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프렌즈 스페인, 포르투칼

2022. 9. 23. 12:1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프렌즈 스페인, 포르투칼 > | 박현숙 지음 | 중앙북스

 

몇년간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다음 해외 여행지로 생각하고 있는 스페인에 대한 최신 프렌즈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겨서 관심있게 읽어보게 되었다. 해외 여행을 할려고 할때 여행동선을 위해 블로그를 참조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여행 동선을 위해서는 블로그를 참조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여행하고자 하는 국가와 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여행책자를 꼭 사서 꼼꼼하게 읽어보는 편이다. 여행이 단순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덤으로 주요 관광지와 동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여행 책자에 있기 때문에 여행 동선을 짜기 위한 기본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스페인 특히 바로셀로나는 가우디를 빼고는 말할 수 없을 듯 하다. 내가 스페인을 가보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도 가우디 건축물을 눈에 직접 담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항상 방송이나 사진으로만 접한 건축물으로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는 어떤 느낌이 들지 기대되기도 한다. 또한 여행자들이 많이 언급하는 마드리드와 그라나다도 호기심을 많이 발생시키는 도시이다.

이 책은 스페인과 포르투칼에 대한 여행 정보를 담고 있다. 스페인이나 포르투칼을 여행하게 되면 주로 두 나라를 같이 여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같이 붙여 놓은 듯하다. 그래서 책의 처음부분에 스페인과 포르투칼을 같이 설명하고 있다. 특히 <꽃보다 할배>를 통해 알려진 스페인 여행루트는 따로 초반에 설명하고 있다. 여행 코스에 대한 부분도 초반에 설명하고 있는데 일주일 코드로 부터 3주 코스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 이후 스페인에 대한 여행 키워드를 설명하는데 당연히 가우드가 첫번째 키워드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스페인을 대표하는 대표 거장인 피카소, 미로, 달리도 빼놓을 수 없고,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로셀로나로 대표되는 축구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을 위해 알고 있으면 좋을 여행 노하우를 전수한다. 낮잠 문화인 시에스타라던가 스페인 식사 스타일 및 문화,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둘러보는 방법등 알면 좋은 다양한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각 나라에 대한 여행지 설명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형식대로 이다. 주요 도시에 대한 여행지와 그 근교에 대한 여행지를 차례대로 설명하면서 숙소 및 다양한 먹을거리 및 볼거리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물론 교통편이용 방법이나 입장권 구입 방법등 현지에서 꼭 필요한 사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여행지에서 당황하지 않고 움직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책의 뒷부분에 있는 여행 준비 및 실전은 실제 여행 준비를 위해 필요한 사항 및 요령을 잘 전달하고 있다. 또한 실전편에서는 인천공항부터 현지 공항에 도착하는 방법, 현지 공항에서 귀국하는 방법, 현지에서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방법 등 실제 꼭 필요한 사항에 대해 따로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이 처음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점점 코로나로 인한 불편함(비자, 격리, PCR 검사 등)이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항공기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항공권 가격이 많이 비싼 편인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저렴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스페인을 여행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 이상완 지음 | 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주변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인공지능은 아주 오래전부터 언급되었지만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되면서부터 실생활에 한층 가까이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스피커, 고객상담 서비스 등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접하는 다양한 접점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을 언급하면 대체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다, 인간의 직업을 대체한다, 인간과 교류한다 등 다양한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이 우리의 사회, 문화, 삶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인공지능이나 딥러닝에 관련한 다양한 서적과 기사들, 그리고 블로그들을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다양한 강의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다양한 툴이 공개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고 경험할 수도 있는 상태이다. 인공지능이나 딥러닝을 언급하는 대부분의 자료는 기술적인 접근을 취하기 때문에 수학이나 공학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관점에서 설계된 인공지능은 인간 삶의 구성원으로 녹아들기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형식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 사이의 유사점을 언급하는 다른 도서와 달리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가 얼마나 다른지를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는 '1%의 겉은 같아 보이지만 99%의 속은 다르다'고 언급한다. 일부 딥러닝 모델이 인간의 뇌와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겉모습이나 행동이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총 7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공지능의 탄생에서는 초기 인공지능 모델과 개념의 추상화 및 구체화를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단순함을 추구하는 부분에서는 현재의 성공이 미래의 실패로 이어지는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단순화에 대한 개념을 접목하며, 이를 통해 현재의 실패가 미래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방법을 제시한다. 개념을 추상화하는 부분에서는 민감화와 둔감화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방법과 이를 통해 딥러닝의 1차 부흥기를 도래된 것을 보여준다.

