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 |

크리스토퍼 거머 지음 | 서광스님,김정숙,한창호 옮김 | 더퀘스트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으로 가는 길은 끝이 없다. 도착했구나 생각한 바로 그때 새로운 도전이 나타나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이 책은 고통스러운 감정이 과거지사가 될 만큼 우리 자신이 나아질 수 있다는 환상을 깨는 걸 돕기 위해 쓰여졌다. 더 결실 있는 길은, 우리가 살아 숨 쉬는 동안 비범하게 친절한 마음을 기르는 것이다.    - p.356 -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에서, 다양한 환경에서 뭔가 문제가 생겼을 경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며 고통스러운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물론 모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감정이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러한 감정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고통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진짜 괴로운 것은 고통에 맞선 분노다.

- 엘린 긴즈버그 -


이 책에서는 가장 긴요할 때, 즉 몹시 수치스러울 때나 분노와 두려움에 사로 잡혔거나 너무 상처를 받았을 때에 정서 생활에 자기연민을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자신 연민을 통해 각자는 고통에서 해방되어 행복해지고자 하는 내적 소망을 키움으로써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 설명을 하는데 첫번째는 자기연민 발견하기, 두번째는 자애 수행하기, 세번째는 나에게 꼭 맞는 자기연민 수행하기이다. 큰 부분에 대한 제목만 봐도 어떤 식으로 내용을 설명할지 보이는 것 같다.


자기연민에 관한 연구가 입증한 바에 따르면 자기연민은 우리 삶에서 부정적인 사건의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자기연민을 지닌 사람들은 자기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때, 결과를 인정하고 자기 역할에 대한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 자기연민을 지닌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지만 그 자존감은 남들이 그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특별히 좌우되지는 않는다.                                                                         - p.148 -


주위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대체로 자존감이 낮을수록 동일한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특히 그 문제에 대한 남들의 평가가 개입될 경우 확연히 더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아끼고 자기 자신이 자신을 믿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게는 씨앗 하나에 대한 커다란 믿음이 있다.

당신도 그런 씨앗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음을 믿어라.

나는 경이로운 일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인간의 행위 역시 예리하게 바라보면 자기연민을 지닌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기친절의 씨앗을 심고, 연약한 묘목을 보살피며, 달갑지 않은 경쟁자를 뿌리 뽑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을 인식하고 대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힘을 지닌 명상수행, 자애명상은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수행이다.


자기 자신을 돌보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자애명상은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아픔에 마음열기이다. 아픔에 마음을 열 때 연민이 흐르게 되며,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메타문구들이 깊은 위안을 줄 수 있다. 가슴이 열려 있을 때 아픔은 우리 편이 된다. 다른 하나는 좋은 자질 발견하기이다. 우리가 스스로의 장점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동반자로 즐겁게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본다. 또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이다. 다른 사람을 향한 연민을 통해 스스로에게도 연민 어린 태도를 가질 수 있다.


자애명상에는 의도, 주의집중, 감정, 연결감이라는 네 가지 치유요소가 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이란 핵심 의도을 북돋움으로써 삶에 에너지와 의미가 부여되고, 하나에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긍정적 감정으로 행복해지고, 연결감으로 더욱 평화롭고 안전하다고 느낀다. 자애 가운데 연결감의 요소는 우리가 남에게 주의를 돌릴 때 특히 분명해진다. 연결감은 단절의 아픔을 달래준다.            - p.238 -


인간은 항상 벼랑 끝을 걷기 때문에, 의지가 있든 없든

인간의 가장 참된 의무는 균형 유지다.

- 호세 오프테가 이 가세트 -


성격은 태도, 생각, 느낌 행동을 담는 그릇이며, 이 성격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알맞는 수행방법을 찾아서 좀 더 행복하고 결실을 잘 맺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열두 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나누었고, 각각의 성격 유형에 대한 특징과 해야하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자기연민은 삶의 경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편안하게 자신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자기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둔다. 


핵심적인 부분은 '나는 내 삶의 경험들을 더욱 더 친절하고 이해하면서 만나고 있는가' 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내던지고 더 나은 어떤 존재가 되려고 안달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자기 자신인 것에 벗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인생에서 온갖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길이다.



