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2022. 4. 26. 15:0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 | 이디스 해밀턴 지음 |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적어도 한번쯤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아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 중에서 잘 알려진 신은 한두명은 알고 있을 것이다. 같은 신이더라도 그리스식 표현과 로마식 표현이 다르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너스는 로마식 표현이고 그리스식 표현은 아프로디테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초기 신화와 마지막 신화를 살펴본다면 약 1200년이라는 긴 시간 간극이 존재하고 어찌보면 서로 상이한 이야기들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간적인 간극과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 낸다는 것은 온갖 문학을 한권에 책에 담아내는 것과 별 차이없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묘사한 자료를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로서 그중 최고의 작품만을 엄선해 추린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각각의 신화를 전해준 각기 다른 자가들의 차이점을 독자가 구별할 수 있는 정도로 언급하는 수준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카테고리를 나누어 세부적인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1부는 신들, 세상의 창조, 초기의 영웅들이란 주제로 각각에 맞는 신들을 나열한다. 2부에서는 사랑과 모험 이야기라는 주제로 우리가 익히 아는 큐피드의 프시케, 오르페우스와 에루리디케, 그리고 페가수스와 벨레로폰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3부에서는 트로이 전쟁 이전의 위대한 영웅들이라는 주제로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라스 등의 영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4부에서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들이란 주제로 트로이 전쟁과 오디세이스 및 아이네이아스의 모험을 펼쳐 놓고 있다. 5부에서는 신화에 등장하는 위대한 가문들에 대한 주제로 아트레이스 가문, 테바이 왕가, 아테네 왕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6부에서는 기타 신화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미다스와 기타 인물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옛 고대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았는지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신화를 쓴 그리스와 로마 작가들의 저서는 대부분 아우구스투스 치세 동안 작품 활동을 한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오비디우스가 바로 신화를 집대성한 인물이며 거의 모든 이야기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오비디우스는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보다는 독자의 구미에 맞도록 근사하게 윤색해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되도록 오비디우스가 쓴 이야기는 인용하지 않고 있다. 이 이외에도 신화를 우리에게 전해 준 중요한 작가로 일리아스와 오디세아를 쓴 호메로스를 들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신화만 전적으로 다루고 있는 신들의 계보를 쓴 헤시오도스이다. 이 이외에도 여러 작가가 신화를 소개하고 그 이야기를 전해준 작가들이 존재한다.

 

 

 


이 책에는 컬러 도판 100여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고 글로만 볼때보다 훨씬 풍부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해밀턴이 가진 남다른 탐구열과 섬세한 분석력으로 고대 원전 중 최고의 작품만 엄선하고 있는 면도 이 책의 진가를 빛내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자료(그리스 로마 신 이름 비교, 주요 신들, 가계도 등)가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확실히 정리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중의 하나는 각각의 이야기마다 그 이야기의 출처가 어디인지 특징이 무엇인지를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대략적인 윤곽을 이해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아마도 저자가 가진 섬세한 분석력이 녹아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들과 영웅의 이야기도 있는 반면 생소한 이름의 신들과 영웅 이야기도 펼쳐진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상당히 많은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보다 깊이있는 정보를 얻기 원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술]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2022. 4. 25. 16:5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클래식과 미술은 항상 어렵다는 생각부터 든다. 몇몇 익숙한 작품과 작곡가, 화가들도 있지만 여전히 작품을 감상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번 보거나 들어본 작품을 접하게 되면 뭔가 아는 작품이 나왔다는 친근감이 앞서는 것 같다.

우리는 너무 작품 해석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 어릴때부터 예술뿐만 아니라 문학작품도 한줄한줄 해석하고 분석하는 학습방법에 익숙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석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예술 작품은 있는 그대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떄 문학작품과 관련한 교육을 꼬집으면서 어떤 작가가 말한 것이 기억난다. 아무리 그 작품이 슬픈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즐겁게 받아들이면 즐거운 작품이라고.

