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

2023. 4. 4. 15: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 레프 톨스토이 지음 |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다보면 종교적인 색깔이 아주 강하게 묻어나는 것 같다. 예전에 읽었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에 소개된 여런 단편, 다른 대표작을 읽었을 때 유사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 안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면이 다양하게 드러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와 죽음은 따로 떼어내어 생각하기 어렵지만 특히 톨스토이의 작품에서는 이 둘의 관계가 항상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주인과 일꾼, 세 죽음이라는 세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작품이 죽음과 관련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을 맞이한 주인공이 죽음을 느끼는 감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심리적인 변화를 통해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어떤 형태인지 짐작하게 한다. 마지막 순간으로 치달으며 주인공은 영적인 탐구에 매달리고, 자기 삶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 깨닫는 순간 마지막 순간이 된다. 또한 주인공인 이반 일리치 이외에 주변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죽음이 자신에게 오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 장례식장에서의 가식적인 행동과 말들을 통해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느끼게 된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죽음을 생각하고 마주하는 법이 필요한지 잘 못느끼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고 우리가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주인과 일꾼>은 주인인 바실리 안드레이치 브레후노프와 하인인 니키타가 계약을 위해 다른 동네로 가는 과정에 생기는 일이다. 눈이 오는 날씨에, 조급함으로 지름길로 가다가 길을 잃고, 겨우 다른 동네를 찾아가지만 빨리 계약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길을 나서지만 다시 길을 잃고 추위에 의해 주인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주인과 하인은 사뭇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인은 신을 믿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 하인은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 진정으로 신으로 향한다. 마지막 순간 주인은 자신의 몸으로 하인을 감싸고 하인에게 온기를 전달한다. 주인은 죽음의 순간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 연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작품은 1880년대 톨스토이의 윤리적, 종교적 사상의 예술적 구현이라고 한다. 제목에 작품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는데 주인은 하느님, 일꾼은 사람이며, 결말은 이웃 사랑, 하나님 찾기, 진리의 깨달음을 내포한다.

<세 죽음>은 귀부인, 마부, 나무의 죽음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인간과 자연의 죽음의 차이, 신분에 따른 죽음의 차이를 엿볼 수 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죽음에 대한 심오한 진리나 사후 세계를 제시하지는 않지만 죽음을 마주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마주한 주인공들의 심리와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공감이 되고 죽음에 대해 다시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인문] 처음 읽는 현대 철학

2023. 3. 29. 12:2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처음 읽는 현대 철학 > |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 철학을 조금씩 접해 본 것 같다. 그 당시 언급된 철학자는 지금 일반적으로 언급하는 철학자라기 보다는 과학자에 가까웠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철학서를 읽기 위해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곤 했던 것 같다. 철학이란 주제에 대해, 그리고 철학자의 사상에 대해 접해보곤 싶은 의지는 있었지만 제대로 읽기는 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부분에서 현대철학은 더 난해하다고 생각한다. 고전 철학이 물질과 인간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고 다양하게 이론을 접할 기회가 있어서 조금은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 철학은 철학자 이름부터 생소하고 그 철학자가 주장하고는 이론도 상당히 난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 같다. 그만큼 현대 철학은 잘 접하지도 못하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유명한 철학교사이자 일상에서 철학하기를 실천하는 임상 철학자라고 한다. 20여 권이 넘는 철학 교양서를 집필하고 많은 독자들을 철학의 세계로 이끈 인문 저자라고도 한다. 다양한 매체의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다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도 단순히 원전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상에 맞춰서 현대 사상을 소개하고 해석하고 있다. 이 책은 26명의 철학자를 선정해서 그의 이론과 현시대를 비춰서 설명하고 있다. 책의 서두에 설명하듯이 철학자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사회생물학자, 교육학자도 철학자의 일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철학이 세상의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양한 학문의 영역을 철학이란 범주로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욕망을 발견하는 철학, 틀을 깨는 철학, 통찰을 기르는 철학, 어울림의 철학이란 4개의 장으로 나누어 각각의 철학자와 그들의 이론,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질문과 방향을 제시해 준다. 또한 개별 철학자를 설명하는 마지막에 욕망 탐색, 틀을 깨는 상상, 통찰 열기, 어울림의 주제라는 이름을 우리가 다같이 고민해 봐야할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1장 욕망을 발견하는 철학은 알고 있는 철학자가 많이 언급되어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프로이트를 통해 인류의 몰락과 해방에 대해 언급하고, 융을 통해 집단 무의식이 말해주는 것을 설명한다. 2장 경제와 정치의 새로운 길은 내용 자체가 흥미있고 관심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3장과 4장은 내용이 조금 읽어가기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생소한 철학자들이 언급되어서 그렇기도 하고 주제 자체도 쉽게 읽기 어려운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책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현대 철학이 난해해지 이유는 풀어야 할 문제가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역사]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2023. 3. 27. 09:3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 윤영범 지음 | 북스고

