 한참 지나서 잊어먹고 있었던 문법도 새삼 다시 인식하게 되고, 좀 더 정중하게 영어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핵심적인 부분을 알게 된 것 같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곳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장이 소개되어 있어서 나름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과학] 인피니티

2022. 7. 29. 13:1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인피니티 > | 로랑 셰페르 글,그림 | 이정은 옮김 | 한빛비즈

 

한빛비즈 교양툰 중 우주와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이다. 만화 형태로 퀀텀과 의학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그 한계가 어디인지 궁금했는데 이제는 우주와 블랙홀을 포함한 영원의  세계로 그 영역을 넓힌 교양툰이 나온 것 같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무한이란 주제는 상당히 어려운 주제이다. 중요한 것은 우주가 인간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놀랍다는 사실이며, 우주와 우주의 복잡성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의 진화와 물질 창조,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는 부분, 물리학이 현재 지닌 한계를 받아 들이는  부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개념은 시간이다.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하는 일은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 폴 데이비스(이론물리학자) -

우리가 종종 언급하는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것을 제일 처음 언급한다. 시간과 공간이 항상 일정하지 않다는 점으로서 우리의 시간 속 속도는 공간 속 속도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 중력의 영향에 의해 높은 산보다 낮은 곳에서 시간이 아주 조금 느리게 흘러간다. 지구의 자전속도 영향에 의해 극지방보다 적도 아프리카에서 더 느리게 흐른다. 이 개념을 기반으로 우주의 무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우리가 실제한다고 부르는 모든 것은 실제로 볼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 닐스 보어(물리학자, 양자물리학의 개척자) -

우리 현실은 놀랍도록 단순하다. 세상을 통제하는 힘은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는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사이에 일어나는 강한 상호작용이다. 강한 상호작용이 없으면 원자도, 물질도, 지구도, 인간도 없을 것이다. 두번째는 약한 상호작용으로 이 것도 원자핵 안에 있다.  약한 상호작용이 없으면 핵융합도, 태양도, 생명체도, 인간도 없을 것이다. 세번째는 중력이다. 중력 덕분에 물체들은 서로 잡아당기고 물체들간에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네번째는 전자기력이다. 전자기력은 중력처럼 미치는 범위가 무한해서 우주를 관통하며, 이 힘이 없다면 태양도, 별도, 그 무엇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양자의 무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만화 형식을 취하지만 어려운 개념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좀 어려운 느낌은 있다. 따라서 쉽게 책장을 넘기기는 어렵지만 그림속 설명을 자세히 읽어가면 어렴풋이 무한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이고 이해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책이 좀 더 많이 출간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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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2022. 7. 29. 13:1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 김도윤 글,그림 | 한빛비즈

 

한빛비즈 교양툰 중 곤충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변에서 종종 접하는 곤충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오래 전부터 지구에서 생존한 종임을 알 수 있다. 곤충은 전 세계에 걸쳐 80만 종이 살고 있다고 한다. 바다를 제외한 모든 곳에 살고, 히말라야 해발 5000미터쯤에도 살고 있고, 덥든 춥든 습하든 건조하든 지구 어디에서난 별의별 형태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학자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곤충이 수천만 종은 더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한다.

만화로 구성되어 있지만 교양툰이라는 이름에 맞게 곤충에 대해 자세힐 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책의 초반에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에 걸쳐 곤충에 대해 언급하는데 곤충이 무엇지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 4화가 되어야 비로소 곤충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교과서에 곤충은 날개 두 쌍과 다리 6개,  그리고 더듬이를 가진 생물로 설명한다. 하지만 날개 없는 곤충이 태반(가장 가깝게는 개미), 날개가 있더라도 한 쌍만 가지는 곤충도 있다. 따라서 곤충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진화계통적 정의가 필요하다.