[철학] 삶을 사랑하는 기술

2018. 8. 24. 16:2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삶을 사랑하는 기술 > | 줄스 에번스 지음 |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우리는 참으로 역동적인 철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오래된 믿음과 구조는 무너지고 있고, 개인과 정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좋은 삶에 관해 공통된 전망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을 더 행복하고 현명하게 만들어 줄 수 있으며,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사이먼 첸킨스가 조금은 불길하게 '즐거움의 국가 기반시설'이라고 부르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새롭게 등장했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관계, 진정한 우정, 진정한 철학 공동체는 작근 친군한 규모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p.357 -


이 책은 <삶을 사랑하는 기술> 이며, 부제로 '흔들리는 나에게 철학을 권하다' 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제목보다는 부제가 책의 내용과 좀 더 많이 어울리고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첫부분에 바티칸에 있는 작품인 < 아테테학당 >에 대해 설명하여 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아테네학당에서 하루쯤 청강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이 출발하며, 철학자 12명이 오늘날 교육에서 그냥 지나치는 것들, 즉 우리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우리 사회에 어떻게 관여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얘기하는 구조이다.


제일 처음 아침조회에는 소크라테스가 철학이 어떻게 우리를 도울 수 있는지 강의한다. 본격적인 수업은 네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오전 수업에는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이 '미덕의 전사'가 되는 법을 가르친다. 점심시간에는 에피쿠로스가 '순간을 즐기는 기술'을 알려준다. 오후 수업에는 신비주의와 회의론을 배우면서 개인의 철학이 우주와 신의 존재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생각하도록 한다. 마지막 수업은 정치학으로, 사회와 개인의 관계, 고대철학이 현대정치에 끼치는 영향등을 알 수 있도록 한다. 모든 수업이 끝나면 졸업식으로 소크라테스트가 '잘 떠나는 기술'에 대해 강의한다.



각각의 장마다 새로운 철학자들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설명한다. 사실 기술이라기 보다는 철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 각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고, 그 사상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개개인, 또는 사회, 국가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책의 중간 중간 철학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치가, 작가들이 얘기한 좋은 문장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 문구들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책을 읽는 재미도 제법 괜찮았던 것 같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제임스홀리스지음 | 김현철옮김 | 더퀘스트


현재의 삶을 가장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과거에 대해 끝없이 불평만 하면서 망설임과 부끄러움 속에 말년의 허약함과 죽음을 맞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가장 온전하고 충실하게 살아야 할 시기는 분명 바로 지금이다.                                     - p.229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는 융 심리학을 바탕으로 마흔 이후의 삶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 진정한 당신이 되라는 내면의 신호다”라고 말했다.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삶의 의미 상실, 신체의 변화, 외도, 이혼 등을 겪는다. 왜 마흔이 되면 삶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혼란을 겪게 될까? 이 책의 저자이자 융학파 정신분석가인 제임스 홀리스는 그 이유를 우리가 진정한 자신에게서 멀어진 채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마흔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제임스 홀리스는 ‘마흔의 위기’를 ‘중간항로(Middle Passage)’라고 부른다. 중간항로는 아프리카 서해안과 서인도제도를 연결하는 대서양 횡단 항로로, 아프리카 노예들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싣고 가는 바닷길이었다. 중년에 이렇게 끔찍한 이름을 붙인 이유는 인생이라는 항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긴 채 그저 이끌리는 대로 살다보면 전혀 원하지 않았던 목적지에 닿게 되기 때문이다.






1차 성인기인 12세부터 40세까지, 우리는 누구의 아들딸, 누구의 엄마 아빠, 어느 회사의 모 팀장으로서 가족과 사회 안에서 사회화된다. 어렸을 때는 부모가 세상을 대하는 특정 방식을 답습하고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어기제를 발달시킨다. 커서는 사회와 문화가 옳다고 생각하는 특정 가치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데 일조한다.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기는 하나, 애석하게도 진정한 본성에 따르기보다는 삶은 이렇게 보아야 하고 선택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키워진 결과로서의 삶에 가깝다. “나는 지금까지 누구의 삶을 살아왔는가?” “지금까지 맡아온 역할들을 빼고 나면 나는 누구인가?” 이 같은 질문과 마주하고 지금까지 ‘거짓된 자기’를 쌓아왔다고 깨닫는 순간 자신의 진짜 존재를 만나는 2차 성인기로 넘어갈 수 있다.





