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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2023. 4. 30. 21: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 | 스티븐 M. 사가 지음 |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과학 지식은 논란과 의혹에 자극받으며 비연속적으로 발전한다.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 <날것과 익힌 것>, 1969년

비타민 연구는 점진적으로 진보하다가도 간간이 중단되었으며, 뜻밖의 행운과 잘못된 방향 전환이 번갈아 가며 일어났다. 일부 연구자는 시대와 뒤떨어진 부적절한 질병 모델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하지만 집념과 행운덕분에 오늘날 당연하게 여기는 개념, 즉 음식에 아주 미량만이 존재하는 영양소가 건강에 필수적이라는 개념을 궁극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 p.121 ~122 -

대항해의 시대,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고 막대한 부를 차지하기 위해 각 나라들이 경쟁하던 때에 항상 선원들은 괴혈병에 시달리곤 했다. 특히 15세기 말, 탐험가 바스코 다가마의 인도 항해에서 선원들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지 못한 결과 이름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기 시작했다. 환자들은 팔다리와 잇몸이 부어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며 너무 쇠약한 나머지 선박 운행도 불가능했고 대부분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바스코 다가마는 치료법으로 아프리카 해안에서 오렌지를 먹으면 증세가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이 공유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면서 본격적인 항해의 시대에 이 괴혈병은 그 어떤 것보다 위험한 요인이 되었다.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되기는 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건강은 외부로 부터 나쁜 기운이나 세균때문에 병에 걸리다는 개념이 팽배했기 때문에 영양소 결핍이라는 개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특히 러일전쟁시기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와 일본 모두 괴혈병이라는 복병에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 중에 하나는 일본 해군은 이미 신선한 과일을 먹으며 괴혈병은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해군과 육군 사이에 공유되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비타민C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비타민C를 매일 챙겨먹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비타민C는 누가 발견했을까? 사실 최초 발견자를 꼭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양한 과학적인 발견과 노력을 거쳐 그 작동 방법 및 화학식이 발견하고, 그 결과로서 오늘날 우리가 간편하게 섭치할 수 있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게된 것 같다. 물론 비타민C에 대한 효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매일 꾸준히 얼마나 섭취해야 하느냐는 약간 상업적인 부분이 걸려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를 가졌던 부분은 실제로 비타민C가 우리몸에 어떻게 작용하느냐였다. 1933년 비타민C가 아스코로브산으로 확인되고 화학적 특성이 규명된 이후 과학자들은 비타민C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왔다. 아스코르브산은 산소가 20퍼센트를 차지하는 대기에서 동물이 살 수 있게 해 준다. 세포는 산소를 이용해 세포 대사, 근육 수축, 신경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한편으로 산소는 조절되지 않는 산화 반응으로 세포의 단백질과 지질, 핵산을 파괴한다. 세포가 지닌 주요 항산화제는 아스코르브산과 글루타티온으로, 세포속에는 아스코르브산보다 클루타티온이 약 10배 더 많으면 대개 환원된 항산화제 형태로 존재한다. 산화제가 체내 필수 분자를 공격하기 전에 글루타티온은 대신 산화제의 공격을 받아 낸다. 그리고 아스코르브산은 글루타티온으에게서 산소를 전달바드는 최후의 희생양이다. 즉 아스코르브산이 산화제와 반응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면 산화제가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며 괴혈병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괴혈병은 단순히 출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손상되어 괴사되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무서운 병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음식에 포함된 영양소의 결핍이 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없었을 때 일관된 패턴을 찾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과일즙을 짜서 보관했을 때 일정 시간이 흐르면 효과가 사라지는 것도 분명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일부 동물은 자체적으로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연구결과도 비타민C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 지식은 논란과 의혹에 자극받으며 비연속적으로 발전한다>고 언급한 것처럼 비타민C의 역사는 발전과 퇴보, 그리고 탁월한 발견으로 인한 획기적인 진보를 거쳐 오늘날 우리 앞에 있는 것 같다. 부족함이 없는 평상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결핍시에는 치명적인 결과는 가져오는 비타민C를 좀 더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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