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돈 비 이블

2020. 12. 18. 20:3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돈 비 이블 > | 라나 포루아 지음 | 김현정 옮김 | 세종


바야흐로 지금은 플랫폼의 시대다. 특히 기술에 기반한 글로벌 거대 플랫폼 기업이 반독점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팄다. 페이스북, 구글, 인스타그램 등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회사의 동일한 앱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도 제대로 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들의 기술적인 우위를 이용하여 노골적인 세금 우대 및 지원을 요구하기도 한다.

FAANG(페이스북, 에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장 지배자들이다. 적어도 이들 기업 중 하나 이상의 기업 서비스는 대부분 사용해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기업은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사원복지를 제공하는 햑신기업들이다. 누구나 그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그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독점적인 지배권을 가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기업의 부를 일궈낸 곳이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는 전세계를 연결하고, 억압적인 정부에 맞서 혁명을 꾀하도록 부추켰으며, 완전히 새로운 발명과 혁신의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이렇한 발명과 혁신은 분명 우리의 삶을 풍욕하게 만들었다. 플랫폼 기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과 효율성이라는 장점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혁명은 기적적이고 환영할 만한 발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의 혁신가들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공평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어떤가? 빅테크는 노동 시장을 바꾸고, 소득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필터링된 정보를 가공해서 볼 수 있는 선별적인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지난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당시 페이스북을 이용한 선거인 정보 수집 및 활용은 빅테크가 가진 어두운 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술을 독점한 기업에 존재하는 다양한 개인정보들, 그리고 그 정보를 이용한 개인 성향 분석, 그리고 이를 이용한 상업 마케팅은 기술을 사용하지만 기술에 이용당하는 우리의 모습을 나타낸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이 가지는 다양한 어두운 이면으로 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고, 혁신 기술을 모두가 공유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전 세계가 같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기업에 대한 다양한 법제화, 직원들의 고용유지에 대한 혜택, 기술 및 데이타 활용에 관한 국가차원의 위원회 설립 등이 주요한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

 

 

글로벌한 기업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검색 엔진의 네이버와 메신저 시장의 카카오톡이 점점 영역을 넓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단순 영역의 확장이 아니라 기존 기업을 삼키면서 확장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또한 기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기업의 우수한 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다른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하지만 독점적인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여 공공의 시장을 망치고 이익을 취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함께 공동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술 공유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된다.

[미술] 방구석 미술관

2020. 12. 15. 21:5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방구석 미술관 > |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예술적인 재능이 별로 없어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보더라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전시회를 가거나 박물관을 가면 도록을 사서 보곤 한다. 적어도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와주기 때문에 어렴풋이 작품에 대한 공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작품 설명만 보고는 그 시대적인 배경이라든지 작가의 배경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기 어려운 점도 있는 것 같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이러한 가려운 점을 잘 긁어주는 책이라고 생각든다. 화가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과 작품에 대한 뒷이야기까지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배경 지식을 좀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따라서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와 시대적인 흐름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특히 마네로부터 시작하고 모네를 거쳐 세잔으로 이어지는 인상주의의 흐름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인것 같다. 있는 그대로를 화폭에 옮기는 현실주의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이 표현되는 인상주의로 넘어가는 과정은 마치 소설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작품속에 숨겨진 의미들, 그리고 그 의미를 이어받아 새롭게 표현되는 다양한 가품들은 단순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내용은 단순한 흥미거리는 아닌 것 같다. 

[인문] 시간과 물에 대하여

2020. 12. 14. 09:5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시간과 물에 대하여 > |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지음 | 노승용 옮김 | 북하우스

 

기후 변화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워낙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별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다양한 언론에서, 다양한 국제 기구에서 기후 변화의 위험성과 생존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대부분 현실감있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절 변화에 따라, 아니 하루만 지켜보더라도 기온 변화가 10도 이상 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지구 온도 상승 2도에 대해서는 차라리 무덤덤하게 느낀다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기후 변화를 언급한 여러 책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현상과 위험과 위기에 대해 설명하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빙하가 녹고 있고, 해수면이 올라가고 있고,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현상은 우리에게 별 큰 감흥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기후 변화에 대해 과학자들의 시선이 아니라 문학의 시선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기후 변화는 오랜 시간을 두고 일어나는 현상이고 그 근간에는 빙하와 바다라는 실체적 현상도 존재한다. 이런 현상을 무미건조한 숫자와 그래프로 표현하지 않고 이야기로 표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과 물에 대하여> 이 책이 바로 기후 변화에 대한 것을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다.

 

 

앞 부분을 읽다보면 일상적인 가족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일상 가족 이야기가 기후 변화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의문점이 든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가다보면,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이전 세대와 현 세대를 이어주는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고, 그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세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되어가는지 보여 줄 수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이 다시 후세에 전달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지금이 아니라 내 자손들이 살아갈 지구의 모습을 연상한다면 기후 변화가 단순한 현상으로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후 변화는 전 지구상에서 전반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단순 빙하뿐만 아니라 숲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플라스틱의 과도한 사용으로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 오염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인류가 이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에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인류가 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후세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전세계 국가들이 협력하여 현재의 기후 변화에 공동 대처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단순한 수치와 그래프가 아닌 이야기로 풀어 쓴 기후 변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드러나는 기후 위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