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더 저널리스트: 카를 마르크스

2020. 2. 24. 15:0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더 저널리스트: 카를 마르크스 > | 마르크스 지음 | 김영진 옮김 | 한빛비즈


저널리스트(journalist) - 국어사전

[명사] 1. 신문이나 잡지 일에 종사하는 사람. 2. 신문·잡지의 기자, 편집자 또는 기고자를 통틀어 이르는 말. '언론인'으로 순화


저널리스트(journalist) - 매일경제

언론인의 총칭. 시사적 문제에 대한 보도나 논평 활동 등의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전문인을 말한다. 보통은 언론사의 편집국이나 보도국에 소속되어 있는 기자 및 그 밖의 논설위원·해설위원 등을 말한다. 그러나 언론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프리랜서로서 신문·잡지에 칼럼 등을 쓰거나 방송에서 논평을 담당하는 직업인들도 이에 포함된다. 저널리스트들은 전문인으로서 언론에 대한 체계적인 고도의 지식과 기능을 갖추어야 하며, 또한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과 소명의식 및 언론인으로서의 윤리규범 자율성을 지녀야 한다.


이 책은 한빛비즈 <더 저널리스트> 시리즈 중 마지막 3번째 책이다.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주장하는 것과 함께, 무엇이 정의로운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의 권리, 제도의 불합리성, 사회 지향점 등을 논한 마르크스의 모습에서 끊임없이 분석하고 고민한 마르크스를 떠올릴 수 있다.



<더 저널리스트> 시리즈 중 처음 2권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오웰도 괜찮았지만 카를 마르크스는 좀 더 수월하게 읽었던 것 같다. 일단 기사를 읽을 때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기사를 읽어야 하는데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오웰은 그 부분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카를 마르크스는 시대적인 배경의 이해도 조금 있는데다가 주된 기사의 흐름이 시사 논평 형태이며, 다양한 통계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바침하는 자료를 하나하나 열거하고 분석하는 접근법으로 쓰여져 있어서 논리적인 접근이 가능했던 것 같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언론인(굳이 저널리스트라고 입에 담기 어려운)중에 자신의 편의와 목적대로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짜집기하는 사람을 종종 기사로 접하게 된다. 요즘 말이 많은 가짜뉴스도 실제로는 그 뉴스의 생성과 배포 과정에 언론인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깊숙이 관여되어 있다는 의심을 버릴 수는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구성 중 1부에서는 선별된 17편의 기사가 소개된다. 빈곤과 자유무역, 영국 지배하에 있는 인도의 미래, 중국에서 벌어진 영국의 잔혹 행위 등 노동 문제와 외교 및 무역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 기사를 읽을 수 있다. 특히 기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신문들이 얼마나 현실을 왜곡하고 말이 안되는 논리를 펴고 있는지를 다양한 통계자료로 비판한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실상에 대한 기사는 마르크스의 관심이 보다 폭넓게 펼쳐져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2부에서는 소책자로 묶여 출간된 적이 있는 <임금노동과 자본>의 연재 기사이다. 이 기사는 약 30년 후에 발표된 <자본론>의 맛보기로 볼 수 있다. 노동자의 노동이 어떤 잉여 가치를 발생시키는가, 그래서 어떻게 자본이 증식되는가, 왜 노동자는 자신을 착취하는 자본이 몸집을 키우는데 협력해야 하는가이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눈에 뚜렷이 보이는 경제 구조의 불합리함 속에 많은 노동자들이 별다른 반항없이 따르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이념적인 마르크스의 모습보다는 저널리스트로의 마르크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최종 이념적인 결과물인 <자본론>이 만들어지기까지 중간 중간 마르크스가 사상을 구체화해 나가는 모습을 기사를 통해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진정한 저널리스트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잘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불합리함에 맞서고, 적어도 인간의 존엄과 공통적인 사회 지향점을 따르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다양한 매체와 다양한 기사가 범람하는 현재를 살아가는 개개인이 깊이 생각해야 하는 주제인 것 같다. 특히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 더 저널리스트:어니스트 헤밍웨이 > | 어네스트 밀러 헤밍웨이 지음 | 한빛비즈


