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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우리 역사 속 전염병

2023. 8. 12. 23:2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리 역사 속 전염병 > |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연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다양한 전염병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졌을 텐데 그 당시에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마과회통 등 조선시대 대표적인 의서를 넘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객관적인 기록서, 양아록, 미암일기, 이향견문록 등 개인적인 삶이 묻어 있는 다양한 일기와 문집을 통해 우리 역사 곳곳에 나타난 전염병의 흔적을 보여준다. 예상대로 팬데믹은 과거에도 있었고,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크고 작은 전염병을 극복하며 끈질기게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철저한 고증과 역사적 사실에 주목하여 조선시대 전염병의 모든 것을 이 책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정약용 자신 또한 두 살 때 두창을 앓았다. 다행히 가볍게 지나가 큰 흔적이 없었지만, 오른쪽 눈 위에 조그만 흉터가 남아 있어 눈썹이 세 개로 나뉘게 되었다. 그래서 정약용은 어린 나이에 자신의 호를 스스로 삼미자三眉子(눈썹이 세 개인 사람)로 지었다. 그리고 일곱 살 때부터 짓기 시작한 시를 모아 열 살 무렵에는 삼미자집이란 책을 내기도 했었다. 정약용은 마진도 앓았다. 그때 그를 구해준 사람이 이헌길이라는 의원이다. 이헌길은 마진에 대해 독자적인 연구를 펼쳐 치료서인 마진기방을 1759년에 저술하기도 했다. 그가 살린 아이들이 거의 만 명이나 된다고 했다. 즉, 정약용은 어렸을 때 마진으로 사망할 뻔했다가 이헌길의 도움으로 살아난 적이 있다고 술회하면서, 이에 은혜를 갚고자 책을 저술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헌길이 제시한 승마갈근탕은 지금도 응용되고 있는 처방법이다.
- 5부 정약용과 마과회통 중에서 -

마마와 더불어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질병은 학질이었다. 학질은 사람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포악스러운 질병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19세기 후반에 조선에 온 의료 선교사 알렌이 1885년부터 1년 동안 제중원에서 진료한 후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조선에는 학질 환자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학질은 말라리아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면 모기의 침샘에 있던 말라리아 원충이 사람의 핏속으로 들어가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학질에 걸리면 설사, 구토, 발작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열이 심하게 나면서 땀을 많이 흘렸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학질에 대해서 “처음 발작할 때에는 먼저 솜털이 일어나고 하품이 나고 춥고 떨리면서 턱이 부딪치고 허리와 등이 다 아프다. 춥던 것이 멎으면 겉과 속이 다 열이 나면서 머리가 터지는 것 같이 아프고 갈증이 나서 찬물만 마시려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병원충이 몸 안에 잠복하고 있다가 수시로 재발하여 치료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학질은 시간 간격을 두고 증상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를 ‘직直’이라고 표현했다. 임진왜란시기 피난 상황을 일기로 남긴 오희문의 쇄미록에는 “아들의 처도 학질에 걸려 지금까지 10여 직을 앓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병에 걸렸을 때도 고생이 심할뿐더러 그 병이 낫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기에, 지금도 괴롭거나 힘든 일에서 벗어나느라고 진땀을 뺄 때 ‘학을 떼다’는 말을 사용한다.
- 10부 시기별 전염병의 유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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