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외곽편

2023. 7. 1. 10:0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외곽편 > | 김파카 지음 | 샘터

 

집 근처 근교를 다녀오든 해외를 다녀오든 여행은 항상 설레고 기분좋게 만드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여행지를 찾아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요즘 코로나에 억눌렸던 심리를 해소하기라도 하듯 해외 여행을 많이 떠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국내에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괜찮은 곳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국내여행의 장점이라면 시간이 된다면 당일이라도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이름만 들었던 청주라는 도시를 여행지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다. 지명은 익히 알고 있지만 한번도 청주로 여행을 간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장소은 시간만 된다면 당일 또는 1박2일 정도로 가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곳인것 같다. 총 4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Part 1은 특별한 공간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초정약수 권역이다. Part 2는 마을 여행으로 청남대 권역을, Part 3은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정북동 토성 및 상당 산성 권역이다. 마지막으로 Part 4는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미원 옥화구곡 관광길이다. 각각의 파트마다 3~7개의 장소가 소개되고 있으며, 이 또한 테마에 따라 서로 다른 코스로 돌아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청주라는 도시는 이름만 알고 있었지만 그 근교에 있는 여행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곳이 많은 것 같다. 세종대왕이 눈병치료를 위해 방문했다고 알려진 초정약수가 있는 초정행궁과 대통령 별장이 있는 청남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장소인 것 같다. 그리고 만 원 지폐의 세종대왕을 그린 화가인 운보의 집과 160년 된 고택인 고선재 게스트하우스는 한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다. 이 이외에도 소개하는 모든 장소에 대해 사진과 그림, 그리고 자세한 설명이 추가되어 있어서 우리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책 <여행의 기술>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스케치를 하라'고요. 특히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인상을 제대로 보고 기억하게 하려면 '말로 그리는 것'을 연습해 보라고 말하죠"

책을 읽어가다 보면 곳곳에서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 눈으로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느낌을 기록하고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여행 후에 사진이나 기념품 또는 입장권에 짧게라도 남긴 한마디 말은 여행을 통해 느낀 감정을 시간이 흐른다음에도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 하룻밤에 다 읽는 경제 에스프레소 금융 > | 김종승 지음 | 한빛비즈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높은 이해력이 요구되는 분야들이 여러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금융 분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전에는 은행에서 통장으로 거래하는 정도만 했다면 현대는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이 부분에는 개인이 아닌 기업 대 기업 국가 대 국가간의 금융이 포함되며, 어느 정도 개인이 개인간 거래가 아닌 다른 분야의 금융지식도 많이 높아진 상태이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 개념은 어려운 것 같다. 교과서적인 설명 위주로 이루어진 책은 정확한 이론을 알 수는 있지만 실제 개념을 이해하기는 많이 어렵고, 쉽게 풀어서 설명한 책은 대략적인 개념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원리를 이해하기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금융에 대한 지식은 누구나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하지만 특히 사회로 막 진출하거나 몇년의 사회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세대가 더 필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사회 초년생들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돈을 모야야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금융 지식으로 제대로 돈을 불리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금융을 모르는 이들은 돈을 갈취당하고 있다.
부자가 되려면 돈을 지켜야 하고
지키는 첫걸음은 금융 지식을 쌓는 것이다.
금융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쓴 이 책이 반갑다.
- 추천사 -

현대는 금융을 모르면 돈을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이전과 달리 단순히 통장에 돈을 넣어두는 것 만으로는 돈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하여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통해 자신의 자산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금융이라는 단어만 보더라도 쇠를 의미하는 금과 녹이다라는 의미의 융이 결합한 것이며 이는 금전의 융통, 즉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금이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그만큼 금융을 제대로 이해해야 돈에 대한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은행의 탄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융의 기본 개념으로 신용과 대출, 그리고 이자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은행과 은행가가 출현하게 되는지에 대한 배경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중간 중간 은행에 관련된 주요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금융 투자에 대해 설명한다. 신대륙 발견을 위해 서로 경쟁하던 시대에 나온 모험자본과 투자에 대해 설명하며 이후 투자에 관련된 다양한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3부에서는 위험관리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자신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거나 예기치 못한 재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보험 개념을 보여주고, 이후 파생 금융상품으로 선물과 옵션, 스와프 등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다.

