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에 해당되는 글 3

  1. 2024.02.17 [시] 꽃이 사람이다
  2. 2023.08.30 [인문] 뉴욕, 기억의 도시 1
  3. 2023.07.01 [여행]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외곽편

[시] 꽃이 사람이다

2024. 2. 17. 11:57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꽃이 사람이다 > | 나태주 지음 | 샘터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이 풀꽃문학관 10년을 돌아보며 쓴 산문집이다. 풀꽃문학관은 1910년대에 지어진 일본식 가옥에 개관한 문학관으로 문인들이나 문학 지망생들이 모여서 회의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제공되는 공간이다. 문학관 빈터에 꽃밭을 만들면서, 꽃이 피어나고 지는 과정에서 느낀 다양한 기록이다.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문학관 주변에서 피어나는 풀꽃들을 관찰하고 또는 새롭게 심으면서 느낀 일상의 소소한 감정들이 담겨있다.

"머뭇거리면서 오는 봄. 그러나 오늘 아침, 봄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온은 어제보다 더 낮았지만 바람의 느낌이 달랐고 하늘빛이 달랐다. 매살스러운 바람이 그 가슴에 알싸한 골파 냄새 같은 것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시점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구절이 남달리 다가 왔다. 하루 하루 지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잘 못 느낄 경우도 있지만 어느 순간 주변 공기가 다르고 주위 환경이 달라진 것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한순간 봄이 바로 옆에 다가온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민들레가 웃고 있었다면
네가 먼저 웃고 있었던 것이다

새들이 노래하고 있었다면
네가 먼저 노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이 아무래도 이쁘냐?
그렇다면 네 마음속 세상이 먼저 이뻤던 것이다"

주변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에 따라 주변 사물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새들의 울음소리인지 웃음소리인지, 세상이 즐거운지 슬픈지는 모두 우리의 마음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주변에 지천으로 널린 풀꽃을 허투로 지나치지 않고 시인의 관찰자 시점으로 꼼꼼하게 지켜본 사실이 잘 느껴진다. 풀꽃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소한 것도 많았지만 마치 현장에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또한 저자가 가진 표현력을 잘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문] 뉴욕, 기억의 도시

2023. 8. 30. 12: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뉴욕, 기억의 도시 > | 이용민 지음 | 샘터

 

뉴욕을 가본적은 없지만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또는 여행 블로그등을 통해 다양하게 만나본 것 같다. 뉴욕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세련되고 활기찬 모습, 그리고 센트럴파크와 높은 빌딩들이 연상된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뉴욕을 바라보면 어떤 모습이 연상될까? 뉴욕이라는 공간과 장소, 그리고 그 도시 안에서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궁금하다. 이 책의 저자는 공간이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라고 생각하며, 공간을 통해 사회와 문화, 삶을 조명하는 건축가이다. 따라서 뉴욕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생성되고 현재까지 이어져 왔는지, 뉴욕에 있는 건축물을 배경으로 그 속에 담겨있는 다양한 삶과 문화를 언급한다. 또한 뉴욕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들의 공간과 건축을 활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뉴욕은 세계 건축계를 이끄는 도시라고 볼 수 있다. 책 곳곳에 소개되는 다양한 건축물들은 세계 최고의 건축가들이 이곳을 무대로 경쟁하며 건축물을 남기고,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는다. 이러한 부분에는 뉴욕이 처음 만들어질때부터, 그리고 도시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만들때도, 또한 현재까지도 쭉 이어져 오는 원칙이 있는 것 같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공존하는 현대의 건축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때문에 현재의 서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물론 서울도 서서히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미 도시가 포화된 상태에서 큰 규모의 변경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하나의 구역, 하나의 건축물에 대해서라도 그 곳이 가지는 역사적인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흔적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장에서는 특히 뉴욕의 도시 라이프와 문화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그 시작은 누구나 알고 있는 센트럴 파크이다. 센트럴 파크는 뉴욕을 언급할때 빠지지 않는 곳이며, 맨해튼 도시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 이외에 도시의 쉼터로 여겨지고 있다. 저자는 특히 센트럴 파크를 하나의 도시로 간주하는데, 도시라는 개념이 여러가지 요소가 모여 하나의 집단을 만든다는 것으로 볼때 센터럴 파크는 뉴욕 안의 도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물론 소개하는 뉴욕 건축물 각각을 작은 도시라는 언급하는 부분이 곳곳에 나온다). 센트럴 파크 조성 당시 '지금 센트럴 파크를 조성하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센트럴 파크 크기의 정신병원을 지어야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도시와 자연을 섞어 놓은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완전히 분리하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 센트럴 파크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뉴욕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조성되고 만들어져 왔는지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책에서는 소개하는 건축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관련된 사진을 같이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글만으로 느끼기 어려운 건축물에 대한 모양과 저자가 설명하는 의미를 조금을 수월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뉴욕을 단순히 관광지로 보고 느낄 수 있지만 각각의 건축물이 가지는 의미와 공간의 활용, 건축의 시대적 흐름을 알고 본다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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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외곽편

2023. 7. 1. 10:0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외곽편 > | 김파카 지음 | 샘터

 

집 근처 근교를 다녀오든 해외를 다녀오든 여행은 항상 설레고 기분좋게 만드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여행지를 찾아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요즘 코로나에 억눌렸던 심리를 해소하기라도 하듯 해외 여행을 많이 떠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국내에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괜찮은 곳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국내여행의 장점이라면 시간이 된다면 당일이라도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이름만 들었던 청주라는 도시를 여행지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다. 지명은 익히 알고 있지만 한번도 청주로 여행을 간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장소은 시간만 된다면 당일 또는 1박2일 정도로 가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곳인것 같다. 총 4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Part 1은 특별한 공간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초정약수 권역이다. Part 2는 마을 여행으로 청남대 권역을, Part 3은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정북동 토성 및 상당 산성 권역이다. 마지막으로 Part 4는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미원 옥화구곡 관광길이다. 각각의 파트마다 3~7개의 장소가 소개되고 있으며, 이 또한 테마에 따라 서로 다른 코스로 돌아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청주라는 도시는 이름만 알고 있었지만 그 근교에 있는 여행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곳이 많은 것 같다. 세종대왕이 눈병치료를 위해 방문했다고 알려진 초정약수가 있는 초정행궁과 대통령 별장이 있는 청남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장소인 것 같다. 그리고 만 원 지폐의 세종대왕을 그린 화가인 운보의 집과 160년 된 고택인 고선재 게스트하우스는 한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다. 이 이외에도 소개하는 모든 장소에 대해 사진과 그림, 그리고 자세한 설명이 추가되어 있어서 우리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책 <여행의 기술>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스케치를 하라'고요. 특히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인상을 제대로 보고 기억하게 하려면 '말로 그리는 것'을 연습해 보라고 말하죠"

책을 읽어가다 보면 곳곳에서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 눈으로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느낌을 기록하고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여행 후에 사진이나 기념품 또는 입장권에 짧게라도 남긴 한마디 말은 여행을 통해 느낀 감정을 시간이 흐른다음에도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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