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 > | 앵거스 디턴, 앤 케이스 지음 |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냉전시대에는 다른 어떤 체제보다 우월한 체제라고 여겨진 자본주의에 대해 점점 회의적인 반응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다양한 경제적인 문제점(소득불균형, 부의 집중 등)에 대한 분석 자료는 많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의 죽음에 대해 언급한 자료는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자본주의가 가지는 불평등, 능력주의, 빈곤, 실업, 경기 침체, 공동체 붕괴, 불공정이 초래한 죽음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얼핏보면 죽음과는 큰 관련성이 없어 보일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절망사라고 언급한 죽음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망율은 해가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 전세계 어떤 국가, 어떤 연령층을 비교하더라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유독 미국의 비히스페닉계 백인들은 사망율이 역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원인 분석 결과 약물중독과 자살, 그리고 음주로 인한 사망이 사망율에 큰 영향을 미친것을 분석되었다. 약물중독과 자살, 음주로 인한 사망을 통틀어 절망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 중 죽음에 대한 분석은 그 자체로 많은 의미를 가진다. 교육 수준에 따른 사람들의 생사, 흑인과 백인의 죽음, 자살을 유발하는 다양한 요소들, 그리고 심각한 오피오이드와 관련된 죽음 등 현재 자본주의의 최선선에 있는 국가인 미국이 당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씩 제시하고 원인을 쫓아가고 있다.

미국은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쉽게 누리는 의료 서비스를 미국에서는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세계화에 따른 문제점, 그리고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로봇의 출현도 개개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를 대신할 새로운 체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본주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고 해서 새로운 뭔가를 찾기는 어렵다. 모두가 머리와 힘을 모아 새로운 자본주의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의 실패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인문] 슬픔의 해석

2021. 7. 12. 15:5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슬픔의 해석 > | 리사 슐먼 | 박아람 옮긴 | 일므디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사람들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이러한 상실에 대한 슬픔은 다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가올 것이다. 죽음이 탄생만큼 흔한 경험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충격적인 상실의 경험을 겪은 이후 감정을 복원하고 치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저자는 남편이 암 선고를 받은 후부터 생각과 경험을 글로 남겨 놓았다. 남편이 사망한 이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감정을 글로 남김으로써 본인만의 치유과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기억과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점점 자신을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시작은 저자가 대기실에서 남편이 상담사와 상담하는 것을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부부는 서로가 의지하며 살아왔지만 암이라는 복병으로 인해 많은 것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강한 의지를 가지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치료가 어려워지면서 서로가 감정적인 흔들림과 좌절을 경험한다. 남편이 죽은 이후에도 과거에 갖혀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는 기간이 지속되곤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글로 그리고 남편이 남긴 일기를 통해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로 나아가는 준비를 하게 된다.

상실로 인한 비탄을 겪을 때 뇌에 많은 부분이 변화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뇌 뿐만 아니라 정신과 뇌, 신체가 동시에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뇌와 신체는 호르몬, 면역 체계 기능, 수면 등에 큰 영향을 받고 영향을 끼치게 된다.

상실로 인한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내적 작업은 계속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저자와 같이 남편과 서로에게 헌신하며 살아온 경우 개인적인 삶을 완전히 새롭게 꾸미는 일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가족과 동료들, 직원들, 이웃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알고 단순한 교류를 이어가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작은 교류를 통해 마음의 복원력을 높여주고 고독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상실에 대한 부분은 경험하지 않고는 알기 어려울 것이다. 경험하더라도 경우마다 다르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이 그 충격을 헤쳐나가려는 마음가짐과 주변의 도움을 통해 과거로 부터 벗어나 현재로 나아가는 시도가 필요하다. 당장 미래로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현실을 인정하고 현재를 받아들이는 심리가 중요한 것 같다. 무조건 현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마주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심리적인 변화를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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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편

2021. 7. 8. 13:4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편 > | 조용준 지음 | 도도

 

지난번 읽은 <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편>에 이은 북유럽편이다. 이렇게 보니 유럽 곳곳에서 다양한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고 유명한 제품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물론 중국이나 일본으로 부터 도자기를 수입하는 과정부터 시작하여 자체적인 기술로 발전하는 과정은 비슷한 것 같다. 이에 추가적으로 뛰어난 디자이너를 통해 차별화된 자기 제품을 생산하고 세계적인 도자기를 발전하는 과정을 잘 볼 수 있었다.