개념을 구체화하는 부분에서는 일반적 개념의 추상화 다음에 개념의 구체화가 이어지는 형태에서 벗어나 개념의 구체화를 통해 개념의 추상화에 깊이를 더해가는 방법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딥러능 2차 부흥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유동적 기억을 만드는 부분에서는 중요 사건을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나머지를 버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통해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공간 속에 가두는 방법을 보여준다. 공간과 시간을 함께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인간의 뇌를 흉내내어 인공시경망 관점에서 신경세포가 생각하는 방식을 접목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부분에서는 강화학습을 통해 문제해결의 범위를 넓혀가고 딥러닝과 손잡고 인간이 다루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에 도전하는 부분을 설명한다. 특히 알파고를 통해 공학에서의 강화학습과 뇌과학에서의 강화학습이 일부 접목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두 분야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상태이다.

복잡한 인공지능 개념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풀어 쓴 저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책이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인공지능 관련 책에서 보이는 수식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신 개념에 관련된 그림이 많이 추가되어 있어서 글로만 읽었을 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개념 및 기술에 대해서는 설명이 잘되어 있어서 인공지능에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과 핵심 키워드에 대해서는 충분히 습득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론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오다 보니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쓰여졌다고 하더라도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아는 사람에게는 직접적인 개념 설명이 아니라도 조금은 추상적인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조금 아는 사람에게 주는 장점이 많은 책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과학]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2022. 9. 13. 14:3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 캐빈 피터 핸드 지음 | 조은영 옮김 | 해나무

 

캐빈 피터 핸드는 NASA 제트추진 연구소 소속의 행성과학자이면서 우주생물학자이다. 현재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과학자이다. 우주과학자이지만 킬리만자로의 빙하, 남극 대륙의 드라이 밸리, 북극의 해빙을 누비며 우주 생물학을 연구해 오고 있다. 우주생물학자인데 지구의 척박한 환경에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좀 의아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가면 그 의문은 곧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냉전시대의 우주탐사는 강대국 간의 기술 경쟁이 주로 관심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우주탐사는 외계 생명체나 생존 가능한 행성 및 위성을 찾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생존 가능한 환경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구 상의 생명체를 기반으로 한 환경과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환경이 아닌 우리가 평상시 접하지 못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척박한 환경, 특히 심해에 사는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 존재하는 생존 가능한 환경을 탐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2010년 경에 NASA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심한 독성물질 중 하나인 비소를 기반으로 한 박테리아 존재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 크게 보도한 적이 있었다. 처음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이게 대단한 발견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우주의 생존 가능 환경을 찾는 측면에서는 얼마나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비소가 존재하는 환경이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비소를 기반으로 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하는 환경은 아주 극단적인 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태양계의 지구 아닌 곳에서 생명체를 찾을 때 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곳, 또는 과거에 물이 존재했을 장소를 먼저 탐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떄 지구 수심 2000m 깊이에 존재하는 열수구와 그 주변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의 존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행성이나 위성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더라도 그 얼음 아래에 열수구가 존재한다면 충분히 외계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물이 가지는 특수한 성질 때문이다. 그냥 당연하게 호수나 바다에서 얼음은 표면부터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화학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생물학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석 에너지 소산으로 생성된 열이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새로운 골디락스 모형은 모체 항성에서 천체까지의 거리가 바다, 궁극적으로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었던 기존 거주 가능성 모형으로 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거대한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공전만으로도 많은 양의 바다를 지속시키게 충분하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외행성계의 얼음 덮인 위성이 거주 가능한 대양을 품기에 특별히 적합한 요인이 있다. 외행성계는 탄소, 질소, 황처럼 우리가 아는 생명의 핵심 원소를 응결할 만큼 차가우면서도 적어도 생명체를 짓고 동력을 주는 데 필요한 화학 작용을 지속할 무거운 원소가 충분하다. 이런 조합이 지구 밖의 거주 가능한 세계를 위한 최종적인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창조한다.

