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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4.21 [소설]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2. 2020.02.26 [역사] 위험한 요리사 메리

[소설]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2020. 4. 21. 11:0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 |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 지음 | 돌베개


SF에 대한 거의 전반적인 흐름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처음에는 순진하게 실제 SF 소설을 묶어 놓은 책이라고 생각했지만(600 페이지가 넘는 책이다) SF 거장에 대한 소개와 주요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놓은 책이었다. 생각보다 친숙한 소설과 영화 또는 에니메이션이 많았고 대략의 줄거리도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읽어 나가는데는 별 문제는 없었다.


특히 1장에서는 여성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당대에는 갖은 비난을 받았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현대에 들어서 SF의 특성을 모두 갖춘 최초의 작품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학자들에 따르면 불가능하지 않은 사실에 진지하게 믿기는 곤란하지만, 현실만큼의 설득력을 지닌 서사를 부여하는 데 성공한 까닭이다. 따라서 프랑켄슈타인 속의 박사가 만든 괴물은 메리 셸리가 교육받았던 당대의 과학 기술적 지식의 내용을 반영하는 동시에, 저자가 예리하게 지적했듯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메리 셸리 자신의 상황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의 저자가 여성이었다는 점도 놀랐지만 생각보다 어린 나이에 한번 더 놀라게 되었다.


5장에서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현대 SF계의 풍경을 만든 핵심적인 인물들을 소개한다. 무수한 과학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코스모스의 창작자 칼 세이건과 쥬라기 공원으로 전 세계에 공룡 마니아들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현대 고생물학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마이클 크라이튼은 물론, 골수 SF 작가이자 왕좌의 게임으로 엄청난 인기를 모은 조지 R. R. 마틴, 영화 컨택트의 원작자이자 현대를 대표하는 SF 작가로 자리 잡은 테드 창과 삼체로 중국 SF의 굴기를 상징하는 류츠신까지 이 시대의 SF 작가들이 얼마나 다채로운 개성과 주제 의식으로 인류의 미래상을 구축하는 중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미처 읽어보지 못한 원작 소설 또는 보지 못한 영화나 에니메이션을 찾아 읽거나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든다. 전부는 아니지만 몇개는 시도해 보지 않을까?

[역사] 위험한 요리사 메리

2020. 2. 26. 14: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위험한 요리사 메리 > | 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 곽명단 옮김 | 돌베게


지금 코로나19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비상이 걸려있다. 우리나라도 대구 및 경북 지방에서 무더기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과 개인이 어떻게 해야 할까? 확진자가 제대로 처신못한 것에 대해 마녀사냥하듯이 몰아세워야할까? 정부가 확대를 막지못한 것에 대해 질책을 해야할까? 물론 추가 확진자들을 무작위로 퍼트린 신천지는 욕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고 전국 각지에 손쓰기도 어려울 만큼 퍼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건 이런 문제 집단이나 문제 집단에 속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수 없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걸리고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주변 사람에게 퍼뜨린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과연 이런 사람들을 무조건 손가락질 하는 것은 답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요리사인 메리가 건강보균자(본인에게는 증세가 드러나지 않는 보균자)로서 당해야 했던 인권 유린과 사연에 대해 추적한 책이다. 물론 장티푸스를 포함한 세균에 대해 정확히 알지못하고, 막연한 불안감이 증가하는 시대적 상황이라 하더라도 한 개인을 아무런 절차없이 격리한 것은 단순한 일은 아닌 것 같다. 특히 비슷한 건강보균자가 여럿 나타났음에도 유독 메리에 대해서만 이러한 가혹한 조치가 취해진 것은 사회적인 약자에 대해 기존 권력과 기득권이 얼마나 냉혹하게 대했는지 잘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메리에 대한 인권 유린은 새로운 발견에 눈먼 개인과 보건 당국이 만들어낸 의도된 인재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도 메리는 굳굳하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으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존엄성을 마지막까지 지켜나갔던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한 현재, 전염병과 감염된 개개인,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방역 당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끔 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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