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2041

2023. 2. 3. 16: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AI 2041 > | 리카이푸, 천치우판 지음 | 이현 옮김 | 한빛비즈

 

인공지능에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어 봤지만 이 책은 여태 접하지 못했던 유형의 책인 것 같다. 많은 인공지능 관련된 책들은 기술적인 설명을 하는 형식이거나 미래의 모습을 그린 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기술적인 설명을 위주로 하는 책은 너무 어렵고 미래의 모습을 그린 소설 형식으로 된 책은 너무 허구같은 느낌이 들어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이 두가지 면을 잘 조합한 책이다. 일단 미래의 모습을 SF 소설의 형태로 보여주고, 미래에 사용될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분석을 한다. 이 두가지 형식이 잘 조합됨으로써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미래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고, 그 기술이 가지는 장점과 어두운 면을 살펴봄으로써 좀 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기술에 대한 설명도 현 기술에 대한 설명 위주로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허구의 모습으로 비춰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부분이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로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들은 구글에서 일했던 동료로서 현재 한명은 벤처캐피털 투자 사업을 시작했고 다른 한명은  SF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명이 특정 기술이 언제 성숙할지, 데이터를 모으고 실험을 반복하기 위해 얼마나 걸릴지, 다양한 산업에서 관련 제품을 생상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예측하는 기술지도를 만들고, 기술 발전에 따른 규제와 제약 조건에 대한 자료를 제공했다. 그러면 다른 한명은 이 기술에 관련된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등장인물, 배경, 줄거리 등을 만들어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이러한 상호 협력을 통해 있을 만한 미래의 모습과 기술적인 타당성이 동시에 접목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총 10가지 미래 상황을 보여준다. 딥러닝이 사회 곳곳에서 널리 사용됨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와 그 원인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러한 부정적인 효과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소개한다. 또 다른 미래 상황으로 이미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딥페이크 문제를 다룬다. 딥페이크가 만연해진 미래 사회에서 딥페이크를 탐지하기 위한 안티딥페이크 기술, 그리고 이를 넘어서고자 하는 딥페이크 기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하여 사회 구성원을 현혹시키고 진실이 무엇인지을 알기 어려운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이 이외에도 완전 자율주행차가 인간 운전자를 대체하는 미래의 모습을 보이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서로 다른 점, 그리고 기술적으로 자율주행차가 동작하는 방식 및 어떻게 보편화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인공지능이 여러 산업에 적용되면서 인간의 노동이 필요하지 않은 미래가 온다면 벌어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자리를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일에 배치가 되겠지만 그 새로운 일이 과연 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와 궁극적으로 사회 뒤편으로 밀려나는 취약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은 상당히 몰입할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된 것 같다. 현실적으로 와 닿는 부분도 많았고 미래에 이러한 상황이 되었을 때 인간이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게 만들었다. 인공지능과 인류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상호 공존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과학] 야밤의 공대생 만화

2023. 1. 31. 08:1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야밤의 공대상 만화 > | 맹기완 지음 | 뿌리와이파리

 

한때 인터넷에 올라온 만화로 가끔씩 봤는데 북클럽에 이북으로 등록되어 읽기 시작한 책이다. 다양한 학자들에 대한 이론과 그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과학 만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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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2023. 1. 30. 16:5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 |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한빛비즈에서 나온 다양한 책들 중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가 있다. 다양한 주제로 여러 권의 시리즈가 있는데 출퇴근시 15분 내외로 한편의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지친 퇴근길에 짧게 짬을 내어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주제가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한편 한편 편하게 글을 읽을 수 있었고 사회 현안에 대한 주제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 든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의 장점이자 단점은 글 하나 하나의 길이가 짧다는 것이다. 글이 짧기 때문에 퇴근길에 그 글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서로 다른 강의 간의 서로 다른 주제로 인해 쉽게 넘어갈 수 없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물론 생각하기 나름에 따라 장단점이 서로 뒤바뀔수도 있고 둘 다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여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 하나의 글 그리고 강의 각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쉽게 대충 넘길 수 없기에 더 꼼꼼하게 읽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전환>편은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이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역사와 미래, 심리와 치유, 예술과 일상, 천체와 신화이다. 그리고 각각의 파트마다 3개씩의 강의가 있고 각 강의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총 5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퇴근길 시간에 맞추어 짤막하게 글이 쓰여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글을 읽고 잠시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길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번 <전환>편도 기존 다른 퇴근길 인문학 수업과 유사하게 아는 내용도 제법 있고 새롭게 알게되는 내용도 많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예술과 일상 파트에서는 최근 알게된 화가 김환기와 음악가 말러가 나와서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몰랐던 인물이나 내용을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을 통해 다시 접하는 느낌은 항상 좋은 것 같다.