이런 새로운 골디락스 기준에 맞는 후보로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그리고 타이탄이 있다.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생명을 탄생시키고 동력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물, 원소, 에너지가 적절히 조합되어 있다. 타이탄은 얼음이 아닌 암석으로 된 해저가 존재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지만 생명체를 발견할 전망의 측면에서는 간과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탄소와 흥미로운 유기화학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거주 가능한 세계 측면에서 생존 가능한 환경을 제시하는데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후보군으로 좁혀진 위성을 하나하나 분석한다. 이 후보군 이외에도 태양계의 여러 바다세계 후보를 살펴본다. 그 이후 거주 가능성과 생명의 기원이라는 주제로 다시 돌아와 앞으로의 전망 및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중간 중간 화학적인 지식과 수식이 제시되고 있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주 탐사에 관련한 내용은 언제나 흥미를 끄는 주제이며, 특히 생명체 탐구 및 생존 가능한 환경을 찾는 내용은 중요하면서도 의미있는 내용이라고 생각이 든다. 주로 기존 우주 탐사에 관련된 책은 행성 탐사 자체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은 생명체에 관련된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인류의 미래 측면에서도 생각할 것이 많은(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책이었던 것 같다.

[에세이] 월성을 걷는 시간

2022. 9. 8. 10:4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월성을 걷는 시간 > | 김별아 지음 | 해냄

 

경주하면 생각나는 장소는 대부분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일 것이다. 그리고 야간 명소로 소문난 동궁과 월지라던가 여러 릉을 떠올리게 된다. 월성에 대해서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실제 신라의 궁에 대한 부분은 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특히 신라 약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궁에 대한 부분을 완전히 간과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기원전 57년부터 기원후 935년까지 992년 동안 신라는 서라벌-경주라는 도읍에서 시작과 끝을 같이 했다. 이 신라의 천년 왕성이 바로 월성이다. 물론 신라의 시작부터는 아니지만(대부분의 궁이 그렇지만) 파사이사금 떄인 101년부터 신라가 멸망한 935년까지 834년 동안 신라의 궁성이었다고 한다. 한 나라의 궁성에 대해, 그것도 1000년 가까이 이어온 한 나라의 궁성을 거의 모르고 지냈다는 것과 그 궁성을 폐허가 된 채로 계속 방치하고 있었던 것도 좀 문제인 것 같다.

유네스코는 2000년 12월 경주역사유원지구를 세계 유산에 등재했으며, 유적의 성격에 따라 남산 지구, 월성 지구, 대릉원 지구, 황룡사 지구, 산성 지구 등 5개 지구로 나누었다. 특히 월성 지구는 국보 제31호인 첨성대를 비롯해 김알지가 태어난 계림, 왕궁의 별궁으로 짐작되는 동궁과 월지, 왕성인 월성을 포함하고 있다. 월성은 1910년대 일본인에 의해 성벽과 주변 상태를 파악되었으며 3기에 걸쳐 발굴 조사를 진행하던 중 2007~2008년 전면적 지하 레이더 탐색을 통해 그 존재가 드러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장편소설 미실을 쓴 김별아 소설가가 실제 경주에서 발굴 중인 월성 내부와 외부를 둘러본 경험을 글로 쓴 것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천년을 잠들어 있던 도시인 경주 이야기, 월성 안에서의 이야기, 월성 밖에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 안에는 실제 역사적인 이야기와 그 당시 살았던 신라인(경주)의 삶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그리고 화랑세기 등 고문에 나오는 월성, 그리고 현재 월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저자가 감동있게 경험한 월성 발굴 조사 현장을 둘러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월성걷기 프로그램인 월성이랑은 기회가 되면 꼭 참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인터넷 확인 결과 아직 이 프로그램은 운영중인 것 같다).

