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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장하준의 경제학 래시피

2023. 5. 31. 08:3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 장하준 지음 | 김희정 옮김 | 부키

 

경제학 원리를 식재료에 빗대어 설명한 좀 색다른 책이다. 여러 식재료를 각각 설명하면서 그 식재료가 가진 특성이나 역사적인 배경에 비추어 경제원리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있지만 책을 읽는 흥미를 한껏 올려주는 것은 사실인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우리에게 밀접한 경제 현안들을 흥미로우면서도 영양가 만점인 지식과 통찰로 풀어낸다. 경제와 관련한 우리의 고정 관념, 편견, 오해를 깨뜨리고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안한 경제 앞에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어려움을 뚫고 성장해 나갈 힘과 희망을 전해 주는 것 같다.

 

그러나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는 매우 좁은 개념의 자유다. 첫째,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경제 영역 내의 자유로, 기업이 가장 높은 이윤을 낼 수 있는 것을 만들고 팔 수 있는 자유, 노동자가 직업을 고를 수 있는 자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자유 등에 한정되어 있다. 정치적 자유나 사회적 자유 등의 다른 자유가 경제적 자유와 충돌을 일으키면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우선순위에 둔다. (…) 거기에 더해 프리드먼이나 헤리티지 재단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는 좁디좁은 경제적 자유의 개념 중에서도 자산 소유자(지주와 자본가)가 가장 큰 이윤을 내는 방법으로 자신의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다. 자산가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사람들의 경제적 자유-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할 자유(예를 들어 파업), 실직한 노동자들이 새 직장을 구할 때 강력한 복지 국가의 보호를 받아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자유 등-는 잘해야 그냥 무시되고, 많은 경우에 반생산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면치 못한다.
- p.74~75 -

 

요즘 미국을 비롯한 부자 나라 사람들은 ‘바나나 리퍼블릭’을 의류 브랜드 이름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원래 부자 나라의 거대 기업들이 가난한 개발도상국을 거의 완전히 장악했던 어두운 현실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였다. (…) 바나나 공화국 현상은 많은 나라에서 활동하는 부자 나라의 힘센 기업-다국적 기업 또는 초국적 기업transnational corporation이라 부른다-들이 그들의 투자를 받는 상대 국가에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 p.188~189 -

 

복지 국가는 탄생 비화만 오해받는 게 아니다. 본질 자체에 관해서도 오해가 많다. 복지 국가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 제도가 소득 지원, 연금, 주택 보조금, 의료 보험, 실업 급여 등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이런 ‘무료’ 혜택이 더 잘사는 사람들이 낸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노력에 무임승차를 한다고들 생각한다. 요즘 영국에서 복지 수당 수령자들을 비난할 때 쓰이는 ‘복지에 빌붙어 먹고 사는 자들welfare scroungers’이란 표현이 점점 더 자주 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복지 혜택은 무료가 아니다. 모두가 비용을 부담한다. 사람들이 받는 복지 혜택의 많은 수가 ‘사회 보장 부담금social security contribution’에서 지출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납세자가 부담하는 노령이나 실업과 같은 특정 부담금과 연결된 지급이라는 의미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사람은 소득세를 낸다.
- p.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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