 

인류의 역사는 갈등과 전생의 역사로 볼 수 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누군가는 항상 어디선가 싸우고 있었고 이 싸움을 통해 다양한 무기와 전술이 진화해 왔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싸움의 역사는 대부분 승자의 역사이다. 승자를 통해서 역사가 전개되고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승리한 전쟁 못지많게 패배한 전쟁도 중요하다. 승리한 전투나 패배한 전투 모두 단순한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작전을 잘 세운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실제 작전에 참여한 인원들의 판단에 따라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승리한 전쟁 못지 않게 패배한 전쟁에서도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이 책에 언급된 패전사의 사례를 다양한 유형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철저히 무능력한 지휘자, 자만에 넘친 지휘자, 전술의 부재와 기기의 문제, 환경 등 여러가지 요인이 겹쳐 그 전쟁에서 패배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1900년부터 1949년까지 주로 제1차 세계대전 및 제 2차 세계대선에 관련된 전쟁을 1부에서 설명하고, 1950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전쟁 및 베트남 전쟁 그리고 다양한 작전에 대해 2부에서 설명한다. 마지노선이나 진주만 공습, 그리고 현리 전투와 이집트 777부대 구출 작전 등 이미 알고 있었던 작전도 있지만 대부분 잘 알지 못했던 전쟁이나 작전에 대해 많이 설명되고 있는 것 같다.

초반에 설명되는 솜 전투는 가장 참혹한 전투 중의 하나로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1916년 프랑스의 솜 지역에서 펼쳐진 전투로 약 백만 명이란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한 전투이다. 특히 전투가 시작된 7월 1일 단 하루에만 5만 8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그 중 1만 9천명이 전사하는 결과를 낳았다. 저돌적 스타일의 영국 더글러스 헤이그 장군은 아군의 위력과 적들의 준비 태세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밀어붙인 결과 이런 살육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희생을 통해 영국군의 참호전 전투 능력 향상과 세계 최초의 전차인 마크원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무기면에서도 많은 혁신을 가져오게 되었다.

인디애나폴리스호 침몰 사건은 지휘부의 잘못된 판단과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기본적인 구조신호도 무시한 어처구니없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또한 책임 회피를 위해 함장을 희생양으로 삼는 등 핑계 대기에 바쁜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비록 12살 소년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이미 많은 희생을 치른 후였기 때문에 안타까운 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패전 사례를 보면서 대부분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전투나 작전은 다른 것과 다르게 생명과 직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 의지한 자만, 지휘관의 무능력, 그리고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통신장비, 기후)들이 겹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적의 능력에 대한 분석 부족과 아군에 대한 과신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전투뿐만 아니라 회사나 조직에서도 염두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 자신을 너무 과신하지 말고 상대방을 너무 얕보지 말고 냉정하고 판단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경영] 실리콘밸리의 실험실