2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여러 이야기 중에서 월성 발굴 중 드러난 두 구의 시신에 대한 이야기와 여러 토우 중 포함된 이방인의 존재는 월성에 대한 흥미를 한껏 끌어올리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이 이외에도 신라인의 삶을 생생히 엿볼 수 있어서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월성 자체뿐만 아니라 월성을 둘러싸고 있는 동궁과 월지에 대해서 발굴 과정부터 의미까지 상세하게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또한 3장의 월성 밖의 이야기에서 신라인의 다양한 삶과 역사적인 의미를 살펴 볼 수 있었다. 특히 최근 언급이 많이 되고 있는 황룡사지를 포함해서 대왕암, 그리고 3국의 왕성 비교까지 신라의 다양한 면을 한권의 책으로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월성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월성 단독으로는 존재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왕이 살았던 궁이기는 하지만 분명 주변 백성들의 삶이 존재하고 그 당시를 살았던 역사가 존재하기에 월성과 그 주변의 이야기가 동시에 언급되어야 제대로 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좀 더 명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월성에 대한 발굴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고 있다는 부분도 인상이 깊었다. 일반적으로 발굴 성과때문에 발굴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월성은 너무 오랜시간 잊혀져 있었기 때문에 발굴에 대한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고 아직 규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후대에 발굴이 진행되면 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함부로 발굴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확히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신라 10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월성을 이 책을 통해 같이 거닐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월성 주변을 실제로 거닐어 볼려고 한다. 잘 몰랐던 신라의 왕궁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과학] 땀의 과학

2022. 7. 19. 12: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땀의 과학 > | 사라 에버츠 지음 | 김성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인간은 거의 누구나 땀을 흘린다. 그리고 이 땀의 배출을 통해 몸의 체온을 낮추고 체온 조절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개는 땀샘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땀을 흘리지 않고 혓바닥을 내밀고 숨을 반복적으로 내쉼으로 체온 조절을 한다고 한다. 사실 땀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좀 더 추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라면 땀은 좀 짭짤하다고나 할까...

이 책은 땀에 대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인간에서 있어서 땀이 이렇게 중요했나 싶을 정도로 땀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땀을 흘리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가 체취이다. 땀을 많이 흘리지 않더라도 사람의 몸에서는 체취가 있으며, 이 체취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책에 소개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의 하나는 빨간색 땀을 흘리는 간호사 이야기이다.  빨간색 땀을 흘리는 것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면서 다양한 가설과 설명이 나온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빨간 색소를 다량 함유한 과자를 매일 너무 많이 먹어서 그 빨간 색소가 땀과 같이 흘러나온 것이라고 한다.

책은 총 3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은 땀이 보여주는 진화의 비밀이다. 인간이 땀을 흘리는 이유와 함께 땀이 생존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파트 2는 우리는 모두 땀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개개인이 가지는 고유한 체취에 대해 사람마다 서로 다른 선호를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열린 한 행사는 다른 사람의 체취만으로 선호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짝을 지어지는 행사이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체취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땀을 이용해서 범죄 수사에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파트 3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땀의 진실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개개인에게서 나오는 체취를 숨기기 위해 고대로 부터 향수가 널리 사용되었고, 고대에는 귀족들의 사치품이었던 것이 현대는 필수품이 된 과정을 볼 수 있다. 물론 개인의 체취를 불결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체취를 풍기지 않는 사람에 대해 인간적인 유대감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소설 향수를 보면 체취가 없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냥 땀을 더우면 흘리는 것으로 여기고 찝찝함을 유발하는 존재로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실제 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를 좀 더 다른 사람과 유대감을 가지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땀에서 기인한 체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땀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땀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과 기술 개발에 대해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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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콰도르 미완성 교향곡