성장하여 스스로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삶은 무자비하다. 단순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성장은 중간항로에서 정말로 피할 수 없는 요구사항이다. 이는 결국 타인의 중재 없이 자신의 의존성, 콤플렉스, 공포를 직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을 타인 탓으로 돌리는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육체적, 감정적, 정신적 안녕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 p.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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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승리의 기술

2018. 8. 10. 14:4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승리의 기술 > | 스콧 애덤스 지음 | 고유라 옮김 | 더퀘스트


트럼프의 정치적 옳고 그름을 떠나 이 책은 어떤 상황에서도 먹히는 승리의 기술을 말한다. 우리가 스티브 잡스에게서 보았던 것처럼,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람에게 각인시키면 그것에 대한 작은 오류를 지적하라. 사람들은 오류를 얘기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 설명을 상세하게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점차 당신의 말에서 먹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그 부분을 어떻게 내보일지 알게 될 것이다.
  • 결정적 한마디는 팩트와 논리보다는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책은 일종의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패스워드'를 제시한다.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사람들에게 설득당하기 싫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 본문 중 -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저자가 트럼프가 사용한 전략들을 분석한 내용이다. 저자 자신은 정치적으로 중립이라고 말하지만 트럼프 지지를 밝혔고 또한 승리 확율을 98%로 발표를 했다. 책을 전반적으로 읽다보면 정치적인 성향이 중립보다는 공화당 또는 트럼프쪽으로 좀 기울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은 정치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책에서 언급된 환경적인 이슈에도 제법 드러나 보이는 것 같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트럼프나 저자의 정치적인 성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승리라는 관점에서 어떠한 전략이 트럼프를 승리하게 만들었냐는 분석한 책이다. 이 과점에서 눈에 띄는 승리 전략은 다음과 같다.

  • 승리의기술2. 인간은 호의에 보답하도록 설계되었다. 누군가의 협력을 원하다면 오늘 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라

  • 승리의기술4. 비합리적이지만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머리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떠오른다

  • 승리의기술9. 설득력을 향상시키려면 자신감을 보여라. 꾸며낸 것이어도 상관없다. 상대의 신뢰를 얻고 싶다면 자신부터 믿어야 한다. 최소한 그렇게 보여야 한다

  • 승리의기술17. 사람들은 불확실한 것보다 확실한 것을 선호한다. 확실한 것이 틀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 승리의기술19. 설득할 때 상대에게 장면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면 실제 이미지 자료는 필요없다

  • 승리의기술20. 사람들은 팩크나 이유보다 대조의 힘에 설득된다. 대조할 것들을 영리하게 선택하라

  • 승리의기술22.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소한 골칫거리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 승리의기술26. 반복은 설득력이 있다. 반복은 설득력이 있다. 반복은 설득력이 있다

  • 승리의기술31. 당신에게 거의 넘어왔지만 그래도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가짜명분'을 제시하라. 좋은 명분일 필요는 없다. 당신에게 넘어갈 명분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는 '가짜명분'이 필요하다

나열된 승리전략을 보면 바로 트럼프를 떠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론 많은 정치인들이 위에 나열된 기술 중 몇몇개를 사용하겠지만 전체를 다 나열해 놓고 생각해보면 트럼프 말고는 떠오르는 정치인이 없을 것 같다.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한 또다른 책인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는 구글 트랜드를 통해 실제 사람들이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것과 내면의 생각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 줬다고 본다. '승리의 기술' 이책은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상당수 미국 시민이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트럼프가 가진 설득의 기술 또는 승리의 기술에 많은 미국 시민들이 현혹이 되었고 그 결과 트럼프의 당선으로 연결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왜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에 환호하는지와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지 잘 알게된 것 같다. 물론 일부 트럼프를 좋게 포장하고 결과에 맞춘 그러한 승리의 기술이 어느정도 존재하겠지만 일부 설명된 승리의 기술은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요소들도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과학] 과학같은 소리하네

2018. 7. 17. 20:2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과학같은 소리하네 > | 데이브 레비턴 지음 | 이영아 옮김 | 더퀘스트


과학은 그 자체로 거짓말을 하는 법이 없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과학을 빙자한 인간들이다.