2023. 2. 15. 17:1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실리콘밸리의 실험실 > | 스테판 H. 톰키 지음 |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이 책의 주제는 비즈니스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이미 IT 영역에서는 A/B 테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비교 실험 방법이 존재한다. 잘 설계된 실험방법과 가설을 비교군과 대조함으로 개선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을 통한 혁신은 비단 IT 영역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영역에서 시행될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되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페이스북, 부킹닷컴만 본다면 IT 영역에 치중되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궁극적인 개념은 어디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장에서는 비즈니스 실험의 필수 요소를 살펴본다. 2장에서는 어떤 요인이 실험을 통한 학습에 기여하는지를 고찰한다. 3장에서는 좋은 실험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바탕으로 온라인 실험 역량을 창출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4장에서는 대규모 실험을 독려하는 조직의 문화가 구축 가능하지만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5장에서는 부킹닷컴의 사례를 통해 진정한 실험 조직을 상세히 살펴본다. 6장에서는 앞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각 기업이 어떻게 실험조직을 구축하는지와 실험조직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 7장에서는 조직이 대규모 실험 문화로 진화해 가면서 이에 동조하지 않고 그릇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언급하고 그들이 잘못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우리의 성공은 매일, 매주, 매월, 매년
몇 차례 실험을 하느냐에 달렸다.
- p. 83, 조프 베조스, 아마존 CEO -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참고할만한 다양한 그림과 도표가 제시되고 있다. 제시된 그림과 도표를 통해 설명하는 내용을 개념적으로 바로 알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다양한 사례 제시와 그들이 행한 실험방법 및 접근법을 통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와 어떻게 실험해야 하는지를 잘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 실험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눈에 잘 드러나게 편집되어 있어서 제목만 보고도 중요한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를 잘 인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기업은 경영자나 관리자의 경험이나 직관이 아니라 다양한 실험, 그것도 잘 통제되어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실험을 통해 검증되고 개선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을 위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용 도구를 통해 좀 더 객관적인  실험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신의 추측이 아무리 훌륭하든, 당신이 얼마나 똑똑하든,
당신이 어떤 권위를 지녔든, 달라질 것은 없다.
실험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틀린 것이다. 그게 전부다.
- p.123, 리처든 파인먼, 물리학자 -

자신의 조직을 개선하고 혁신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조직의 가설을 실험하고 평가하는 실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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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모자의 나라 조선

2023. 1. 18. 08:2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모자의 나라 조선 > | 이승우 지음 | 주류성

 

조선시대에 관련된 가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자를 쓰고 나온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모자의 다양성이나 용도보다는 그냥 신분적인 차이나 직업의 특성때문에 모자가 다양하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물론 조선 이전 시대에 대해 더 생각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선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모자를 쓰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조선의 모자 이야기만으로 서술한 책이다. 과연 모자만으로, 그것도 조선시대에 한정해서 한권의 책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부제 - 그 많은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 - 처럼 한순간 조선의 모자가 대부분 사라진 이유도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총 8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 시작은 모자 왕국의 추억으로 시작한다. 모자 이야기에 앞서 간단히 조선이란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어떻게 해서 조선에서 모자가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모자는 머리를 보호하는 목적에서 시작해서 다양한 사회의 요구에 따라 진화를 거듭한 끝에 모자 본연의 목적에서 훨씬 벗어나 현재에 이르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강력한 신분사회를 500여년 유지한 조선에서 수많은 종류의 모자가 탄생하고 다양하게 진화한 것은 당연한 사회적 요구의 귀결로 볼 수 있다. 즉 계급과 신분을 가장 쉽게 분별할 수 있는 방법은 계급과 신분에 따라 정해진 모자를 씌우는 것일 것이다.

이어서 외국인의 눈으로 본 조선의 모자에 대해 보여준다. 생각외로 많은 외국인들이 조선의 모자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며, 특히 갓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을 남긴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자를 소개하고 그 용도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서양의 우월감을 기본으로 조선의 문화인 모자를 소개하고 있기에 폄하하는 부분도 제법 눈에 띄는 것 같다. 서양 문명관으로 볼때도 조선의 모자는 신분의 경계를 넘으려는 사용자의 욕망을 적절히 통제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으며,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회를 철저하게 분리했던 조선의 성리학적 통치구조가 만들어낸 강력한 신분제도의 결과이다.