2022. 7. 19. 12: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에콰도르 미완성 교향곡 > | 박계화 지음 | 꽃씨

 

책 첫 페이지를 펼치면서 에콰도르가 어느 곳에 있는 나라인지 찾아봤다. 남미 어느 쯤인줄은 알고 있었는데 바로 적도에 걸쳐있는 나라였다. 그런데 책 제일 처음에 에콰도르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적혀있다. 에콰도르는 스페인어로 적도라는 뜻이며 에콰도르 공화국을 줄인 국가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름 정도만 기억하는 나라로, 그것도 은퇴 후 편히 쉴 나이에 코이카 단원으로 해외 파견을 나간다는 것은 매우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의 헤어짐, 낯선 곳에서 낯선 문화를 접해야 하는 두려움, 언어가 달라서 생기는 소통의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수월하게 넘어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는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신념, 그리고 나눔과 봉사에 대한 생각으로 모든 어려움을 꿋꿋히 헤쳐나가 온 것 같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예정보다 빨리 귀국하긴 했지만 그 기간 동안 에콰도르에서 보여준 열정과 봉사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책에서 코이카에 대한 행정적인 부분도 많이 언급된다. 해외 자원 봉사 사업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해외에서 봉사하고 있는 단원들에 대해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코이카 해외 봉사 활동에 여러 자료를 통해 접해본 적도 있고 관심을 가져본 적도 있지만 실제 해외 봉사를 다녀온 사람의 생생한 체험을 들어보니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코이카 단원에 선발되는 과정과 가족을 설득하는 부분, 그리고 영월 연수원에서 연수를 받는 내용이다. 2부에서는 처음 에콰도르에 발을 내디디고 부족한 것을 하나씩 채워가며 아이들과, 교직원들과, 주변 사람들과 알아가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비록 생김새도,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사람 살아가는 것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부분이다.

3부에서는 파견된 학교에 음악 수업을 불어넣는 과정을 보여준다. 음악이란 수업 과정이 전무했던 학교에서 기초적인 음계부터 악기 연주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고 따라오게 만드는 노력을 잘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중간 중간 좌절과 어려움도 생기지만 특유의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잘 헤쳐나가는 모습에서 종교적인(카톨릭) 신앙심과 시니어로서의 인생 경험을 잘 느낄 수 있었다. 4부에서는 봉사지역 주변의 다른 도시를 방문하며서 느낀 에콰도르의 삶과 음악, 축제 등을 소개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급하게 에콰도르를 빠져나와야 하는 과정과 그 사이에서 제대로된 작별도 못하고 아이들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방문했던 학교 교장의 말을 통해 얼마나 저자가 열정적으로, 진심으로 봉사를 했는지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감정이 잘 드러나면서 어려움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과정을 잘 볼 수 있었다. 혹시라도 비슷한 일을 선택하게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코이카 단원으로 선발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여러번 시도끝에 뽑히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봉사에 대한 신념과 마음가짐만 있다면 나이와 무관하게 도전해 볼 수 있는 가치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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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스파이크

2022. 7. 14. 14: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스파이크 > | 마크 험프리스 지음 | 전대호 옮김 | 해나무

 