- 세르반테스 -


이 책의 부제는 < 과학의 탈을 쓴 정치인들의 헛소리와 거짓말 > 이다. 이 부제가 이 책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모두 12가지 유형의 실수와 왜곡을 보여주고 있으며 각각의 유형마다 정치인들의 실제 사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공화당 자문위원이자 전략가인 마이크 매케나마저 '내가 과학자는 아니지만'이라는 문구가 "인류역사상 가장 멍청한 화두'라고 비난했을까. 이 문구는 과학적 쟁점을 피하는 한가지 방법이지만 정치인들이 그말을 할 때마다 늘 탈출 전략을 쓰지는 않는다. 문제를 회피하려 애쓰면서도 잘못된 정보와 오류들을 마구 뿌려댄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뽑은 공직자들이 과학에 대해 잘못 얘기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 p.15 -


재미있는 점은 트럼프가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이다. 사실 막말하면 트럼프인데. 그 이유는 트럼프의 발언들이 어이없을 정도로 터무니없어서, 그리고 이 책과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서이다. 특히 트럼프의 발언은, 일반적인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교묘하고 조심스럽게 과학을 조작하는데 비해 너무 뻔뻔하고 조잡하기 때문에 굳이 노력하지 않고도 쉽게 그 주장을 뒤집을 수 있다는데 있다.


정치인들은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과학적 실책을 저지른다. 때로는 교묘하고 조심스럽게, 때로는 격렬하고 수사학적으로, 때로는 뜬금없어 보이는 헛소리로. 하지만 그 방식들은 몇몇 패턴을 따르고 있어서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언급을 주된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있는 주제이기도 하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다고 하더라도 100% 확신을 가질 수는 없는 주제이기에 더더욱 그러한 것 같다.


"이게 뭔지 아십니까?" 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물었다. "밖에서 가져온 눈뭉치랍니다. 지금 밖은 아주, 아주 추워요. 계절에 안맞게 말이죠" 그런 다름 상원의장에게 눈뭉치를 잡아보라며 던졌다.                                                                - p.47 -


대략 느낌적으로 알 수 있듯이 지구온난화 관련해서 단 하나의 데이타(추운 하루, 한번의 눈보라, 눈뭉치)로 더 일반적인 과점을 증명하려는 오류를 보여준다. 이를 '체리피킹'이라고 하며,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서 취하고 더 큰 증거를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해마다 이민자 70만명이 미국으로 들어온다. 이 정책을 바꾼다면 이 무시무시한 치명적 질병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셈이다. 미국의 의료 서비스는 세계최고이기 때문이다.                                                                 - p.92 -


이러한 주장은 '악마만들기'로 볼 수 있으며, 정치인이 쉽게 써먹을 수 있는 책략이다. 사실 정치인들이 줄기차게 외국인과 질병을 연결시키지만 실제 외국인들이 미국인들보다 더 나은 의료혜택을 받으며 자랐을 수도 있다(특히 예방접종 사례의 경우를 보면). 질병과 관련된 사안에 국한되어 있어 간파하기가 비교적 쉽기는 하지만 실제 의심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 질병에 대해 다양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민자가 악마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발언속에 악마가 숨어 있기에...


