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불공정사회

2021. 9. 2. 15:2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불공정사회 > |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공정한 사회와 정의로운 사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냥 느낌으로만 보면 별 차이가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아래 그림을 보면 그 차이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모두에게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고 모두가 누릴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참고 https://blog.naver.com/cherry2164/221645851218 >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하고, 출발점부터 다른 능력에 따라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면 그러한 공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만들어가야 할까?

책의 저자는 정치철학을 강의하면 학생들에게 정의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총 9가지의 질문을 던지면서 공정에 대한 본질을 알고자 한다.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신뢰는 더는 사회적 덕성이 아닌가라는 질문으로 책이 마무리된다.

정치철학적으로 봤을 때 정의라는 개념을 단순히 정의할 수 있을까? 정치라는 관점에서 어떠한 현상을 보게 되면 종종 프레임에 갖히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저자도 첫 질문인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에서 프레임 개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저자도 만든 프레임 안에 조금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양한 질문으로 공정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곰곰히 생각한만한 여지를 많이 제시한 것은 많은 도움이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불공정의 예로 든 몇 가지는 생각과 달라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 특히 책의 초반부에 그 예를 제시하여 책을 읽는 내내 공정에 대한 질문이 모두 그쪽으로 쏠려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들게 만든 것 같다.

나는 이전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불공정한 사회였다고 생각한다. 그 불공정한 사회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을 거치면서 조금은 더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전의 불공정한 사회에 대해서는 별 다른 언급없이 현 문재인 정권의 공정성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 일어난 일련의 조국 장관과 딸에 대한 입시 공정성, 그리고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정규직화 등을 반복적으로 예로 들고 있다.

이러한 예들은 단순히 현상만 볼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정치 및 사회적인 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단순히 공정성이라는 단어만으로 단순히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만약 이를 공정성이라는 하나의 잣대라면 본다면 그 이전의 무수한 불공정성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언급되면 좋았을 텐데 그런 부분이 좀 부족한 것 같다.

공정한 사회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한순간에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책에서 언급한, 적폐라는 단어가 아니더라도 검찰과 법원과 기자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다양한 것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사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화합과 신뢰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잘못된 것을 제대로 바꾸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의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다양한 참고문헌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공정이란 무엇인가부터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개념까지 잘 볼 수 있었다. 참고문헌에 제시된 문구들은 불공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다양한 생각꺼리를 제시해 준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이슈가 되어 있는, 어찌보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예시는 전반적으로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더 공정하게 다양한 예시를 들던가 아니면 차라리 그런 예시는 들지 않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없어도 충분히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내 자신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또한 한쪽면으로만 치우쳐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진영의 논리에 따라, 개인적인 정치적인 시각에 따라, 본인이 처한 사회적인 현실에 따라 여기서 얘기하는 실제 정의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상적인 공정이 아니라 정치 철학적인 공정을 논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 공정한 시각으로 이 사회를 바라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문]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2021. 8. 27. 12:5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한때 추리소설을 재미있게 읽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아서 코난 도일 시리즈와 애드가 엘런 포 시리즈를 가장 많이 읽은 기억이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도 읽어봤지는 앞의 두 사람의 소설만큼 많이 읽지는 못한 것 같다. 적어도 머리속에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은 것을 보면 대충 읽은 것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분명 추리소설 영역에서 애거서 크리스티를 모르지는 않을텐데 왜 제대로 읽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분명 앞의 두 사람만큼 강한 이미지로 남아있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서 코난 도일의 주인공 탐정 셜록 홈즈는 아마도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주인공 탐정 푸아로는 사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사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 셜록 홈즈와 같은 탐정이 매번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아는 사실이다. 그만큼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 아니다. 제목 그대로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인물에 대해 소설 속 배경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살았던 시대적인 배경에 맞춰 그 소설속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총 16가지 주제에 맞춰 애거서 크리스티의 삶과 소설속 주인공들을 대비시켜 애거서 크리스티의 생각을 투영한다.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자서전을 보듯 그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책의 저자인 사학자 설혜심은 역사를 연구하면서 역사책으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독자들과 만남을 시도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추리소설은 시간보내기용으로 읽으면서 따로 분석하는 등의 시도는 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자서전과 소설을 통해 그 당시 영국 사회를 엿보게 하게 다양한 시대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책을 읽어 가다 보면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인물과 소설 속 주인공 및 배경이 많이 겹쳐보이게 된다. 또한 그 당시 상황을 역사적으로 세세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저자의 전공에 맞게 역사적인 부분도 많이 습득할 수 있으며 애거서 크리스트의 소설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게 만든다.

전반적인 글이 깔끔하고 잘 서술되어 있어서 물 흐르듯이 잘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한 인물과 소설뿐만 아니라 이러한 종류의 글을 쓰는 표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문] 니체의 인생강의

2019. 11. 6. 15:03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니체의 인생강의 > |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니체의 사상은 그 시대만이 아니라 허무주의가 만연하고, 모든 가치가 의심되며, 공허함을 견디기 힘든 우리 시대에도 꼭 필요한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공허한 일상을 사는 우리는 어떻게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 변신하며 본래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운명을 사랑한 니체의 인생철학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이에게 세상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것이다.



< 나만의 문학 수업을 디자인하다> | 이낭희 지음 | 휴머니스트


문학을 문학으로 이해하지 않고 지식 위주의 학습으로 간주되면서 순수한 작품 이해를 제대로 못하는 현실인 것 같다. 문학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와 마주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재미와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성찰하고 사색하고 성장하기도 한다. 문학 수업을 통해 온전히 작품과 만남으로써 내면화를 경험하고, 공감과 소통을 통해 작품을 생산하는 주체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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