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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엄마와 물건

2023. 2. 11. 16:2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엄마와 물건 > | 심혜진, 이입분 지음 | 한빛비즈

 

지금은 흔하게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엄마가 젊었을 때는 가지기 힘든 물건을 통해 떠나보는 시간 여행이다. 그냥 편한 물건이라기 보다는 엄마를 기준으로 물건을 선정했고, 그러다보니 주로 엄마가 사용하는 물건들 위주로 선택된 것 같다.

 

하나, 이태리타월 :  나는 냇가에서 고운 돌 주워다가 그걸로 밀었어.
둘, 손톱깎이 : 나 어렸을 때는 대체로 다 바느질 가위로 잘랐어. 무쇠로 된 거 큰 거 있잖아.
셋, 우산 : 비 오면 어차피 다 젖어. 옛날엔 십 리 이십 리 길은 걸어 다니는 게 예사니까.
넷, 진공청소기 : 갈대 빗자루 하나 있으면 닳고 닳아서 주먹만 해 질 때까지 썼어.
다섯, 다리미 : 한창 멋 부릴 땐 정장 바지를 요 밑에다 깔고 잤지.
여섯, 가스보일러 : 늘 그게 신경이 쓰였어. 불 꺼져서 방 추울까 봐.
일곱, 고무장갑 : 비싸니까 그걸 또 본드로 붙여서 쓰고.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어.
여덟, 전기밥솥 : 밥솥은 무조건 커야 해.
아홉, 냉장고 : 여름에는 밥이 제일 문제였어. 뚜껑을 덮어 놓으면 쉬고, 안 덮으면 파리가 들어가.
열, 김 솔 : 어떻게 이걸로 기름 바를 생각을 했을까, 참 신기했어.
열하나, 가스레인지 : 써보니 불 조절이 돼서 되게 편했어.
열둘, 김치냉장고 : 늘 해 먹어 버릇해서 사 먹는 건 영 익숙지 않아.
열셋, 세탁기 : 짜는 거. 짜는 게 제일 힘들었지.
열넷, 모기약 : 방에 화로를 놔뒀다가 문을 확 열면 모기가 다 도망가. 그럴 때 빨리 들어가야 해.
열다섯, 주방 세제 : 빨갛고 동그란 비누 있었어. 그걸로 세수도 하고 그릇도 닦고.
열여섯, 치약 : 굵은 소금을 빻아서 가운뎃손가락에 찍고 이에 막 문지르는 거야.
열일곱, 브래지어 : 다들 하니까 한 거지, 왜 해야 하는지는 생각 안 해봤어.
열여덟, 생리대 : 그땐 약국에서만 팔았고, 크기도 한 가지였어.
열아홉, 화장지 : 옛날엔 화장실에서 종이를 썼지.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실로 묶어서 화장실에 걸어 놓는 거야.
스물하나, 싱크대 : 서서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거든. 높이가 맞는지 안 맞는지는 생각도 안 해봤지.

 

제목과 그에 관련된 언급만 봐도 물건이 없었을 그 당시 엄마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물건에 관련된 역사와 처음 물건이 나왔을 때의 분위기 등 물건에 대한 다양한 면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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