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아홉칸집

2023. 9. 7. 14:0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아홉칸집 > | 차민주 지음 | 문학세계사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아파트가 주는 생활의 편리함에 빠져 살고 있다. 하지만 목조건물은 그 자체로 아파트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적인 편한함과 아늑함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얼마전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옥에서 하루 묵고 돌아 왔다. 방에 앉자마자 느껴지는 나무의 향과 편안함은 아파트에서는 잘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건축 시공을 하는 스튜가하우스 공동대표이다. 결혼 후 아파트에서 살아가다가 아홉칸집이라는 목조집을 짓게 되는 과정과 그 집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주는 책이다. 아홉칸집에 대해 형태적으로 외관과 내부를, 정서적으로 집 곳곳의 의미를 생각하며 적어나간 글들이다. 이 글들을 보면 당장이라도 목조건물을 짓고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만 금전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건축에 대한 무지탓에 부러워만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경험하지는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목조주택이 주는 다양한 장점을 느낄 수 있고 나중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나만의 목조주택을 지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가져본다.

세월이 갈수록 나는 집이 필요가 아니라, 의미로 세워져야 한다고 믿게 된다. 존재과 그 존재에 담기는 모든 이의 시간이 '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 p.25 -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아파트에 살다보면 아파트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민감한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살더라도 여유가 된다면 새 아파트로 옮겨가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집이라는 의미를 본다면 아파트는 뭔가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아마도 시간에 담긴 의미가 주택과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책의 곳곳에 조명에 대한 언급이 많이 된다. 우리는 당연히 회사든 집이든 형광등을 생각한는데 조명이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본다면 조명 하나도 쉽게 생각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밝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집에서 편안함과 쉼을 줄 수 있는 조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느끼게 된다.

건축물의 구조를 만들고 마감재로 감싸서 완성한 후에는 그 건축물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구조는 목재 자체가 훌륭한 마감재이기 때문에 목구조를 노출하면 좋은 마감재로 만든 구조적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구조가 마감인 건축미학의 완성이다.
- p.107 -

흔히 목조건물은 불에 취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위험하다고 한다. 하지만 잘 건조된 구조재나 굵은 목재 기둥은 표면에 불이 붙는 착화 온도가 훨씬 높으며 화재가 발생해도 표면만 타고 목재의 내부는 탄화된 부분이 공기의 유통을 차단하기에 산소 부족으로 내부는 견디게 된다. 화재가 발생해도 타는 속도가 느리기에 붕괴까지 시간 확보가 가능하고 유해 가스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질식할 위험도 현저히 떨어진다. 

나무로 집을 짓는다고 모두가 원하는 집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집을 지을 때 그 집에 살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서서히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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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한때 철학에 관심이 좀 있었을 때 니체 철학과 책에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시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은 큰 소득없이 시도해본 것으로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난해하기도 하고 글을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그런 말들이 계속 이어진 느낌이었다. 철학하면 니체가 종종 언급되고 또한 대표적인 책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여기저기서 종종 회자되곤 한다. 하지만 저자와 책 제목만 알고 있을 뿐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가 20대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접하고 그 벅찬 느낌으로 시와 철학을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청년 시절 철학을 통해 젊음의 약동하는 피를 수혈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철학을 향한 열정과 대책없는 납득을 통해 삶의 어떤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꿨다고 한다. 사실 니체에 대해 시도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나의 인식의 범위와 철학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서 그렇겠지만 20대 초반에 혼자의 힘으로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니체 철학을 진지하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삶에 지치고 현실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고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사상을 통해 조금의 위로와 용기, 한조각의 꿈을 전하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저자의 삶과 생각, 그리고 살아온 과정을 언급하면서 니체 철학의 핵심  사상을 덧붙여 언급하고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주로 언급되는 자료이긴 하지만 중간 중간 다른 주요한 자료들도 같이 언급되고 있다.

