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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2019. 1. 10. 12:4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 | 맥스 테그마크 지음 | 백우진 옮김 | 동아시아


알파고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 이후 인공지능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알파고 충격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지성인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AI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예상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이나 빌 게이츠 같이 신중한 사람들은 AI가 인류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구글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나 페이스북 대표인 마크 주커버그 같은 기술 친화적인 인사들은 AI에 대한 비관론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AI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거라고 확신한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발달한 인공지능이 앞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지만 정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맥스 테그마크는 생명을 세 단계로 구분한다. 라이프 1.0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진화의 방식을 통해서만 발전하는 생명 형태이다. 박테리아는 어떤 상황에 대응하는 아주 기초적인 반응을 할 수는 있지만 무언가를 학습하지는 못 한다. 그래서 새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라이프 1.0 단계의 생명들은 진화를 통해서만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쥐는 학습 능력이 있지만 그리 정교하지 않으며 그것을 세대에 걸쳐 전달하지도 못한다. 이러한 동물은 라이프 1.1 정도의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라이프 2.0은 하드웨어는 진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설계할 수 있는 생명 형태이다. 인간은 성장하고 학습하면서 소프트웨어를 설계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우리는 어릴 때 받은 교육에 따라 한국어를 말할 수도 있고 영어를 말할 수도 있으며 둘 다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의사가 되는 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요리사가 되는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렇게 설계한 소프트웨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도 있다. 라이프 2.0 시대에 이르러 지구상에는 진정한 문화가 등장했고 지식과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라이프 3.0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도 설계할 수 있는 생명 형태다. 라이프 3.0 생명은 소프트웨어를 설계한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는 다시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이는 다시 하드웨어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요새는 인간도 하드웨어의 일부를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치아를 임플란트로 바꾸거나 심장박동기를 설치하는 식으로 하드웨어의 일부를 설계해 대체할 수 있다. 이를테면 현 세대 인간은 라이프 2.1 정도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0배로 키를 늘리거나 1,000배로 뇌 용량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이프 3.0은 이런 것까지 가능한, 일종의 궁극적인 생명 형태다. 맥스 테그마크가 라이프 3.0을 언급하는 것은 미래에 개발될 인공지능이 라이프 3.0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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