헤밍웨이가 한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한 세기 전이다. 그런데 그의 기사에 담긴 시대상은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다. 거짓말쟁이 독재자와 가식적인 정치인, 차별받는 약자가 있었고 군 복무를 기피하고 시치미 떼는 이들도 존재했다. 헤밍웨이의 저널리즘 작품은 사회 비판의 시각을 담은 글로서 독립적 가치를 지닌다.


헤밍웨이는 주로 불평등과 부조리, 파시즘에 대한 공포, 끝을 알 수 없는 전쟁의 고통에 대해 기사를 썼다. 당시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 헤밍웨이의 시각을 좀 더 또렷이 이해할 수 있다. 저널리스트 헤밍웨이를 통해 작가 헤밍웨이를 이해하는 폭은 훨씬 넓어진다. 헤밍웨이 작품을 위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 더 저널리스트 : 조지오웰 > | 조지 오웰 지음 | 김영진 편역 | 한빛비즈


조지 오웰 이름을 들으면 떠 오르는 것은 바로 소설 "1984년" 와 "동물농장" 이다. 솔직히 이 두 소설을 제외하면 조지 오웰의 다른 면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당연히 소설가만으로 생각했지 저널리스트로서의 조지 오웰은 잘 연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니 저널리스트로서의 조지 오웰과 유명한 두 소설의 소설가로서의 조지 오웰이 잘 겹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당시의 다양한 현실과 사회 문제에 대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에 대해 꿋꿋하게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전세계적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속에서. 물론 이 책에 담겨있는 글이 조지 오웰이 쓴 모든 글은 아니다. 오랜 기간 동안 훨씬 다양하고 많은 글을 작성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조지 오웰의 철학과 생각이 잘 드러나는 글을 선별하고, 그 글들을 공통된 주제로 묶어 읽어보는 것은 조지 오웰의 관점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책의 1부와 2부에서는 평등과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이 태어난 인도와 일정 기간 근무한 버마(미얀마)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인종 차별과 유색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담겨있는 글이 주로 1943년 부터 1946년 사이라고 보면 인종 차별이 여전히 곳곳에 숨어 은밀히 진행되는 현재 진행형 같아 보인다.


또한 역사에 대한 진실성도 역사적 증거보다는 전투의 결과에 더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을 보여주며, 이 때문에 전체주의의 무서운 점은 그들의 잔혹함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부정하고 미래를 통제하려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3부는 전쟁에 대해 언급한다. 현실적으로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전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현실 도피나 다름없다고 본다. 상대에 따라 차악을 선택하고 지지해야 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상대가 광신적으로 행동한다 하더라도 지성을 가지고 행동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일부 파시즘에 대한 정의를 다양한 사람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은 색다른 관점에서 읽어볼만 하다.



4부와 6부에서는 미래와 표현의 자유를 언급한다. 사회주의국가를 꿈꾼 조지 오웰은 보편적인 사회주의에 임금 수준, 민주주의, 세습적 특권 등에 대한 기준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개인의 자유가 탄압받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가장 큰 위협을 자기 검열에 나서는 이들의 비겁함을 꼽았다.


이 책에 포함된 글들의 대부분이 1940 년대 중반에 쓰여진 글이지만 현재에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고는 하지만 조지 오웰이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에 제기한 질문과 생각에 대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많은 것 같아 보인다. 


참고로, 전차잭으로 읽다 보니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가 관심있는 구절을 쉽게 마킹하고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사실 이 책과 같이 각 장마다 각주가 포함된 편집의 경우 종이책에 비해 바로 각주를 보기 힘들다는 단점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전자책이 주는 편리함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정도의 단점은 상쇄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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