이 책은 우리가 어렵게만 느끼는 예술가 39명의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이다. 예술가에 대해 소개하는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작곡가와 화가를 주제별로 묶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예술가들에 대한 소개도 틀에 박힌 형태의 따분하게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에 대한 주요 생활과 작품 세계, 그리고 시대적 분위기 등을 잘 배치해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책을 읽으가면서 어렵거나 따분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책은 총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3장에서는 파격과 변신의 귀재라는 주제로 마네, 피카소, 비발디 등 11명의 예술가를 소개한다. 4~5장에서는 강한 의지와 집념을 가지고 창작활동을 한 예술가들로 미켈란젤로, 고흐, 차이콥스키 등 8명의 예술가를 소개한다. 6~7장에서는 천재중의 천재 예술가인 다빈치, 세잔, 푸치니 등 6명의 예술가를 소개하고 있다. 8~11장까지는 예술가들의 낭만과 감성을 다루면서 브람스, 모짜르트, 샤갈 등의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8~11장에서는 대부분 작곡가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한권에 39명의 예술가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한명당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예술가는 좀 더 깊이있게 작품과 배경을 알 수 있고 잘 모르는 예술가에 대해서를 새롭게 작품 및 예술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특히 브람스를 소개하는 8장의 제목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낭만의 대명사가 되다>이다. 예전 국내에서 방영한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하면서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연주하는 <트로이메라이>, <어린이정경>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책의 곳곳에서 미처 알지못했던 재미있는 이야기와 작품을 알 수 있게 된다.

예술가의 주요 작품 소개도 풍부하게 되어 있고 QR 코드를 통해 인터넷으로 감상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깊이 있는 작품 감상이 가능한 것 같다. 또한 작품과 연관된 영화나 연극 등 부가적인 정보도 많이 제공하기 때문에 관심있게 연관된 정보도 찾아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에필로그에는 책에서 소개하는 예술가를 좀 더 알아가기 위해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영상과 다른 작품을 찾아보고 미술관이나 연주회를 가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도 한층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인문] 사람이 온다

2022. 4. 20. 12:1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사람이 온다 > | 김동규 지음 | 사무사책방

 

얼마전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각자의 진영(?)마다 국민을 앞에 내세우고 있지만 일반 시민으로서는 그들이 항상 얘기하는 국민이 누굴 지칭하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지금도 여전히 검사 수사권 조정과 새로운 정권의 장관 후보자 자질 문제로 시끄러운 것 같다. 분명 현 정권에서 또는 이전 정권에서 검사들의 과도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수사권 조정에 대해 많은 기간 논의되었지만 또 다시 견제하는 자들에 의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현 정권 장관에 대한 지나치리만큼 과도한 수사가 새로운 정권의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마치 다른 기준인 양 무시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치인들의 생각은 분명 평범한 일반인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지극히 최근의 일에 대해서도 눈을 감고 무시하는 것같은 행동과 발언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이 책은 젊은 시절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의 첫 산문집이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큰 기대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 갈 수록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과 상당히 많은 부분 일치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사람마다 서로 다른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일상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무엇이 필요한지 잘 드러내주고 있다. 저자의 일과 삶을 연결하고자 고민하고 씨름하면서 살아온 자취를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항상 "사람"이 존재한다.

여기서 사람은 저자가 각각의 글에서 언급하는 일상의 사람, 저자가 만나온 사람, 또는 과거 시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가 인간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개념을 중요하게 간주하다. 세월호나 열악한 근무 환경에 기인한 젊은이들의 죽음,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모녀 등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떠나 "사람"으로 느껴야 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정치권 또는 일부 사람들은 그 자체를 조롱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행태도 많이 봐 온 것 같다. 정치와 이념을 떠나 가장 중요한 인간으로서의 "사람"이 그 기준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과거 살아온 삶 속에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사건과 흐름을 보여주는 장으로 부터 시작해서 저자가 만나서 영향을 받은 주요 인물들을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다움이란 무엇인지는 느끼게 해주는 글로서 마무리된다.