니체에 관한 철학을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니체가 언급한 '신은 죽었다'가 실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니체가 초인으로 삼은 '짜라투스트라'가 누구인지, 그리고 신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단편적인 내용으로 이해하는 듯한 느낌일 수도 있지만 분명 이 책을 접하기 전 보다는 한층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고, 니체 철학에 대해 다시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니체가 <즐거운 지식>에서 '우리가 그를 죽였다'라고 선언했을 때 과연 죽은 것은 신이었을까? 우리가 죽인 신은 하나의 실체였을까? 아니면 하나의 허상, 실체가 없는 추상이 아니었을까? ... 신의 죽음 이후 인간은 불행해졌을까? 아니면 신과 그의 계율을 만든 구속에서 풀려난 행운이었을까?"

특히 니체 철학에 나타난 영원 회귀의 개념이 새롭게 다가온 것 같다. 불교에서 언급하는 윤회와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니체의 영원 회귀는 윤회와 다르다. 윤회는 최종적으로 해탈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영원 회귀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상태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이외에도 삶의 곳곳에서 니체의 철학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삶의 궁극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도 같다. 여전히 그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의 공감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넓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 | 엘레나 정 지음 | 문학세계사

 

해외를 많은 나가는 사람들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항공 승무원을 꼽을 것 같다. 물론 일적으로 해외를 나가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과는 좀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바깥에서 보기에는 해외를 자주 나가고 하루 이틀 정도의 여유 시간에 간단히 여행도 할 수 있는 그런 직업으로 여기곤 한다.

이 책은 10년차 스튜어디스인 저자가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 또는 항공 스케줄로 나간 해외에서의 짧은 관광지 방문 등을 담은 책이다. 누구보다도 해외를 많이 나가는 스튜어디스는 어떤 여행지를 다니는지,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숙박이나 음식점은 어떻게 선택하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할까? 여행 자체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여행 자체에는 대부분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한해동안 고생한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거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 여행을 가서 정리를 한다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여행을 가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여행 자체가 그런 고민이나 결정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본인의 자리 그대로 있어도 고민이나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여행을 통해 복잡한 머리와 주변 상황을 잠시 회피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비슷한 도시를 가고 다른 사람들이 다 가는 관광지를 가더라도 저마다의 여행이 있는 것 같다. 여행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모두 다르고, 가기 전과 갔다 온 후의 느낌도 대부분 다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생각해 보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곤 하는 것 같다.

스튜어디스의 여행이라고 해서 우리와 별단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책에 소개되는 다양한 관광지와 해외 도시들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장소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동료나 선배가 이미 다녀 본 곳이라면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았다. 또한 여행을 위한 다양한 노하우는 간혹 해외를 나가는 사람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단순히 여행에 대한 이야기만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일반 승객이 볼 수 없는 승무원의 삶, 그리고 비행기에서 승무원이 하는 역할등은 다른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내용이었던 것 같다. 또한 여행을 위한 준비와 과정들, 여행을 통해 만난 다양한 인연과 맛집 등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소중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혼자떠나기 위한 여행코스라던가 직장인을 위한 주말 활용 해외 여행지, 그리고 취향에 따른 베스트 추천 여행지 등은 책을 읽는 독자의 성향에 맞춰 여행지를 골라볼 수 있는 좋은 추천 코스인 것 같다.

중간 중간 저자가 다닌 도시에 대해 설명하면서 마지막에 꼭 추천 여행일정을 표시해 두었다. 그 도시를 여행한다면 각 장의 마지막에 있는 추천 여행지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일반 여행 도서는 아니다. 책의 표지에 적힌 대로 "여행 좀 해본 스튜어디서 언니의 여행 썰"이라는 표현이 이 책을 꼭집어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인 것 같다. 스튜어디스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도 알 수 있게 해 주고 여행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소개까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내 마음의 벽난로에 마른 장작 하나 더 던져 놓은 것 같다.

< 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지식 키워드 164 > | 임요희 지음 | 문학세계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깊이있는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간단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한때는 지식 습득은 깊이있게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짧게 설명된 책이나 자료를 거의 멀리했었다.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과거의 지식도 필요하지만 새롭게 나오는 지식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지식을 제대로 알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다른 사람과 대화를 위해 어떤 지식을 알고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깊이있게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그런한 지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만으로 대화가 수월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 같다.

이 책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고 한두페이지의 간단한 설명을 곁들인다. 한두페이지라고 해서 대충 설명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잘 설명되어 있다.