어느 정도 아는 개념이 많아서 책을 읽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현대에 나온 금융 개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미 예전에 유사한 형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것 같다. 현대와 달리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개념상 동일하게 활용된 것을 보면 금융의 필요성 및 역사가 생각보다 오래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금융지식을 어렵다고만 느끼고 피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대에 맞게 복잡한 개념으로 발전한 것은 맞지만 이전부터 있었던 개념이라면 분명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알고 적극 활용해야할 지식이라고 느낀다.

책의 제목대로 하루밤에 다 읽기는 쉽지 않았지만 천천히 금융 개념을 이해하면서 읽어가기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금융에 대한 지식이 한층 넓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인문]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2023. 6. 29. 12: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 오후 지음 | 동아시아

 

요즘 미국에서는 펜타닐 남용에 따른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제목 그대로 마약에 대해 잘 모르지만 워냑 사회적인 이슈가 되다 보니 펜타닐이 무엇이기에 문제가 되고 있는지 궁금해 졌다. 마약에 관련한 중독 및 사건 사고는 여태까지 계속 있어 왔기 때문에 새삼스럽다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펜타닐은 여태까지 존재했던 마약 중 가장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이다. 너무 강하기 때문에 직접 흡입하거나 주사로 맞지 않고 패치형태로 공급이 된다고 한다.

 

마약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금기 가운데 하나다. 마약은 어떤 경우에라도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마약 사용자도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분위기다. 이 책은 단순히 마약이 좋다, 나쁘다라는 가치판단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마약이 무엇인지, 마약이 왜 금지되고 어떻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마약에 빠지는지 고찰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입장은 마약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강화하는 효과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마약은 법적인 개념이다. 똑같은 물질도 어느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고 어느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마약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부르고 있지만 사실은 제각기 다른 물질들에 대해 알아본다. 다양한 종류의 마약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재미있는 사례들을 엮어가며 발랄하게 설명한다. 마약은 제조 방식에 따라서는 대마, 아편, 코카 같은 천연마약과 히로뽕(필로폰), LSD, 엑스터시 같은 합성마약으로 나뉜다. 합성마약의 경우 대부분 일반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명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효과에 따라서 약의 특징을 분류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마약의 종류와 위해성을 분류하면서 급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결코 마약 사용을 권하거나 마약이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약에 대한 인식, 국가가 나서서 마약을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반기를 든다. 그러한 주장의 근거는 네덜란드의 마약 정책이다. 네덜란드는 대마를 비범죄화한 나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에서는 마약중독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보다 주사기를 돌려쓰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아무 조건 없이 무상으로 주사기를 교체해주고, 마약 엑스터시의 불량 여부를 출장해서 감별해주는 등 파격적인 마약 정책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네덜란드는 미국이나 영국 등 마약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나라들보다 마약으로 인한 피해를 덜 입는 나라가 되었고, 이후 다른 나라들도 이런 정책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

마약 사용자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식의 정책은 마약을 음지로 숨어들게 하고 범죄 조직의 이득을 크게 만들어서, 실제적으로는 마약 사용자를 양산하고 그들의 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마약에 중독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마약 사용이 범죄이기 때문에 수렁에 빠지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마약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과 그 까닭을 통찰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 개발자를 넘어 기술 리더로 가는 길 > | 타냐 라일리 지음 | 김그레이스 옮김 | 디코딩

 

