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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레오나르도 다빈치

2020. 1. 7. 10:4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레오나르도 다빈치 > | 월터 아이작슨 지음 | 신봉아 옮김 | arte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에 대한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글을 읽으며 짐작으로 대단한 천재였구나 생각하게 되지만 구체적인 사실은 알기가 어렵다. 글을 통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느낌만 받을 뿐.


하지만 이 책은 출발부터 많이 다른 것 같다. 일단 700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다빈치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과 노트를 참고로 자세히 설명을 해 준다.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다빈치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고 시대를 앞서 간 한 인물의 지식과 사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분량에 압도되지만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어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책의 내용에 빠져들게 되며, 작품 하나하나 노트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그 안에 포함된 다빈치의 관찰력과 집중력, 그리고 근본적인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물론 다빈치가 끝까지 완성하거나 논문으로 발표하거나 한 것들은 많지 않다. 그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워낙 많은 분야에 관심이 많고 또 완벽성을 추구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또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목적이 강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인체 비례도이다. 이책을 통해 이 그림이 비트루비스적 인간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기원전 80년 무렵 태어난 마르쿠스 비트루비우스 폴리오는 카이사르 수하에서 로마군 장교로 활동했고 포를 설계, 제작하는 전문가였다. 이후 건축가가  되어 이탈리아 파노에서 지금을 사라진 신전을 세웠다. 비트루비우스 이 가장 중요한 업적중의 하나는 고대로 부터 전해지는 유일한 건축 서적을 집필한 것이며, 그 책은 오늘날 <건축십서>라고 알려진 <건축론>이다.


비트루비우스는 신전 설계에 반영해야 할 균형 잡힌 인체 비율을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그리고 이 비트루비우스의 인체 비례에 대한 설명은 1489년 막 해부학 연구를 착수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영감을 제공해 그와 비슷한 수치 자료를 수집하게 했고, 자신의 경험과 실험을 반영하여 인체 비례도를 그렸다. 다빈치는 스물 두개의 비율을 설명했으며, 물론 성향대로 비트루비우스에게서 가져다 쓴 것은 절반 미만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은 예술과 과학을 결합하여 유한한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지, 거대한 우주 섭리에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와 같은 영원한 질문을 고찰하는 한 순간을 구현한다. 또한 이것은 인간 개개인이 지닌 존엄, 가치, 이성을 높이 평가하는 인문주의적 이상을 상징하기도 한다. 정사각형과 원 속에서 지구적인 것과 우주적인 것의 교차점에 나체로 서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정수를, 그리고 우리 자신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분량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아님 그냥 교양서적으로라도) 꼭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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