다른 사례로는 블로그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인터넷이 항상 정답을 알려주지 못하지만 정치인들은 이것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입맛에 맞는 블로그의 글을 가져와서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되면 해당 블로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모르고 참고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뻔뻔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과학은 조롱받기 쉽다. 많은 과학연구가 기초적이고 단순하며, 여러 층들이 쌓인 후에야 뭔가 의미있고 실용적인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정치인들에게 만만한 표적이 된다.                                                                     - p.139 -


과학 연구의 핵심은 무시하고 일부 요소만으로 조롱과 묵살을 하는 것이다. 기후변화나 초파리 연구까지 핵심을 애써 무시하고 단편적인 형태만 보고 과학을 조롱하고 행태이며 나중에 대중이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게 된다.


전반적으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지만 GMO에 대한 부분은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조금 다른 것 같다. GMO 식품이 전혀 해롭지 않고 안전하다는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가 많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기에 확신을 가질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물론 장기간에 걸친 연구가 더 필요할 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만을 가지고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지나친 불안도 경계해야 하지만 지나친 확신도 경계를 해야 한다고 본다.


흥미있는 사례 몇가지를 설명했지만 다른 사례들도 충분히 읽을 만하고 생각해 볼만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단순히 정치인들의 사례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도 이러한 유형을 조금씩 사용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심리] 관계의 심리학(가제)

2018. 7. 5. 14:4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관계의 심리학(가제) > |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안정적인 애착이란 끝없는 ‘단절-회복’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동아줄이지, 부모의 초인적인 인내와 정성으로 깨어짐 없이 빚어낸 도자기가 아니다. 일시적인 단절을 허용하되 다시 연결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부모가 되라. 넘어지지 않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 p.87 -


사람들과의 관계가 서툴거나 다른 사람에게 거절의 말을 못하는 사람을 볼 때 대부분 그 사람의 선천적인 성향의 문제로 생각하곤 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단순 선천적인 성향의 문제 뿐만 아니라 성장해가면서 경험한 것들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것들이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에서 얘기하는 ‘바운더리’라는 개념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면에서 ‘바운더리’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적으로 ‘우리’란 그저 1인칭 복수대명사가 아니라 ‘상호주관의 심리적 공간을 공유하는 관계’를 뜻한다"                                                                - p.77 -


그리고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환경과 문화에서 생활해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바운더리와 인간관계의 양상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이러한 문화의 차이는 대화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익히 알고 있듯이 전통적으로 동양문화에서는 자아의 미분화 경향이 높아 집단을 중시하고 조화를 강조하는 관계로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는 경향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건강한 바운더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바운더리 조절 능력을 가져야 하고, 상호 존중감을 가져야 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위로할 줄 알고, 갈등회복력이 높고,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바운더리는 자기를 보호하는 방어적인 자기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감정, 그리고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잘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 p.215 -


바운더리를 다시 세워 가는 것은 유아동기의 애착손상까지 살펴봐야 할 정도로 뿌리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특히 애착 트라우마가 자아분화와 바운더리 이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인간관계가 자꾸 꼬이는 것은 과거의 관계방식을 지금의 관계에 적용하기 때문이다. 바운더리를 다시 세워가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환경에서 재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분리된 신경계를 통합하고, 과 각성된 스트레스 반응체계를 안정화시켜 나가고, 그 과거의 시간을 현재와 통합하여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이 ‘공감’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것 같다. 바운더리의 이상은 공감능력의 문제와 직결된다"                                             - p.75 -


전반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각각의 경우를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이론적인 부분도 상세히 잘 기술하고 있어 이론적 배경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불행한 이유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만 사랑하느라 다른 사람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문화가 더 문제가 아닐까?"                   - p.120 -


책이 출판되기 전에 독자기획단으로 참여해서 미리 책을 읽어 보았다. 책 제목이 바뀔 수도 있고 내용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 책은 늦은 여름에 나올 예정이라고 들었다. 어찌됐던 내용이 조금 까다로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생각하며 읽을 만한 책인것 같다.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 노구치마사코 지음|장은주 옮김|더퀘스트


"그녀들은 순수한 자기다움만으로 특별한 존재가 된다. 누군가의 아내, 어떤 아이의 엄마 혹은 파트너와 헤어져 싱글인 그녀들은 한사람의 여성으로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존재한다. 프랑스 친구들과 지내면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 한결 편안해졌다. 나이를 먹는 두려움은 사라지고 앞으로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에 매일이 설렌다. 프랑스 여자들이 한평생 매력적일 수 있는 비결,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삶을 즐기는 비결을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다"



