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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0.12 [에세이]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최근 방영한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예능과 영화에서 자폐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종종 들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자폐에 대한 이야기를 드라마와 영화 속 이야기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종종 자폐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를 걱정하거나 안쓰럽게 바라보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자폐를 가진 사람 자체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는 것 같다. 이미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선입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의외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스티브 잡스,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이들도 자폐의 일종인 자폐스펙트럼장애(아스퍼거 증후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자폐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특수한 관심사에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폐를 가진 사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얼마나 자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를 잘 알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제프 소바네크는 아프퍼거 증후군에 걸려 만 6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 항상 지적장애인 취급을 받고 했다. 간단한 인사나 전화도 버거워했으며, 사소한 일상 생활도 힘들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바칼로레아를 통과하고 10개의 언어를 습득하고 프랑스 명문 시앙스 포 졸업 후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하지만 한때 진지하게 정신과 상담을 받고 향정신 약을 먹으며 자신을 정신병자로 생각하고 정신병원 갖힐 뻔한 적도 있지만 잘 이겨냈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자폐증은 장애가 아니라 개개인을 설명하는 하나의 특징일 뿐이라고 언급한다.

책 전반적으로 일반인이 가진 자폐에 대한 오해와 자폐를 가진 사람이 가지는 인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일반인이 보기에 자폐인의 비상식적인 생각과 행동이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 관점에서는 실제로 몰라서 그렇다는 것을 설명한다. 특히 규칙은 규칙이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다. 상대가 누구냐와 무관하게 규칙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사나 장학사, 부시장이라고 하더라도 규칙에 어긋나는 또는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자폐를 가진 자신 사람이 쓴 글이라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 말 자체도 자폐를 가진 사람에 대한 선입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자폐에 대해 편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자폐를 포함해서 다양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이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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