뇌과학에 관심이 좀 있어서 관심가는 뇌과학 관련 책을 찾아 읽어 보고 있다. 이번에 접한 스파이크라는 책은, 기존 뇌의 구조에 대해 또는 뇌가 작용하는 방식에 대해 복잡하게 설명하는 책과 달리 스파이크라는 개념에 맞춰 뇌의 작동에 대해 설명한다. 사실 스파이크라는 개념은 이 책에서 처음 접했지만 종종 그래픽으로 표현한 뇌에서 마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나타낼 때가 있다. 이 개념이 아마 여기서 설명하는 스파이크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스파이크의 핵심은 뇌에 존재하는 뉴런이 어떤 자극에 반응하여 다른 뉴런에게 정보를 전달할 때 스파이크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정보가 넘어가는 동안에 다시 물질 이동으로 전환되긴 하지만 처음부터 물질을 전달하는 방식보다는 훨씬 멀리 그리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스파이크라는 관점에서 사물을 인지하고 행동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특히 회의 석상에서 한개 남은 쿠키를 발견하고 머리속으로 고민한 후 쿠키를 집어들기까지 2 초 남짓한 시간에 걸친 변화 과정을 설명한다. 즉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은 2초 남짓 일어나는 인지와 행동의 변화이다. 하지만 짧다면 짧은 이 시간 동안에 무수히 많은 스파이크가 발생하고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스파이크 및 정보가 이동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스파이크, 어쩌면 대다수 스파이크는 외부 세계에 있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요청받지 않았는데도 발생하는 듯한 스파이크들을 뭉뚱그려 뉴런의 자발적 활동, 자발적 스파이크라고 부른다. … 눈을 감아보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은 없다. 겉질의 시각 부분들로 전송해야 할 것도 없다. 이 순간에 스파이크는 당당하게 휴식을 취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리의 시각겉질은 끊임없이 스파이크를 일으킨다. 눈이 떠 있든 감겨 있든 상관없고, 보이는 것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실제로 뇌 영상화가 보여주었듯이, 눈을 감고 고요히 쉬고 있는 동안 피질 구역들로 이루어진 한 연결망 전체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 p.265 -

한편으로 뇌가 모든 인지 가능한 자극에 반응한다면 수도 없이 발생하는 스파이크에 의해 초흥분상태에 매번 빠져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많은 자극이 들어오더라도 편안한 상태에서 자극을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행동한다(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뇌전증 환자의 경우 이런 부분에 문제가 있어 항상 뇌가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런 과정은 암흑뉴런과 의도된 시냅스 실패 메커니즘에 의해 꼭 필요한 스파이크만 받아 들이거나  동시에 유사한 스파이크가 전달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일부 뉴런은 외부 자극과 무관하게 혼자 스파이크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이는 우리가 학습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발적 스파이크이다. 즉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되어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스파이크가 발생하고 이는 우리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을 미리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자발적 스파이크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미래의 스파이크 연구는 한가한 사변을 밀어내고 확고한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가 더 많은 스파이크를 기록하게 되리라는 점은 기정사실이고, 지난 여행에서 우리의 뇌를 누비며 마주친 모든 현상에 대하여, 즉 스파이크 군단과 스파이크의 의미와 암흑뉴런과 자발적 스파이크에 대하여 훨씬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 또한 우리는 다양한 스파이크를 얻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다양한 뇌 장애 환자에서 유래한 (현재 우리가 전혀 모르는) 스파이크들, 인간의 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우리가 아직 건드리지도 못한) 스파이크들, 주관적 경험의 와중에 발생한 (우리가 아직 1개도 기록하지 못한) 스파이크들,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부하게 해줄 스파이크들이 확보될 것이다. 우리의 다음 여행은 그런 미래로 향해야 마땅하다.”