곤충은 일단 동물이다. 그리고 동물 중에서 절지동물에 속한다. 절지동물은 몸이 마디마디로 나뉘어 있다. 특히 절지동물을 분류하는 방식에는, 먹이를 쥐는 뾰족한 부속지가 있는 협각아문(거미, 투구게, 전갈), 다리가 많은 다지아문(지네, 노래기), 흔히 갑각류라 부르는 갑각아문(게, 새우, 따개비),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리가 6개인 절지동물은 육각아문으로 부르고 있다. 결국 곤충은 강(class)이라는 단위의 분류군인데 보통의 강과는 차원이 다르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 분포하는 동물이 120만 종인데 그중 곤충강이 혼자서 80만 종이나 차지하고 있기 떄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상식과는 다른 곤충의 모습도 엿볼 수 있고, 다양한 곤충의 생활을 자세히 알아 볼 수 있다. 또한 바퀴벌레나 모기, 개미 등 몇몇 곤충류에 대해 별도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모기는 전 세계에 3천450종이 분포하면 국내에는 53종이 있다고 한다(모기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을 처음 알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모기는 피를 빨지 않는다고 한다.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모기도 실제로는 피를 빠는 모기가 아니라고 한다(즉 절대 공룡 DNA가 나올 수 없는 모기인 것이다. 물론 피를 빤다고 해서 공룡 DNA가 남아 있지도 않겠지만... 모기가 가진 가장 큰 위험은 질병을 옮기는 것이다. 특히 말라라아는 사람에게 아주 치명적인 질병이다.  아프리카 사람은 말라리아 유충인 열원충이 적혈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적혈구는 낫모양으로 변형시켰다. 이를 통해 말라이아 감염은 줄어들었지만 산소 운반 능력 부족은 수명이 상당히 줄어드는 역효과도 낳게 되었다고 한다. 이만큼 모기는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칠 만큼 대단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이 이외에도 재미있는 부분이 곳곳에 존재한다. 만화이지만 만화스럽지 않은,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제공하는 유익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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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트러스트

2022. 7. 28. 15:4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트러스트 > | 벤저민 호 지음 |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이 책의 저자인 베저민 호는 경제학 교수이다. 책의 제목이 신뢰인데 경제학자가 지은 책이라니 좀 의아한 느낌이 든다. 느낌상으로는 심리학자나 사회학자가 저술하면 알맞은 책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대부분의 경제 생활이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경제학자가 신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편하게 사용하는 신용카드도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결제수단이 아닐까 생각한다(물론 신용카드사에서 심사를 통해 신용카드를 발급하기 때문에 100% 신뢰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신뢰 기반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책의 처음은 신뢰의 역사로 시작한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바로 서로 신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성선설을 믿더라도 낯선 사람을 무조건 신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간은 정부와 법율이라는 제도를 통해 협력의 딜레마를 극복하고자 노력했지만 이 또한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각 사회에는 규칙과 규범이 존재하는 이를 넓은 의미에서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만든 제도는 신뢰를 기반으로 동작한다는 사실과 인간이 만든 제도는 결국 쉽게 신뢰하기 위해 고안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다.

초반에 선물이 가지는 의미를 중요하게 언급한다. 선물은 사실 신뢰를 쌓기 위한 중요한 방식이다. 무의미한 선물 대신 돈으로 주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많이 있지만 선물이 가지는 의미(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를 본다면 돈 이상의 의미가 숨어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이외에도 종교, 법률, 생물학, 중세의 시장 관점에서 신뢰를 살펴보고 신뢰가 어떻게 형성되고 문화로 정착되어 왔는지 잘 소개하고 있다.

신뢰의 역사를 소개한 이후 본격적인 신뢰에 대해 내용을 전개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문기관에 대한 신뢰 이야기로 부터 상호 신뢰에 대한 이야기로 펼쳐나간다. 특히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사과와 신뢰를 깨뜨리는 비난에 대해 별도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사과도 사과 이후 미치는 영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쉽게 사과를 하지 못하는(의료 사고 등)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사과에 대한 다양한 연구(개인 및 조직간 관계, 정부와 국민간의 관계 등)를 통해 어떻게 상호 신뢰성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다.

책의 중간 즈음에 저자가 사과에 대한 경제학 책을 쓴 이유를 소개한다.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사과의 경제학이라고 한다. 흔히 우리는 관계를 회복하거나 신뢰를 되찾고 싶을 때 사과를 한다. 미시경제학자는 거래 당사자끼리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하지만 당사자끼리 관계를 연결하는 신뢰에 대한 연구를 많이 부족하고 또한 신뢰가 깨졌을 때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연구도 거의 전무하다. 하지만 저자는 그 관계가 신뢰를 통해 회복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이 부분이 책의 전반에 나타나는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인류 문명에서 인류가 서로 믿게 되는 과정을 소개하고 그 과정에 제도를 통해 신뢰 기반으로 인류 문명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경제학 관점에서 신뢰를 깊이있게 파고 든다. 화폐, 금융, 계약에서 신뢰의 역할을 다루고  그 범위를 직장과 광고까지 넓힌다. 또한 온라인 상에서의 신뢰를 공유경제와 블록체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개념적으로 또는 인지과학적으로 신뢰 개념만 생각했지만 경제학 관점에서 신뢰 개념을 접하다 보니 생소한 느낌도 많이 든 것 같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사례와 방법론이 소개되고 다양한 관점에서 신뢰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제시하는 것에 많은 흥미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인지적으로만 파악하는 신뢰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점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면을 알게 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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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원소 이야기

2022. 7. 28. 15:3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원소 이야기 > | 팀 제임스 지음 |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원소라는 단어를 접하는 순간 떠오르는 첫번째 그림이 원소 주기율표이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대략적인 형태와 일부 원소의 이름을 나열할 수 있는 정도의 기억은 남아있다. 그리고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원소)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대 철학자부터 다양한 개념을 제시해 온 것 같다.