다행히 많은 주제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지식이어서 한편으로 위안이 되면서도 특히 철학 영역에서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다른 영역에 비해 알고 있는 주제도 적고 그 의미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적어도 이 책에 설명된 주제만큼은 어느정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카테고리별로 나누어져 있지만 꼭 차례대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차례대로 읽어도 좋지만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책을 랜덤하게 펼쳐서 읽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카테고리를 계속 보는 것보다는 조금 머리 회전을 빠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기는 것 같다.

점점 이런 종류의 서적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그만큼 새로운 지식도 많이 생기고 그만큼 과거의 지식을 많이 잊어버리고 산다는 정황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끔씩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지식을 리마인드함녀서 현재의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소설] 스노 크래시 2

2021. 7. 2. 08:3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스노 크래시 2 > | 닐 스티븐슨 지음 |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최근 곳곳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이 회자되고 있다. 처음 메타버스라는 말을 접했을 때 무슨 뜻인지 몰라 다양한 자료를 검색해서 읽어본 기억이 난다.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 공간을 일컫는 말로 이전에 많이 언급되었던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의 연장선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당연히 최근 접한 용어이기 때문에 최근 새롭게 부각된 개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설을 접하기 전까지는...

이 소설은 현재로 부터 30여년 전에 출간된 소설이다. 메타버스와 아바타, 그리고 세컨 라이프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류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언서와 같은 소설이다. 그 당시에 이 소설을 읽은 독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소설을 읽어도 현재 전혀 어색하지 않는 놀라운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와이티와 히로가 스노 크래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창고로 가는 장면부터 2권이 시작된다. 메타버스에 대한 보안을 별로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취약한 상태로 운영되었고 이를 노리는 스노 크래시 바이러스가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히로는 스노 크래시를 찾아내는 스노스캔이라는 백신을 만들게 된다.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공간이 보안에 취약한 상태로 운영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현재 인터넷에 접속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보안에 대한 부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소설을 쓸 당시의 상황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 사용 자체가 쉽지 않았던 그 시기에 가상현실과 보안에 대한 위험까지 고려한 부분은 저자가 가진 미래상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중간 중간 신화와 수사학에 대한 부분이 종종 언급이 된다. 기술적인 부분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무시하고 읽어도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 기술에 대한 배경으로 다양한 신화와 수사학을 언급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부분은 읽는 사람이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술적인 개념에서 이 소설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 같다. 30년전에 어떻게 이런 개념을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기술적인 묘사가 이 소설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다시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설] 스노 크래시 1

2021. 7. 1. 08:1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스노 크래시 1 > | 닐 스티븐슨 지음 |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최근 곳곳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이 회자되고 있다. 처음 메타버스라는 말을 접했을 때 무슨 뜻인지 몰라 다양한 자료를 검색해서 읽어본 기억이 난다.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 공간을 일컫는 말로 이전에 많이 언급되었던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의 연장선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당연히 최근 접한 용어이기 때문에 최근 새롭게 부각된 개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설을 접하기 전까지는...

이 소설은 현재로 부터 30여년 전에 출간된 소설이다. 메타버스와 아바타, 그리고 세컨 라이프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류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언서와 같은 소설이다. 그 당시에 이 소설을 읽은 독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소설을 읽어도 현재 전혀 어색하지 않는 놀라운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미래 어느 시점에는 모든 나라가 비슷한 기술을 가지게 되어 국가간 기술적인 차별화가 사라진 시대가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분야는 음악, 영화, 소프트웨어, 초고속 피자 배달밖에 남지 않게 된다. 주인공인 히로는 이전에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현직 피자 배달부이다. 피자 배달 과정에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와이티라는 쿠리에와 연결되게 된다. 히로는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우연히 스노 크래시에 관련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

왜 피자 배달이 미국이 뛰어난 분야로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인의 삶에서 빠지지 않는 피자에 대해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마피아까지 개입해서 정해진 시간에 피자가 배달되도록 사업을 하고, 온갖 최신 기기와 장치로 피자를 배달하는 모습에서 현실을 패러디한 모습이 연상되었다.

기술적인 개념에서 이 소설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 같다. 30년전에 어떻게 이런 개념을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기술적인 묘사가 이 소설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다시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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