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바다로간다면'에 해당되는 글 1

  1. 2022.09.13 [과학]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과학]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2022. 9. 13. 14:36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 캐빈 피터 핸드 지음 | 조은영 옮김 | 해나무

 

캐빈 피터 핸드는 NASA 제트추진 연구소 소속의 행성과학자이면서 우주생물학자이다. 현재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과학자이다. 우주과학자이지만 킬리만자로의 빙하, 남극 대륙의 드라이 밸리, 북극의 해빙을 누비며 우주 생물학을 연구해 오고 있다. 우주생물학자인데 지구의 척박한 환경에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좀 의아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가면 그 의문은 곧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냉전시대의 우주탐사는 강대국 간의 기술 경쟁이 주로 관심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우주탐사는 외계 생명체나 생존 가능한 행성 및 위성을 찾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생존 가능한 환경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구 상의 생명체를 기반으로 한 환경과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환경이 아닌 우리가 평상시 접하지 못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척박한 환경, 특히 심해에 사는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 존재하는 생존 가능한 환경을 탐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2010년 경에 NASA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심한 독성물질 중 하나인 비소를 기반으로 한 박테리아 존재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 크게 보도한 적이 있었다. 처음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이게 대단한 발견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우주의 생존 가능 환경을 찾는 측면에서는 얼마나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비소가 존재하는 환경이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비소를 기반으로 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하는 환경은 아주 극단적인 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태양계의 지구 아닌 곳에서 생명체를 찾을 때 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곳, 또는 과거에 물이 존재했을 장소를 먼저 탐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떄 지구 수심 2000m 깊이에 존재하는 열수구와 그 주변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의 존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행성이나 위성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더라도 그 얼음 아래에 열수구가 존재한다면 충분히 외계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물이 가지는 특수한 성질 때문이다. 그냥 당연하게 호수나 바다에서 얼음은 표면부터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화학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생물학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석 에너지 소산으로 생성된 열이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새로운 골디락스 모형은 모체 항성에서 천체까지의 거리가 바다, 궁극적으로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었던 기존 거주 가능성 모형으로 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거대한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공전만으로도 많은 양의 바다를 지속시키게 충분하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외행성계의 얼음 덮인 위성이 거주 가능한 대양을 품기에 특별히 적합한 요인이 있다. 외행성계는 탄소, 질소, 황처럼 우리가 아는 생명의 핵심 원소를 응결할 만큼 차가우면서도 적어도 생명체를 짓고 동력을 주는 데 필요한 화학 작용을 지속할 무거운 원소가 충분하다. 이런 조합이 지구 밖의 거주 가능한 세계를 위한 최종적인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창조한다.

이런 새로운 골디락스 기준에 맞는 후보로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그리고 타이탄이 있다.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생명을 탄생시키고 동력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물, 원소, 에너지가 적절히 조합되어 있다. 타이탄은 얼음이 아닌 암석으로 된 해저가 존재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지만 생명체를 발견할 전망의 측면에서는 간과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탄소와 흥미로운 유기화학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거주 가능한 세계 측면에서 생존 가능한 환경을 제시하는데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후보군으로 좁혀진 위성을 하나하나 분석한다. 이 후보군 이외에도 태양계의 여러 바다세계 후보를 살펴본다. 그 이후 거주 가능성과 생명의 기원이라는 주제로 다시 돌아와 앞으로의 전망 및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중간 중간 화학적인 지식과 수식이 제시되고 있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주 탐사에 관련한 내용은 언제나 흥미를 끄는 주제이며, 특히 생명체 탐구 및 생존 가능한 환경을 찾는 내용은 중요하면서도 의미있는 내용이라고 생각이 든다. 주로 기존 우주 탐사에 관련된 책은 행성 탐사 자체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은 생명체에 관련된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인류의 미래 측면에서도 생각할 것이 많은(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책이었던 것 같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