한편으로는 강하게 한편으로는 부드럽게 글이 쓰여있기 때문에 편하게 글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읽어가면서 공감하고 분노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 다움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정권에서 이 "사람"에 대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 지극히 우려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인문] 30일 완독 책방

2022. 4. 7. 08:4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30일 완독 책방 > | 조미정 지음 | 블랙피쉬

 

우리나라 성인이 1년동안 읽는 책이 몇권이나 될까? 그리고 왜 책을 많이 읽지 못할까? 이런 질문은 오래 전부터 계속 제기된 문제인 것 같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시기마다 서로 다른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몇년을 본다면 스마트폰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대중교통을 타거나 카페를 가거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세상에 빠져 있다.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면서 보내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해 읽은 글들이 대부분 짧은 글들이 많이 때문에 긴 문장을 가진 책을 읽는데 점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해도 쉽지 않다. 그래서 책의 처음 몇 페이지를 읽다고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스마트폰으로 빠져들게 된다. 분명 책을 읽을 생각도 있고 행동으로 옮기긴 하지만 쉽게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30일간 책을 완독하는 요령을 가르쳐 준다. 따라하기 힘든 요령이 아니라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령을 통해 책을 쉽게 접하고 독서가 습관이 되는 방법을 잘 제시해 주는 것 같다.

책읽기에 관련한 많은 책들이 독서라는 심오한 주제와 고상함을 많이 언급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심오하고 철학적인 얘기보다 완독의 경험이 선사하는 용기와 지혜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그런 소소한 도전과 성취를 통해 최종적으로 한권의 책을 온전히 읽어나갈 수 있는 기적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사실 이 책의 저자도  ‘언젠가 시간이 생기면 꼭 책 읽어야지’ 다짐만 하는 보통의 사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생 책 한 권의 완독을 통해 유명한 북튜버, 온라인 필사 모임과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완독이 선사하는 용기와 지혜, 인생을 바꾸는 독서의 힘을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은 총 5주, 30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독서력과 취향을 점검해 보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내가 가진 문제점을 여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최근 몇년간 1년에 100권 이상의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는 깊이가 너무 떨어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찰라에 이 점검에 딱 걸려든 것 같다. 하지만 문제점을 내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좌절하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개선해 볼려고 생각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1일차는 <책읽을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 >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대충 어떤 내용이 언급될지 생각이 될 것이다. 그리고 2일차부터 5일차까지 책읽기에 관련한 습관을 바꿀 수 있는 몇가지 처방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리딩트래커 사용이라던가 독서 지구력을 키우는 방법등이다.  6일차부터 12일차까지는 책과 친해지기 위한 방법을 여러가지 제시한다. 가볍게 읽기라던가 천천히 읽기, 메모하면서 읽기, 키워드로 읽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책읽기를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

13일차부터 20일차까지는 펜과 노트를 이용하여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는 방법을 설명한다. 밑줄 독서법, 이미지 독서법, 경험 독서법 등 다양한 글읽기 방법과 자신이 책에 몰입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독서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준다. 21일차부터 26일차까지는 삶의 무기가 되는 독서에 대해 소개한다.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책을 고르고 독서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바쁜 일상에서 힐링을 찾고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까지 기를 수 있다. 마지막 4일간은 읽기를 쓰기로 연결하는 경험에 대해 보여준다. 서평을 통해, 필사를 통해, 그리고 자신만의 독서 노트를 통해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느낌을 기록함으로써 글쓰기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내 같은 경우에는 책에 낙서를 하거나 밑줄을 치지 않는다. 어릴때부터 가진 책에 대한 느낌때문인 것 같다. 가끔씩 책이 잘 읽혀지지 않을 때 밑줄을 그을때가 있는데 괜히 책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독서법에 관련한, 그리고 서평쓰기에 관련한 많은 책에서 밑줄긋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밑줄긋기에 대한 거부감을 많이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읽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책읽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여러가지 이유를 책을 가까이하고 싶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열고 이 책을 통해 책읽기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소소한 경험과 성취를 통해 독서의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소설]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2022. 4. 4. 19:4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 신조하 외 6인 | 네오픽션