또한 최근 조선의 모자에 대해 언급한 한권의 책을 읽었는데 이번 <전환>편의 시작도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이란 강의로 다양한 조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조선의 일상생활사로서 물도사 수선, 조선 장애인사로서 재상 하조를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조선의 또 다른 한 단면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인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심리와 치유 파트의 내 마음 나도 몰라 강의를 통해 정신건강 측면의 다양한 질병과 중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된 것 같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는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생각거리를 주고, 서로 연관되지 않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읽으면서 어색하지 않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주제의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주는 시리즈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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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계발] 5초의 법칙

2023. 1. 30. 16:5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5초의 법칙 > | 멜 로빈스 지음 | 정미화 옮김 | 한빛비즈

 

한때 미라클모닝이 각광을 받던 때가 있었다. 미라클모닝은 아침 6분간의 투자로 원하는 성공과 행복을 창조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달콤한 아침잠을 어떻게 떨치고 일어나느냐가 관건이었던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변화를 원한다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을 위해서는 즉각적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뭔가를 하고자 할때 고민보다 빠르게 행동을 먼저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5초의 법칙을 언급한다. 법칙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 5부터 1까지 숫자를 거꾸로 세는 것만으로 즉각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아침에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해 볼 수 있겠지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또는 다양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5초의 법칙에 따라 판단을 내리도록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성급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순간 주저하는 것보다는 어느 한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경험한 것 같다.

저자는 자신의 일상이 점점 바닥을 치고 있을 때 변화와 새로운 시작 앞에서 자신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불안감과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5초의 법칙을 활용했다고 한다. 5초의 법칙인 만큼 내용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다. 숫자를 5부터 역으로 세면서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1장에서는 인생을 바꾸는 5초의 법칙을 발견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용기가 가지는 힘을 설명하며, 이어서 다양한 용기에 대해 설명한다: 행동을 바꾸는 용기, 생각을 바꾸는 용기, 모든 것을 바꾸는 용기 등이다.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아는 데는
지혜가 필요하다.
해야 할 일을 하도록
자기 자신을 
밀어붙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 p.65 -

다양한 사례와 실제 경험자의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동기 부여 측면에서 좋은 의미를 주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뭔가를 하기 위해 준비를 위한 준비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도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하더라도 실제 행동으로 옮겨져야 원하는 결과를 얻고 성공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시작을 준비하지
말 것.
준비되기 전에
시작하라.
- p.188 -

[역사] 모자의 나라 조선

2023. 1. 18. 08:2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모자의 나라 조선 > | 이승우 지음 | 주류성

 

조선시대에 관련된 가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자를 쓰고 나온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모자의 다양성이나 용도보다는 그냥 신분적인 차이나 직업의 특성때문에 모자가 다양하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물론 조선 이전 시대에 대해 더 생각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선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모자를 쓰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조선의 모자 이야기만으로 서술한 책이다. 과연 모자만으로, 그것도 조선시대에 한정해서 한권의 책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부제 - 그 많은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 - 처럼 한순간 조선의 모자가 대부분 사라진 이유도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총 8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 시작은 모자 왕국의 추억으로 시작한다. 모자 이야기에 앞서 간단히 조선이란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어떻게 해서 조선에서 모자가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모자는 머리를 보호하는 목적에서 시작해서 다양한 사회의 요구에 따라 진화를 거듭한 끝에 모자 본연의 목적에서 훨씬 벗어나 현재에 이르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강력한 신분사회를 500여년 유지한 조선에서 수많은 종류의 모자가 탄생하고 다양하게 진화한 것은 당연한 사회적 요구의 귀결로 볼 수 있다. 즉 계급과 신분을 가장 쉽게 분별할 수 있는 방법은 계급과 신분에 따라 정해진 모자를 씌우는 것일 것이다.

