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 | 캐시어 바디 지음 |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요즘 "세계사를 바꾼 ..." 제목을 가진 책을 여러 권 읽었다. 대부분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일부는 역사적인 대 전환을 일으킨 사건들과 연관되어 있는 내용이 많았다. <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이 책을 본 순간 꽃이 어떻게 세계사를 바꾸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펼쳐 표지에 있는 저자 약력을 보는데 순간 고개를 갸우뚱 할수 밖에 없었다. 책 제목을 보곤 저자는 식물에 관련된 사람이거나 적어도 역사에 관련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바로 미국 문학과 문화사에 정통한 영문학자이다.

 

시작부터 뭔가 당혹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책을 읽어 가다보면 그 당혹스러움이 자연스러움으로 바뀌게 된다. 1년 4계절에 해당하는 각각 4가지의 꽃에 대해, 문학작품에 나타나는 그 꽃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그 꽃에 관련한 역사적인 배경과 사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그 꽃의 생태적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면서 마무리한다. 특히 꽃에 관련된 문학적인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배경을 잘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꽃에 관련해서 이름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물론 목화와 같은 경우에는 미국의 노예제도와 그로 인한 전쟁때문에 좀 자세히 알고 있지만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많은 꽃들 중에 카네이션이 왜 어버이날 꽃이 되었는지 궁금해 질 때도 있을 것이다. 왜 고흐가 그렇게 해바라기에 집착해서 해바라기만 그렸을까에 대한 호기심도 생길 수 있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여태까지 몰랐던 꽃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그 꽃이 가지는 상징에 대한 의문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년을 4계절로 구분하고 각각의 계절마다 4가지의 꽃을 선정했다. 봄 꽃으로는 데이지, 수선화, 백합, 카네이션을 선택하고 여름 꽃으로는 장미, 연꽃, 목화, 해바라기를 선택했다. 가을 꽃으로는 사프란, 국화, 메리골드, 양귀비를, 겨울 꽃으로는 제비꽃, 제라늄, 스노드롭, 아몬드를 선택했다. 일부는 꼭 그 시기의 꽃이 아니더라도 많이 재배되거나 선물되는 시기를 선택한 꽃도 있다. 각각의 꽃을 설명하면서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그림과 삽화를 곁들여 좀 더 이해를 도와 주는 것도 이 책의 돋보이게 하는 점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은 <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세계사를 바꾼 꽃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원 제목은 <Blooming Flowers: A Seasonal History of Plants and People>이다. 식물과 사람에 관한 역사(?)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사를 바꾼> 이란 제목을 추가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과한 제목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번역된 제목과는 무관하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문학적인 배경 등을 접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가 가질 수 있는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인문]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2021. 5. 10. 22: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 김정선 지음 | 유유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문장을 쓰는 것도 못지않게 힘들고 어려운 작업인 것 같다. 분명 의미는 이해되지만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 서로 수식관계가 어긋나 있는 문장, 그리고 영어 문장을 그대로 옮긴 듯한 어색한 문장 등 각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상한 문장들이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글을 적다보면 너무 명사형 수식어구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잘 느끼고 있다. 습관적으로 그런 문장을 쓰다 보니 잘 고쳐지지도 않는다. 사실 큰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아무 생각없이 쓴 내 문장들이 진짜 아무 생각없이 쓴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 하나하나 예시로 들어 꼼꼼하게 설명한 것을 보다 보면 금방 문장을 저렇게 적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들지만 현실은 여전히 비슷한 것 같다.

 

하루 아침에 자신이 쓰는 문장을 바꾸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책을 보고 한두가지라도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면 조금 더 일반적인 문장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서 언급한 대로 글에 포함된 문장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글 전반적으로는 동일한 골격의 문장으로 작성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작성하는 문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 | 시미즈 켄 지음 | 박소영 옮김 | 한빛비즈

 

현재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더 기대 수명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것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것 같다. 하루가 멀다하고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등 인명사고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과연 100세 시대를 위해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를 희생해야 할까?

 

이 책은 20년 가까이 암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심리치료를 담당한 의사가 적은 글이다. 비록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암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암은 두려운 대상이고 사망 비율에서 상당히 높은 순위에 위치하는 것 같다. 만약 1년 후에 내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현재 살아가는 것과 똑같이 1년을 살아갈까? 물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없다고는 말할 순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생활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의사로 부터 듣는 순간 많은 것을 후회한다고 한다. 왜 그렇게 자신을 돌보며 살지 않았는지, 왜 그렇게 희생만하며 살았는지 등 본인보다는 다른 무엇인가를 위해 살아왔던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된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자신을 위해, 자신답게 살겠다는 다짐을 한다는 것이다.

 

암은 단순 질병이 아닌 것 같다. 물론 질병이기는 하지만 환자와 가족까지 심적인 면에서 너무 많은 영향을 끼치는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암 치료를 위해서는 심리적인 안정을 도와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한 것 같다. 꼭 의사의 전문적인 심리상담이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진심어린 격려같은 것도 좋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인 "must로서의 나"를 살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기대일 수도 있고, 회사에서 직장 동료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또한 한 가족의 일원으로 가족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must로서의 나"를 살아가는 것은 본인을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벽에 부딛힐 경우 쉽게 좌절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1년 후에 내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자신다운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want로서의 나"를 살아가면서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한번뿐인 긴 여행인 것 같다.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 죽음이 먼 미래일 수도 있지만 훨씬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 너무 미래를 위해 미루지 말고 지금 자신의 마음이 편안한 대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인생의 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삶이 바뀔 수 있다. 그 끝이 너무 멀리 있다고 생각해서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먼 미래의 끝도 인식을 하게 된다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지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