 

이 책은 신진 작가 9인이 쓴 감성 SF 단편 앤솔러지이다. 저자들의 이름은 처음 봤지만 각 소설의 구성이나 내용은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유토피아적인 또는 디스토피아적인 SF의 세계가 아니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미래에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소설로 잘 표현한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조금은 디스토피아적인 면이 더 드러난다고 봐야 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각 소설에서 보여주는 기술은 현재도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가상세계를 기반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가장 흥미있게 빠져들면서 읽었던 소설은 <인간의 대리인>이다. 주인공은 뇌가 없는 변호사이다. 무뇌증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투명한 뇌기술을 통해 살아갈 수 있다. 사회의 많은 영역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특히 인공지능 판사를 통해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제약사가 임상실험한 약의 부작용으로 많은 치매환자들이 좀비상태로 빠지면서 소송이 진행되고 주인공이 피해자 변호사를 맡게 된다. 주인공의 의도되지 않은 투명한 뇌의 작용으로 재판에서 이기고 피해자가 승소하게 된다. 뇌가 없는 변호사, 좀비로 변한 임상실험자들이 원하는 생각 등 인간이 아닌 존재가 느끼는 인간다움, 또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어떤 것일지 생각할 수 있었다. 미래의 세상에서 다양한 존재가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해야 한다면 결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강한 여운을 남기는 부분인 것 같다.

스키마 리셋터는 또 다른 측면에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다른 사람의 의식으로 조작해서 내가 원하는 생각을 주입할 수 있는 기계인 스키마 리셋터를 이용해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주인공인 조교수가 실험을 강행한다. 노사분규가 임박한 시점에 본사 대변인, 노조 임원, 그리고 협력업체 대표가 각자의 견해를 가지고 대립하고 있다. 이에 주인공은 본사 대변인과 노조 임원에게 스키마 리셋터를 빌려주고 그 결과는 분석하려고 한다. 바깥으로 드러난 결과는 노사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합의점을 찾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스키마 리셋터는 주인공이 의도한 방향대로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누가 봐도 스키마 리셋터를 이용하여 상대방의 의식을 조작한 것처럼 보인다. 이미 인간은 이런 기계의 도움없이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존대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런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깊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이외 다른 소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특히 모든 소설이 인간의 감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미래에는 감정적 체험을 위해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미래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이 가진 감정을 다양하게 가공하고 처리되는 상황은 흥미롭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오싹한 면도 있는 것 같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하지만 생각할 부분도 좀 있는 그런 SF 소설 모음이라고 생각한다.

< 미래 모빌리티 UAM에 투자하라 > | 이재광 지음 | 경향비피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UAM(Urban Air Mobility)는 도심 내 활용이 가능한 항공기를 이용하여 승객이나 화물 운송 등을 목적으로 타 교통수단과 연계하여 운용하는 신개념 항공교통 체계를 뜻하는 것이다. 비슷한 개념을 본 것 같기는 하지만 이미 많은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상용화 직전 단계까지 넘어가 있는지는 잘 몰랐다. UAM은 미래 생활을 그린 영화를 보면 도심에서 날아다니는 소형 항공기나 자동차를 연상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UAM은 이런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관련된 인프라(착륙장 및 충전소), 자동화된 운용 시스템을 포함한 전반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미래의 교통수단으로만 생각한 UAM이, 특히 소형 항공기에 대해서는 많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상용화에 필수적인 인증까지 진행하고 있는 업체가 있는 걸 보면 멀지 않은 시기에 도심을 날아다니는 항공기와 기반 인프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어보면 머리속 상상으로만 생각하는 미래 모빌리티인 UAM의 실 모습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UAM에 대한 개념은 우버가 처음 제시했고 현재까지 거의 정석같이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우버도 여전히 UAM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업체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다양한 비행체에 대한 기술적인 구조와 제약사항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어서 좀 더 현실로 와 닿는 것 같았다.