원소이야기라고 하면 화학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의외로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언급된다. 특히 원소를 발견하고자 하는 경쟁이 치열하고, 이를 하나의 표로 정리하려는 노력이 기울이고 있었지만 개념을 정리하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이때 원소 주기율표를 정립할 수 있는 기본 개념을 제시한 것이 양자역학이라고 한다. 즉 양자역학이 없었다면 우리가 보는 원소 주기율표도 나오지 못하고, 우리가 찾지 못한 원소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지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로서 물, 불, 흙, 공기 개념을 제시했고 그 이 이후 우리의 몸과 문명까지 세상을 만들고 바꾼 원소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이다.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는 데 어떤 장을 읽어도 흥미진지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1장은 원소를 찾기 위한 고대 철학자부터 근대 과학자까지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2장에서는 우리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근원으로서 원자 개념을 설명한다. 3장에서는 2장에서 설명한 원자에 대한 모형을 제시하고 4장에서는 원자가 어디서 부터 오는지 설명하면서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와 헬륨으로 부터 점점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빅뱅 이후 별이 생성되고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원소들이 합성되는 것을 보여준다.

5장과 6장에서는 주기율표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다양한 원소를 발견했지만 인접한 원소들이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니는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양자역학을 통해 인접한 원소가 왜 완전히 다른 형태를 지니면서 특성이 다른지를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주기율표 상으로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남아 있는 원소가 무엇인지까지 잘 설명해 주게 되었다.

7장에서는 화학물질에 대한 소개를 한다. 특히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과 폭발물이 어떻게 큰 에너지를 내면서 반응을 보이는지 양자 관점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8장에서는 연금술로서 물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얼마나 어려운지(실제로 불가능한지)를 개념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원소의 합성을 통해 주기율표상을 빠져있던 원소를 채우면서 118개의 원소가 모두 채워지는 과정을 보인다. 9장과 10장에서는 금속원소와 전기, 산, 비금속원소, 빛 등에 대해 설명한다. 금속의 특성 중 공통적인 것은 모두 전기가 잘 통한다는 것이지만 원소의 특성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또한 교수형을 대신하는 전기의자가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 어떤 부분이 고려되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11장과 12장에서는 생명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주기율표에 있다는 사실과 세상을 바꾼 원소들을 소개한다. 독성에 관련된 물질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원소, 그리고 인체 발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다양한 원소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있게 펼쳐놓는 책이다. 그냥 교과서로만 봐 왔던 주기율표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주기율표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도 잘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인류가 과학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고 자원을 도구 삼아 보다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단순히 화학 이야기가 아니라 물리학과 우주, 생명 등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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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일터의 품격

2022. 6. 28. 12:2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일터의 품격 > | 도나 힉스 지음 | 이종민 옮김 | 한빛비즈

 

21세기의 가장 흥미진진한 발전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의미에 관한 개념 확장에서 비롯될 것이다.
- 존 나이스비트

일터를 포함한 조직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키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특히 그 조직에 대해 품격을 논의한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보상이나 복지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터를 바람직하게 변화시키면서 품격을 갖추게 하려면 조직 구성원들에 대한 존엄 개념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듯이 다양한 환경과 조직에 존엄 모델을 적용한 경험으로 존엄에 대한 무지가 업무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직원들의 부당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면서도, 특히 관리자나 상급자로 부터 부당대우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그만큼 자신이  그 조직내에서 안전하지 못하고 불이익이나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빠져있는 것이다.

존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실제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특히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존엄에 대해 무지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직원들의 존엄을 훼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인식 부족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존엄 문화 형성을 위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업무 환경에서 건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감당해야할 몫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총 3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은 존엄 리더십의 개념에 대해 소개한다. 존엄의 중요성과 존엄을 침해할 수 있는 유혹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이를 위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트 2는 마음을 움직이는 존엄 리더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신뢰는 인간 관계에서 필수조건이라는 사실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통해 상호 존엄에 대한 개념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파트 3에서는 모두가 존중받는 조직문화 만들기로서 모든 사람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조직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주변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인정하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최종적으로 존엄은 실천과 사랑이라는 개념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개인에 대한 존엄성을 통해 조직을 강화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이고 권위있는 로드맵을 저자가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각종 언론 매체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조직내에서 부당 대우를 받는 다양한 사례를 접하곤 한다. 대부분 부당 대우를 하는 상급자의 인성에 대해 논하지만 그 상급자가 존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런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조직에 존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타인이 아니라 모두가 존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이 나를 존중해주기를 기다리기 보다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먼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상호 존중 및 존엄에 대한 문화가 정착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품격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영] 오늘부터 팀장입니다

