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한때 철학에 관심이 좀 있었을 때 니체 철학과 책에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시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은 큰 소득없이 시도해본 것으로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난해하기도 하고 글을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그런 말들이 계속 이어진 느낌이었다. 철학하면 니체가 종종 언급되고 또한 대표적인 책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여기저기서 종종 회자되곤 한다. 하지만 저자와 책 제목만 알고 있을 뿐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가 20대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접하고 그 벅찬 느낌으로 시와 철학을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청년 시절 철학을 통해 젊음의 약동하는 피를 수혈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철학을 향한 열정과 대책없는 납득을 통해 삶의 어떤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꿨다고 한다. 사실 니체에 대해 시도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나의 인식의 범위와 철학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서 그렇겠지만 20대 초반에 혼자의 힘으로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니체 철학을 진지하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삶에 지치고 현실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고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사상을 통해 조금의 위로와 용기, 한조각의 꿈을 전하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저자의 삶과 생각, 그리고 살아온 과정을 언급하면서 니체 철학의 핵심  사상을 덧붙여 언급하고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주로 언급되는 자료이긴 하지만 중간 중간 다른 주요한 자료들도 같이 언급되고 있다.

니체에 관한 철학을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니체가 언급한 '신은 죽었다'가 실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니체가 초인으로 삼은 '짜라투스트라'가 누구인지, 그리고 신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단편적인 내용으로 이해하는 듯한 느낌일 수도 있지만 분명 이 책을 접하기 전 보다는 한층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고, 니체 철학에 대해 다시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니체가 <즐거운 지식>에서 '우리가 그를 죽였다'라고 선언했을 때 과연 죽은 것은 신이었을까? 우리가 죽인 신은 하나의 실체였을까? 아니면 하나의 허상, 실체가 없는 추상이 아니었을까? ... 신의 죽음 이후 인간은 불행해졌을까? 아니면 신과 그의 계율을 만든 구속에서 풀려난 행운이었을까?"

특히 니체 철학에 나타난 영원 회귀의 개념이 새롭게 다가온 것 같다. 불교에서 언급하는 윤회와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니체의 영원 회귀는 윤회와 다르다. 윤회는 최종적으로 해탈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영원 회귀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상태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이외에도 삶의 곳곳에서 니체의 철학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삶의 궁극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도 같다. 여전히 그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의 공감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넓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