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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죽음의 부정

2020. 9. 2. 16:4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죽음의 부정 > | 어니스트 베커 지음 | 노승영 옮김 | 한빛비즈


인간의 삶에서 단 한번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태어남과 죽음인 것 같다. 하지만 죽음은 태어남과 달리 그 이후를 알 수없는 미지의 영역이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직/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죽음의 영역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죽음을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영역은 의학 영역이다.


생물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죽음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분야이다. 또 다른 죽음에 대해 가장 많은 언급이 있는 영역 중의 하나는 종교 분야인것 같다. 다양한 종교에서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고 그 믿음으로 종교 활동에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 다음 영역은 정신분석학적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경험할 수없지만 항상 주변에 있는 죽음을 정신분석 측면에서 인간의 심리를 해석하는 것이다.


어떤 영역이 됐던 생물학적인 죽음 이외의 부분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존재하는지, 죽음 이후 새롭게 환생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끝내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항상 마주치는 두려움 중의 하나가 죽음에 대한 공포라고 생각한다.


베커의 죽음의 공포에 대한 철학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 세상은 끔찍하다는 것이다. 자연은 피조물을 이빨과 발톱으로 찢어발기는 잔혹함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 인간 행동의 기본적 동기는 자신의 기본적 불안을 다스리고 죽음의 공포를 부정하려는 생물학적인 요구이다. 인간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죽을 운명인 세상에서 무력하고 버려지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죽음의 공포가 매우 압도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의 공포를 무의식에 가두고 묻어두려고 한다. 성격의 필수적인 거짓은 무력함의 고통스러운 자각으로 부터 우리는 보호하는 방어선이다. 네번째, 악을 섬멸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우리의 영웅 기획은 더 많은 악을 세상에 불러들이는 역설적 결과를 낳는다. 인간에게서 비롯된 악의 뿌리는 자존감을 느끼고 필연성을 부정하고 영웅적 자아상을 얻으려는 욕구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11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이 죽음의 공포에 대항하기 위한 심리로 영웅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인간을 움직이는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죽음의 공포라는 사실이다. 다윈 이후로 진화적 문제로서 죽음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으며 많은 사상가들이 이것이 인간에 주요한 심리적 문제임을 간파했다. 그리고 영웅주의가 무엇보다도 죽음의 공포에 대한 반사작용임을 알아차렸다. 죽음에 맞서는 용기를 존경하고 그런 용기에 높고 꾸준한 경배를 바친다. 우리 자신이 죽음 앞에서 얼마나 용감할 지 자신이 없기 때문에 죽음을 불사하고 헌신하는 영웅에 대해 인간적 영예와 칭송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진짜 실존적 딜레마 - 필멸자인 동시에 자신의 필멸성을 의식하는 동물의 딜레마 - 는 극복할 방법이 전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오랜 세월을 들여 독자적인 존재가 되고, 자신만의 재능을 발전시키고, ... , 마침내 자연 속의 고유한 피조물이 되고, 존엄과 고귀함을 갖춰 동물적 조건을 초월하며, 더는 휘둘리지 않고 더는 완전한 반사작용에 머물지 않고 어떠한 틀에도 찍혀나오지 않는다.

( - p.415 - )


오랜 세월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각자의 개인을 만들어 놨는데 이제 남은 것은 죽음뿐이다. 각각이 고유한 존재이지만 결국 죽을 운명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인간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을 받아들이면 신경증이 정상일 뿐 아니라 정신증적 실패조차도 삶의 일부분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정상적인 일부분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과 완전히 다른 무엇인가가 아니라 아주 조금의 일탈에 불과함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제대로 된 심리학 또는 정신분석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심리학 자체가 믿음 체계가 될 수 있을까? 정신분석가로서 창조적 천재가 되어 자신을 위한 불멸의 심리학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일상에서 정신요법의 언어와 개념을 사용하여 이것이 삶에 녹아든 믿음 체계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을 종교적, 형이상학적 연관성을 통해 심화해 어느 정도 폭과 깊이를 갖춘 종교적 믿음 체계로 만드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읽기 쉽지 않은 책인 것 같다. 하지만 곰곰히 곱씹어 생각해 보면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심리적인 지식을 광범위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구나 죽는 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로 인해 당장의 삶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헌신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과연 그러한 행동과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부정하고 초월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관점에서 영웅주의가 인간 심리의 핵심을 차지하고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는 핵심 주제인 것 같다.


시간이 날때마다 조금씩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꼼꼼히 다시 읽어가면서 그 의미를 파악해본다는 어느정도는 이해가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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