평소 잘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이지만 출판사에서 도서서평단을 모집할 때 책 제목에 대한 느낌이 좋아서 신청하고 책을 받아 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특히 파리에 대한 로망과 환상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프랑스 여자들의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담고 있지만 저자가 가지는 그러한 로망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저자는 이미 파리에 오랫동안 살고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사실 2016년 보름 정도 유럽 여행을 시작할 때 첫 시작지가 파리였었고 다른 어느 유럽 도시보다(몇군데 되진 않지만)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였던 것 같다. 뭔가 알순 없지만 그 분위기가 참 좋았었고 느껴지는 편안함도 한 몫을 했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저자 주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당당함과 취향과 같은 일상을 편한 어투로 잘 설명하고 있다. 가장 많이 느껴지는 것은 프랑스 여자들의 개인적인 부분이 항상 강조되더라도 이것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자존감의 높은 것이며, 이러한 높은 자존감으로 인해 항상 여유가 넘치며 설레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젊어 보이려 애쓰지 않고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생을 즐기는 프랑스 여자들. 세련되고 이성적인 태도를 항상 지니고 살면서 설레는 사랑의 감정도 잃지 않는다. 프랑스 여자들은 각각 자신만의 미학을 갖고 주체적으로 산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다움을 가장 큰 매력으로 간주하는 생각, 그러한 생각이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책에서도 언급이 되는데, 일본에서는 남과 다르게 보여지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프랑스에서는 남과 동일시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 다움이 나의 특징인데 남과 동일하다면 그건 내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나이가 드는 것은 와인이 숙성하는 것과 같다. 당신도 나이가 들 때마다 보다 깊은 맛과 그윽한 향을 지닌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일본에서도 원숙한 여성이 탐스럽고 큰꽃을 피우는 시개가 점점 다가옴을 실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남과 다른 자신만의 특별함이 많이 강조되고 존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여전히 튀는 사람에 대한 불편한 시각은 존재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자신만의 특별함이 남과 차이나는 자신만의 가치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책 사이사이에 있는 일상 풍경 사진도 좋은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일상적인 모습을 사이사이에 있는 사진에서 볼 수 있었고, 이 책에서 얘기하는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괜찮았던 것 같다.


저자인 노구치마사코는 파리와 뉴욕에서 공부하고 프랑스인 남편을 따라 파리에서 20년 가량 살고 있으며, 현재 파리와 일본을 오가며 여성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자기계발] 작은몰입

2018. 3. 16. 09:4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작은 몰입 > 로버트트위거 지음 | 정미나 옮김 | 더퀘스트


점점 시대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IT 기기들이 나타나면서 어느 한가지에 오랫동안 몰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 지는 것 같다. 물론 자신이 해야 하는 분야에는 전문성이 필요되기 때문에 장기간 몰입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모든 분야에 대해 그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모든 일에 전문가가 되기 보다는 넓고 얉은 지식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짧게 몰입해서 쉽게 배우는 요령을 가르쳐 준다. 어떤 일을 경험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여건으로 시작을 못하거나 시작했더라도 중간에 어려움을 겪고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대다수가 처음 시작할때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요령없이 시작하기 때문에 쉽게 흥미를 잃고 자신감이 없어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짧은 몰입을 통해 쉽게 배우는 마이크로마스터가 되기 위해서 6가지 단계를 소개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입문묘책, 보상, 반복가능성이 특히 중요한 것 같다. 순조롭게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입문묘책과,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보상,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그 일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반복가능성을 잘 익히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책에서 39가지의 작은 기술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맛좋은 빵 굽기와 초밥만들기, 스트리트포토그래피를 실제로 경험해 볼까 싶다.

흔히 말하는 1만시간의 법칙에 따라 고도의 전문가로 성숙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짧은 몰입을 통해 다양한 방면의 작은 전문가가 되어 보는 것도 유쾌한 경험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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