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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피, 땀, 리셋

2022. 8. 16. 14:2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피, 땀, 리셋 > | 제이슨 슈라이어 지음 | 권혜정 옮김 | 한빛미디어

 

IT쪽 일을 하고 있다보니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사나 내용을 종종 접하게 된다. 성장가도를달리는 유명 업체에 대한 내용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게임업체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언급되는 것 같다. 특히 게임업체에 만연한 살인적인 근무환경, 그리고 고용안정성 등 특히 타 IT 업종보다 문제가 많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서 여전히 게임업계는 예전의 근무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물론 일반 IT 업종도 비슷한 경우가 있지만 업종을 통틀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왜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행태가 계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인지 의문점이 들었다.

이 책은 내가 가진 이런 의문점을 한번에 (슬프게) 날려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게임 산업 속 가려져 있던 이름없는 영웅들의 삶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게임을 잘 하지 않아서 그런지, 실제 이름없는 영웅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 중에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게임 업체도 대부분 생소한 업체들이 었다. 하지만 게임업체 속 근무 형태나 게임이 개발 되는 현장의 모습, 그리고 게임이 개발된 후 배포시 기업간의 관계 등은 우리나라 현실과 꼭 닯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업체에 만연한 크런치모드, 개발된 게임이 흥행에 실패했을 때 개발 업체에 소속된 개발자들의 해고, 지금은 좀 다르겠지만 게임 유통사의 갑질(?) 등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환경을 잘 볼 수 있었다.

<피, 땀, 리셋>은 저자의 전작 <피, 땀, 픽셀>에서 게임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는 모습을 그려낸 것에 반해 피땀 어린 게임과 회사가 제대로 출시되기도 전에, 또는 시장에서 인정받기도 전에 날아가 버리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총 9장에 걸쳐 다양한 인물과 게임 개발 과정, 그리고 폐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다양한 인물과 개발업체가 나오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 핵심 인물과 핵심 업체를 고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또한 개발자와 무관하게 게임이 개발되는 혹독한 현실과 한순간에 몸담았던 업체가 사라지거나 일부가 해고되는 현실을 잘 그려내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게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질문을 제시한다. 게임 업체에서는 왜 직업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운가, 정리해고 및 제작사 폐업이 끊임없이 이어지는가, 게임 개발자의 삶과 다음 행보는 어떻게 이어지는가 등 게임 업체와 게임 개발자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주된 내용은 게임 제작사가 망했을 때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설명해주고 있으며, 그 속에서 개발자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이어가는지(타 업체 이직, 업종 전환 등)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적인 내용은 포함되어 있다. 해고되거나 회사가 망한 개발자는 다양한 선택에 빠지게 된다. 자신이 직접 개발사를 만들어서 원하는 게임을 개발할 수도 있고, 다른 곳에 가서 취업한 후 게임 개발을 계속 할 수도 있고, 안정적인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도 있다. 마치 게임을 하는 동안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이 진행될 때 리셋을 누르고 게임을 다시 시작하거나 끝까지 게임을 이어나가는 것과 유사한 것 같다. 물론 아예 게임을 끄고 그 게임을 하지 않는 것도 선택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차이느, 인생은 리셋을 한다고 해도 모든 것이 초기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셋하기 전까지 본인이 경험한 다양한 경험치를 기반으로 다시 시작할 수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게임업계의 현실을 좀 더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게임업계의 현실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그 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들은 나름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19 환경에서 게임업체가 유래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개발업체의 환경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게임을 하는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처럼 게임개발업체에 소속된 인원들도 즐겁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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