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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전략가, 잡초

2021. 4. 23. 08:0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전략가, 잡초 > | 이나가키 히테히로 지음 | 김소영 옮김 | 더숲

 

점심을 먹은 후에 산책하다보면 주변에 다양한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다. 분명 한겨울에는 아무것도 없이 흙만 존재했는데 어느새 크게 자란 풀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새삼 이런 풀들의 생명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한편으로 이런 풀들이 어떻게 이렇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다. 도로변을 걷다 보면 보도블럭 사이, 건물 아래, 가로등 아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온갖 잡초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잡초는 관심밖의 생명체이다. 물론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람에게는 눈엣가시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심코 지나치는 존재중의 하나인 것 같다.

이 책은 잡초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잘 설명해 주는 책이다. 잡초의 정의부터 출발해서 잡초의 생태, 그리고 잡초의 생명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잡초의 특별성까지 우리가 한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잡초에 대해 매우 공감이 가도록 잘 서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잡초는 강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연약한 생명이다. 하지만 경쟁하지 않고 살아남는 강인함이 있고,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 인간이 멸망한 후에도 잡초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잡초는 인간이 만들어낸 특수한 환경에 적응해 특수하게 진화한 식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이 만들어낸 특수한 환경을 벗어나서는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그 시점이 되면 잡초는 또 다른 환경에 적응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아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상밖으로 잡초는 키우기가 매우 어려운 식물이라고 한다. 밭에서 작물을 키우는 것처럼 씨를 뿌린다고 바로 싹을 틔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발아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이 잡초가 살아남는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배하는 작물처럼 한날 한시에 싹을 틔우고 발아한다면 한꺼번에 잡초 제거가 되니 말이다. 각자 서로 다른 조건에서 서로 다르게 싹을 틔우는 것이야 말로 꾸준히 살아남는 비결중의 하나인 것 같다.

"잡초는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

미국의 철학자 랠프 왈도 에머슨이 내린 잡초의 정의이다. 대부분 잡초는 아무짝에서 쓸모없는 훼방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현재 인간에게는 쓸모없다고 여겨져서 천대를 받고 있지만 나중에 그 잡초가 가진 가치가 발견되어 잡초의 정의가 새롭게 매겨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잡초는 인간의 관점에서 볼때의 구분이지 실제 자연 생태계에서 구분하는 개념은 아닌 것이다.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필요에 따라 나눈 인위적인 구분인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지는 잡초, 의미없이 여겨지는 잡초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한 생명체로서 충분한 의미를 가진 존재임을 알게 된다. 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대단한 우연으로 지금 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먹고 먹히며 싸우고 빼앗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모든 것이 기적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생명인 것이다.

평소 잘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이긴 하지만 흥미있게 잘 읽은 책 중의 하나이다. 번역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잘 된편이라서 매끄럽게 잘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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