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2022. 2. 9. 12:39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 | 헤르만 헤세 지음 | 김윤미 옮김 | 북하우스

 

헤르만 헤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수레바퀴 밑에서와 데미안이다. 이 작품의 저자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가로서의 헤세를 생각한다. 하지만 헤르만 헤세의 작품 속에는 음악적인 세계가 주요하게 투영되어 있다. 작품을 읽으면서 잘 느끼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헤세의 작품 면면에 흐르고 있는 음악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헤세와 음악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최초의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2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부분에서는 헤세의 음악적인 체험을 단상이나 중단편 소설, 회상과 시 등에 담아두었다. 뒷부분에서는 서신이나 서평, 연구 문헌에서 발췌한 기록은 시간순으로 배열해 두고 있다. 하지만 모든 부분을 통틀어 일관되게 헤세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헤세가 가진 음악적인 취향, 그리고 특정 작곡가에 대한 선호가 잘 드러난다. 그리고 다른 작곡가들에 대한 비평도 주저함없이 표현하고 있다. 특히 모짜르트와 쇼팽, 그리고 슈베르트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른 유명 작곡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선을 그대로 드러내곤 한다. 헤세가 가진 음악적인 취향 및 분석을 여실없이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헤세의 작품에 드러나는 음악적인 부분이 무엇인지 호기심이 많이 있었다. 또한 헤세의 음악적인 취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헤세의 작품에 드러나는 음악적인 부분은 명확히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의 음악적인 지식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책 문장이 잘 읽혀지지 않는다는 것도 조금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번역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긴 문장의 경우 한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고 문장의 의미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 종종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이 전반적인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눈에 띄긴 하지만 적어도 헤세의 음악세계와 작품세계를 연계해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신경써서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고 따라가다 보면 헤세의 음악세계를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분명 한번에 쭉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수월한 책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짧은 한두페이 글이라도 신경써서 읽다보면 어렴풋이 헤세가 설명하는 음악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