이어서 외국인의 눈으로 본 조선의 모자에 대해 보여준다. 생각외로 많은 외국인들이 조선의 모자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며, 특히 갓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을 남긴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자를 소개하고 그 용도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서양의 우월감을 기본으로 조선의 문화인 모자를 소개하고 있기에 폄하하는 부분도 제법 눈에 띄는 것 같다. 서양 문명관으로 볼때도 조선의 모자는 신분의 경계를 넘으려는 사용자의 욕망을 적절히 통제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으며,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회를 철저하게 분리했던 조선의 성리학적 통치구조가 만들어낸 강력한 신분제도의 결과이다.

3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조선이 왜 모자의 왕국이 되었는지 설명한다. 조선의 모자는 조선인의 전통적인 상투 문화에서 비롯되었고 조선의 성리학의 윤리관이 모자문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리고 머리를 중요시하는 존두사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철저하게 의복과 관모를 함께 갖추는데 정성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반도에서만 계승되었던 긴 역사를 가진 왕조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다져진 문화 형성이 가능했기에 모자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선의 엄격한 유교 신분 사회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4장에서는 조선의 모자와 신분제도, 그리고 성리학의 허와 실에 대해 소개한다. 조선의 모자를 설명하면서 조선시대의 신분제도 및 성리학을 빼고 언급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조선의 모자를 이해하는데 신분제도 및 성리학적인 배경 설명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5장부터 본격적인 조선의 모자에 대해 소개한다. 조선 왕실의 모자부터 신하들의 모자, 의식에 사용하는 모자 등 신분에 따른 모자와 의식에 따른 모자를 설명한다. 실제 모자 사진을 포함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설명이 눈에 와 닿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어서 조선에서 가장 중요한 모자 중의 하나인 갓에 대해서는 두장에 걸쳐 꼼꼼하게 분석한다. 갓이 탄생한 배경과 만들어지는 방법, 각 부위별 명칭 등 우리가 제대로 알기 어려운 부분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선의 모자가 단발령과 신문화에 의해 급속하게 사라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조선의 모자는 단순히 머리를 보호하고 장식을 위한 모자는 아니었다. 특히 양반들의 갓의 경우 어떤 자리이든 벗지 않아고 실내에서도 착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집에서는 갓을 벗곤 했지만 또 다른 모자를 착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조선의 모자뿐만 아니라 그 배경과 필요성을 알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문] 유류품 이야기

2023. 1. 13. 14:1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유류품 이야기 > | 로버트 젠슨 지음 | 김성훈 옮김 | 한빛비즈

 

얼마전 할로윈 데이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참사가 발생했었다. 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두고 정치적인 공방과 무책임한 책임 회피가 자행되면서 유족들을 더욱 절망에 빠지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이전에도 유사한 형태의 무고한 학생들의 죽음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러한 참사에 대한 사전 예방과 사후 수습 모두 지켜보는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고 유족들은 남인양 뒷편으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여러번 있는 것 같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연재해와 불의의 사고, 또는 테러로 인한 사고 등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재난 상황은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그 수습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고를 수습하는 입장에서는 빠르게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가족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신원 확인과 사고의 원인, 그리고 어떻게 하면 동일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고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드는지 중요한 것 같다. 이 차이는 사고 유족들을 대하는  사고 수습 책임자 및 담당자의 인식이 많이 좌우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사고를 수습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려준다. 대체로 빠르게 사고를 수습하고 빠르게 신원을 확인하고  사고의 원인을 찾는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그 사고를 당한 사람의 유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인 것 같다. 분명 사고를 수습하는 사람과 유족 사이에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순간 가장 절박하고 힘겨워할 사람들이 사고의 유족임을 안다면 어떻게 그 유족의 마음을 편하게 달래주고 안심시키느냐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피해자가 남긴 조그마한 것, 즉 유류품도 신경써서 유족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측면중에 하나인 것 같다.

