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동물농장

2021. 8. 5. 13:3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동물농장 > | 조지 오웰 |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오래 전 동물농장을 읽었다. 풍자소설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 당시 읽을때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인간에 대한 풍자인 것 같긴 했는데 뚜렷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인식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기회가 되어 동물농장을 다시 읽게 되었다. 조지 오웰이 쓴 초판본 서문과 우크라이나판 서문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조지 오웰의 서문을 읽다 보니 예전 책을 읽었을 떄 놓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단순 인간과 동물이 아니라 그 저변에는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이 책을 통해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이 소련이란 점을 생각해볼 때 출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서문을 읽어보면 이 책의 출간에 많은 걸림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그 당시 영국이 소련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련에 대한 비판을 당시 지식인들이 자발적으로 필터링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다시 읽어보니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돼지들이 선동하는 문구는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선동문구와 너무 닮아 있었다. 돼지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양들에게서 비판없이 체제를 선전하는 부류를 느낄 수 있었다. 나폴레옹이 따로 키운 개들에게서 체제를 무력으로 보호하기 위한 경찰과 군대라는 조직을 알 수 있었다. 그외 다양한 동물에게서 사회주의 체제하의 다양한 부류와 계급을 생각하게 했다.

사회주의가 다양한 문제점을 가진 자본주의를 혁명으로 무너뜨린 다음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이 주장한 지배계급과 차별은 여전히 그 사회주의 내에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들이 타도대상으로 삼았던 부르주아를 그들이 모방하고 닮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재 사회주의는 실패한 체제로 받아지고 있다. 비록 반세기도 전의 소설이지만 사회주의의 문제점과 미래를 잘 보여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미래인 지금 현재, 몇몇 나라에서 벌어지는 정치 및 사회 현실을 보면 풍자를 넘어 필연적인 결과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