이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도자기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일일이 현장을 방문한 노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방대한 분량의 책을 여러권 집필하는 노력에 비해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가 이 책을 볼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하지만 소수의 독자라고 하더라도 유럽의 도자기의 역사와 흐름, 그리고 그 변천사를 알고자 한다면 꼭 참고할 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질자기, 즉 우리가 늘 말하는 동양권 자기가 아닌 연질자기의 경우 이탈리와 프랑스가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역사가 깊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보다 앞서 독일 마이슨의 경질자기 기법을 터득해 도자기를 먼저 만들기 시작한 것은 바로 북유럽의 스웨덴이었다. 

서유럽 도자기와 북유럽 도자기는 특징이 완전히 다르다. 우아한 발레리나와 거친 스트리트 댄서의 대비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거친 환경 탓도 있겠지만 북유럽 도자기들은 장식미보다 실용성이 훨씬 강조되기 때문에 디자인이 매우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하면서도 대범한 디자인이 오늘날 많은 여성을 매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책은 서유럽 편과 비슷하게 베르메르 팔레트의 파란색이 어디서부터 왔는지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북유럽 각 나라의 도자기 회사에 대한 설명과 기술적인 흐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역사적인 흐름과 인물에 대해 소개, 그리고 각 시대별 제품의 특징에 대해서도 사진을 곁들여 잘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없다면 책에 있는 도자기 사진과 그 설명만 읽어도 상당히 얻는 것이 많을 것 같다.

네덜란드에서 출발하여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로 이어지는 북유럽 5개국 도자기를 설명한다. 이 중 많은 나라가 디자인 강국이다. 특히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국내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디자인이다. 실용성과 친밀감을 바탕으로 단조롭지만 마음을 끄는 문양들이 도처에 나타난다.

북유럽 각국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마지막에 그 나라의 도자기 공장을 방문하는 방법이 잘 설명되어 있다. 교통편과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소개된 나라를 방문한다면 한번쯤 시간을 내서 방문해 볼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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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뼈의 방

2021. 7. 5. 21: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뼈의 방 > | 리엔첸 지음 | 김세영 옮김 | 현대지성

 

[ 뼈의 방 ]
기증받은 유골을 모아둔 법의인류학자의 특별한 공간.
신원을 알 수 없거나 가족인 이수하지 않으려 하는 시신, 혹은 단체에서 연구 용도로 기증한 시체

시간이 한참 지나기는 했지만 법의학자가 쓴 책을 몇 권 읽어본 적이 있다. 법의학자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체로 부터 사망 원인을 찾는 내용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같은 법의학자가 기술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어가면서 법의학자와 법의인류학자의 차이점을 설명한 부분을 보고 내가 착각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법의학자가 주로 시체에서 사망원인을 찾는다면 법의인류학자는 뼈에서 사망의 종류와 사망 원인을 관찰해 낸다. 따라서 법의학자들은 연조직이 남아있는 시체를 다루기 때문에 부패 단계에 들어서거나 백골화된 시체를 접할 일이 별로 없다. 그에 비해 법의인류학자는 이미 부패가 진행된 시체를 다루며 경우에 따라 미라화된 시체를 접하기도 한다.

사망한 사람에 대한 사망원인을 찾는다는 목적은 비슷하지만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사람이 죽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 뼈말고는 남아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마저도 근육이 사라지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모양이 헝클어지고 변형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법의인류학자는 시체의 성별 및 연령, 사망원인과 사망시기 등을 관찰해 내게 된다.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법의인류학자가 오래전에 사망한 사람의 신원 및 사망원인을 밝혀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시대적 상황까지 반영하여 사망 시기를 추정하는 과정을 보면 단순 의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의 흐름까지도 잘 알아야 제대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단 무덤들, 뼈가 녹아 내린 사람들, 몸에 남은 삶의 증거들 등 다양한 현상에 대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그 사람이 살았을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사람들의 뼈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는 시체가 상황에 따라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한다. 계절에 따른 변화, 땅과 물속에서의 변화 등 다양한 환경적 상황을 고려해야 제대로된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죽음이 다양한 차별에 의한 죽음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 같다. 시간이 흘러도 죽음에 대한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이 꼭 배워야 할 교훈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법의인류학자의 연구인 것 같다. 죽음과 뼈를 통해 과거와 연결시켜 현재와 과거가 순환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학습하고 앞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미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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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노 크래시 2

