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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캐스팅

2022. 11. 15. 13:3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캐스팅 > | 조예은, 윤성희, 김현 외 4인 지음 | 돌베개

 

"내가 기주영을 처음 만난 건 새벽 1시의 영화관에서다. 기주영은 머리 한쪽이 완전히 뭉개진 채로 3번 영화관 f열 10번에 앉아 있었다. 산산조각 난 두개골과 찌그러진 뇌가 고스란히 보였지만 죽은 것은 아니었다."

책의 첫 소설의 시작은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순간 내가 책을 잘못 골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영화관에서 펼쳐지는 일곱 편의 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장르가 공포소설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계속 읽어가면서 내가 생각했던 무서운 공포소설이 아닌 말 그대로 영화관 속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OTT 서비스에 가입해서 휴대폰으로 영화를 많이 보는 것 같다. 나도 종종 휴대폰으로 영화를 본다. 하지만 아직도 예전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던 영화가 생각이 난다. 어릴때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친구들과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과 행동을 하곤 했다. 커  가면서 영화 속 장면과 인물에 대해 공감을 하기 시작했고 등장 인물에 대해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영화관에서 펼쳐지는 일곱 편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영화가 주는 매력과 영화관이 주는 공간적인 분위기는 누구나 머리속에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첫번째 이야기는 공포소설로 착각할 뻔한 <캐스팅>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어느 순간 그 영화를 상영하던 영화관에 나타나게 되고 실제 그 등장인물을 연기했던 연기자와 이어진  끈을 통해 영화 속 인물과 실제 인물을 연결시켜 놓는다. 영화 속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한 배역이겠지만 그 존재를 알아준다는 것 만으도 많은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실제 연기자는 아니더라도 영화 속 인물이 현실 속에서 자신이 등장한 영화를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졌다.

<안녕, 장수극장>은 곧 문을 닫을 극장이 있는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멀티플랙스 극장이 아닌 동네의 작은 극장들이 많이 문을 닫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극장은 단순한 극장이 아니라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문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통로였을지 모른다. 적어도 나이가 좀 든 사람이라면 동네 극장에서 보던 영화의 감동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뭔가 달라진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일단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 이외의 불빛이 없는 공간에서 환한 바깥 세상으로 나오면서 느끼는 느낌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방금 보고 나온 영화를 통해 느끼는 감동도 있을 것 같다. 한 숟가락만큼의 세상의 변화를 느낀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 포함된 일곱 편의 이야기는 모두 나름 영화에 대한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영화와 영화관을 통해 서로 다양한 인물과 연결되고 서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실이 아닌 상상속의 이야기처럼 전개되기도 하지만 영화라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상상속 이야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영화를 휴대폰으로 보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기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과 추억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관이 주는 매력과 그 안에서의 영화는 혼자서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비록 2배속으로 빨리 볼 수도 없고 보고 싶을 때 바로 볼 수도 없는 불편함이 있지만 뭔가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영화관의 분위기는 영화가 가진 매력을 한껏 돋보이게 해 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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