이전과 달리 많은 기업들이 관리자 트랙과 개발자 트랙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관리자 트랙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방식이기 때문에 큰 이슈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 트랙은 운영하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측면을 보인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체계적인 개발자 트랙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별도 체계가 없는 조직도 제법 존재하는 것 같다. 개발자 트랙을 어느정도 운영하는 조직에서도 경력에 따른 개발자의 역할과 관리자와의 관계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곳도 일부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듯이 개발자가 가장 약한 부분 중 몇 가지가 의사소통 능력과 인원관리 능력이다. 하지만 이 능력은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능력으로 볼 수 있다.  개발자 트랙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조직이라면 개발자는 어쩔 수 없이 관리자 역할을 떠맡게 되고 결론적으로 성과가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 책에서는 개발자가 나아갈 방향으로 스태프 엔지니어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스테프 엔지니어는 개발자들의 롤모델로서 기업의 기술전략을 결정하고, 동료들의 역량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전체적인 기술 검토 및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진행 과정에 나올 수 있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스테프 엔지니어는 좁은 관점이 아닌 빅 피처 관점에서 업무를 다루고 전략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를 전술적으로 주도하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문제을 해결하며, 우수한 엔지니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스테프 엔지니어에 대한 개념과 역할을 명확히 설명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 실행과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필요한 고려사항 및 절차에 대해 보여준다. 또한 스테프 엔지니어로서 어떤 롤모델 역할을 해야하는지와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 개발자의 직책으로 스태프 엔지니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기업 및 개발자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고, 스테프 엔지니어의 역할에 맞춰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알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개발자로서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

물론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스테프 엔지니어라는 개념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자의 미래를 위해  스테프 엔지니어라는 역할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을 조금 더 빨리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미래 모습을 고민하는 현실에서 경력 사다리를 체계적으로 밟아갈 수 있는 역할과 목표가 주어진다면 그 고민의 많은 부분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발자의 미래에 대해 한층 깊이있는 고민과 이해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인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트랜드] AI 쇼크, 다가올 미래

2023. 6. 20. 12:4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AI 쇼크, 다가올 미래 > | 모 가댓 지음 |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한때 인공지능비서가 유행했었던 적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인공지능이란 이름을 달고 비슷한 광고를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제품마다 기능의 완성도는 차이났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다. 정해진 순서없이 사람이 평상시대로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답이나 적절한 반응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대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 관련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사건은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컴퓨터 바둑이 세계 1위 바둑 기사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의 참패로 이어졌다. 이후 알파고 후속 버전은 인간에게 패하지 않고 모두 연승한 것으로 알고있다.

최근에는 ChatGTP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어디까지 진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그 아웃풋의 정확도와 깊이에 대해서 미심쩍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대단한 결과를 내고 있다고 밖에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

아주 예전부터 기계 특히 지능을 가진 기계가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파멸시키는 디스포피아적인 세상을 많이 그려왔다. 물론 인공지능을 통해 한층 더 발전되고 안정된 생활을 하는 유토피아 세상도 많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란 측면을 봤을 때 유토피아 또는 디스토피아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서 언급된 사례를 보면 의도하지 않은 인공지능의 결정으로 인간이 파멸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게 현재의 환경 위험을 개선할 방안에 대해 질문했을 때, 인간이 기대하는 것은 다양한 환경 보호 대책과 친환경적인 재료의 사용 등이지만 경우에 따라 환경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멸종을 방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질문에 대해 실행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이 인공지능에게 주어졌다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인간을 없애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공지능에 대해 우리는 양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착한 인간이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면 인공지능이 선한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고 나쁜 인간이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악한 방향으로 행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 봤듯이 선한 의도로 사용해지만 인간에게는 최악이 되는 상황에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연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똑똑해질까? 인공지능이 항상 인간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까? 우리가 인공지능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고민하고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속도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것 같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은 특이점을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어쩌면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과연 그렇게 되었을 때 인공지능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지 우리가 예측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조금은 아찔하기도 하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인간에 대한 디스토피아적인 측면과 유토피아적인 측면에 대해 상세히 잘 보여주고 있다. 지능에 대한 대략적인 역사를 보여준 후 우리의 미래의 모습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른 필연적인 사건에 대해 다룬다. 이를 통해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보고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고 고민한다면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보여준다. 특히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윤리적인 측면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하게 언급한다.

