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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여행의 사고 하나

2020. 4. 28. 18:2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여행의 사고 하나 > | 윤여일 지음 | 돌베개


해외 여행은 고사하고 집 주변을 배회하기에도 눈치보이는 현실이다. 어디 돌아다니지 못하는 불만과 여행을 위한 마음을 잠재우고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여느 여행 관련한 책과 같이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여행한 여행 서적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여행 책과는 다르게 내면 성찰을 강조하는 책이란 것을 몇 페이지 넘기고서야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여행 서적은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 그 나라와 유적지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과 거기서 느끼는 저자의 감상을 설명하는 식인데 이 책은 본질적으로 출발점이 다른 것 같다. 흔히 유럽 여행 다녀왔다, 동남아 여행 다녀왔다, 멕시코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 지명이 전체는 아닐텐데, 그리고 그 안에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많은 나라와 도시가 있을텐데 이 한마디로 그 지역을 다 다녀본 것과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이 책에서는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통해 백인 식민자와 마야 원주민 간의 오랜 갈등 관계 속에 놓인 멕시코 사회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마야 문명의 유적지 팔랑케로부터 사작된 여행은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카사스라는 열 개의 이름을 가진 도시로 이어진다. 사파티스타(1994년 멕시코 치아파스 주의 마야계 원주민들에 대한 토지분배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봉기한 반정부 투쟁단체)의 흔적을 찾아 저자는 지인의 도움으로 사파티스타 운동의 연구자 가르시아와 인터뷰하게 되면서 오랜 연원을 가진 백인 식민자와 원주민의 역사적 갈등과 현재 멕시코 사회의 문제를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구조와 문제에 접붙이기 하고 있다.


단순히 눈으로 보고 입으로 즐기고 코로 느끼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숨겨진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그 지역을 사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서 간 여행을 그렇게 복잡한 고민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지역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느끼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온전한 여행으로서의 가치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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