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어디서 살 것인가

2020. 11. 13. 17:2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어디서 살 것인가 > |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 주변을 둘러 본다. 조금씩 다른 듯하지만 획일적인 네모난 박스 건물, 그리고 그 안을 채우는 조그만 네모난 사무실 공간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창의성 얘기를 많이 한다.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창업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보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요소는 별로 없어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가장 오랜 시간 보내는 학교를 생각해 보자. 거의 대부분 동일한 학교 건물을 떠올릴 것이다. 빨간 벽돌에 네모난 건물. 그 안을 차지하는 교실들. 그리고 건물 사이에 있는 운동장 하나. 전국 어디를 가나 비슷한 모습이다.

이런 비슷한 모습은 애석하게도 교도소와 군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너무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가장 호기심많고 다양성을 가져야 할 학창 시절을 보내는 건물이 교도소 및 군대 건물과 흡사하다니. 더 어이없는건 학교 건축비가 교도소 건축비보다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너무 획일적인 건축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요즘 들어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건물이 종종 만들어지고 있지만 좀 더 많이 늘어나야 할것 같다. 또한 학교 건물도 좀 더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개성있게 건축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눈 앞에서 제어할 목적이 아니라 좀 더 개성있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줄 목적의 건물이 필요한 것 같다.

건축은 어느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쌓이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발전해 나가는 것 같다. 흔히 보는 창만 해도 그렇다. 건물이 뼈대가 튼튼하지 못할 때는 감히 창을 낼 시도를 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건축 기술의 발전과 자재의 발달로 인해 창을 내는 것은 기본이 되었다. 여기에 더불어 투명한 유리가 장착되기도 하고, 반투명 재질이 사용되는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기도 한다.

지금의 개발은 예전 것을 허물고 모두 새롭게 바꾸는 흐름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예전의 건축물이라고 해서 모두 새 건축물로 바뀌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허물고 새로 세우는 과정만 반복한다면 우리는 과거 유산을 모두 잃어 버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의 건축물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생활의 편리함과 효율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현대와 과거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고, 미래와 공존하는 현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다.

[에세이] 죽은 자의 집 청소

2020. 11. 13. 13:4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죽은 자의 집 청소 > | 김완 지음 | 김영사


살아가면서 유일하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인것 같다. 물론 임사체험이 있긴 하지만 실제 그대로 증명되지 않고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그래서 죽음을 실제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죽음 그 자체로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후 세계를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현 세상에서의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엄밀하게 경험한 존재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죽은 자의 집 청소는 어떨까? 평범한 사람의 죽음만큼 경험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것도 평범한 죽음이 아니라 고독사이거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마무리한 사람의 집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처음 이 책 제목을 들었을 때 강한 호기심이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누구나 자신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은 당연한 것 같다. 그런 호기심 관점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책을 내용을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고 있다.

내가 이 책을 통해 기대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고 난 후 첫 느낌은 조금 시시하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니 죽음이란 현실 앞에 어떤 느낌이 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이 흔히 말하는 자극적인, 흥미를 끄는 그런 스토리를 내심 기대한 것이 아니었나 반성되었다. 죽음이란 화려하게 포장할 수도, 단순 흥미꺼리도 제공할 수도 없는 그런 주제인데도 말이다. 죽음이란 현실앞에서 그 당사자가 느꼈을 고민과 번뇌를 생각해 본다. 현실적인 어려움과 막막함이 새삼 느껴지는 것 같다.

죽은 자의 집 청소를 통해 죽음에 대해 다시 느껴보게 되었다. 죽은 자의 고뇌와 막막함을 어렴풋이 그려보게 되고, 죽은 자의 집을 청소하며 느끼는 알지 못할 다양한 김정들. 그리고 우리는 과연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 들이고 있는지...

[역사] 역사전쟁

2020. 11. 9. 12:2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역사전쟁 > | 심용환 지음 | 생각정원


2015년 역사 교과서 문제로 한국사회가 심하게 들끓은 적이 있었다. 바로 교학사 교과서와 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이슈였다. 교학사 교과서는 직접 본적은 없지만 언론 보도나 역사학계의 위견을 보면 군데군데 드러나는 심각한 역사 의식의 문제점을 엿볼 수 있었다.

역사는 흔히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남기더라도 승자의 반대편에 선 인물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린 역사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양한 역사서나 실록등에서도 승자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고 적절히 왜곡된 기록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교과서만큼은 누군가를 위한, 그리도 작의적으로 해석한 기록이 되면 안될 것이다. 정확한 사실 기반으로 기록되어야하고 그 해석은 다양한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뉴라이트 계열의(뉴라이트 계열의 정확한 정체도 불분명하다) 학자들이, 그것도 역사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저술한 역사 교과서는 누군가를 미화하고 역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단한 기록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교학사 그리고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학생들은 그 왜곡된 역사 기록을 사실로 받아 들이고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지게 될 위험성도 다분히 존재하는 것 같다.

다행히 이런 교과서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배제되기는 했지만 비슷한 시도가 다시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된다. 보수 진영의 빈약한 역사적 기반을 정통으로 왜곡하고, 심각하게는 우상화하고자 하는 시도는 반복될 것으로 본다.

교학사 교과서와 같은 역사 인식을 가진 주장을 볼때 우리도 제대로 논리를 가지고 반박해야 할 것이다. 그냥 문제가있다,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라는 이분적 논리가 아니라 사실을 기반으로 한 반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대로 된 자료를 읽고 해석하고 논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뉴라이트의 역사관과 역사 왜곡 시도를 다양한 관점에서 엿볼 수 있었으며, 그런 시도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