2021. 7. 2. 08:3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스노 크래시 2 > | 닐 스티븐슨 지음 |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최근 곳곳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이 회자되고 있다. 처음 메타버스라는 말을 접했을 때 무슨 뜻인지 몰라 다양한 자료를 검색해서 읽어본 기억이 난다.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 공간을 일컫는 말로 이전에 많이 언급되었던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의 연장선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당연히 최근 접한 용어이기 때문에 최근 새롭게 부각된 개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설을 접하기 전까지는...

이 소설은 현재로 부터 30여년 전에 출간된 소설이다. 메타버스와 아바타, 그리고 세컨 라이프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류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언서와 같은 소설이다. 그 당시에 이 소설을 읽은 독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소설을 읽어도 현재 전혀 어색하지 않는 놀라운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와이티와 히로가 스노 크래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창고로 가는 장면부터 2권이 시작된다. 메타버스에 대한 보안을 별로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취약한 상태로 운영되었고 이를 노리는 스노 크래시 바이러스가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히로는 스노 크래시를 찾아내는 스노스캔이라는 백신을 만들게 된다.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공간이 보안에 취약한 상태로 운영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현재 인터넷에 접속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보안에 대한 부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소설을 쓸 당시의 상황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 사용 자체가 쉽지 않았던 그 시기에 가상현실과 보안에 대한 위험까지 고려한 부분은 저자가 가진 미래상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중간 중간 신화와 수사학에 대한 부분이 종종 언급이 된다. 기술적인 부분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무시하고 읽어도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 기술에 대한 배경으로 다양한 신화와 수사학을 언급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부분은 읽는 사람이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술적인 개념에서 이 소설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 같다. 30년전에 어떻게 이런 개념을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기술적인 묘사가 이 소설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다시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설] 스노 크래시 1

2021. 7. 1. 08:10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스노 크래시 1 > | 닐 스티븐슨 지음 |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최근 곳곳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이 회자되고 있다. 처음 메타버스라는 말을 접했을 때 무슨 뜻인지 몰라 다양한 자료를 검색해서 읽어본 기억이 난다.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 공간을 일컫는 말로 이전에 많이 언급되었던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의 연장선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당연히 최근 접한 용어이기 때문에 최근 새롭게 부각된 개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설을 접하기 전까지는...

이 소설은 현재로 부터 30여년 전에 출간된 소설이다. 메타버스와 아바타, 그리고 세컨 라이프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류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언서와 같은 소설이다. 그 당시에 이 소설을 읽은 독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소설을 읽어도 현재 전혀 어색하지 않는 놀라운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미래 어느 시점에는 모든 나라가 비슷한 기술을 가지게 되어 국가간 기술적인 차별화가 사라진 시대가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분야는 음악, 영화, 소프트웨어, 초고속 피자 배달밖에 남지 않게 된다. 주인공인 히로는 이전에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현직 피자 배달부이다. 피자 배달 과정에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와이티라는 쿠리에와 연결되게 된다. 히로는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우연히 스노 크래시에 관련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

왜 피자 배달이 미국이 뛰어난 분야로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인의 삶에서 빠지지 않는 피자에 대해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마피아까지 개입해서 정해진 시간에 피자가 배달되도록 사업을 하고, 온갖 최신 기기와 장치로 피자를 배달하는 모습에서 현실을 패러디한 모습이 연상되었다.

기술적인 개념에서 이 소설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 같다. 30년전에 어떻게 이런 개념을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기술적인 묘사가 이 소설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다시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역사] 인류 모두의 적

2021. 6. 29. 15:1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인류 모두의 적 > | 스티븐 존슨 지음 |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세계사를 보면 개인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큰 반향을 가져오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물론 가끔씩 철저하게 계획된 행동도 있지만 일부는 전혀 의도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헨리 에브리라는 해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제목과 평을 봤을 때는 소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이 책은 사실에 기반한 세계사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서술도 사건 하나하나에 대해 집중하고 있고 실제 인물에 대한 법정 증언과 기억에 대한 설명에 기반하고 있다.