 


책은 크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에서는 UAM에 대한 개념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우버로 부터 출발한 UAM 개념부터 UAM에 대한 오해, 그리고 다양한 의문점들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설명해 준다. 파트 2에서는 UAM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잘 보여준다. 처음에는 비용때문에 일부 부유층에서만  사용할 수 있겠지만 점점 활성화되고 비용이 줄어들면서 조금 비싼 교통수단처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면서 일반 생활권이 도심을 벗어난 외곽으로 이동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복잡하지 않은 생활 터전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트 3에서는 우리나라에서 UAM이 활성화되는 미래 과정을 설명한다. 초기 2025년부터는 UAM이 부담되는 교통수단이지만 어느 정도 근교로의 교통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시기로 예상한다. 성장기인 2030년부터는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써 본격적인 서울 근교 생활권(전원주택 등)으로 옮겨갈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성숙기인 2035년부터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UAM이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파트 4에서는 현재 UAM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중인 기업들에 대해 소개한다. 사실 대부분 업체들이 처음 이름을 들어보는 업체들이지만 이미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받아 유니콘이 된 업체들이 다수 있는 것 같다. 이것을 보면 얼마나 UAM에 대한 기대가 큰 지를 알 수 있고 미래 교통 수단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UAM에 대한 개념과 기술적인 흐름을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알게 모르게 큰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UAM에 투자하기 위한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UAM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미래의 모습을 잘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 주는 것 같다.

[경영]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2022. 3. 24. 21:2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 | 신지현 지음 | 중앙북스

 

단연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개념 중의 하나가 ESG이다. 관련된 기사를 봐도 면접 시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개념중의 하나가 ESG라고 한다. 그만큼 각 기업들도 ESG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채용하고자 하는 직원들도 이러한 개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중요하게 판단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회자되는 ESG이지만 그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각 기업에서 ESG을 내재화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당장 제도를 따르고 인증획득만을 목표로 한다면 컨설팅같은 도움을 받아 시작은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시도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ESG가 추구하는 방향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아무리 인증을 획득하고 외부에 기사가 나가더라도 언젠가는 기업의 위협요소로 직면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20년간 글로벌 IT 기업 등에서 마케팅과 지속가능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 일하면 전문성을 쌓은 사람이다. 기업의 ESG, CSR, 임펙트 투자, 소셜벤처, 정부 및 비영리 기관 등 '소셜섹터'에서 축적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ESG, CSR, SDGs와 같은 개념을 통해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을 알리고 ESG를 비즈니스 밸류 체인 전반에 걸쳐 적용하는 방법론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저자에 대한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ESG에 대한 오해와 개념을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특히 ESG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구체적을 실행을 돕기 위해 다양한 기업 사례를 소개하고 거대한 패러다임 속에서 기회와 위기를 직시하고 준비해야 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ESG, 비즈니스 생태계를 뒤흔들다>에서는 비즈니스 경영에서 절대 키워드가 되어 버린 ESG에 대한 기본 개념과 ESG 경영을 위한 세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ESG 경영이 급부상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2장 <잘나가는 기업의 무기, ESG>에서는 ESG를 조직에서 내재화하는 방법과 ESG를 통해 각 부서별로 추구해야 하는 역할을 제시한다. 또한 ESG가 큰 기업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나 비영리기관에서 ESG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장 <ESG 경영, 이렇게 하면 쉽다>에서는 ESG 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와 ESG 경영 및 지표에 관련한 부분들,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ESG 경영을 하기 위한 ESG 경영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한다. 4장 <현장의 맥을 짚는 ESG 인사이트>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패러다임인 ESG로의 인식 전환과 미래 기술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사례가 제시되고 있어서 단순 개념으로 접할때 보다는 월씬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또한 다양한 체크리스트와 프로세스가 일목요연하게 도표와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설명되어 있어서 그 과정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ESG 경영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시작은 막막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 막막함을 어느정도 해소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가지는 핵심 가치와 방향성을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만들어가고 내재화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에세이] 혼자 걷고 싶어서

