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솝 우화 전집

2020. 11. 5. 16:5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이솝 우화 전집 > | 이솝 지음 | 아서 래컴 외 그림 |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초등학교(엄밀히는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몇개의 이야기를 모은 얇은 책으로 이솝 우화를 접한 것 같다. 그때도 일단 하나의 이야기가 짧고,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읽었던 책 중의 하나였다고 기억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솝 우화가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어린 시절 읽었던 많은 동화들이 실제 어른을 위한 동화였다는 것도 시간이 흘러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이야기가 책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느낌도 가지고 있었다.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이솝 우화 전집>은 그리스어 원전을 직접 번역해서 옮겼으며, 유명 삽화가들이 그린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일단 그리스어 원전을 직접 번역했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고 각색된 판본에서 나올 수 있는 가공된 표현이 대부분 제거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주요 일러스트의 퀄리티도 다른 책에서 보기 어려운 완성도가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어릴때 읽었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 보곤 했다.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 명확한 것이 많기 때문에 느낌의 차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다른 책에서 접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서 새롭게 읽게 된 것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에 부연되어 있는 교훈 메시지에 대해 공감하기 힘든 것이 몇 편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18편 못생긴 여자 노예와 아프로디테의 경우 실제 이야기과 교훈 메시지 사이의 공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번역과정에 생긴 부분인지 아니면 시대적 변화에 대한 부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야기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내가 여태 알고 있었던 이솝 우화는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도 훨씬 풍부하고 전달하고자 메시지도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이야기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도 제법 눈에 띄었고, 일부 글은 읽다가 다시 한번 곰곰하게 생각하게 하는 것도 있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혜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지혜를 경험하고 느끼지는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세상이 힘들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어긋나고 있다고 느낄 때 이솝 우화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새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실이 바뀌지 않더라도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몇 편이 있다면 조금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2020. 11. 5. 16:54 | Posted by 꿈꾸는코난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 | 페르낭 브로델 지음 | 김홍식 옮김 | 갈라파고스

 

올해 1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 겨우 다 읽은 책이다. 벽돌책도 아니고, 20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얇은 책인데도 그렇다. 몇 페이지 읽다가 덮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다시 펼쳤다가 다시 덮고를 반복한 것 같다. 한동안은 저자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지 않고 요약한 책을 선택해서 그런가 생각도 했다. 또 어떨때는 나의 지식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너무 부족한가 생각도 했다.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지만(한 문단을 읽어 나가는데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 번역의 문제라고는 생각해 보진 않았다. 그런데 책에 대한 서평을 보니 몇몇 사람이 번역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해 놓은 것을 봤다.

 

그제서야 왜 이 짧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한 문단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어도 도대체 무슨말인지 이해하기 힘들고, 몇 문단을 연속해서 읽으면 점점 문맥이 오리무중이 되는 경험을 몇번 한것 같다. 물론 이것도 처음에는 강연 내용을 옮기다 보니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닌듯 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원래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구해서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스웨덴인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사는가 > | 라르스 다니엘손, 박현정 지음 | 한빛비즈

 

스웨덴은 국민의 행복지수가 매번 최상위권에 들어가는 국가들 중의 하나이다. 행복지수가 국가의 부와 꼭 관련되는 것은 아니지만 스웨덴의 경우는 행복지수와 국가의 부 모두 상위권에 포함되는 국가인 것 같다. 비록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높은 소득세가 있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무상교육과 무상진료, 그리고 다양한 복지혜택은 국민의 만족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런 잘 알려진 부분말고 스웨덴이란 나라를 좀 더 이해할 수 았는 방법은 없을까? 어느 한 나라를 이해함에 있어서 그 나라 관광청의 홈페이지, 신문 또는 잡지에 소개된 기사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 국민들의 생각을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또한 그 나라와 관련된 외국인의 생각도 또 다른 관점에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이러한 생각에서 두가지 관점을 보여준다. 한 관점은 주한 스웨덴 대사를 지낸 사람과 다양한 케이스의 스웨덴 국민 인터뷰이고, 또 다른 관점은 주한 스웨덴 대사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사람의 관점이다. 이 두개의 관점이 모아져서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주관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 같다.

전 스웨덴 대사와 현 대사관 근무 한국인 실장과의 대화 형식으로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현재의 모습을 조명한다. 주어진 주제에 대한 스웨덴 국민 인터뷰 글이 제시되고, 이 주제에 맞춘 한국의 현실과 스웨덴의 모습을 번갈아 설명하는 방식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과 스웨덴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일단은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인식 차이가 많은 것 같고 공공 복지에 대한 인식도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스웨덴의 현 모습이 원래부터 이랬던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스웨덴에도 남녀차별과 계층간 불균형이 존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스웨덴은 문제를 확실히 인지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했고, 지금의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모습을 이루게 된 것 같다.

한 나라의 제도와 구조, 그리고 구성원들의 생각이 한 순간에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분명 우리나라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남과 다름을 인정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당장 스웨덴과 같이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고 균형있는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가지고 끈기있게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어 나간다면 분명 우리나라의 미래도 행복하면서 부의 분배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나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현재의 스웨덴 사회 모습을 반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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