헨리 에브리가 무굴 제국 황제의 보물선을 약탈할 때 추후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헨리 에브리가 선원이 되고 스페인 난파선 인양 사업에 들어갔을 때 해적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출항이 지연되고 선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반란을 일으키고 해적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가 연상하는 해적은 주로 영화를 통해 접한 인상이 강하다. 일부 코믹한 영화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난폭하고 험상궂고 술주정뱅이로 그려지는 것 같다. 하지만 헨리 에브리라는 해적에 대한 묘사를 그렇지 않는 것 같다. 해적이긴 하지만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인 것 같다. 그리고 바다에서의 삶을 보면서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해적의 삶과 어떻게 다른지도 잘 드러나는 것 같다.

헨리 에브리 세대의 해적은 바다에서의 극한적 조건 때문에 새로운 정치구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가장 극단적인 바다에의 삶을 살기 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이 됐을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물과 음식의 문제를 직면할 수 밖에 없지만 다양한 창의적으로 살아남게 되고, 그 환경을 이용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고안하게 되게 된다.

물론 일부 해적의 삶이 새로운 발전을 유도했다고 하더라도 이상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 범죄자이고 많은 사람을 학대하고 괴롭힌 것은 분명하다. 그들은 살인자였고 성폭행범이었으며 도둑이었다. 즉 인류 모두의 적인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시기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헨리 헤브리는 대영제국이 인도를 지배하는 큰 역사적인 흐름을 만들어낸 것 같다. 역사상 최초의 국제 현상수배범인 헨리 에브리를 통해 복잡한 국제 관계와 어쩔수없는 역사적인 흐름을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 돈을 만드는 N잡러의 사람을 모으는 기술 > | 최광미 지음 | 북스고

 

요즘 부쩍 본업 이외의 부업을 가지는 2잡러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아마도 유튜브나 블로그 등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이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과연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평생 다닐 수 있을지, 노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지도, 직장인이 한 직장에 평생 다니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희박한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는 각자는 어떤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공존하고 온라인이 점점 대세를 차지하는 지금,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 온라인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정보를 생성하는 사람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시작 중 블로그 글쓰기가 가장 접하기 쉬운 분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는 육아 문제로 퇴사 후 다시 직장을 구할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으로 생각한 자격증이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경력단절이란 기간은 그 사람 자체와는 무관하게 하나의 잣대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포기하고 좌절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무엇이든 아주 조금씩만 바꾸는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번에 잘 안되는 것이 당연하고 작심삼일도 여러번 반복하면 나흘만에 새로운 하루가 온다고 생각하면서 시도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내안에 숨겨진 컨텐츠를 기록하면서 숨겨진 자신을 발견하는 시도로 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중의 하나이다. 물론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쉽게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다른 글을 참고삼아 꾸준히 글을 써 나간다면 어느 순간 다른 사람 부럽지 않은 게시글이 쌓이고 글쓰기도 한결 수월해 지는 순간이 오게 될 것이다. 헤밍웨이도 처음부터 글을 잘 쓴것은 아니지 않을까?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조언과 방법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잘 설명해 놓은 것 같다. 한번쯤 파워블로거를 꿈꿨지만 지레 포기한 사람이라면 용기를 가지고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만드는 작은 시작인 글쓰기로부터 출발하여 부캐로서의 글쓰기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는 좋은 것만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단점도 글쓰기 재료로 충분한 컨텐츠가 된다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현실을 무조건 피하거나 겁내지 말고 당당히 마주하는 도전도 필요한 것 같다.

여러분의 삶은 한정되어 있으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여러분의 삶을 낭비하지 마세요.

지금 바로 내 인생을 바꿀 첫 문장을 써보자

[경영] 1코노미의 시대

2021. 6. 18. 12: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1코노미의 시대 > 권단정 지음 | RAONBOOK

 

현재 우리는 2~3명의 소가구 또는 1인 가구의 시대에 살고 있다. 2020년 1인 세대가 900만 세대를 넘어 전체 세대수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세대주로 독립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을 포함하면 1인 가구 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일 것이다.