개념을 단순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동작 메커니즘은 심오한 무엇인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스파이크가 뇌의 계층과 겉질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 또한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책에 종종 언급되지만 뇌과학자들이 뇌 부위나 동작하는 방식에 붙이는 이름은 확실히 무미건조하고 단순한 것 같다. 뭔가 심오한 의미를 지닌 명명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기능에 따라 이름을 붙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뇌에 대한 책을 읽으면 딱딱한 느낌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이름이 종종 나오더라도 스파이크라는 개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펼지지기 때문에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뇌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일부 동작 방식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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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미적분의 쓸모

2022. 6. 3. 13:4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미적분의 쓸모 > | 한화택 지음 | 더퀘스트

 

많은 사람들이 학교 다니면서 가장 어려워했던 분야 중의 하나가 미적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적분을 배우면서도 이런 것을 어디서 써먹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종종 보였던 것 같다. 그만큼 미적분에 대한 이해가 문제를 푸는 것에 급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미적분이 예상외로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한 부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적분 문제를 풀기가 까다로워서 그렇지 미적분에 대한 기본 개념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개념을 가지고 실생활에 미적분이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어릴때 읽은 우주과학에 대한 책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것과 또 그 로켓이 지구까지 돌아도록하는 계산이 아주 어렵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 기억으로는 필요한 연료량을 계산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고 본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런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 로켓 연료량을 계산하고 필요한 궤적을 맞추는데 필요한 기술이 미적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금 한참 주목을 받고 있는 있는 인공지능 학습 개념 중 최적화에 대한 부분도 미적분에 대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 학습에 미적분 개념만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개념에는 이 알고리즘이 적용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미적분이 경제학, 금융공학, 기하학, 의료공학, 항공우주공학, 천체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가속도에 대한 개념으로 미분과 적분의 발견과 속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최근 스페이스X의 재사용가능한 비행체와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잘 보여준다. 2장에서는 기울기로서 자연의 곡선을 구현하기 위한 인간의 언어로 표현한다. 아마다 미적분을 배우면서 가장 많이 접하고 골치아파했던 영역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복잡한 문제풀이를 할 필요는 없기떄문에 편하게 개념을 이해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3장에서는 최적화로서 인공지능이 빅데이트를 학습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여러개의 변수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최적화의 어려움과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최적화된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4장에서는 기하학에 대해서, 5장에서는 나비에-스토크스 유동 방정식을 설명한다. 특히 이 5장에서 디즈니가 전세계 영화팬을 사로잡은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 미분방정식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6장에서는 우리의 미래로서 미적분의 예측하는 힘에 대해 설명한다. 현실적으로 복잡한 세계를 모델링하고 적용할 때 미적분의 개념으로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어렵게만 느껴진 미적분이 우리가 접하고 있는 세상 곳곳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아마도 이 책에서 소개하지 않은 훨씬 많은 영역에서 미적분 개념이 사용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걸 느끼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학창시절 어렵게 생각한 미적분 개념을 뒤로하고 이 책을 통해 실생활에 적용된 미적분 개념을 살펴봄으로써 보다 가까이 와 닿는 미적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한때 철학에 관심이 좀 있었을 때 니체 철학과 책에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시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은 큰 소득없이 시도해본 것으로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난해하기도 하고 글을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그런 말들이 계속 이어진 느낌이었다. 철학하면 니체가 종종 언급되고 또한 대표적인 책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여기저기서 종종 회자되곤 한다. 하지만 저자와 책 제목만 알고 있을 뿐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가 20대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접하고 그 벅찬 느낌으로 시와 철학을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청년 시절 철학을 통해 젊음의 약동하는 피를 수혈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철학을 향한 열정과 대책없는 납득을 통해 삶의 어떤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꿨다고 한다. 사실 니체에 대해 시도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나의 인식의 범위와 철학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서 그렇겠지만 20대 초반에 혼자의 힘으로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니체 철학을 진지하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삶에 지치고 현실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고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사상을 통해 조금의 위로와 용기, 한조각의 꿈을 전하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저자의 삶과 생각, 그리고 살아온 과정을 언급하면서 니체 철학의 핵심  사상을 덧붙여 언급하고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주로 언급되는 자료이긴 하지만 중간 중간 다른 주요한 자료들도 같이 언급되고 있다.