인공지능과 공존할 수 있는 미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기술 발전을 봤을 때 더 이상 미룰 시간적인 여유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 것인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지는 현재 우리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 데일리 리포트 하루 15분의 힘 > | 서혜윤 지음 | 한빛비즈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사람마다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방식과 정리한 것을 활용하는 유형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해야 할 일을 잘 정리하고 단계적으로 잘 진행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해야 할 일을 따로 정리하지 않고 매번 까먹는 경우가 있다. 가장 안타깝다고 느끼는 유형은 분명 잘 정리하고 제대로 정리했는지 확인까지 물어보고 확인까지 한 사람이 나중에 일을 체크해보면 중간 중간 해야할 일을 빠뜨리는 경우이다. 아마도 정리하는 것을 실제 일을 할 때 잘 참고하지 않거나 대충 넘어가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한다.

한때 정신세계사에서 나온 책들에 빠진 적이 있었다. 약 30년 정도 읽은 책이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책 중의 하나가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이다. 지금은 다른 출판사에서 조금 다른 이름으로 출간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류비세프란 사람은 자신이 한 일을 거의 분단위로 기록을 남긴다. 그리고 그 기록을 일간 / 주간 / 월간 / ... / 연간 단위로 꾸준히 통계를 내고 정리해 왔다. 그 결과 학술적으로 또는 개인적은 방대한 양의 업적을 쌓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하루 해야 할 일을 아침에 또는 전날 저녁에 미리 생각해 두곤 한다. 어떤 사람들은 휴대폰이나 노트에 그것을 기록해 두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생각과 기록으로 남을 뿐 저녁에 돌이켜 보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명 잘 정리까지 해 뒀는데 말이다.

이 책에서는 시간 관리 습관에서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해야 할일을 계획하고 그 일에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를 되돌아보고 피드백하여 다음 날에 반영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생각해보면 이 과정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루하루 해야 할일을 기록하고 정리하지만 대부분 그 기록은 그날 하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하루하루 큰 개선없이 비슷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데일리 리포트는 단순 일과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하루, 일주일, 열흘, 한달, 분기별, 1년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얼마나 이루어나가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각자의 도구를 가질 수 있고,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을 머리속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을 그만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인 시간 관점에서 시간을 의식하고 시간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총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데일리 리포트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한다.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부터 데일리 리포트 작성을 위한 기본 셋팅, 그리고 어떻게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하는지, 어떻게 정리하는지 사례를 들어 잘 보여준다. 2부에서는 궁극적으로 데일리 리포트틑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시간 관리법, 하루 관리법, 마음 관리법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좀 더 세세하게 필요한 것들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전반적으로 책은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대체로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행동할때도 체계적으로 알고 행동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 설명과 각자의 현실에 맞게 정리할 수 있는 예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여러 방법으로 시도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형식을 찾아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다양한 매체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의도하지 않게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시간에 종속되지 않고 시간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잘 계획하고 몰입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데일리 리포트도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트랜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23. 6. 10. 10:3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 안정기, 박인영 지음 | 한빛비즈

 

요즘 유튜브의 인기에 힘입어 장래 희망이 유튜버라고 얘기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요즘은 TV에서도 유튜버들이 자주 노출되면서 그 인기는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유튜버로 언급되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경제 환경을 소개한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보유한 개인 누구나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거대한 경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최근 챗GPT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창작의 장벽이 낮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그 규모와 가능성이 실시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상의 세계를 실체화하고,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환기하며, 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 온, 오직 인류만이 가능했던 창작이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파트1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정의와 규모를 살피고, 팬덤 경제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케빈 켈리의 1,000명의 찐팬 이론과 사례를 다룬다. 파트2와 파트3에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발전 과정을 3단계로 분류하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진화를 이끄는 요인을 분석한다. 마지막 파트4에서는 생성형 AI가 바꿔 갈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를 다룬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AI로 인해 촉발된 변화, 크리에이터 계층의 경제적 격차 등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면 더 많은 사람이 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자신만의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답을 찾아 나설 우리에게 눈 밝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경제] 장하준의 경제학 래시피

