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랩걸

2021. 1. 29. 11:1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랩걸 > | 호프 자런 지음 | 김희정 옮김 | 알마

 

여성 과학자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엿볼 수 있고, 진솔한 자기 성찰과 이웃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과학자를 꿈꾸던 저자가 시행착오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닥친 사회의 높은 벽을 온몸으로 겪어내면서 자연과 과학을 향한 사랑과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꿋꿋하게 연구자의 길을 걸어 한 명의 과학자가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여성 과학자가 느끼는 벽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러한 벽을 깨고 당당하게 본인의 능력을 한껏 펼쳐보이는 저자를 보면 뭔가 새로운 용기가 샘솟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자신의 실험실을 이렇게 묘사한다. “내 실험실은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죄책감이 내가 해내고 있는 일들로 대체되는 곳이다. 부모님께 전화하지 않은 것, 아직 납부하지 못한 신용카드 고지서, 씻지 않고 쌓아둔 접시들, 면도하지 않은 다리 같은 것들은 숭고한 발견을 위해 실험실에서 하는 작업들과 비교하면 사소하기 그지없는 일이 된다.”(본문 35페이지) 작가에게 실험실은 단순한 연구 장소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담은 ‘집’이자 ‘교회’, ‘글을 쓰는 곳’으로서 소중한 보금자리인 것이다.

[인문]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2021. 1. 17. 22: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 마크 포사이스 지음 | 홍한결 옮김 | 윌북

 

영어 단어에 대한 기원을 재미있게 풀어 쓴 책이다.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어원을 쭉 나열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역사, 과학, 문화, 언어학 영역을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설명해 준다. 그리고 그 유래를 설명하면서 그 유래의 유래를 쫒아가고, 그 유래의 유래의 유래를...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박학다식에 대해 감탄을 하게 됐다. 이런 다양한 단어의 유래를 어떻게 일일이 파악하고 있고, 그 배경이 되는 다양한 지식을 어떻게 습득했는지 궁금증까지 낳게 되었다.

 

주택담보대출, 즉 모기지(mortgage)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봤다면 mortgage가 문자 그대로 ‘죽음의 서약’이라는 말에 그리 놀라지 않을 겁니다. 혹시 mortuary(영안실)를 담보로 잡았다면 그 말이 더 생생하게 와닿긴 하겠지만요. mort란 죽음이니, 인간은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mortal한 존재이고, 이 세상에서 확실한 건 죽음과 모기지 대출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며 앞으로 나아가는 어원 이야기,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부담 없이 한 주제씩 따라가며 읽기만 해도 인문학적 지식이 자연스레 쌓인다. 영어가 느는 것은 덤이다. 어원은 우리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인간의 특성을 엿볼 수 있는 작은 거울이다. 역사가 인간 존재에 대해 묻는다면, 어원은 인간 존재에 대해 대답하는 듯하다. 놀랍고, 유쾌하고, 가끔은 한심한, 그래서 모든 이야기가 신비한 어원의 세계에 초대한다. 조심하라. 아주 중독성 있다.

 

단어의 유래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 일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매너에 있다 > | 호조 구미코 지음 | 조미란 옮김 | 넥서스BIZ

 

다른 책 사이에 끼어 있던 것을 발견하고 읽어 본 책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기본적인 매너를 지켜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 책의 내용은 좀 시대에 뒤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앞부분을 읽다가 출판 년도를 보니 2016년이다. 하지만 거의 1980~90년 초반에 어울리는 듯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조직이든 기본적인 매너는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과도한 상하 관계나 무조건적인 복종은 현 시대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일부 현실에 맞게 가공해서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은 존재하는 것 같다. 기본을 지키면서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