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약기나긴악연의역사'에 해당되는 글 1

  1. 2023.04.09 [역사]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 백승만 지음 | 동아시아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주제도 재미있었지만 문장 자체가 매끄럽게 구성되어 있어서 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 전쟁에 사용하다: 선을 넘은 자들, 2부 전쟁을 끝내다: 답을 찾는 자들, 3부 전쟁이 남기다: 선물과 청구서이다. 각각마다 세부적인 내용이 전개되는데 1부에서는 페스트와 천연두, 마약, 화학무기와 해독제에 대해 설명한다. 주제에 맞게 전쟁과 관련되어 내용이 전개되고 있으며, 세부적인 사건과 질병, 바이러스 및 세균에 대해 설명한다. 2부에서는 비타민, 말라리아, 스페인 독감에 대해 설명한다. 제 2차 세게대전 및 베트남 전쟁 등이 주된 배경이며, 의학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생긴 다양한 질병과 그 원인에 대해 설명한다. 3부에서는 아스피린 및 타이레놀, 항생제, 정신병 관련 약에 대해 설명한다. 전쟁 이후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 정신적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전쟁을 위해 준비되었던 다양한 화합물 및 치료제들이 민간에 개방되고 활용되는 사례를 보여준다.

"가끔 “페스트가 어떻게 사라졌나?”라는 질문을 받는데, 항상 같은 답변을 한다. 페스트는 사라지지 않았다. 1800년대를 지나면서 결핵이나 소아마비, 폐렴, 매독, 말라리아 같은 다른 감염성 질환이 더 심하게 창궐하며 페스트의 권위를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페스트가 사라진 적은 없다. 지금도 페스트는 꾸준히 발병하고 있다. 우리가 강해졌을 뿐이다. 하지만 페스트 역시 최근에 더 강해지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일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페스트균이 보고되었다. 2017년 마다가스카르에서 페스트 환자가 발생했고, 2020년 중국 네이멍구 지역에서  페스트 환자가 발생했으며, 2021년 4월 페스트균 감염 다람쥐가 발견된 사건을 언급하고 싶다. 우리는 항상 전쟁하고 있다."
- p.25 -

"2012년 재활의학과에서 진통제 처방을 받던 환자가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자 의사는 펜타닐 패치제를 붙이도록 처방했다. 이 환자가 의식불명에 빠진 이유는 펜타닐 과량 처방 때문이다. 처음 펜타닐을 사용하는 환자는 저함량 패치(시간당 25마이크로그램)를 사용해야 했음에도, 의사는 일반 함량 패치(시간당 50마이크로그램)를 처방했다. 25마이크로그램의 차이면 극히 적은 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마약류 진통제의 유효 농도가 두 배로 높아진다는 것은 약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위다. 그만큼 위험한 물질이 펜타닐이다."
- p.74 -

책의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이미 읽은 다양한 책들이 참고 문헌으로 소개되어 이해를 한층 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기 중 질소 반응 장치를 고안해 질산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이야기인 <공기의 연금술>, 항생제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는 <감염의 전장에서>, 인류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약에 대한 이야기인 <텐 드럭스> 등이다(생각해 보니 이 3권 모두 동일한 저자이다). 또한 전쟁에 관련된 이야기 중에는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가 내용을 일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인류의 발전에 영향을 미친 사건은 많지만 특히 전쟁을 통해 과학의 발전과 의학의 발전이 두드러진 것 같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도 참고할만한 책인 것 같다.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지, 한창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마약의 탄생과 변천 과정을 잘 알수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지은 책중에 <분자 조각가들>이란 책이 있다. tvN 어쩌다 어른이란 방송에서 관련된 내용을 방송하는 것을 최근에 본 적이 있는 이 책과 동일한 저자였다. 상당히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연결이 되어 있었다(다시 보니 4월 14일 현재 출간전이고 4월 26일 출간 예정이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