2022. 3. 19. 23: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혼자 걷고 싶어서 > | 이훈길 지음 | 꽃길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고 많은 가구가 차를 가지고 있는 시대를 우리를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간편함을 위해 짧은 거리도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조금은 여유로운 일상을 추구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때문에 걷는 사람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것 같다. 특히 아침, 저녁으로 산책로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게 된다.

도심을 걸으면서 주변 사물이나 공간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다들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걷고 있고 그렇지 않다면 휴대폰을 보며 걷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공간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지나다니는 길에 있는 다양한 건물이 사실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거나 건축학적으로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그런 측면말이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통해 무미건조한 걸음이 소소한 행복으로 바뀌고 몸과 마음이 조금은 치유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파트에 해당하는 건축물이가 공간을 3개씩 선정해서 설명하고 있다. <재생>에서는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꿈마루와 선유도공원, 그리고 이상의집에 대해 설명한다. 건물 및 공간에 부분 부분에 대한 사진과 그에 대한 설명을 추가해서 한층 이해를 높이고 있다.

"기억하고 싶은 공간과 기억되는 공간이 있다.
어떤 공간이라도 기억될 수는 있지만,
기억하고 싶은 공간은 그렇지 않다.
기억하고 싶은 공간을 만나게 되면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
코로 맡아지는 냄새, 입 안에 머무는 미감
그리고 피부로 느껴지는 촉감까지도 기억하게 된다.
내게는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꿈마루가 그러하다."

<옛것>에서는 덕수궁과 동묘, 순라길에 대해 설명한다. 각각의 공간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와 각 공간에서 드러나는 모습을 사진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설명과 사진을 통해 이미 방문했지만 그 의미를 다시 느끼게 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존재>에서는 낙원상가과 절두산성당, 그리고 태양의집(현 썬프라자)에 대해 설명한다. 낙원상가가 가는 의미, 그리고 이후 리모델링을 통해 달라진 점과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과 상가 내부의 문제점으로 인한 고립성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아울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역사가 깃든 공간이 절두산성당, 그리고 김중업 건축가가 어쩌면 상업시설로 유일하게 만든 작품으로 볼 수 있는 태양의집(현 썬프라자)의 의미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주변에 특별한 건물이 한두개쯤 있으면 좋겠지만, 그리고 그 건축물이 아우디성당과 같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건물이 되면 좋겠지만 도믄 건물물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매일 마주하는 일상으로서의 건축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일상과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건축이 필요하고, 이 공간을 통해 삶의 편안함과 여유러운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그런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삶이 되도록 조금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책의 구성이나 내용은 만족스러웠지만 종이 재질이 빛을 반사하는 느낌이어서 책을 읽는데 조금 불편함을 느꼈다. 그리고 글자 크기가 작아서, 특히 사진 옆에 있는 부연설명을 읽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이 책은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 정여울 지음 | 이승원 사진 | 해냄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데이비드 소로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그러다 보니 윌든 자체도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책을 읽어 가면서 소로가 어떤 사람인지, 소로에게 윌든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에 나오는 "시민 불복종"이란 책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그 인물을 모르지만 그 사람이 남긴 책은 제목이나마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이 책의 시작을 보면 그냥 일반적인 자연인의 삶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북적북적한 도심의 삶을 피해서 한적한 호수에 터전을 잡고, 세속과 연을 끊고 살아가는 그런 삶을 연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가면서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자연속에서 살아가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좀 더 돈독하게 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라도 자신의 오두막을 찾아오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그런 삶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작가들이 소로를 찾아오고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또한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면서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노예제도를 옹호하는 정부에 반항하기 위해 인두세를 거부하고 투옥되고, 감옥에서 시민불복종이라는 책을 저술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들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고 영향을 주고자 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윌든이라는 책을 읽지 않았고 윌든 호수를 방문한 적은 없지만 마치 그 책을 읽고, 그 책속에서 언급된 윌든 호수를 눈앞에서 바라고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인 정여율 작가가 가진 능력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의 시작도 그렇다. 저자가 윌든 호수로 독자를 초대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마음을 내려놓고 걱정과 슬픔을 벗어버리고 소로와 함께 숲과 호수를 산책하는 길로 인도한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2/3 가량을 차지하는 1부에서는 소로의 삶과 윌든 호수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인도하고 자연과 어울려 사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중간중간 소로의 글을 소개하면서, 윌든 호수와 그 주변을 고즈넉한 분위기를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우리 발걸음을 조금씩 소로의 삶으로 인도한다. 복잡한 사람과의 관계와 경쟁적인 삶을 벗어나서 한순간이나마 한적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길로 인도하고 있다. 2부에서는 윌든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을 설명한다. 윌든의 경제생활로 부터 시작해서 인문학, 윤리학, 생태학까지 우리의 삶이 아름답고 자연과 공생하며 살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소로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윌든 호수는 그저 그런 호수로 남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곳에 오두막을 짓고, 자연과 주변 사람들과 공생하는 삶을 사는 것을 보여줌으로 특별한 장소로 기억되고 남게 되는 것 같다. 소로와 함께 한다면 굳이 윌든 호수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산책길과 나무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소유하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삶, 자연을 이용하지 않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는 삶은 그 나름대로 우리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소로의 윌든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2022. 3. 11. 09:3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 |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 전대호 옮김 | 해나무

