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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카르마 폴리스

2021. 4. 29. 20:4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카르마 폴리스 > | 홍준성 지음 | 은행나무

 

소설에 대한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구성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구조적인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상의 도시 비뫼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지만 현재 지구상 어느곳에서든 일어나고 있는 일 중의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인용되는 다양한 고전 문학과 철학, 그리고 역사는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던져주는 것 같다. 읽어가다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한 구조나 대화 구조를 느낄 수 있는데, 다른 고전문학이나 철학에서 사용한 서사 구조를 인용하고 있다는 것을 곳곳에서 눈치를 챌 수 있다.

초반에는 하나의 조그만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개되다가 42번이라는 한 아이의 탄생으로 귀결된다. 42번 아이는 박쥐를 닮은 얼굴에 청각에 장애가 있지만 뛰어난 기억력을 통해 다양한 책을 읽어 나간다. 이 42번을 중심으로 또 다른 사건과 인물이 전개되는 동안 비뫼시를 통치하는 가시여왕이 42번 아이와 닮은 박쥐 닮은 왕자를 낳게 되고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왕자를 왕궁 지하에 가두어 된다. 왕자를 대신해 42번이 궁으로 들어오지만 권력을 탐하는 궁 안의 인물이 왕자가 가시여왕에게 복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가시여왕과 더불어 왕자의 손에 죽게 된다. 이후 왕자는 자살로 생을 맺는다.

중간에 42번을 중심으로 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이어지지만 굳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뚜렷한 주인공없이 서로가 서로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건이 전개되고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다른 소설과 구별되는 독특한 점이 많은 미주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참조되는 구절에 대해 일일이 미주로 연결해 둬서 어디를 참조했는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소설 전개에 필요한 구조나 서술을 다른 소설이나 문헌에서 참조하고 그 부분을 언급한 것에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평범하게 사는 선량하게 사는 사람도 있지만 권력을 탐하고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부류의 사람들도 곳곳에 널려있는 현재, 비뫼시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습은 우리의 모습을 돌이켜 볼 수 있게 한다. 궁극적으로는 파멸로 이어지는 결론에서 고돔과 소모라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도시의 파괴는 아니기에 똑같은 심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권력과 부정부패를 일삼는 권력자에 의한 통치는 언제가 파멸로 이어지는 결론을 맺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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