3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조선이 왜 모자의 왕국이 되었는지 설명한다. 조선의 모자는 조선인의 전통적인 상투 문화에서 비롯되었고 조선의 성리학의 윤리관이 모자문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리고 머리를 중요시하는 존두사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철저하게 의복과 관모를 함께 갖추는데 정성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반도에서만 계승되었던 긴 역사를 가진 왕조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다져진 문화 형성이 가능했기에 모자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선의 엄격한 유교 신분 사회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4장에서는 조선의 모자와 신분제도, 그리고 성리학의 허와 실에 대해 소개한다. 조선의 모자를 설명하면서 조선시대의 신분제도 및 성리학을 빼고 언급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조선의 모자를 이해하는데 신분제도 및 성리학적인 배경 설명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5장부터 본격적인 조선의 모자에 대해 소개한다. 조선 왕실의 모자부터 신하들의 모자, 의식에 사용하는 모자 등 신분에 따른 모자와 의식에 따른 모자를 설명한다. 실제 모자 사진을 포함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설명이 눈에 와 닿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어서 조선에서 가장 중요한 모자 중의 하나인 갓에 대해서는 두장에 걸쳐 꼼꼼하게 분석한다. 갓이 탄생한 배경과 만들어지는 방법, 각 부위별 명칭 등 우리가 제대로 알기 어려운 부분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선의 모자가 단발령과 신문화에 의해 급속하게 사라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조선의 모자는 단순히 머리를 보호하고 장식을 위한 모자는 아니었다. 특히 양반들의 갓의 경우 어떤 자리이든 벗지 않아고 실내에서도 착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집에서는 갓을 벗곤 했지만 또 다른 모자를 착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조선의 모자뿐만 아니라 그 배경과 필요성을 알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문] 에피쿠로스 쾌락

2023. 1. 6. 09: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에피쿠로스 쾌락 > | 에피쿠로스 지음 |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제목 그대로 메피쿠로스하면 생각나는 것이 쾌락이다. 그리고 쾌락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것은 대부분 육체적이 쾌락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방탕하게 즐기는 것 등이다. 학교 윤리시간에는 에피쿠로스에 대해서는 쾌락주의라고 배웠으니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쾌락을 연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에피쿠로스는 일상 생활에서 쾌락만을 추구하는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에피쿠로스의 생애와 서신, 그리고 주요한 이론들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쿠로스의 생애애 대해서도 많은 철학자들이 에피쿠로스를 비방하고 헐뜯는 상황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에피쿠로스에게 많은 제자들이 있었고 에피쿠로스 자신도 아주 방대한 저작을 남긴 철학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에피쿠로스가 헤로도토스와 피토클레스, 메노이케우스에게 쓴 편지를 통해 자연학, 천체현상,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통찰을 알 수 있다. 편지 형식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에피쿠로스의 견해을 알 수 있고 특히 원자에 대한 통찰은 현대의 우리가 읽어봐도 그 논리와 견해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천체현상에 관련한 그의 견해도 놀라운 수준인 것 같다. 다양한 천체현상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언급하고 있는데 짧게 짧게 언급하고 있는 천체현상에 대한 세밀한 관심과 탐구가 있었는지 잘 느껴지는 듯 했다. 에피쿠로스가 남긴 책들만 봐도 자연학 37권에 자연학에 관련된 탐구가 담겨 있는 것을 봤을 때 자연학에 대한 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그 당시가 자연의 근본 원리와 구성에 대해 탐구하던 시기라고 생각하더라도 에피쿠로스가 남긴 자연학은 다른 철학자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은 느낌은 쾌락과 고통이라는 두가지라고 언급한다. 느낌은 모든 살아있는 것에서 생기는데 본성에 고유한 것은 쾌락을 낳고 본성에 이질적인 것은 고통을 낳는다. 쾌락과 고통에 근거해 선택과 회피가 결정된다. 탐구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은 실제와 관련되고 어떤 것은 단지 말과 관련된다. 이것이 철학의 구분과 진리의 기준에 관한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의 기본 입장이다.
- p.39 -