2023. 5. 31. 08: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 장하준 지음 | 김희정 옮김 | 부키

 

경제학 원리를 식재료에 빗대어 설명한 좀 색다른 책이다. 여러 식재료를 각각 설명하면서 그 식재료가 가진 특성이나 역사적인 배경에 비추어 경제원리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있지만 책을 읽는 흥미를 한껏 올려주는 것은 사실인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우리에게 밀접한 경제 현안들을 흥미로우면서도 영양가 만점인 지식과 통찰로 풀어낸다. 경제와 관련한 우리의 고정 관념, 편견, 오해를 깨뜨리고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안한 경제 앞에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어려움을 뚫고 성장해 나갈 힘과 희망을 전해 주는 것 같다.

 

그러나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는 매우 좁은 개념의 자유다. 첫째,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경제 영역 내의 자유로, 기업이 가장 높은 이윤을 낼 수 있는 것을 만들고 팔 수 있는 자유, 노동자가 직업을 고를 수 있는 자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자유 등에 한정되어 있다. 정치적 자유나 사회적 자유 등의 다른 자유가 경제적 자유와 충돌을 일으키면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우선순위에 둔다. (…) 거기에 더해 프리드먼이나 헤리티지 재단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는 좁디좁은 경제적 자유의 개념 중에서도 자산 소유자(지주와 자본가)가 가장 큰 이윤을 내는 방법으로 자신의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다. 자산가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사람들의 경제적 자유-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할 자유(예를 들어 파업), 실직한 노동자들이 새 직장을 구할 때 강력한 복지 국가의 보호를 받아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자유 등-는 잘해야 그냥 무시되고, 많은 경우에 반생산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면치 못한다.
- p.74~75 -

 

요즘 미국을 비롯한 부자 나라 사람들은 ‘바나나 리퍼블릭’을 의류 브랜드 이름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원래 부자 나라의 거대 기업들이 가난한 개발도상국을 거의 완전히 장악했던 어두운 현실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였다. (…) 바나나 공화국 현상은 많은 나라에서 활동하는 부자 나라의 힘센 기업-다국적 기업 또는 초국적 기업transnational corporation이라 부른다-들이 그들의 투자를 받는 상대 국가에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 p.188~189 -

 

복지 국가는 탄생 비화만 오해받는 게 아니다. 본질 자체에 관해서도 오해가 많다. 복지 국가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 제도가 소득 지원, 연금, 주택 보조금, 의료 보험, 실업 급여 등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이런 ‘무료’ 혜택이 더 잘사는 사람들이 낸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노력에 무임승차를 한다고들 생각한다. 요즘 영국에서 복지 수당 수령자들을 비난할 때 쓰이는 ‘복지에 빌붙어 먹고 사는 자들welfare scroungers’이란 표현이 점점 더 자주 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복지 혜택은 무료가 아니다. 모두가 비용을 부담한다. 사람들이 받는 복지 혜택의 많은 수가 ‘사회 보장 부담금social security contribution’에서 지출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납세자가 부담하는 노령이나 실업과 같은 특정 부담금과 연결된 지급이라는 의미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사람은 소득세를 낸다.
- p.228 -

< Docs for Developers 기술 문서 작성 완벽 가이드 > | 자레스 바티 외 4인 지음 |

하성창 옮김 | 한빛미디어

 