니체에 관한 철학을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니체가 언급한 '신은 죽었다'가 실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니체가 초인으로 삼은 '짜라투스트라'가 누구인지, 그리고 신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단편적인 내용으로 이해하는 듯한 느낌일 수도 있지만 분명 이 책을 접하기 전 보다는 한층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고, 니체 철학에 대해 다시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니체가 <즐거운 지식>에서 '우리가 그를 죽였다'라고 선언했을 때 과연 죽은 것은 신이었을까? 우리가 죽인 신은 하나의 실체였을까? 아니면 하나의 허상, 실체가 없는 추상이 아니었을까? ... 신의 죽음 이후 인간은 불행해졌을까? 아니면 신과 그의 계율을 만든 구속에서 풀려난 행운이었을까?"

특히 니체 철학에 나타난 영원 회귀의 개념이 새롭게 다가온 것 같다. 불교에서 언급하는 윤회와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니체의 영원 회귀는 윤회와 다르다. 윤회는 최종적으로 해탈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영원 회귀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상태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이외에도 삶의 곳곳에서 니체의 철학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삶의 궁극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도 같다. 여전히 그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의 공감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넓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에세이]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2022. 5. 11. 13:1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 | 김탁환 지음 | 해냄

 

한 때 섬진강가에 있는 하동 펜션으로 종종 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깥으로 나오지 않으면 주인 내외분 말고는 사람들도 별로 마주치지 못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는 적적함이나 외로움보다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꼭 사람들과 마주치고, 주변에 화려한 것이 있어야만 되는 것은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냥 주변의 나무 하나, 섬진강가를 여유롭게 산책하는 산책로, 여기저기 핀 꽃들 하나 하나가 그냥 소중하게 다가오고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의 그 느낌을 그대로 되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한적한 곳을 여기저기 다녀보곤 했지만 하동의 섬진강가만큼의 감정을 느낄 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느낌으로만 다가오는 그런 감정인 것 같다. 물론 저자가 터를 잡은 장소는 하동이 아닌 곡성이지만 글 하나 하나를 통해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같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저자가 작가로서 새로운 10년을 계획해야 할 시기에 새로운 세계로 다가가서 살피고 사귀며 글을 쓰고자 곡성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섬진강 옆 집필실에서 초보 마을소설가이자 초보 농부로 글농사와 함께 논농사를 짓고 텃밭도 가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떨 때는 짧은 한두 문장으로, 어떨 때는 2~3페이지에 걸친 긴 글로 디테일한 일상을 사실 그대로 담고 있다. 마치 저자의 일상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함을 같이 공감할  수 있었고, 계절의 변화를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소설가는 만물의 그늘을 보는 자다. 누군가가 자신의 빛을, 꽃을, 하늘로 쭉쭉 올라가는 줄기와 가지를 이야기할 때, 나는 그 이야기에 없는 웅덩이 같은 침묵을 찾아 만진다. ..."
- < 기일 > 중에서 -

"아름답게 쓴다고 정확함이 따라오진 않는다. 정확하게 쓰려고 애쓸 때, 그 만남의 과정이 아름다운 문장에 깃드는 법이다. 그래야 비슷한 가짜에 속지 않고 진짜와 사귈 수 있다."
- < 정확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 중에서 -

"가짜 독수리와 진짜 참새의 싸움에서
가까의 승리를 바라는 농부는 자랑하지
재작년보단 작년이 비슷한데
작년보단 올해 더 비슷하게 만들었다네"
- < 독수리라던 사람이 있었지 > -

매달 제목을 달고 시작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1월은 가만히 견디며 낮게 숨 쉬는 달, 6월은 뽑을수록 허리가 아픈 달, 11월은 뿌린 것보다 더 거두는 달과 같은 제목을 가지고 있다. 제목만 보더라도 대충 어느달을 언급하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또한 중간 중간 파스텔톤으로 그린 풍경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한적함 속에 녹아있는 삶의 이야기이다. 마음의 편안함을 주고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을 거닐고 싶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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