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슈퍼버그

2020. 10. 12. 15:4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슈퍼버그 > | 맷 메카시 지음 |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를 지칭한다. 항생재 사용이 늘어나면서 점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증가하고 있고, 인간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슈퍼버그가 발생하는 족족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면 되겠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하는 실정이다. 슈퍼버그가 새롭게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죽이면서 사람에게는 해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쳐 인체에 영향이 거의 없음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 기간은 짧게 잡아도 몇년이 걸린다. 또한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해서 개발한 약을 통해 수익을 얻어야 하는데 수익을 얻을 수 없다면 새로운 약에 대한 개발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것 같다.


이 책은 의사인 저자가 새로운 항생제의 임상시험 과정에 겪은 다양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와 신약 개발에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들려준다. 또한 임상시험을 위한 복잡한 절차와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신약에 대한 개발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제약회사에 무조건 강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생존에 위협을 주는 슈퍼버그에 대한 공동의 대처가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익차원에서 기술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공급되어 치료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인문] 라틴어 수업

2020. 10. 4. 23:0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라틴어 수업 > |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간혹 서점에 들러 진열된 책을 보면 종종 눈에 띄었던 책이다. 책을 넘겨보지는 않았지만(매번 비닐로 포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냥 라틴어에 관련된 어려운 책으로 생각했다. 막상 읽어보니 라틴어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라틴어를 통해 그리스 로마 시대를 다시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라틴어를 통해 공부하는 법과 생각하는 법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인 것 같다.


동일한 내용을 설명하더라도 어떤 책은 마냥 어럽게 느껴지고 어떤 책은 막힘없이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 았다. 이책은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어려운 라틴어 변형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마치 이해가 된 것처럼 읽어갈 수 있고, 전반적인 그리스 로마의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도 마치 강의실에서 셜멍을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라틴어의 기원과 체계를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되었고, 라틴어에서 파생된 다양한 언어들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라틴어를 통한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와 법, 철학, 종교등에 대한 접할 수 있는 것은 덤인 것 같다.


라틴어 자체가 아니라 라틴어를 배우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자세를 배울 수 있고 새로운 배움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그만큼 라틴어가 어렵다는 얘기다. 라틴어를 배우는 과정을 거쳤으면 왠만한 학문을 익히는 과정은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는 의미이다).


책을 읽으며 라틴어를 공부해 볼까하는 무모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주변의 쉬운 외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현실을 자각하며 그 생각을 바로 접게 된다. 라틴어를 공부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통해 간접 경험하는 것도 좋은 기회인 것 같고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짧게 알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것 같다.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2020. 9. 30. 22:3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보통의 언어들 > | 김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작사가가 일상의 언어를 어떻게 풀어쓰는지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읽기는 어렵지 않지만 수월하게 읽어 내려가 지지는 않는 그런 책인 것 같다. 뚜렷하게 어려운 단어나 문장이 있는 것은 아닌데도 그렇다.


<컨텍트>라는 영화에서 인간보다 고등한 외계인들의 언어는 파동에 가까운 형태를 띤다. 결국 이들이 인간에게 건네준 것은 그들의 언어, 아니 소통이었다. 이 메시지는 여전히 나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다. 감정이 원형 그대로 전달될 수 있으려면, 글자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때로는 불가능하다. 인간은 같은 언어를 서로 미세하게 다르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 본문중 -


개인의 머리속에 담겨있는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글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다. 생각이 아니라 기술적인 문서를 작성할 때도 그런 것 같다. 감정이 거의 담겨있지 않은 문서인데도 간혹 내 생각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을 느낄때 글자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사랑하는 게 좋아하는 것의 상위감정이라고 믿어 왔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이 두 감정이 각기 다르게 소중하게 느껴졌다. 더 솔직히 말하면 '좋아한다'는 감정이 더 반갑다. 좋아하는 마음이 사랑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좋아하거나 사랑하거나 만나면 반가운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헤어져 있는 어느 때 못 견디게 보고 싶으면, 사랑일 확률이 높다.

- 본문중 -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감정은 종속관계나 연관관계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어느 것이 더 좋다거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비록 자신의 마음을 자신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각각의 감정이 소중하고 충분히 존중받을만 한 것 같다.


일상의 언어를 특별하게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 특별함이 다른 것과 구분되는 특별함은 아닌 것 같다. 어느순간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특별함, 그런 특별함이 어느 순간 일상의 언어에서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다.


책을 전자책으로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집중해서 읽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도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실제 책으로 한번 읽어볼까 한다. 인쇄된 활자로 보면 일상의 언어에 대한 특별함을 새롭게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