2022. 6. 28. 12:2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오늘부터 팀장입니다 > | 레이첼 파체코 지음 | 최윤영 옮김 | 한빛비즈

 

회사나 조직에서 경력이 쌓이면 팀장이라고 하는 타이틀을 종종 달게 된다. 막상 팀원으로 시키는 일만 하다가 팀장이 되어 팀원에게 일도 제대로 못시키고 본인의 일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 빠진 사람도 종종 보게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팀장의 역할은 팀원들을 이끌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혼자서 일할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팀원 개개인이 제대로 된 역할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팀장 역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이를 위한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처음부터 훌륭한 팀장 기질을 타고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체계적인 훈련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그 기질을 만들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훌륭한 팀장이 되기 위한 훈련과 노력을 잘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서점에서 팀장에 관한 책을 사서 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이미 팀장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다른 사람을 통해 조언을 얻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속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마음에 와 닿는 그럼 느낌을 가지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 책은 와튼스쿨 리더십 권위자인 저자가 초보팀장을 위한 25개의 강의를 요약해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론보다는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 요령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1장은 성과관리, 2장은 동기부여, 3장은 일의 의미, 4장은 채용과 해고, 5장은 팀 역학, 6장은 자기경영이다. 제목만 보더라도 팀장으로서 고민하는 많은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장에 포함된 강의마다 핵심적인 요소에 대해 명확한 원칙들을 나열하고 있어서 핵심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한 중간 중간 평가를 위한 질문지나 계획서 등이 샘플로 포함이 되어 있어서 팀원 인터뷰나 면담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롭게 팀장이 되는 사람이거나 이미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좀 더 진지하게 팀장의 역할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팀원으로서 앞으로 팀장이 되어 제대로 팀을 끌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조언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심리] 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2022. 6. 20. 22:5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 | 김경일, 이윤형, 김태훈 지음 | 한빛비즈

 

이그노벨상에 대해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냥 단순히 기발난 생각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즉 학술적인 것과는 무관하게 재미난 흥미거리를 고안한 것에 대한 상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노벨상은 보통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업적이 축적되고 그 지식이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이 된다고 여겨지는 연구와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그노벨상에 대한 설명을 보면 "더할 나위없이 바보같거나 시사하는 바가 많은 무언가를 해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 이러한 업적들 중에는 소름끼치게 바보같은 것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것들은 바보스러울만큼 훌륭하고 심지어 중요한 것으로 판명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즉 이그노벨상은 기발하고 남다른 생각, 통렬한 풍자나 기상천외한 해석이 담긴 논문, 재미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 연구에 주는 상이라고 볼 수 있다.

나름 이그노벨상도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다양한 인물로 위원회가 구성되고 나름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단순 흥미거리에 주는 상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소 장난스럽고 엉뚱한 면이 있기는 해도 연구자의 위상이나 연구 내용이 허접하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실제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그 후에 노벨상을 받은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전 <심리 읽어드립니다>의 저자가 이그노벨상을 받은 연구를 모아서 소개하는 책이다. 목차만 봐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생각이지만 디테일하게 따지지 못한 내용이 많이 소개된다. 예를 들어 욕에 대한 연구로서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욕>이 있다. 다양한 실험을 거쳐 욕이 우리의 고통을 줄여주고 힘든 상황을 좀 더 버틸 수 있게 도와준다는 연구 결과이다. 이 연구를 한 연구자도 단순 흥미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욕 연구의 대가라고 한다. 따라서 연구분야 만큼은 누군가에게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연구로 수면에 대한 연구가 있다. <늦게 자는 저녁형 인간일수록 어두운 3가지 특징이 더 많이 나타난다>이다. 인간의 어두운 3가지 측면은 나르시즘, 사이코패스, 마키아벨리즘이며, 이는 심각한 수준의 자아도취적 성향, 타인을 무참히 짓밟는 사이코패스적 성향, 권력이나 이득을 얻기 위해 타인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마키아밸리적 성향을 말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모든 사람이 늦게 자면 어두운 성향이 나타난다는 것이 아니라 공존 능력이나 협동심이 부족한 사람이 수면도 부족하면 3가지 어두운 성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종적으로 본다면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수면 패턴과 수면 시간을 알고 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이외에도 다양한 이그노벨상 연구 주제와 이에 관련된 설명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이그노벨상 주제도 흥미롭지만 이를 심리적으로 설명하고 잘 정리한 부분도 좋았던 것 같다. 진지하지 않은 주제같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중요한 주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 어렵지 않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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