저자는 미국 전사자 예우 담당국 예하의 육군에 근무하면서 대규모 재난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해 왔다. 전역 후 재난수습 기업인 케니언 인터네셔널에 입사하여 재난 전문가로 역할을 다해오고 있으며, 911 테러와 허리케인 카트리나, 남아시아 쓰나미, 아이티 대지진 등 큰 재난 현장에서 유해를 수습하고 시신과 유품을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 가다보면 저자가 바라보는 재난 수습과 유족들에 대한 생각과 신념이 얼마나 확실한지 잘 드러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존엄이며, 이를 위해서는 비록 시신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것과 유족들에게 성심 성의껏 진심을 담아 대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사건 및 사고, 테러 상황에서 어떻게 그 상황을 수습하고 여러 기관과 협력해 왔는지 잘 보여준다. 재난 상황을 접하지 못해본 책임자들이 어떻게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는지와 그들을 어떻게 설득해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는지도 잘 설명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유족들을 대하는 태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 상황에 마주했을 때 최소한의 이성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고 여러 사람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일을 이끌어 나가는 것을 보면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보편적인 인간의 존엄이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양한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난에 대한 수습과 더불어 원인을 파악하고 그 재난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재난을 수습하는 사람과 유족들이 그 재난 상황으로 부터 제대로 된 회복을 해 나가도록 뒷바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회복 과정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고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제대로 된 책임소재를 밝히고 책임질 사람이 알아서 책임을 지는 그런 분위기가 궁극적으로 유족의 회복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인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 짐 홀트 지음 | 노태복 옮김 | 소소의책

 

아인슈타인과 괴델이라는 두 인물때문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한 내용은 책 극 초반에만 잠깐 나온다. 전반적으로 과학적인 이슈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담겨 있다. 잘 알고 있는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튜링의 계산가능성 등이 나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수학자 에미 뇌터(얼마전 이 수학자에 대한 책을 따로 읽었다) 등 심호한 지식도 전달한다. 좀 읽기 어렵기는 했지만 다양한 주제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인문] 에피쿠로스 쾌락

2023. 1. 6. 09: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에피쿠로스 쾌락 > | 에피쿠로스 지음 |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제목 그대로 메피쿠로스하면 생각나는 것이 쾌락이다. 그리고 쾌락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것은 대부분 육체적이 쾌락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방탕하게 즐기는 것 등이다. 학교 윤리시간에는 에피쿠로스에 대해서는 쾌락주의라고 배웠으니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쾌락을 연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에피쿠로스는 일상 생활에서 쾌락만을 추구하는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에피쿠로스의 생애와 서신, 그리고 주요한 이론들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쿠로스의 생애애 대해서도 많은 철학자들이 에피쿠로스를 비방하고 헐뜯는 상황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에피쿠로스에게 많은 제자들이 있었고 에피쿠로스 자신도 아주 방대한 저작을 남긴 철학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에피쿠로스가 헤로도토스와 피토클레스, 메노이케우스에게 쓴 편지를 통해 자연학, 천체현상,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통찰을 알 수 있다. 편지 형식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에피쿠로스의 견해을 알 수 있고 특히 원자에 대한 통찰은 현대의 우리가 읽어봐도 그 논리와 견해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천체현상에 관련한 그의 견해도 놀라운 수준인 것 같다. 다양한 천체현상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언급하고 있는데 짧게 짧게 언급하고 있는 천체현상에 대한 세밀한 관심과 탐구가 있었는지 잘 느껴지는 듯 했다. 에피쿠로스가 남긴 책들만 봐도 자연학 37권에 자연학에 관련된 탐구가 담겨 있는 것을 봤을 때 자연학에 대한 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그 당시가 자연의 근본 원리와 구성에 대해 탐구하던 시기라고 생각하더라도 에피쿠로스가 남긴 자연학은 다른 철학자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은 느낌은 쾌락과 고통이라는 두가지라고 언급한다. 느낌은 모든 살아있는 것에서 생기는데 본성에 고유한 것은 쾌락을 낳고 본성에 이질적인 것은 고통을 낳는다. 쾌락과 고통에 근거해 선택과 회피가 결정된다. 탐구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은 실제와 관련되고 어떤 것은 단지 말과 관련된다. 이것이 철학의 구분과 진리의 기준에 관한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의 기본 입장이다.
- p.39 -