쾌락에 관해 에피쿠로스는 견유학파와는 다른 견해를 보인다. 견유학파는 정적인 쾌락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동적인 쾌락마을 인정한것에 반해 에피쿠로스는 둘다 인정을 한다. 에피쿠로스는 자신의 책과 서신문에 쾌락은 몸과 관련된 쾌락이 있고 마음에 관련된 쾌락이 있다고 언급한다. 또한 평정심과 고통의 해방이 정적인 쾌락이라면 기쁨과 환희는 운동에 따른 동적인 쾌락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여러가지 면을 볼때 에피쿠로스의 쾌락에 관련하여 우리가 여태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남긴 다양한 철학적 견해는 무시되고 오로지 쾌락에만 초점을 맞춰서 바라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에피쿠로스의 현존 원고 그리스어를 완역한 이 책을 통해 그 오해를 풀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에피쿠로스의 어록 중 몇 가지를 보면 그의 통찰을 좀 더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해체된 것은 감각이 없고 감각이 없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을 탐구할 때 나는 대중의 견해에 영합해서 대중에게서 자주 박수갈채를 받기보다는 아무도 내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겠다.

우리는 한번 일어난 일은 무효화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감사함을 통해 지난날의 잘못을 치유해야 한다.

젊은이가 구원받기 위해 할 일은 자신의 젊음을 감시해서 광분하는 욕망때문에 모든 것을 망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인문] 우리와 그들의 정치

2022. 12. 16. 13:2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리와 그들의 정치 > | 제이슨 스탠리 지음 | 김정훈 옮김 | 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가 오고 있다. 처음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떄 많은 사람들이 미국 국민의 선택을 비웃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후 같은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졌고 막 시작되고 있다. 도리어 미국의 경우 트럼프가 재선되지 않고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미국을 부러워할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이는 비단 미국과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유럽을 봐도 파시즘 정당이 제 2당이 되기도 하는 듯 이전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분명 제도적으로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대통령과 의원들을 선택하는데 왜 많은 사람들이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인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보편적이 복지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 자국 우선주의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그 선택에는 또 다른 요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 대한 많은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은 파시즘 정치인들의 다양한 정치적 전략들이 민주주의 사회의 불안정과 경제적 위기 속에서 언제든 시민을 설득하고 선동할 수 있다고 본다. 위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치인들은 언제든 이러한 전략들을 교묘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는 이러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한다. 이전 역사로만 생각했던 파시즘이 현 민주주의 사회 정치 속에 교묘히 자행되고 있고 실제 많은 국민들이 그들의 전략에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파시즘 정치에는 신화적 과거, 프로파간다, 반이성주의, 비현실성, 위계, 피해자의식, 법질서, 성적 불안, 전통에 대한 호소, 공공 복지와 통합의 해체등의 전략을 통해 국민들을 호도한다고 언급한다. 대체적으로 파시즘 정치의 위험성은 국민의 일부를 비인간화하는데 부터 시작한다.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것을 통해 시민들 간의 공감을 제한하고 자유를 억압하고,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는 비인도적인 처우를 정당화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과 탄압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 파시즘이라고 하면 1차 세계대전 시기의 독일과 이탈리아에서의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도 파시즘 정치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언급한 다양한 전략을 통해 자신들을 포장하고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파시즘 정치는 국민들을 우리와 그들로 분리하는 분열 정책을 목표로 한다. 지금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우리와 우리 아닌 남으로 구분하고 서로 분열을 야기시키면서 자신들의 세력을 공고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 시절의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은 조금 어렵다는 느낌이 있다. 개념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고 머리속으로 완전히 와 닿지 않아서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정치는 우리가 멀리한다고 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경계의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개념이 어렵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더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의도하지 않은 정치 세력으로 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얼굴없는 검사들

2022. 10. 17. 12:4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얼굴없는 검사들 > |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지난 정권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강력히 시도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실패한 듯 하다. 현 정권에서 검찰들이 벌이고 있는, 전직 검찰 총장이었던 대통령을 포함해서, 행태는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검찰 개혁으로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요소는 모호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지금까지의 검찰 개혁은 대부분 정치적인 측면이 강조된 면이 있다. 물론 민주주의라는 큰 틀에서 그리고 권력의 집중을 막고 견제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검찰 조직에 대한 개혁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검사 개개인이 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일처리가 더 필요한 실정인 것 같다.

