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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뼈의 방

2021. 7. 5. 21: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뼈의 방 > | 리엔첸 지음 | 김세영 옮김 | 현대지성

 

[ 뼈의 방 ]
기증받은 유골을 모아둔 법의인류학자의 특별한 공간.
신원을 알 수 없거나 가족인 이수하지 않으려 하는 시신, 혹은 단체에서 연구 용도로 기증한 시체

시간이 한참 지나기는 했지만 법의학자가 쓴 책을 몇 권 읽어본 적이 있다. 법의학자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체로 부터 사망 원인을 찾는 내용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같은 법의학자가 기술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어가면서 법의학자와 법의인류학자의 차이점을 설명한 부분을 보고 내가 착각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법의학자가 주로 시체에서 사망원인을 찾는다면 법의인류학자는 뼈에서 사망의 종류와 사망 원인을 관찰해 낸다. 따라서 법의학자들은 연조직이 남아있는 시체를 다루기 때문에 부패 단계에 들어서거나 백골화된 시체를 접할 일이 별로 없다. 그에 비해 법의인류학자는 이미 부패가 진행된 시체를 다루며 경우에 따라 미라화된 시체를 접하기도 한다.

사망한 사람에 대한 사망원인을 찾는다는 목적은 비슷하지만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사람이 죽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 뼈말고는 남아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마저도 근육이 사라지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모양이 헝클어지고 변형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법의인류학자는 시체의 성별 및 연령, 사망원인과 사망시기 등을 관찰해 내게 된다.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법의인류학자가 오래전에 사망한 사람의 신원 및 사망원인을 밝혀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시대적 상황까지 반영하여 사망 시기를 추정하는 과정을 보면 단순 의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의 흐름까지도 잘 알아야 제대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단 무덤들, 뼈가 녹아 내린 사람들, 몸에 남은 삶의 증거들 등 다양한 현상에 대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그 사람이 살았을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사람들의 뼈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는 시체가 상황에 따라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한다. 계절에 따른 변화, 땅과 물속에서의 변화 등 다양한 환경적 상황을 고려해야 제대로된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죽음이 다양한 차별에 의한 죽음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 같다. 시간이 흘러도 죽음에 대한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이 꼭 배워야 할 교훈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법의인류학자의 연구인 것 같다. 죽음과 뼈를 통해 과거와 연결시켜 현재와 과거가 순환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학습하고 앞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미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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