 

트럼프 당선 이후에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회사에 대한 기사와 책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 "좋아요" 기능을 이용해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타겟에 맞춘 정치 광고를 전달해서 트럼프 당선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여러 분석 기사에서 이 회사가 언급되었고, 우리가 무심코 누르는 "좋아요" 버튼을 통해 가족과 친구보다 페이스북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이 좋아하는 기사를 통해 그 사람의 성향을 분석하고 자신도 모르는 자신만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로 알려지지는 않지만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가끔 내 자신도 검색을 하거나 "좋아요"를 누르고 난 후에 뜨는 광고나 게시글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나한테 맞는 글을 보여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리 알고리즘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북에서 뜨는 광고를 보더라도 맞춤형이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억지로 끼워넣은 광고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새로운 게시글도 내 취향에 맞는듯 하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일때가 가끔씩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가진 알고리즘을 통해 개개인의 생각을 조작할 수 있고 원하는 방향대로 이끌어가지 않을까 우려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특히 가짜뉴스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는 것은 기우일 뿐이며 실제로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제시한다.

 


"좋아요" 버튼을 통해 개개인의 취향에 맞출 수 있다고는 하지만 다양한 테스트 결과 무작위적인 또는 일반인 몇명이 데이타를 유시히 보면 찾아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위에서 언급한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회사도 대외적인 광고에서는 개개인의 특성은 분류하고 맞춤형 광고를 했다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종교, 인종, 성별, 나이가 주된 요소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우리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이라는 주제로 현재 우리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회사와 그에 관련된 알고리즘에 대한 분석을 한다. 2부에서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이라는 주제로 좀 더 구체적인 모델을 가지고 알고리즘 분석을 시도한다. 3장에서는 우리처럼 되는 알고리즘을 통해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미래상에 대해 소개한다.

기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에 대한 우려를 어느정도 씻어내릴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및 가짜뉴스도 조심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 기술을 과대포장해서 지나친 우려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미래를 위해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냐이고 이를 위해서는 지나친 우려와 장비빛 환상을 경계하는 것은 필요한 것 같다.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자. 인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일한 인간형 지능의 소유자일 것이다. 진짜 관건은 이미 개발된 알고리즘들을 우리가 소수의 필요와 편익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더 넓은 사회를 위해 사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내가 이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는지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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