TV나 드라마 등을 통해 바라본 검사, 또는 직접 검사를 마주한(사실 피해자 입장에서 검사를 마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사람들이 바라본 검사들 중 많은 부류가 특권 의식과 조직에 맹목적인 충성을 다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일부 사실이기도 한 것 같다. 검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검사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검사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검찰이란 조직과 검사라는 역할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특히 기존 검찰 또는 검사가 행한 불법적인 수사 및 기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전혀 반성하지 모습에서 그들의 생각하는 검사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는 지난 시절에 국한된 것이 아닌 것 같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써 힘과 돈이 없는 피해자 일반 국민이 검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닫혀 있고, 다양한 시스템적인 보완 제도도 일단 국민이 접근할 수 없을 만큼 벽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축소된 마당에 고소는 검찰청이 아니라 직접 수사하는 경찰서에 가서 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실제 시민들이 고소장을 검찰청에 접수하러 가면 검찰청은 신속한 수사를 위해서는 경찰서로 직접 가서 접수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안내는 시민들이 고소장을 접수하러 갈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하는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며, 따라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경찰에서 부당하게 고소장을 반려당해 위자료를 배상받은 사례에서도, 민원인은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가해자를 처벌시킬 수 있었다. 괜히 법이 고소장 접수기관을 두 개로 정한 것이 아니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지 않아도 고소장은 접수할 수 있고 특별히 구술로 고소를 할 경우 검사가 작성한 진술조서가 남겨질 수 있다. 검사가 시민들의 사연을 듣고 정리한 진술조서는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있어 시민들이 작성한 고소장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p.65-66 -

이 책에는 검찰에 의해 행해진 다양한 사법살인과 인권침해, 직무유기 등을 소개하면서 진정한 검찰 개혁을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사례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  속에 묻혀있던 검찰의 문제를 하나하나 꼼꼼히 파헤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건들이 여전히 검찰에 의해 정당한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조직적인 개편, 공수처(고위공무원수사처) 등 다양한 구조적인 개혁을 시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검찰 본연의 업무에 대한 자각이 우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검찰이 특권 집단으로 남아 있고 돈과 힘을 가진 사람들을 봐주는 수사 등이 여전하다면 검사를 바라보는 일반 시민의 시각은 여전히 불신에 가득찰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검찰이 생긴 목적과 검사의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내부적으로 자성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최근 방영한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예능과 영화에서 자폐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종종 들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자폐에 대한 이야기를 드라마와 영화 속 이야기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종종 자폐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를 걱정하거나 안쓰럽게 바라보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자폐를 가진 사람 자체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는 것 같다. 이미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선입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의외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스티브 잡스,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이들도 자폐의 일종인 자폐스펙트럼장애(아스퍼거 증후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자폐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특수한 관심사에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폐를 가진 사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얼마나 자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를 잘 알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제프 소바네크는 아프퍼거 증후군에 걸려 만 6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 항상 지적장애인 취급을 받고 했다. 간단한 인사나 전화도 버거워했으며, 사소한 일상 생활도 힘들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바칼로레아를 통과하고 10개의 언어를 습득하고 프랑스 명문 시앙스 포 졸업 후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하지만 한때 진지하게 정신과 상담을 받고 향정신 약을 먹으며 자신을 정신병자로 생각하고 정신병원 갖힐 뻔한 적도 있지만 잘 이겨냈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자폐증은 장애가 아니라 개개인을 설명하는 하나의 특징일 뿐이라고 언급한다.

책 전반적으로 일반인이 가진 자폐에 대한 오해와 자폐를 가진 사람이 가지는 인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일반인이 보기에 자폐인의 비상식적인 생각과 행동이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 관점에서는 실제로 몰라서 그렇다는 것을 설명한다. 특히 규칙은 규칙이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다. 상대가 누구냐와 무관하게 규칙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사나 장학사, 부시장이라고 하더라도 규칙에 어긋나는 또는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자폐를 가진 자신 사람이 쓴 글이라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 말 자체도 자폐를 가진 사람에 대한 선입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자폐에 대해 편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자폐를 포함해서 다양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이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에...