개발자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영역중에 하나를 꼽는다면 문서 작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개발자의 경우 일상적인 대화는 문제가 전혀 없는데 작성된 문서를 보면 많은 차이가 생기는 것을 보게 된다. 책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문서 작성을 위해 워드나 한글 프로그램을 실행한 후 한동안 멍하게 있는 경우도 종종 보곤 한다. 그만큼 문서의 작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어려워하는 문서 작성에 대한 단계별 절차를 잘 설명한다. 실제 업무 환경과 유사하게 강아지 음성 번역 서비스를 개발하는 개발팀을 통해 사용자 파악, 요구사항 분석, 절차 등을 실제와 유사하게 보여준다. 특히 개략적인 설명에 끝나지 않고 필요한 요소와 이에 대한 템플릿을 같이 제시함으로 실제로 문서 작성을 시작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가이드를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은 크게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독자 이해하기에서는 문서화를 위해 필요한 사용자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인터뷰, 개발자 설문조사, 고객 지원 문제 검토와 같은 사용자 조사 및 도구를 사용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특히 사용자의 경험에 대한 마찰 로그를 문서화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와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2장 문서화 계획하기에서는 만들어야하는 콘텐츠 및 컨텐츠 유형을 문서 작성에 앞서 설명하는 것이다. 문서화 계획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의 유연한 밑그림 역할을 하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가장 중요한 문서를 작성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3장 문서 초안 만들기에서는 편안하고 친숙한 문서 작성 도구를 선택하여 성공적인 글쓰기 준비를 도와주며, 4장 문서 편집하기에서는 작성된 초안을 기반으로 정확성,  완결성, 구조, 간결성, 명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며 특히 동료 검토 및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이어지는 모든 장에서도 각 단계에 맞는 적절한 문서 단계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10장 문서 구조화하기와 11장 문서 유지 관리 및 지원 중단하기는 문서를 작성한 후 관리를 위해 필요한 여러 단계 및 계획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문서 작성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는 문서 작성 자체에 대한 어려움보다 제대로된 문서 작성 경험 부족과 제대로 된 절차를 잘 알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문서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이 책을 통해 문서 울렁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서울대 아빠식 문해력 독서법 > | 이재익, 김훈종 지음 | 한빛비즈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원인을 찾고 있지만 그 출발점은 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학생들이 입시 준비때문에 책을 많이 읽고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시험을 위해 책을 읽는 것과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두 저자 이재익, 김훈종은 앞으로의 시대에도 공부는 말과 글이 전부라고 단언한다. 독서와 글쓰기의 효용은 입시와 취업 같은 현실적인 과제에 그치지 않는다. 독서와 글쓰기는 어지러운 생각을 구체화하는 데도, 말로는 부족한 소통의 틈을 메우는 데도, 자기 자신도 몰랐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도 효용이 있다고 덧붙인다. 아기 때부터 식당에서 부모가 얌전히 있으라고 쥐여주는 핸드폰 영상에 길들여져, 글 쓰고 말하는 데 곤란을 겪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요즘 아이들에게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능력은 더 희소하고 귀해졌다는 저자들의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저자들에 따르면, 이과 기질의 아이도 문과 기질의 아이도 공부의 요체는 결국 문해력과 표현력이다. 영상의 시대, 간과되기 쉬운 말과 글이 당장 아이의 성적을 좌우한다. 상위 1%는 사교육만으로는 되지 않고 부모가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왜 공부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아이는 스트레스에 무너지기 십상입니다. 아이들은 ‘내 꿈은 자동차 영업 사원인데, 내가 왜 미적분을 알아야 해?’ ‘제과점에서 빵을 굽는 파티셰가 되고 싶은데, 내가 굳이 관계대명사나 가정법을 알아야 할까?’ ‘내 장래희망은 태권도 사범인데, 왜 피보나치수열을 공부해야 해?’라고 묻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맥락을 일깨워줘야 합니다. 자동차를 팔려면 적어도 설명서는 제대로 ‘읽어내야’ 하고, 맛있는 빵을 굽기 위해서는 기존의 레시피를 이해한 바탕 위에 ‘상상력’이 더해져야 하며, 태권도 지도를 하려면 열심히 배운 품새를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해낼’ 줄 알아야 한다는 맥락 말이지요. 인풋, 상상력, 아웃풋. 세상살이 모두 하나의 원리로 흘러갑니다. 인풋과 상상력과 아웃풋으로 이루어진 일들이 결국 우리의 ‘지겹지만 소중한 밥벌이’가 되는 과정입니다. 이 규칙에 해당하지 않는 직업이 과연 지구상에 존재할까요?
--p.44-45, 「우리가 글공부를 하는 이유-세상살이의 기본을 배우는 과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