싱글만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성향때문에 많은 기업이 이들을 대상으로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 직장이기에 경제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새로운 것에 관심과 트랜드에 민감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이들에 맞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기획되고 개발될 필요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1인 가구와 새로운  소비계층인 MZ 세대에 맞춘 신상품 개발과 서비스 시획에 필요한 기초 이론을 담고 있다. 요즘의 소비 행태를 통해 트랜드를 이해하고 신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접근 방법을 설명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미니멀리즘의 개념과 부합하는 면이 있다. 공간이 협소하고 필요로 하는 물건의 크기나 양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소비패턴의 변화에 맞춰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마트에서 수입한 일렉트로맨 혼족 가전 시리즈이다. 특히 라면포트는 간편하게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게 되어 있어 혼족의 인기를 끌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니 주류와 조각 수박도 인기 상품중의 하나이다.

1인 소비는 양극화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는 저가품 위주의 가성비를 따지지만 특별한 날에는 고가품 위주의 가심비를 추구한다. 이는 획일적인 소비에서 벗어나 건강과 맛, 재미와 합리성, 특별함과 간단함 등 양극화된 소비를 즐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특성을 반영하여 최고 고급 상품형 아니면 초저가형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인 가구를 타겟팅한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아직은 낯설지만 혼족이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볼만 것 같다. 또한 혼족을 타게팅한 제품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미리 다양한 통계 제공 사이트등을 통해 아이디어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쟁 제품 분석과 시장 포지셔닝 및 타게팅을 한 다음 제품 기획을  진행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를 염두에 둔다면 마지막 4장의 '온라인 판매 이것만은 알아두자'를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상품에 대한 필수 정보와 유의해야 할 표시광고사항, 그리고 전자상거래법 등은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1인 가구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타게팅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한다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설] 이 죽일 놈의 바카라

2021. 6. 11. 16:2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이 죽일 놈의 바카라 > | 오현지 지음 | 팩토리나인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후부터 눈을 떼지 못하고 줄곧 책을 읽어 내려 갔다. 마치 현실을 보는 듯한 묘사와 심리상태가 책을 읽는 동안 긴장감을 더해 준 것 같다. 도박에 대해서도, 카드 게임의 규칙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중간 중간 나오는 규칙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부분은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기에 깊이 알려고 하지 않고 넘어갔던 것 같다. 책을 다 읽은 후 책 표지에 있는 저자 약력을 보고서야 이해가 됐다. 저자가 바카라에 빠져 살다가 이제 단도박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소설이긴 하지만 경험하지 않고는 모를만한 상세한 부분이 제법 나오는 것 같다. 이 또한 저자의 경험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소설의 주인공은 우연히 들린 마카오의 카지노를 통해 도박에 눈을 뜨고 필리핀의 도박장과 온라인 카지노를 통해 본격적인 도박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도박을 하면서 적당한 돈을 벌었다고 그만두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돈을 완전히 읽거나 목표했던 금액을 따거나 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주인공도 도박으로 인해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고, 필리핀 도박장과 온라인 카지노는 전전하면서 돈을 읽고 따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술로 인해 정신이 피폐해지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상황까지 도달했지만 궁극적으로 도박을 끊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노력을 하게 된다.

도박을 빠져 살았던 사람이 현재 도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도박을 끊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언제든지 유혹에 빠져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마무리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회사와 한 남자의 아내로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도박에 대한 생각은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다. 도박을 끊었지만 현실은 마냥 꽃밭이 펼쳐진 생활은 아니다. 하지만 삶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찾고 일상의 지루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서 조금씩 도박의 유혹을 멀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도박을 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심리와 실제 도박장을 들여다 보는 듯한 현장감을 잘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자신이 정한 룰에 따라 도박을 하는 절제된 소수의 사람들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도박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무수한 사람의 모습도 연상이 된다. 현재 도박에 빠져 있는 사람들, 또는 도박의 유혹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도박에 대한 느낌을 생생히 표현하고 있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고 그 위험성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