[자기계발] 역설계

2022. 9. 23. 12:1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역설계 > | 론 프리드먼 지음 | 이수경 옮김 | 솔

 

역설계(reverse engineering)은 배우고자 하는 대상을 체계적으로 분해해 탁월함의 비밀을 알아내고 중요한 통찰을 뽑아내는 접근법이다. 즉 대상이 성공한 패턴을 알아내기 위한 바법이라고 볼 수 있다. 주변에서 다양한 방면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다. 비록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언론 기사나 대중 매체를 통해 종종 접할 수 있다. 대부분 그 사람의 성공담에 대해 길게 설명하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수 있다. 역설계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트렌드를 파악하고 유용한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단순 모방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역설계를 통해 비밀을 알아냈다면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더해서 독창적인 무엇인가를 더해야지만 비로서 성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역설계(reverse enginnering)은 IT 분야에서는 매우 익숙한 용어이면서 기술이다. 특히 잡스와 빌게이츠가 다른 제품을 분석해 핵심 요소를 뽑아내고 그것을 새로운 제품 개발에 적용해서 성공한 사례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IT 분야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배우면서 아이디어를 통합해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역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설계가 꼭 IT 분야에서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특히 비지니스 관련된 분야뿐 아니라 문학계의 거장, 유명한 쉐프, 전설적인 코미디언, 명예의 전당에 오른 뮤지션, 최고의 스포츠 팀도 역설계를 종종 활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역설계 접근법으로 자신이 동경하는 작품이나 결과물에 숨겨진 통찰력을 발견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에 대한 특징과 그 속에 숨겨진 패턴을 읽어내는 과정을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한다. 또한 모방에서 비롯된 익숙함을 넘어선 창의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특히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어떻게 성공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2부에서는 지식의 단계에서 전문성의 단계로 도약하는 것을 다루며, 특히 역설계 접근법을 통해 탁월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를 알아내는 것과 그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점수판 원칙을 이용하여 스스로 측정하는 방법, 리스크를 똑똑하게 감당하는 방법, 전략적인 연습을 하는 방법, 전문가로 부터 값진 조언을 얻는 방법 등 핵심적인 4가지 기술을 자세히 설명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을 자세히 분석하고 창의성, 동기부여, 기술습득, 성과, 전문성 등과 관련된 주요 연구들이 이 방법의 타당성을 뒷바침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꼭 기억해야 할 10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다.


1) 수집가가 되라 - 타인의 탁월한 성취를 알아봐야 한다.
2) 차이를 발견하라 - 타인이 독창적이고 탁월한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3) 설계도를 뽑아 내라 - 역설계를 통해 패턴을 찾아야 한다.
4) 모방하지 말고 한 단계 더 나아가라 - 잘할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해서 스스로 길을 그려나가야 한다.
5) 비전과 능력의 격차를 받아들여라 - 끈기와 지구력을 갖고 계속 수정해 나가야 한다.
6) 당신만의 점수판을 만들어라 - 성공에 중요한 핵심 항목을 측정해야 한다.
7) 리스크를 최소화하라 - 실제 결과물 이전에 작은 시도를 여러 번 수행해서 실패의 대가를 무시하고 넘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8) 편안함을 경계하라 - 편안함을 발전이 정체됐다는 신호로 여겨야 한다.
9) 미래와 과거를 이용하라 - 반복적인 실행과 피드백을 통해 성과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10) 똑똑하게 질문하라 - 적절한 질문을 활용하고 자세하고 명확한 설명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꼭 성공한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인터넷 자료를 활용하면 충분히 성공한 사람들의 법칙을 알아낼 수 있다. 이를 모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강점을 추가해서 남들과 구별되는 요소가 가미되어야만 궁극적으로 성공을 위한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역설계에 대한 개념은 이미 알고 있지만 이를 현실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섦명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책인 것 같다. 혼자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세상이기에 앞서 성공한 사람을 분석하고 자신의 노력을 덧붙여서 성공의 길로 가는 경로를 찾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