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군중심리

2021. 11. 5. 08:3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군중심리 > | 귀스타브 르 봉 지음 |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흔히 집단 지성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개개인의 판단이나 아이디어는 부족하지만 여러 명이 협력하여 얻은 결과는 개개인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군중에도 이런 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여러 명이 모인 군중은 개개인보다는 현명하고 논리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군중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특히 많이 배우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군중도 그보다 부족한 사람들로 구성된 군중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결과를 보면 놀랍기까지 하다.

그러면 군중은 왜 집단지성과 같은 좋은 결과가 아니라 한계를 드러내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군중에 대한 특성과 정신구조에 대해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군중이 가지는 의견과 신념에 영향을 주는 직간접적인 영향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또한 군중에 대한 종류와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890년대에 서술된 책이다. 100여년도 전의 책이지만 군중을 바라보는 시각과 군중에 대한 개념은 지금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 당시보다 지금이 더 군중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군중의 힘이 더 강해지는 시기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군중심리 및 행동은 기대에 못미칠 때가 많은 것 같다.

대표적인 사례는 히틀러 시대의 독일국민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집단 최면에 빠진 듯이 히틀러에 의해 온 국민이 영향을 받은 것을 볼 수 있다. 또다른 사례를 이단으로 언급될 수 있는 종교집단이다. 또한 특정 정치집단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그 중 공통적인 특징이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누가봐도 터무니없는 주장과 논리에 빠져드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특성이 바로 군중이 가지는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군중심리는 정치인이나 종교인들이 많이 활용하는 것 같다. 상식적으로는 어떤 주장을 할때 논리를 가지고 질서정연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군중에게는 이런 논리가 무의미한다. 군중의 정의상 애시당초 논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고, 그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과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군중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양한 이미지나 화법, 그리고 형상을 가지고 군중을 하나로 모으고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간다.

곧 선거철이 다가 온다. 많은 정치인들의 터무니없는 주장과 논리가 다양한 사람에게 통하는 것을 보고 어이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나 자신도 이미 내가 생각하는 군중에서는 맹목적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군중이라는 주제로 된 책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군중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만의 독특한 심리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