쾌락에 관해 에피쿠로스는 견유학파와는 다른 견해를 보인다. 견유학파는 정적인 쾌락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동적인 쾌락마을 인정한것에 반해 에피쿠로스는 둘다 인정을 한다. 에피쿠로스는 자신의 책과 서신문에 쾌락은 몸과 관련된 쾌락이 있고 마음에 관련된 쾌락이 있다고 언급한다. 또한 평정심과 고통의 해방이 정적인 쾌락이라면 기쁨과 환희는 운동에 따른 동적인 쾌락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여러가지 면을 볼때 에피쿠로스의 쾌락에 관련하여 우리가 여태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남긴 다양한 철학적 견해는 무시되고 오로지 쾌락에만 초점을 맞춰서 바라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에피쿠로스의 현존 원고 그리스어를 완역한 이 책을 통해 그 오해를 풀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에피쿠로스의 어록 중 몇 가지를 보면 그의 통찰을 좀 더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해체된 것은 감각이 없고 감각이 없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을 탐구할 때 나는 대중의 견해에 영합해서 대중에게서 자주 박수갈채를 받기보다는 아무도 내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겠다.

우리는 한번 일어난 일은 무효화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감사함을 통해 지난날의 잘못을 치유해야 한다.

젊은이가 구원받기 위해 할 일은 자신의 젊음을 감시해서 광분하는 욕망때문에 모든 것을 망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한때 우주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뉴턴과 같은 과학잡지를 종종 사서 읽고 했다. 특히 다양한 우주 그래픽과 소식은 매번 흥미를 더해주고 우주에 대한 상상의 날개를 펴게 만들어 주었다. 현재도 마찬가지도 우주라는 단어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곳에 대한 동경과 환상을 심어주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우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저자의 에세이이 가까운 내용이 많지만 그래도 천문학자라는, 그리고 지금은 달 탐사에 관련된 일을 하는 저자의 생각이 많이 드러나 보이는 것 같다.

 

알씀인잡에 패널로 나와서 이야기할때도 조곤조곤하게 꾸밈없이 얘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도 그러한 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꼭 천문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에세이 같다.

[인문] 상처받은 인간다움에게

2022. 12. 27. 13:5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상처받은 인간다움에게 > | 박정은 지음 | 한빛비즈

 

어느날 갑자기 전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마비상태에 빠졌다. 예전의 평범한 일상이 일상이 되지 못한 상태로 몇년이 흘러오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특정 국가와 인종에 대한 반감과 차별이 많이 존재했었던 것 같다. 어찌보면 현재 진행형으로 여전히 유럽 여러나라에서 아시아에 대한 혐오적인 반응이 종종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때로는 자기자신이 상처를 주는 상황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수녀이자 영성학 교수로서 글로벌 시대에 여러 문화가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주, 소외, 가난의 문제와 여성 문제, 영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면서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를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지침과 위로를 건네고 있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순간 우리 주변 관계가 단절된 느낌이 들었다. 조만간 좋아지겠지 하는 기대감도 잠시,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 기간동안 사람간의 관계 맺기도 어려워지고 사소한 일에도 분노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곤 한다.  이 상황에서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일까? 특히 이 시기를 거쳐오면서 알게 모르게 상처받은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과 달라진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갑자기 줌으로만 마주해야 하는 현실, 그리고 그 적응과정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설명한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그 기술을 받아 들이기 어려운 사람들도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2부에서는 나를 이루는 것들로서 우정과 페미니즘, 예술, 정체성에 대해 설명한다. 친구란 무엇인가로 시작해서 친구에 대해 시각을 보여준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돌이켜보면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생각할 수 있다. 친구 관계를 맺고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에게 마음을 내어주고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진정으로 서로를 돌보면서 위로해주는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우리가 머무는 이 세상에서 이주와 난민, 사회 정의, AI에 대한 단상을 제시한다. 지구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보면 좁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 넓게는 전 지구라는 관점에서 고민해봐야 하는 주제가 많은 것 같다. 본인들의 의지대로 또는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이주와 난민의 문제가 큰 축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AI 기술이 여기저기 사용되는 현실에서 AI를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읽었던 톨스토이의 책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상처받은 우리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면서 슬기롭게 이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마음속에 담고 준비해야 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