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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편애하는 문장들

2021. 12. 8. 18:0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편애하는 문장들 > | 이유미 지음 | 큐리어스

 

어릴 때부터 책을 읽을 때 밑줄 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 습관은 현재도 여전히 남아 있어서 다 읽은 책의 상태가 새책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강박관념 비슷하게 책에 뭔가를 묻히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몇번  나중에 다시 볼 때(별로 없긴 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알 수 있도록 또는 책에 집중이 되지 않을 때 밑줄을 치며 읽은 적이 있었다. 이상하게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금방 그만둔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인상 깊거나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있다면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페이지를 찍어 놓거나 휴대폰 노트에 적기도 했지만 습관이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요즘은 이북리더기를 사용해서 책을 가끔씩 읽는데 하이트라이트 기능이 있어서 밑줄을 치곤 하는데 밑줄 친 하이라이트를 다시 본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작가이자 카피라이터 그리고 책방 주인인 저자가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기록해 두고 그 문장에 이야기를 곁들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은 항상 있기 마련인 것 같다. 하지만 따로 기록해두지 않으면 언젠가 잊어버리게 되고 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 같다. 하지만 기록으로 남겨두고(밑줄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그 기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남겨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총 3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각 파트에는 2~3 페이지 분량의 짤막한 글이 있다. 저자가 감명있게 읽은 책의 구절이 나오고 그 구절에서 느낀 일상 생활 또는 저자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따라서 특별히 처음부터 읽어가지 않고 중간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이기에 우리의 마음에 더 와 닿는 것 같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떄문에 그런 것 같다.

인간의 뒷모습이 인생의 앞모습이라는 것을,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없는 인간은 타인의 뒷모습에서
인생의 얼굴을 보려 허둥대는 것이다.
_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한겨레출판, 2018)

예전에는 한두권의 책을 꼼꼼하게 읽었는데 최근 몇년 동안은 읽고 싶은 책을 빨리 많이 읽고 있다. 책 읽는 권수가 절대적으로 늘었지만 예전의 깊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책을 읽고 싶다는 것도 어느 순간 미련과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한권의 책이라도 마음을 움직이는 구절을 느끼고 의미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수십권 책의 가치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만의 편애하는 문장들을 조금씩 정리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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